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질문에 대답할 필요는 없다
베른트 라토어 지음 | 더난출판
질문자의 숨겨진 의도를 찾아내자함정 - 아니, 왜요?
함정을 피하는 방법 - "아니, 왜요?"라는 공격적인 반문은 왜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느냐는 것의 다른 표현이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괜스런 의무감에 대답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이건 질문이라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의문 제기일 뿐이니까. 이럴 땐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왜라뇨?"라며 여유롭게 반문하는 것이 함정을 피하는 방법이다.
어느 날엔가 초저녁부터 텔레비전을 켜놓고 있었는데, 마침 '경제 매거진'이라는 프로가 방영되고 있었다. 그날은 마침 길을 지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리포터가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60세쯤 되어 보이는 남성과의 인터뷰가 눈길을 끌었다. 리포터가 "혹시 주식투자를 하십니까?"라고 물으니 "전 주식투자를 안 합니다." "아니, 왜요?" "네? 그게, 저…". 리포터가 "아니, 왜요?"라고 질문을 던진 순간 당황한 남자는 무언가 미안한 일이라도 저지른 듯 말꼬리를 흐리며 더듬거렸다. 바로 함정에 빠진 것이다. 이 남자는 순간 당황했었다. 물론 그러고 나서 그 일을 곧 잊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식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을 때, 왠지 모를 찜찜함이 오래도록 남는 것을 경험한다. 바로 질문의 함정 때문이다. 사람들은 함정에 빠지면 왠지 바보가 된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고, 좀 더 재치 있게 대답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아니, 왜요?"라는 것은 대부분 동의를 구하고자 할 때 나오는 질문이다. 예컨대, 그 리포터는 60대 남자라면 으레 주식투자를 할 거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대답이 나오자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것은 사실 질문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는 먼저 그 질문에 반드시 대답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사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이런 질문에는 대답할 필요가 없다. 그냥 질문을 묵살해버리거나 아니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왜라뇨?"라고 되물으면 된다. 상대가 뭔가 대답을 요구하는 듯한 말투로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해서 반드시 그 질문에 대꾸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라. 굳이 대답해야 할 필요가 없는 질문은 그냥 무시해버리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질문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첫 번째 비결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대화의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쌀쌀맞게 행동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렇게 날이 선 태도로 대화하는 것 역시 현명한 대화의 태도는 아니니까 말이다. 그저 상대방이 당신의 정중함, 예의바름, 정직함 등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라는 의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던진 질문이 함정인지 아닌지를 알아차리는 일이다. 그래야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을 테니까. 우리가 배우려고 하는 질문의 함정은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부지불식간에 부딪히게 되는 것들이라 그것을 알아차리고 올바로 대처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40여 가지의 '브레이크'만 잘 익혀둬도 질문의 함정을 피하는 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무조건 친절할 필요는 없다함정 - 그렇지만 예의는 지켜야지요!
함정을 피하는 법 - 누군가 무례한 질문을 한다면 당신 역시 예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의 정중함을 악용해 난처한 질문을 던지곤 하니까 말이다. 그럴 때는 무뚝뚝한 태도를 보이거나 "그 질문엔 대답하기 싫어요."라며 냉정한 거절의 말을 하는 게 좋다. 그래야 또다시 친절함을 악용하지 않을 테니까.
만약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바를 거르지 않고 나오는 대로 마구 지껄여댄다면, 사회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예의란 적어도 그런 사태 정도는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많은 것이 그렇듯 인간의 예의라는 것도 악용의 대상이 되곤 한다. 정중함이라는 미명하에 맡겨놓지도 않은 무언가를 상대에게 요구하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서 말이다. 처음 만난 사람이 뜬금없이 "당신의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이면 예의를 갖추어 대꾸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 나타나서 "도에 관심 있으십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도 "생각 안 해봤는데요." 또는 "관심 없습니다."라고 정중히 말하고, 그 자리를 피해버릴 것이다. 이때 길 가는 당신을 막아서서 질문을 던진 그 사람은 이미 알고 있다. 당신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지간해서는 정중한 태도로 대꾸하고, 웬만해선 예의를 지키려 한다는 것을. 그래서 그런 식으로 당신의 정중함을 악용하는 것이다. 이때 그 사람이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하며 치근거릴 때는 아예 대놓고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 비켜주세요."라고 말해버리는 게 낫다. 그러면 당신이 정중함을 지키기 위해 머뭇거리거나 자신이 요구한 대로 대답해 올 것이라 기대했던 상대방은 오히려 당황하게 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오해할 만한 내용이 여기 하나 더 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답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그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건 함정이 아니다. 지금껏 여기서 강조한 것들은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의 질문이 아닌, 대답하기 난처하고 불편한 질문들에 대한 것이다. 위에서 몇 가지 사례를 들면서 곤란한 질문을 효과적으로 차단 할 수 있는 대응방식들을 언급했지만 어쩌면 이런 방식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상대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며 대답을 기대하는 것과 같이 우리도 상대방에게 그와 똑같은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러한 신뢰의 틀 속에서 사회에서 흔히 통용되지 않는 예상 밖의 방식으로 상대의 질문에 대응하려면 상당한 단호함이 필요하다. 따라서 여기서 제시한 몇 가지 제안들을 단번에 실천에 옮기는 게 매우 어려울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편한 질문을 받았을 때까지 당신이 정중함을 지켜야 할 필요는 없다. 인간에 대해 실망하고 싶지 않다면, 당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위한 얼마간의 불편함을 참을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의 불편한 질문을 계속해서 견딜 것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함정 -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지?함정을 피하는 방법 - 상대가, 당신이 던진 질문의 목적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역질문을 던졌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무대응이다. 이때 상대를 이기려는 생각에 자꾸 대꾸하다보면 서로 원하는 목적은 이루지 못한 채 감정적인 격돌만 생겨난다. 이런 때는 싸우려 들지 말고 "그래 네 말이 맞아."라는 식으로 상대를 허탈하게 만드는 것도 좋은 대응방식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일종의 게임으로 어떤 게임이든 규칙이 있게 마련이고 규칙을 모르면 게임에서 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게임에서 가장 기본적인 규칙은 대답할 필요가 없는 질문에는 대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은 이 규칙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1회전부터 상대에게 밀리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아주 피곤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음을 각오하는 게 좋다.
상대가 당신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되려 질문을 되돌릴 때는 그땐 똑같은 질문을 재차 던지면 된다. 이것말고도 '반송용'질문에 대한 대응방안은 또 있다.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었어? 그게 정말이니?"와 같은 말은 반송용 질문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면 A가 "그 사람들 이혼 직전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게 사실이야?"라고 물었는데 B가 "도대체 누가 그런 소리를 해?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은 거야?"라고 되물은 경우 B가 대화의 주제를 바꿔버렸기 때문에 A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할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B의 역질문에 대해 상세하게 답변하지 말라는 것 외에는 A에게 달리 해줄만한 충고가 없다. A는 그저 "내가 한 질문에 대답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대답하기 싫다면 안 해도 좋아." 이런 말로 B에게서 듣고자 했던 답을 포기하는 것이 A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그러면 이제 공은 B에게로 넘어간다. A에게 공을 어떻게 넘길지는 온전히 B의 몫인 것이다.
앞에 소개되었던 60대 남자에게도 '반송용' 질문을 권해주고 싶다. 이를테면 그 남자는 리포터에게 "아무나 붙잡고 이렇게 질문을 마구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세요?"와 같이 대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반송용' 질문을 했다면 오히려 그 리포터가 더 당황하지 않았을까.지나친 설명은 아니 한만 못하다함정 -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어!함정을 피하는 방법 - 당신의 얘기를 듣고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며 다시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조리 있게 설명하지 못한 당신을 은근히 탓하면서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로 말이다. 이럴 때는 "어려운 얘기도 아닌데 못 알아듣다니, 의외군."이라는 말로 대응해 상대의 공격적인 태도를 무색하게 만들어보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번 던져보도록 하자. 상대방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당신이 보다 쉽고 조리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당신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상대방이 좀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바로 앞에서 '대치상황'과 '권력구도'에 대해 잠깐 언급했었다. 여기서도 역시 '반드시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가 문제의 핵심이 된다. 상황을 좀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이쯤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지적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첫째, 권력관계에는 공식적인, 즉 안정적인 권력관계가 있다. 예를 들면, 부하 직원과 상사와의 관계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상사의 위치에 있거나 당신보다 더 높은 사람이 없다면 이 내용을 무시해도 좋다. 둘째, 두 사람 모두 상하관계가 아닌데, 둘 중 한사람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러한 관계는 불안정적인 권력관계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의 경우 상사를 상대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한다면, 아주 단단히 각오를 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웬만하면 그런 각오는 하지 않는 게 좋다. 궁극적으로 보자면 사실 두 번째가 첫 번째보다 더 흥미로운 관계다. 왜냐하면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관계는 바로 두 번째 경우이기 때문이다.
불안정적인 권력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잡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래에 제시된 두 가지 게임 규칙들을 잘 살펴보자. 이것만 지킨다면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권력싸움에서 훨씬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원하지 않는 것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이 규칙은 이미 여러 번 강조했다).
·무언가를 털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순전히 상대방의 일방적인 요구 때문이다. 그러니 그 의무감을 빨리 버려라.
만약 당신이 상대방에게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털어놓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상대방이 훨씬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상대에게 "그것도 알아듣지 못했다니 정말 의외로군!" 이런 식의 반응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국한시켜 사용해야 하는 일종의 비상용 브레이크이다. 어떠한 경우든 상대방에게 나쁜 감정을 주고, 원한을 품게 하는 대화 방식은 상대에게도 당신 자신에게도 유익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자함정 - 네가 뭘 알아!함정을 피하는 법 - 이런 말로 상대를 무시하며 말문을 봉쇄하는 사람들의 공격에 가장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얼까? "그래, 잘 몰라. 별로 관심도 없고."라고 아주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이다. 당신을 무시하는 말에 흥분하거나 상처받지 말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받아쳐라. 그럼 상대는 자신의 공격이 실패했음을 알고 슬쩍 꼬리를 내릴 것이다.
언젠가 나는 일행과 함께 어느 레스토랑 안뜰에 앉아 있었고, 옆자리에는 우리 또래의 벨기에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금방 친해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그 중 한 남자는 1년 전에 의학공부를 마치고 현재 군의관으로 있다고 했다. 그에게 왜 군대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지 물었는데 그는 "군대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요!"라고 말해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정은 이렇다. 그에게 누군가가 설득을 했는데, 그는 상대방에게 여러 이유를 대며 군의관으로 갈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자 상대는 "네가 군대가 어떤 곳인지 알기나 하니? 지금 군대에 대해 제대로 알면서 말을 하는 거야?" 그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맞닥뜨렸고, 벽에 내몰렸다. 그래서 상대방이 군대에 대한 무지를 근거로 자신을 공격하자 그만 백기를 들어버린 것이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군입대를 결정한 그의 태도는 그야말로 완전한 패배다.
사람들은 대개 "네가 뭘 알아?"라고 몰아세우면 그 대상이 무엇이든지 간에 감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모르는 사실은 그냥 인정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무엇 때문에 제가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까? 무엇 때문에 제가 그 사안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합니까?"라고 이성적으로 맞받아치면 된다. 사실 벨기에 남자는 군대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상대방에게 이야기해야 할 의무가 전혀 없었다. 상대에게 "전 물론 군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곳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군대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당신을 납득시킬 의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산뜻하게 말하면 그뿐이었다. 또는 "무엇 때문에 제가 군대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제가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좀 설명해주시겠어요?"라고 역질문을 해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수세에 몰리는 입장은 그가 아니라 상대방이 되었을 것이다.
때때로 '드러내놓고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행동'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약간의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모르겠어. 하지만 그 일에 전혀 관심이 없어."라고 고백하듯 말해보라. 당신이 어떤 사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상대는 당신이 무엇 때문에 그 사안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설명해줘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 순간 뭔가를 말해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바로 상대가 되는 것이다.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사람들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일단 상대를 함정으로 유인하는 습관이 있다. 만약 상대방이 "네가 알 리가 없지." "너는 확실하게 알고 있지도 못하잖아."라는 말로 공격을 한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함정이 분명하다.비난하는 말에는 이성적으로 대응하자함정 - 당신 상습범이지요?함정을 피하는 법 - 우리를 상습범처럼 만들어버리는 '또, 모조리, 아무짝에도'같은 말은 부정적인 힘을 발휘하는 아주 강력한 무기다. 그러니 이런 말로 공격하는 이들을 이기려 해선 안 된다. 이때는 우선 상대의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그가 이성을 찾으면 "내가 언제 그랬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줄래."라고 물어보는 게 좋다.
"너 또 열쇠를 잃어버렸니?" 여기서 '또'라는 짤막한 단어에 주목하자. 이 별것 아닌 단어는 "너 열쇠를 잃어버렸니?"와 같은 일반적인 질문을 비난이 가득 섞인 질문으로 바꾸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으며, 비상시에는 강력한 무기로 돌변하기도 한다. 우리가 '또'라는 단어를 그처럼 선호하는 이유는 타인을 상습범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비난에 엄청난 무게를 얹어준다. '또'라는 단어는 몇 명의 무리를 추가로 거느리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언제나', '모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