토론을 잘 하는 법
전영우 지음 | 거름
제1장 토론과 친해지기
토론은 과학적인 논쟁이다토론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한 가지 논제에 대해 긍정하는 쪽과 부정하는 쪽으로 나뉘어 양측이 논의를 하는 것이다. 법정에서 변호사와 검사가 벌이는 논쟁 등이 토론의 전형적인 예이다. 기업 연수에서 주로 행해지는 교육 토론도 법정 토론과 거의 같다. 주어진 논제를 둘러싸고 양측이 논의한 뒤 어느 쪽이 승리했는가를 판정한다. 토론은 자신의 논리를 증명하는 싸움, 즉 과학적인 논쟁이다.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인 사고와 표현이다. 사실, 자료, 문헌 등의 모든 정보를 수집해, 자신의 논리를 얼마나 과학적으로 표현하고 증명하느냐로 승패가 갈라진다.
토론에도 법칙이 있다토론의 가장 기본적인 형식은 입론, 반대 신문(訊問), 최종 변론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이것이 토론의 골격이다. 입론은 논제에 대한 긍정측 또는 부정측의 변론이다. 양측 모두 각자 어떻게 논제를 긍정 또는 부정하는가를 각종 자료를 기초로 하여 변론을 행한다. 학교나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토론에서는 팀의 토론자 중 한 명이 대표로 입론을 한다. 반대 신문은 긍정측 또는 부정측의 입론을 듣고, 상대측 주장의 모순이나 문제점 또는 의문점 등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논의를 벌이는 것이다. 최종 변론은 입론과 반대 신문이 모두 끝난 뒤 긍정측과 부정측이 자기측 입장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변론하는 것이다. 최종 변론 후에 심판에 의한 판정으로 토론의 논의가 끝난다.
표준적인 토론 형식은 긍정측 입론(8분)-부정측 입론(8분)-작전타임(2분)-부정측 최종변론(6분)-긍정측 최종변론(6분)-판정으로 이루어진다. 토론은 모두 긍정측의 입론으로 시작해 긍정측의 최종 변론으로 끝난다. 응용형 토론은 반대 신문을 두 차례 실시하는 방식으로서 공격과 수비를 상호 반복하게 되는데, 처음 토론을 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다. 어느 정도 토론에 익숙해진 단계에서 한층 고조된 논의를 하고자 할 때 주로 이용된다. 만일 1박2일의 토론 교육이라면 이틀째에 이 형식으로 토론을 행한다. 그리고 표준형 토론 형식을 첫날 모의 토론에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응용형 토론의 절차와 각 단계별 소요 시간은 다음과 같다. 긍정측 입론(8분)-부정측 입론(8분)-작전타임(1분)-부정측 반대 신문(10분)-긍정측 반대 신문(10분)-작전타임(1분)-부정측 반대 신문(8분)-긍정측 반대 신문(8분)-작전타임(1분)-부정측 최종 변론(6분)-긍정측 최종 변론(6분)-판정
토론은 제한된 시간 안에서 논의를 벌이는 것인데, '논리'를 생명으로 하는 토론의 특성상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시간을 지킬 줄 아는 사람 중에는 논리적인 사람이 많다. 반면 시간에 매어 있지 않은 사람은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경우가 많다. 즉 시간을 지키는 일에서부터 논리 교육이 시작되는 것이다.
토론을 잘해야 하는 16가지 이유토론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양측의 갈등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현실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다. 따라서 토론은 국가, 사회, 기업, 개인 모두에게 필요하다. 토론은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두 가지 능력을 키우는 데 더없이 효과적인 수단이다. 첫째, 사회 참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토론은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자칫 무분별한 감정과 분위기에 휩싸이기 쉬운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토론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기 목소리를 가지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 둘째, 리더십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해결 방법을 자신 있게 실행하는 능력은 실제 사회활동에서 유용하다. 조직의 리더들은 그 누구보다 토론의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토론을 통해 우리는 언어 표현 능력과 함께 다양한 논의 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 토론의 경험이 쌓일 때마다 조금씩 자신의 사고력과 지적 수준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보다 고차원적인 '언어 표현 능력'을 습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토론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료의 조사와 분석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토론의 준비 과정을 통해, '자료 조사 및 다양한 자료를 분석해 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토론은 비판적 안목과 비판 정신이 필수적이다. 서로 대립되는 논리와 관점을 비교, 분석하는 토론의 과정은 '비판적 사고 능력'을 연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토론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들을 통합하여 자신의 목적에 맞는 재료로 재창조할 수 있어야만 한다. 토론은 바로 이 '지식 통합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토론은 자신의 주장이 상대의 주장에 비해 탁월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다. 토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완벽한 논리성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다시 한 번 상대측의 입장에서 엄격하게 검증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원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토론 교육은 학습 효과가 매우 높다. 특히 토론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토론은 다양한 입장과 의견을 두루 살피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심사숙고를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흑백논리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토론은 반론이라는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상대를 공격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이를 통해 결국에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토론은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조리 있게 발표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발표 내용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일이야말로 토론의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이다.
토론은 정정당당하게 대결을 펼치고 그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올바른 '경쟁의 원칙'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 토론에서 승리하려면 상대측의 어떤 신문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임기응변에 능해야 한다. 반대편의 신문에 대응하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임기응변과 함께 순발력이 배양된다. 상대측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토론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남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훈련을 하는 데 있어 토론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을 것이다. 토론은 팀워크에 의해 진행된다. 토론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토론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우리는 토론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교섭능력의 향상'도 토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성과 중 한 가지다. 이처럼 토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는 무수히 많다. 우리는 토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논의에 참가하면서 진취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경영자와 관리자 등 리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토론 능력이 필수적이다. 설득력 있는 연설과 대화는 지도자의 자질 가운데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제2장 토론의 기본 익히기토론의 기본은 듣기와 말하기다토론은 회의, 대화, 의논과 더불어 언어를 이용한 의사소통, 즉 '언어적 의사소통'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말하기와 듣기이다. 말하기는 화자가 청자를 향해 자신의 개념, 감정, 의도 등을 이해시키기 위해 언어화하는 과정이라면, 듣기는 청자가 화자의 말을 통해서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개념, 감정, 의도 등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말하기와 듣기의 과정에는 표현하고 이해해야 할 '내용'과, 이를 처리하는 '방법'이 함께 관여하게 된다.
토론을 잘하기 위해서는 '듣기'와 '말하기'의 기술에 대해 먼저 배우고 익혀야 한다. 말하기와 듣기의 바람직한 습관과 태도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여러 상황에서 말하기와 듣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모든 의견을 수용하려는 개방적 자세와 문제를 합리적으로 처리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때 우리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자기가 한 말에 책임지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자기 언행에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어떤 말을 해도 신뢰를 받을 수 없으며, 신뢰감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원만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다. 셋째,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되, 그 내용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말하는 내용이 주제에 합당한가, 논리적으로 타당한가, 진실성이 있는가, 실현 가능한 것인가, 그보다 더 좋은 의견은 없는가 등을 따져가며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입장과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먼저 제대로 듣는 법부터 익혀라듣기는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말하기는 듣기를 전제로 한 활동이며, 듣기는 말하기에 부응하는 활동이다. 토론에서도 듣기는 매우 중요하다. 토론은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웅변이나 연설이 아니다. 토론은 자신과 상반된 견해를 가진 상대측 의견을 올바로 경청함으로써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 반박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듣기'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대로 듣지 못하면 올바로 말하기도 어렵다. 의사소통 능력의 학습은 먼저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듣기 능력은 꾸준한 훈련에 의해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듣기의 과정이란 곧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듣기의 과정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구성과정-말의 구조를 분석하고 의미를 해석한다 구성 과정이란 청자가 화자의 말을 듣고 그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나름대로 전략을 구성하고 적용하는 과정이다. 구성 과정에서 청자는 문법적 접근법과 의미적 접근법을 사용한다. 문법적 접근법이란 청자가 화자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말의 구조와 문장 구성 요소들을 먼저 살피는 것이다. 청자는 소리, 단어, 구절 등을 식별하여 각각의 의미를 먼저 알아낸 다음, 각 구성 요소들이 지닌 의미를 서로 연결함으로써 전체 내용의 의미를 해석해 낸다. 의미적 접근법이란 청자가 화자의 말에 담긴 전체적인 요소를 잠정적으로 해석한 뒤에 그에 따라 말의 구성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 활용 과정-해석한 내용을 목적에 맞게 활용한다청자가 화자의 말에서 분석해 낸 내용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써먹는 과정이다. 즉 화자의 말에서 얻어낸 새로운 정보를 머릿속에 간직하거나, 질문에 대답하거나, 부탁을 들어주거나 하는 일들이 그것이다. 활용 과정에서 청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는 화자가 한 말의 의도를 추리하는 일이다. 그 다음의 과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식, 기술, 주의력을 집중하는 일이다.
· 제대로 듣고 이해하는 방법 청자는 늘 화제와 주제를 분명히 파악하면서 듣도록 유의해야 한다. 청자는 화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지와 함께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며 들어야 한다. 화자는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법을 사용한다. 이야기의 중심 단락을 맨 처음에 두기도 하고, 맨 끝에 두기도 한다. 때로는 그것을 단계적으로 심화, 확대하면서 주기적으로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청자는 각 단락의 관계를 파악해 가며 들어야 한다. 또한 청자는 이야기의 중심 내용과 보조 내용을 잘 구분해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조 내용은 잘 기억하면서 정작 중심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청자는 화자가 하는 말의 내용을 여러 측면에서 평가하여 들어야 한다. 내용 평가의 첫 번째 척도는 '정확성'이다. 화자가 전달하는 정보의 근원, 해석, 전달 방법 등이 얼마나 정확하며 신뢰할 만한 것인지 평가한다. 또한 자료의 정확성, 관점과 해석의 정확성, 표현의 정확성, 논리의 정확성 등을 평가한다. 두 번째 척도는 '적절성'이다. 화제와 주제 선정의 적절성, 자료의 유기적 연관성, 정보의 양과 질의 적절성, 표현 방법의 적절성, 논거와 논의 과정의 적절성, 문제해결의 완결성 등을 평가한다. 세 번째 척도는 '타당성'이다. 화자의 판단이 진실한지 그렇지 못한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관점의 타당성, 판단의 타당성, 논의 전개의 타당성, 결론의 타당성 등을 평가한다. 타당성을 평가할 때는 그 내용이 합리성, 사실성, 윤리성, 보편성 등에 부합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효율성'이다. 화자가 전하는 내용이 정보로서 얼마나 유용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말하기는 철저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화자가 말하기를 계획, 준비, 실연하는 전 과정을 가리켜 화법의 절차라고 한다. 각 과정에는 그 나름의 세분된 절차가 있다. 첫째, 말하기의 계획 과정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정하는 단계이다. 주제를 설정하고, 말하기의 목적에 맞는 내용을 정하고, 또한 내용에 맞는 어법 등을 선택하는 것이 이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이다. 둘째, 말하기의 준비 과정은 주제에 합당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단계이다. 주제에 관련된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해 개요를 작성한다. 말하기를 연습할 때는 말소리의 강약, 고저, 성량, 속도, 쉼 등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고, 다양한 제스처와 표정을 연구하며, 시청각 보조 자료를 이용해 설명하는 방법을 숙지한다. 셋째, 말하기의 실연 과정은 말하기를 실제로 실행하는 단계이다. 계획과 준비 과정을 통해 구성한 원고를 바탕으로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말을 한다. 현장에서 청자의 반응을 살피면서 말의 길이를 조절하거나 말소리에 변화를 주는 등의 적절한 조처를 취한다. 청자의 질문에는 성실하고 분명하게 답하며, 질문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 세 과정이 다 중요하지만 말하기의 성공 여부는 계획과 준비에서 판가름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장 토론의 실전6단계
1단계 논제의 선택토론의 논제 유형은 대략 다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실에 관한 논제 : 가능성이 높은 사실, 이를테면 과거, 현재, 미래에 어떤 현상의 존재 유무에 관한 사실을 토론 대상으로 삼는다. 진상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과거의 역사, 현재나 미래의 사실을 둘러싼 논제도 가능하다.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관계에 얽힌 논제도 넓은 의미로 이 범주에 속한다. -가치판단에 관한 논제 : 사실논제가 어떤 사건이나 현상의 유무를 논하는 데 비해 가치논제는 그와 같은 사실에 대한 가치판단이 토론의 대상이 된다.
-정책에 관한 논제 : 사실과 가치판단에 기초하여 어떠한 정책이 취해져야 한다고 하는 것이 정책논제이다. 현재의 정책이나 제도의 변혁에 대해 어떤 제안을 둘러싸고 긍정측과 부정측이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응용형 논제 : 토의 의제와 유사하게 문제 해결의 성격을 지닌다. 일반적인 토의에서 어떤 화제를 놓고 견해와 주장이 양측으로 대립할 경우가 있다. 이때의 논제 역시 응용형으로 분류한다. 어떤 해결안에 대하여 좋고 좋지 않음을 가리는 찬반 토론의 형식이 된다.
2단계 논의의 구성토론에서 논의를 구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이 작업에 의해 토론의 승패가 갈린다고 말해도 좋다. 논의를 구성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논리적 완벽성이다. 하지만 논리적 완벽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을 충분히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토론에서는 과학적 사고 못지 않게 성실하고 꼼꼼한 자세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