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표현의 힘
홍성태 지음 | 더난출판
자기표현의 힘
마크 리어리․홍성태 지음
더난출판/2003년 4월/343쪽/12,000원
자기표현이란?
사람들은 타인이 갖는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 씀으로써 그 사회에 어울리는 규범과 한계 안에서 행동하게 된다. 만일 어느 누구도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 장례식장은 웃고 떠드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할 것이고, 사무실에는 수영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목욕도 물론 하지 않을 것이며, 전철 안에서 너나없이 목소리를 높여 떠들면서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 멋대로 행동하지 않고 제약된 행동을 하는 일차적 이유는 특정한 이미지를 남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때로는 다른 일을 하느라고 이미지 관리에 일차적 목표를 두지 않는 경우조차도 타인에게 비치는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행동의 제약을 받는다. 예를 들어 한 여학생이 구내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그녀의 일차적 목표는 먹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학생은 씹던 음식물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조심하여, 큰 소리로 트림을 하거나 블라우스로 입을 닦거나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우리는 자신의 어떤 면을 드러낼까 고심하게 된다. 대학교수라는 것을 말할까 말까, 그 중에서 경영학을 전공한다고 할까, 더 구체적으로 마케팅이라고 할까, 아니면 심리학 배경이 있다는 말까지 할까, 요즘 유행하는 노래는 잘 모르고 그보다는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말할까, 내 처가가 전라도라는 것을 말할까 말까?….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 중에서 어떤 것들을 선택하여 전달하느냐에 따라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조정할 수 있다. 상대방이 자영업을 한다면 경영학 교수라는 것이 관심을 끌겠지만, 상대방이 노동운동가라면 경영학 운운하다가 쓸데없는 토론에 말릴 수도 있다. 상대방이 전라도 출신의 권력가라면 처가가 전라도 해남이라는 것을 흘림으로써 갑작스런 친근감을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직장 동료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은가? 이미지 관리의 근본적인 목적은 긍정적으로 인식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우리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때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반응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통 긍정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리의 깡패들처럼 타인에게 위협적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경우처럼, 폭력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때도 있을 수 있다.
어떻게 이미지 관리를 하는가?
자신에 대한 정보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말로 하는 방법이다. 자기 묘사는 자기를 드러내고자 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국민 앞에 공언한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 직선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간접적 혹은 은유적인 형태를 띨 수도 있다. 즉, 화두를 던져 다른 사람들이 적절히 짐작할 수 있게 만들거나 또는 자기표현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끔 질문을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IMF 때문에 다들 죽겠다고 하지만, 나는 머리를 잘 써서 주식으로 꽤 큰돈을 벌었지요.”라고 말하는 대신에 “주식도 잘만 하면 어떤 상황에서건 돈을 벌 수 있는데, 왜 IMF 탓들만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넌지시 돌려 말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한 간접적 표현을 이용함으로써 상대의 호기심을 부추겨 “주식으로 재미를 보셨나 보죠?”같은 질문을 유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가끔 사람들은 비언어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자신의 태도를 전달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연설을 들을 때 자신과 같은 의견이 나오면 미소를 짓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한다. 거꾸로 귀에 거슬리는 내용이 나오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인상을 쓰는 등 거부 반응을 보인다. 이는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태도의 무의식적인 표현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시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려는 수단이기도 하다.
한편, 사람의 겉모습은 가장 명백한 비언어적 자기표현이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사람들의 모습을 기초로 하여 재빠르게 그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바람직한 특성들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사람들은 매력적인 사람의 사회성이 훨씬 더 강하고 우세하며, 지적이고, 사회적응력도 뛰어난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은 자세나 제스처를 사용하기도 한다.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사람을 연상해 보면, 그들이 권력과 지도력을 암시하는 자세와 몸짓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위 ‘무게를 잡는다’라든가 ‘어깨에 힘준다’라는 표현들은 힘을 과시하는 자세나 몸짓을 나타낸다.
또한, 누구를 교제 대상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도 있고 실추시킬 수도 있다. 사람들은 성공, 권력, 혹은 인기 등을 갖고 있거나 다른 여러 면에서 존경 받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한다. 이런 사람들과 사귀게 되면 후방반사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끔 유명인사들의 이름을 친근한 사람인 양 슬쩍 흘리는 것은 이러한 이미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플레이보이」나 월간 여성지 등의 잡지는 숨기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월간 디자인」같은 잡지를 응접실 탁자 위에 올려놓는 것일까? 우리가 살고 일하는 공간은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사무실이나 집이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에 적합하도록 가꾸고자 하는 의도에서이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가구나 읽을거리 또는 장신구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들의 선택은 자신이 창조하기를 원하는 이미지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왜?, 언제 이미지를 관리하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이유에서 자기 이미지를 관리한다. 첫째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방의 반응을 유도하는 데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 정체성과 자존감을 구축하고 유지하려는 것이며, 셋째는 감정적 경험을 조절하려는 것이다. 자기표현을 잘 하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도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자기표현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이 거부당하거나 배제되는 주요 원인은 부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특질을 소유한 사람을 거부하기 마련이다.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징집을 면제받은 인기가수 유승준이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거부당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사회로부터 거부당하지 않으려면 사회적 수용을 촉진하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배척을 유도하는 이미지의 전달을 회피해야 한다.
‘나쁜’ 이미지를 가진 사람과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있다. 두 사람에 대한 대접이 똑같을까? 아마도 나쁜 이미지를 준 사람과 좋은 이미지를 준 사람에 대한 반응은 매우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좋은 이미지는 개인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의 질을 향상시킨다. 사람들은 만나는 사람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좀더 유쾌하고 호의적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결국 사람들은 이미지 관리를 통해 중요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들은 특정한 이미지를 형성함으로써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다 못해 백화점에 갈 때조차 적절히 자기 치장을 하고 간다. 구매능력이 충분한 것처럼 외모나 치장, 말투로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여 대접받고자 하는 것이다.
때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 앞에서도 바보스럽게 보일지 모른다고 걱정을 한다. 그런가 하면 해변에서는 괜히 다른 사람들 앞을 지날 때마다 가슴의 근육을 만들어 보이거나 힘을 주어 아랫배를 집어넣는 사람들도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인데도 신경 쓰는 것이 분명하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자기표현의 성공 경험이 자존감을 높이고 좋은 기분을 유발시키는 반면, 자기표현의 실패는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자기표현을 함으로써 자신의 개인적 정체성을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로는 자기표현이 이미 잘 체득된 습관이어서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는 것이다.
출세 지향적인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고용주나 동료들과 좋은 관계인 척 가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상사를 매우 싫어하는데도 상사를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실제보다 더 상사의 의견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일 때도 있다. 사람들은 또한 조직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 이러한 자기표현 전략은 실제로 승진이나 출세에 도움이 된다. 직업적 성공을 위해 전략적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지위에 더 많은 급료를 받고 있다.
오랫동안 실직 상태에 있던 구직자가 어떤 회사에 지원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자기소개서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업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전달한 이미지에 의해 자신이 바라는 결과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증대되리라 기대하는 경우, 이미지 관리의 동기가 유발된다. 만약 자신이 바라는 결과가 이미지와 별 관련성이 없다면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동기는 현격히 감소될 것이다.
이처럼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동기를 결정하는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행동이 지닌 공공성이 크면 클수록 이미지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둘째는 가치를 두고 있는 성과의 타인 의존도가 높은 경우, 이미지 관리의 동기 역시 강화된다. 세 번째로는 상대방과 장래에 더 빈번한 상호작용이 예측될 때 이미지 관리의 동기가 증대된다. 마지막으로는 원하는 목표의 가치와 중요성이 클수록 이미지 관리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어떤 이미지를 선택할 것인가?
혼잡한 전철 안, 문이 열리고 연로한 할머니 한 분이 타셨다. 앉아 있는 사람들 중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할머니가 의자로 다가가자 한결같이 눈을 감은 채 조는 듯 앉아 있다. 그들도 전철 표를 샀으므로 자리에 앉을 권리가 있는데, 왜 굳이 조는 시늉을 해야 하는가? 그들의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규범과 역할(role)이 사람들의 자기표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 노약자의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규범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규범을 위반하는 행동이 자신에게 자기표현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인정머리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학생답게’, ‘어른답지 못한’, ‘부모로서’라는 등의 말을 사용하는데, 그 표현의 의미는 그 사람의 사회적 역할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즉, 특정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 역할과 관련된 행동을 연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한 예로, 근위병들은 마치 인형같이 자기 앞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절대 동요하지 않으며, 믿음직하고 엄격한 규율에 따른다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역할과 관련된 공적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면 자신의 역할이 지닌 영향력을 잃을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그 위치를 포기해야 한다. 역사 속의 수많은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가, 기업가들이 힘을 잃게 된 원인은 그들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역할에 맞는 적합한 이미지 전달에 실패했다는 데 있었다.
한편, 남성과 여성들은 각각 다른 이미지를 전달하도록 규정된다. 예를 들면, 남성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야망을 가진 터프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이러한 이미지를 여성들이 보이면 오히려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거꾸로 섬세하고 감성적인 것은 여성에게 좋은 이미지로 작용하지만 남성이 이런 특징을 보이면 긍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리더들에게 있어 이미지 관리는 특히 중요하다. 사람들은 특정한 유형의 행동들을 보고 어떤 사람을 리더로 여기거나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의 위치를 원하거나 리더의 역할을 지속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리더의 원형과 일치하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리더의 원형적 특질인 결단력, 강인함, 집단 중심적인 태도나 구성원의 복지에 대한 관심 등을 전달하려 노력하는 반면, 리더의 원형에서 벗어나는 모습인 우유부단함, 나약함, 자기중심적인 태도, 구성원에 대한 무관심 등을 피하려 한다.
지난 30년간 이루어진 많은 조사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역할 모범 보이기’이다. 간단히 말해, 사람들은 종종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을 모방한다. 때문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다른 사람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 중 장교들은 일부러 용기 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병사들이 용감한 행동을 하도록 고무시킨다.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칼 쉬즈 장군은 남군 포격대의 포화가 빗발치자 병사들이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침착하게 시거를 피우며 전장을 거닐었다고 한다. 병사들의 불안감을 없애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모방을 자극하는 자기표현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상대방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전달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외모는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전하는 정보인 만큼 사람들은 타인의 신체적 외양에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사람들은 신체적 매력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외모를 가꾸려 한다. 자기표현 관점에서 보자면, 다른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이미지 개선을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어떤 이미지가 호감을 주는 이미지일까? 각 문화에는 나름대로 높은 가치가 부여되는 특질들이 있으며, 사람들은 가능하면 이러한 특질을 소유한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한다. 대체적으로 남에게 호감을 유발하는 이미지의 속성들은 우호적이며, 지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러한 이미지들이다. 또한 활달하고 성실하며, 유머가 많으면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이미지도 많은 호감을 받는다. 반면, 지루하고 거만한 모습 또는 혐오스러운 태도나 천박한 억양, 그리고 자기중심적인 이미지는 남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한편, 유사성은 호감을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결정인자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자신과 더 유사한 사람일수록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친구를 선택할 때에도 우리는 상대방과 자신의 인식된 유사성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는다. 또한 사람들은 선호 성향이 자신과 유사한 데이트 상대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유사성이 유발하는 이러한 매력의 효과가 강력함을 감안하면,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상대방과 유사하게 보이도록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그다지 놀랄 만한 사실은 아니다. 사람들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고향, 출신, 학교, 취미, 가족 관계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데, 부분적으로는 이런 질문이 대화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에서도 시작되지만, 기실은 서로의 유사성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중산층이라는 점에 착안한 정치가들은 자신이 중산층이고, 중산층의 가치관을 지니고 있으며, 중산층같이 행동하는 것처럼 가장한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부시 후보는 카우보이 모자에 부츠를 신는 등 평상복을 자주 입고 나타나 친근감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나라에서도 1988년 선거 당시,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보통 사람’이라는 구호 아래 인기를 모았던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