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모술수도 전략이다
이안 디맥 지음 | 뜨인돌
1. 권력으로의 여행
권력은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그 누구도 얻지 못했던 큰 권력을 잡으려는, 야망을 가진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현재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만의 성공 비결을 알아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여행 중 그는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도 많이 만났다. 그들 가운데는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타고난 재능과 성공 사이에서는 그 어떤 상관관계도 끌어낼 수 없었다. 도덕성이 너무 강해도 성공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았고, 어떤 때는 성실해야 권력을 갖게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젊은이는 지성이 권력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권력이 꼭 자격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이 가진 유일한 희망인 인내 역시, 권력을 보장해주는 수단은 아니었다. 그는 권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을 소개받고 지구 반 바퀴를 날아갔다.
본성을 좇는 자, 권력을 얻을지니피렌체에 도착한 젊은이는 그 경영인을 만났다. 사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평상복 차림의 그는, 야성적인 코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니고 있었다. "토니 카라칼라네. 자네와 통화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봤지. 그리고 나 역시도 내 성공 비결을 알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네. 어쩌면 자네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에스프레소 한 잔 하려나?" 카라칼라는 비서에게 커피를 주문했다. "내 비서는 진짜 바리스타(좋은 커피를 가려내고 만들 줄 아는 사람)야. 워드프로세스? 그런 건 누구나 한다네. 커피는 삶 그 자체야. 내 성공 비결은 바로 이거라네. '커피 잘 끓이는 사람을 고용하라.'" 커피 잘 끓이는 사람을 고용하라는 말은, 아마도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최고의 인재를 고용해야 한다는 비유인 모양이었다. 젊은이는 공손하게 노트를 꺼내 적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작품을 읽어 봤나? 마키아벨리는 근대 정치 철학의 아버지라네. 1498년부터 1513년까지 피렌체 궁정에서 서기장과 외교관으로 일했지. 그런데 메디치 가가 권력을 잡으면서, 감옥에 갇혀 고문당하고 추방되었다네. 추방돼 있으면서도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에서 자리를 얻고 싶어했지. 그럴 목적으로 『군주론』을 써서 우르비노 공작,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보냈던 거라네. 『군주론』은 온전히, 어떻게 권력을 얻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책이라네. 그 500년간, 인간에게 변한 건 별로 없다네. 이제부터 자네가 해야 할 일을 알려 주지. 첫째, 『군주론』을 읽게. 둘째, 카라칼라가 패배시킨 자, 나 카라칼라를 패배시키고 싶어하는 자, 절대로 날 패배시킬 수 없는 자. 이들과 각각 얘기해 보게나. 이들과 만나 본 후 돌아오면, 나의 비결을 상세하게 가르쳐주지. 누가 알겠나? 힘, 교활함, 그리고 야망. 자네가 필요로 하는 이 세 가지가 자네 속에 잠재해 있을지."
선물 - 반드시 상사에게 귀한 거라야 한다젊은이는 뉴욕으로 가서 이 회사의 전 CEO였던 프로스트를 만났다. "저는 회장님의 부하 직원이었던 토니 카라칼라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가 회장님 얘기를 하더군요." "토니 카라칼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자비한 후레자식이지." 젊은이는 프로스트에게 카라칼라와의 첫 만남에 대해 물어보았다. "카라칼라가 중역 회의에서 서류 한 장을 제출하더군. 그 제안은 전에 본 적이 없던 아주 좋은 아이디어였어. 그는 내가 그를 점심 식사에 초대하게 만들었고 내가 대화를 이끌도록 만들었지. 그는 회사 내력도 아주 많이 알고 있었어. 전에 내가 결단을 내려 엄청난 이익을 올린 사례도 자연스럽게 몇 가지 끄집어내더군.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말야. 그러더니 이런 진취적인 회사를 위해 일하게 되어 너무 만족스럽고 자랑스럽다더군."
"그렇게 회장님의 결단에 자신을 연계시켰군요. 교과서적인 성과 관리인데 거꾸로 당한 거네요!"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놓았지. 나에게 공을 돌리면서 말이야. 잠시 후 나는, 그것을 내 아이디어라고 믿기 시작했지. 모든 그룹의 전략적 총합에 관한 그 계획은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다네. 카라칼라란 놈, 그자는 꽤 뽐내는 성격이었지. 글쎄 한 번은 어느 경제 신문 기자에게, 자신이 내게 거절할 수 없을 정도의 값진 선물을 안겨줌으로써 우리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더군." "그가 회장님께 뭘 주기라도 했나요?" "그래, 그자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어. 사람을 믿지 말라, 믿었다간 거꾸로 당신을 파멸시킬 것이다."
젊은이는 노트북을 꺼내 프로스트에게서 받은 요점을 다음과 같이 메모했다. · 첫인상을 좋게 하라 - 마음속에는 늘 전략이 있어야 할 것, 비즈니스에 정통할 것· 상대와 영적 교감을 이루고 신임을 얻어라 - 상대에 대해 진정한 흥미를 가질 것, 상대방의 결점을 보완해 줄, 자신의 어떤 것을 알려 줄 것· 상대에 대해 알아라 - 상대의 관심 사항, 상대의 가치관, 상대의 믿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방 스스로 인도하게 하며 눈치채지 못하게 부추겨라· 향수를 사용하듯 아첨을 사용하라 - 관대할 것, 개인화할 것· 상대의 결정에 호의적으로 논평하라 - 상대의 결정을 안다고 눈치를 주지 말 것, 구체적으로 평할 것, 느낌을 얘기해줄 것· 상대의 성취와 연결지어 자신의 아이디어를 추진하라
비수 - 예리한 검 없이는 성공하지 못한다젊은이는 카라칼라와 공모했다던 동남아 사업부의 책임자, 부어를 만났다. "카라칼라의 성공비결은, 바로 사람을 음해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오. 어떤 사람들은 힘센 자에게 굽실거리면서 세월을 다 보내지. 권력을 얻으려면 보스에게 복종해야 하지. 그리고 복종의 가장 좋은 형태가 바로 선물이오. 그 선물은 반드시 보스에게 귀한 거라야 하오. 카라칼라의 경우는 프로스트에게 비즈니스 전략을 선물한 거지요. 결국 프로스트는 카라칼라가 자신을 전복시킬 음모를 꾸미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준 거요. 적의 손에 비수를 쥐어 준 셈이지. 카라칼라는 프로스트 주위에 자기편인 여러 부서의 중역들을 대부분 포진시키고, 가장 영향력이 강한 이사회 구성원들을 지원했소. 그러다가 그와 프로스트의 관계에 결정적인 위기가 왔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위기가 그를 CEO로 만들어준 거지.
내가 당시 프로스트에게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었다면 크게 승진할 수 있었을 거요. 카라칼라는 내 약점을 발견해냈지. 그는 그 비수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나를 초대한 거요. 카라칼라와 프로스트는 좋은 팀이었소. 카라칼라에게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고, 프로스트는 그 안을 이사회에 통과시킬 만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지. 물론 프로스트는 카라칼라의 공을 가로채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었고, 영리한 카라칼라는 프로스트의 그런 심리를 역이용하기 위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둔 거요. 그리고는 자기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에겐 프로스트가 자기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폭로했지. 동시에 그자는 프로스트의 허점을 조사하고 있었소. 그리고 마침내 한 가지 약점을 찾아냈지. 프로스트가 아시아식 비즈니스 방식에 아주 무지했다는 것 말이오. 이제 카라칼라가 덫을 작동시키는 일만 남은 셈이오. 주주들의 임시 총회 후 카라칼라는 CEO가 되었소. 이게 당신이 알고 싶어하는 전부요. 프로스트는 수치를 견디지 못해 뉴욕으로 옮겨갔소."
젊은이는 두 가지 선택을 보았다. 그는 자기보다 더 강한 제3자와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자기편의 지원을 얻는 법을 이렇게 요약했다.· 정신적 교감을 형성하라 - 자기편 동료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가질 것, 그들의 약점을 파악할 것· 그 약점에 압력을 가하라 - 제3자가 그들이 한 일에 불만을 가진다고 암시할 것, 압력을 제3자의 탓으로 돌릴 것, 상대방이 자신감을 잃을 때까지 밀어붙일 것, 결정적인 실책이 생길 때까지 기다릴 것· 실책 후에 정신적 교감을 더욱 깊게 하라 - 스스로 마음을 털어놓도록 격려할 것, 자신의 의견을 숨길 것, 도와주겠다는 암시는 하되, 구체적인 약속은 삼갈 것· 충성심을 시험하라 - 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맡길 것, 지배권을 확보할 것
성배 - 포장된 진실로 믿음을 줘야 한다젊은이는 여성 환경운동가, 미스 발데즈를 만나러 워싱턴으로 왔다. "사람들은 상대가 거짓말한다고 의심하지만, 한편으론 상대방에 대해 안심하고 싶어하죠. 불쾌한 진실보다는 거짓말이 더 구미에 맞거든요. 카라칼라는 절대 드러내 놓고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자의 거짓말은 언제나 보이지 않죠. 그래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거예요. 카라칼라는 두려움을 통해 사람들을 고무시키면서 공동 목표를 부여하고, 뭉치게 함으로써 더 큰 성취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에요. 그자는 언론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남다른 수완이 있어요. 카라칼라의 성배는 PR 도구죠. 성배로 대중이 자신을 신뢰하도록 만들었어요. 그자는 언제나 상대의 반응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어요. 더욱 중요한 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도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래서 감정에서 논리로, 또는 논리에서 감정으로 바꿀 때를 잘 알아요. 마키아벨리의 출생지가 오페라의 탄생지인 게 우연이 아니지요. 마키아벨리의 무자비한 정치 논리 시스템이 계승되고 있는 것도, 우리의 감성이 근본적으로는 오페라와 매우 닮았기 때문이죠."
싸움을 즐기면 언젠가 패할 때가 있게 마련이다.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이제 카라칼라의 약점을 찾았어. 아마 그 성배는 그에게도 독이 될 걸.' · 항상 준비를 해두어라 - 청중의 이기심을 파악할 것, 적의 약점을 파악할 것· 청중과 영적 교감을 확립하라 -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할 것, 그들의 자부심, 가족 공동체에 호소할 것· 상대와 자신을 차별화하라 - 청중이 원하지만 상대가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줄 것, 어떤 질문도 당신의 신뢰성에 대한 인신공격이라고 여길 것(나아가, 청중의 신뢰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할 것)· 논쟁의 법칙을 따르라 - 상대의 화를 돋울 것, 청중의 분위기에 맞춰 감성과 논리를 선택할 것, 당신이 어떻게 나올지 상대가 짐작하게 만들 것, 통계 수치를 자기 쪽에 유리하게 활용할 것· 오해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빈정대지 말 것
2. 권력의 7대 원칙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자를 믿어라젊은이는 다시 피렌체로 돌아와 카라칼라를 만났다. "프로스트, 부어, 발데즈는 모두 나의 계략을 옆에서 한두 번씩 지켜봤지. 그러니 내 기법을 속속들이 알고 있을 걸세. 하지만 계략은 결코 원칙이 아니지. 계략은 환상에 불과해. 이러한 기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려면 근본적인 원칙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네. 이것이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지. '모던 마키아벨리'는 권력의 7대 원칙을 정해 놓고 세상을 살아가네. 그 7대 원칙을 알아내는 일은 순전히 자네 몫이지. 프로스트, 부어, 발데즈와 만난 경험을 되새겨 그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공통점을 찾아보게. 자네는 나를 믿을 수 있겠나?" "사실 좀 믿기 힘듭니다." "천만에! 나는 믿어도 되네." 카라칼라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만일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여긴다면, 자네는 평생 권력을 얻을 수가 없을 걸세. 권력을 얻으려면 남에게 믿음이란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하지. 그렇지 못하면 항상 공격을 받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소심한 삶을 살게 될 거네. 강해지려면 영양이 아니라 사자가 돼야 하거든.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을 신뢰하라.' 이것이 바로 첫째 원칙일세.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이기심을 약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 그게 심하다 보니 사람들은 자신의 이기심이 어느 정도인지도 잘 모르는 거네. 권력을 추구하려면 보이지 않는 이 부분을 파악하고 이용하는 법부터 배워야 해."
사람은 누구나 망상에 빠져 있다카라칼라는 계속 얘기를 했다. "둘째 원칙은 전혀 의식하지 못할 때 가장 잘 나타나는데 권력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필수적인 원칙이라네. 바로 '사람은 누구나 망상에 빠져있다'일세. 망상에 빠져 있다는 것은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다는 뜻일세. 사람에게는 자신에 대한 망상과 남에 대한 망상이 있지. 자기 자신은 이기적이지도 또 이익을 추구하지도 않는다는 망상을 갖고 있어. 남을 속이려면 먼
저 자기 자신부터 속여야 하네. 즉, 자신이 강하고, 능숙하고, 도덕적이라고 자신을 설득시키고 그렇지 않다는 증거는 모두 무시하면 되네. 자네가 진정으로 권력을 원한다면, 이미 권력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해야 하네."
"아까 회장님께서 누구나 다른 이들에게 망상을 갖는다고 말씀하셨죠?" "그랬지. 그리고 이러한 망상은 권력을 추구하는 자에게는 치명적이네. 이러한 망상은 무의식적이지. 적을 이기고 싶다면 그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네. 적에겐 항상 또다른 위험이 있다네. 그들은 자네가 자네의 약점을 인정하지 않도록 부추기지. 적은 종종 내 약점을 비춰 주는 거울이라네. 가장 위험한 망상이 뭔지 아나? 상사가 자신이 한 일을 솔직히 평가해 달라고 할 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거야. 솔직한 평가를 해 달라는 것은 사실 칭찬을 해 달라는 뜻이야. 자네한테는 사소해 보일지라도 상사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불안감을 자극할 수도 있네." "그러면 차라리 의도적인 칭찬이 낫겠군요."
권력은 싸워 쟁취하는 것이다"'권력은 싸워 얻는 것'일세." "그렇지만 권력 앞에서는 도전하는 편이 더 현명하다고들 말하지 않습니까?" 카라칼라가 끄덕였다. "그렇지. 권력을 놓고 다투는 사람들은 직접 맞대 놓고 싸우는 법이 거의 없어. 권력에는 책임이 항상 뒤따르네. 일단 누군가에게서 권력을 빼앗으면 거꾸로 누군가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거야. 권력은 행사하라고 있는 것이거든. 패배는 피할 수 없어. 당신이 미국 대통령이라고 생각해보게. 선거에서 이기고 재선에서도 이긴다 해도 8년이면 물러나야 하네. 어떤 국가는 수상이 대중의 지지를 받는 동안이나, 아니면 그가 속한 당이 허용하는 기간까지만 권력을 지킬 수 있지. 또한 독재자들은 암살, 감금, 추방까지 당하는 경우가 많아. 죽는다는 것도 권력을 놓는다는 뜻이지. 죽음은 일종의 패배거든." '그러면 당신도 마찬가지겠군.' 젊은이는 카라칼라도 예외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동지는 친구가 아니다"자네가 뭔가를 놓고 다른 사람과 경쟁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나?" "맞서 싸워야죠." 젊은이가 대답했다. "그렇지. 자네는 화해하는 길을 피했네. 그렇지만 상대가 자네보다 강하면 어떻게 하겠나?" "그렇다면 지원해 줄 친구를 찾겠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지. 권력을 잡고 지키려면 반드시 동지를 이용해야 하네. 하지만 이것을 기억해야 하네. '동지는 친구가 아니다.' 적이라도 일단 협상을 시작하게 되면 동지가 되지. 대등한 사이에서는 동맹 관계가 성립될 수 없네. 두 사람이 완벽하게 똑같이 대등할 수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권력이 항상 문제가 되지. 권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네. 하나는 가장 명백하게 드러나는 지위상의 권력이지.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권력인데 대개 구별하기가 어렵네. 권력을 원한다면 그 권력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기대와 어리석음에 적당히 맞추어 행동할 줄 알아야 되네. 무슨 일이 생기든 동지에게는 세상에서 통용되는 정도의 기대만 의논해야 되네. 가장 핵심적인 기대는 바로 말로 드러나지 않으니까. 그들이 바라는 것은 딱 두 가지이네. '내 뒤를 봐주면 나 또한 당신의 뒤를 봐주겠다.' '나를 배신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기대를 분명히 못박아 놓지 않았기 때문에 배신이란 피할 수 없고 또 용서할 수도 없는 법이야. 동맹 관계엔 반드시 유효 기간이 있네. 예외는 없지. 언제라도 끝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느 누구와도 동맹을 맺지 말아야 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마찬가지네." "너무 냉혹하군요." 젊은이가 다시 이의를 달았다.
"목표를 잊지 말게. 자네는 권력을 잡고 지키기를 바란 게 아니었나? 그러기 위해서는 동지를 이용해야만 하네. 동맹 관계를 끊는 것도 때가 있네.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나 아니면 득이 아주 커서 적을 만들어도 무방한 경우에만 실행해야 하네. 그리고 관계를 끊을 때는 나중에 상대가 보복할 수 없도록 뒷처리를 해야 하네. '모던 마키아벨리'는 죽이지 않고도 그를 두 동강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 대안이 있다면 동맹 관계에서 상호 이익이 충돌할 조짐이 보이기 전에, 미리 손을 써 진정시키는 것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