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목록
재생목록이 비어 있습니다.
-
-
0:00 0:00
화면 너비 (여백)
좁게
보통
넓게
최대
배경 테마
글꼴
바탕/명조
돋움/고딕
글자 크기
작게
100%
크게
줄 간격
좁게
보통
넓게

40대에 다시 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40대에 다시 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한근태 지음

미래의창/2002년 9월/198쪽/8,000원



Work

하프타임을 가집시다

일본에서 50대 중반에 회사를 명예퇴직한 아저씨들을 ‘오찌누레바’라고 부른다. ‘비에 젖은 낙엽’이라는 뜻이다. 비에 젖은 낙엽이라는 것은 아무 쓸모는 없지만 찰싹 달라붙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아무리 빗자루로 쓸어내려 해도 잘 쓸리지 않고 담벼락이나 길바닥에 딱 들러붙어 있다. 퇴직을 한 50대 나성들이 바로 그런 처지라는 것이다. 갈 데가 없어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부인 치맛자락만 붙들고 사는 퇴직 후의 남성들을 비에 젖은 낙엽에 비유한다는 것은 열심히 일한 남자들에게는 수모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중년에 회사를 그만 둔 아저씨들은 비참하다.

사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나의 주 고객은 40세 이상의 아저씨들이다. 리더십, 조직과 개인의 성공, 자기계발을 주제로 한 강의와 워크숍을 진행하다보니 자연스레 이 연령대의 남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들과 워크숍을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이 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몸은 이곳에서 강의를 듣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난다.

“제가 앞으로 회사생활을 해봐야 얼마나 더 하겠습니까? 리더십이니 자기계발이니 이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언제까지 이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또 은퇴 후에는 뭘 먹고 살아야하나 하는 걱정을 늘 하지요.”

맞는 말이다. 나 자신 대기업에서 임원 생활을 하면서 늘 고민하던 것도 바로 그 문제였던 것이다. 동료들과 다음 해 회사 사업 계획을 짜면서 “회사의 장기계획은 있는데 내 자신의 장기계획은 없다”며 쓸쓸히 웃던 기억도 난다. 게다가 지금 세대의 아저씨들은 가정과 친구보다는 회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사람들이 대부분인 만큼 회사를 떠난 자신의 모습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언제나 회사가 있기에 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 그들에게 회사를 떠난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 수 있겠는가?

그런 분 모두에게 하프타임(halftime)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중간휴식은 전반전을 뛴 축구선수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20~30대에 정신 없이 뛰었다면 이제는 인생의 나머지 절반을 어떻게 살 것인지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전반전이 성공이란 목표를 위해 땀을 흘리는 시기라면 후반전은 의미를 찾기 위한 새로운 여정이 되어야 한다.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프타임 때 남은 삶을 바칠 수 있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고달픈 직장생활도, 은퇴하는 것도, 나이 드는 것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No risk, no return

김 부장은 누구보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 높은 사람이다. 그는 회사 생활에 만족을 못 하고 힘들고 지겨워한다. 하지만 자기 같은 사람이 떠나면 회사가 망할까봐 불평을 하면서도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회사에서도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었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회사를 떠날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얼마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주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내가 근황을 묻자 그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직도 회사에 다닙니다.”하는 것이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을 했고 3분의 1 가까운 관리자들이 나왔는데 그는 아직 다니고 있다고 한다. 누구보다도 불만이 많은 사람이었던 그가 봉급이 줄고, 몇 달씩 밀리고, 구조조정의 그 어려운 터널을 통과했던 회사를 아직도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했다. 회사가 그를 잡았는지, 그가 회사를 붙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불만 투성이의 그가 아직도 그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사람이 회사를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가 그만두면 회사가 망할까봐이고, 또 하나는 내가 그만 두어도 회사에 아무 문제가 없을까봐이다. 그만큼 착각 속에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람이 사라짐으로써 조직이나 사회가 도탄에 빠지는 경우보다는 그 사람이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있음으로 해서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불만과 불평은 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 현실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불평이 있고, 그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개선이 이루어지고 발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불만과 불평도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하면 되는 일보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더 많은 것이 우리 인간사이다. 특히 회사와 관련된 일은 더욱 그러하다. 종업원 입장에서 아무리 떠들고 불평해도 오너가 관심이 없고 생각이 다르면 한계가 있다. 영향력이 적은 사람이 아무리 외쳐 봐야 쇠귀에 경 읽는 격이다. 하는 만큼은 해야 하지만 하다 하다 안 되면 조직을 나오는 것이 본인에게는 물론 조직의 수장에게도 상책이다.

안 되는 기업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몸 상해 가면서 청춘을 바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누구를 위해서 그런 희생을 하는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사람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무언가를 잃을 용의도 있어야 한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올 때 가능한 것이다. 힘들지만 아직 다닐 만하고 먹고 살 만큼 월급이 나온다면 사람들은 계속 예전 방식대로 살면서 기존의 회사에 머물려 할 것이다. 고통의 감수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런 위험을 겪지 않았는데 어느 날 회사가 멋지게 바뀌고, 경영진이 개과천선하고, 외면했던 고객이 다시 찾아오고, 삶의 질이 확 올라가고 자신이 원하는 그런 세상이 오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No pain, no gain이고 No risk, no return이다.

아이-브랜드(I-brand)를 위하여

직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는 참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직장과 개인의 관계는 주고 받음의 관계이다. 개인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부분의 일을 하고, 회사는 그 일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완벽한 주고 받음의 장이다. 따라서 한 쪽이 기울면 균형에 문제가 생긴다.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회사에 기여를 하고 동시에 자신의 재능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확장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곳이 회사이다. 따라서 둘 사이의 균형과 조화는 상호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직장 안에 있는 개인이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올리고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직장은 더 이상 안정된 곳이 아니다. 한 때는 영원할 것 같던 조직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너무나 자주 목격하게 된다. 높은 천장의 으리으리한 로비와 대리석으로 지은 철옹성 같은 건물이 그 조직의 영원성을 보장해 주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늘날에는 직장보다는 개인의 생명이 더 길다. 직장이 당신을 보호하고 싶어도 보호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회사가 망하는데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무슨 수로 보호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조직이 없는 개인은 생각하기 어렵다. 프리 에이전트라 하더라도 자신이 일하고 있는 조직이 한시적으로 엉성하게나마 있게 마련이다. 조직의 생명력보다 나의 생명력이 더 길어야 성공적인 조직 생활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의 생명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자.

첫째,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이 모여 사는 일터란 원래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만족스러운 회사란 원래 존재할 수 없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 최선을 다 하면서 그 직장에서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첫걸음이다. 둘째, 목표를 갖고 살아야 한다. 매년 회사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은 단기 계획도, 중장기 계획도 없이 그럭저럭 산다. 그러니 하는 일에 있어서도 열정이 없고 그저 주어진 일이니까 한다는 식으로 일을 한다. 목표가 없이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은퇴 후에 뭐를 하겠냐고 물어보면 평생 해온 일을 버리고 부동산 중개업, 음식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같은 일을 하겠다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일을 하다가 그 전문성을 살려 독립을 하는 것이 성공의 확률도 높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셋째, 회사 안에서부터 프리 에이전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 프리 에이전트는 회사와 동등한 입장에서 일을 한다. 불만 대신 제안을 하고 맡은 일에 대해서는 프로정신을 가지고 일을 한다. 피고용인으로서의 마음을 버리고 대신 자영업자 같은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프리 에이전트는 자신의 힘을 기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뭔가 남들과 다르고, 탁월해야 고객들이 찾아오고 고객이 찾아주지 않으면 존재의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늘 칼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한 긴장감을 갖고 있다.

넷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시대는 지식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자신만의 주 특기와 그것을 구매할 고객이 있어야 하는데 1차 대상이 바로 우리가 늘 대하는 직장 동료라는 사실을 대부분 간과하고 있다. 직장 동료가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직장 생활에서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다섯째, 자신만의 마케팅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내가 지금의 자리에 올 때까지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한스 레터(Han's letter)'라는 편지이다.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글을 써서 이메일로 보냈던 것이 시초였던 한스 레터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일주일에 한번씩 고객들에게 알리는 마케팅 수단이 되어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직장생활을 하고 있더라도 직장 안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 하는지 알릴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자신을 알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톰 피터스가 처음으로 얘기한 아이-브랜드(I-brand)는 많은 직장인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나 또한전형적인 아이-브랜드를 가지고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간적으로 자유롭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면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부러워하지만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직장인처럼 회사와 같은 우산도 없고, 자신에게 엄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다듬어야 한다. 프리 에이전트의 정신으로 아이-브랜드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한다면 당신의 생명력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Family

포지셔닝

요즘 우리 시대에 가장 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황혼이혼이다. 나이를 먹은 먹을만큼 먹은 사람들이 웬만하면 그냥 살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혼을 하는가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죽하면 그 나이에 이혼을 할까 하면서 이해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늘어난 수명과 거기에 따르지 못하는 빠른 은퇴 때문이란 생각이다. 예전과 달리 80 너머까지 사는데 무엇 때문에 참고 살아야 하는가. 자식 눈치도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 청춘 이제부터라는 생각도 들고, 지금부터라도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자각이 생기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생각이다. 그런 만큼 퇴직을 앞둔 중년남성들은 퇴직 후에 무얼 하면서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한편으로 그 동안 우리가 방치했던 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하지는 않을까 하는 이중의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많은 젊은 사람들은 서로 잘못된 점을 고치면서 살 수 있지만 젊을 때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살았던 많은 중년들이 조금이라도 평안하고 아름다운 노후를 보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최근에 가까운 친척 한 분이 오랜 교직생활 끝에 퇴임을 하셨다. 대학의 학장까지 지낸 분이시니 사회에서는 대접도 받을 만큼 받고 아랫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자리에 꽤 오래 계셨다. 큰 조직의 높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어느 날 퇴직을 하면 집안에서의 ‘거취’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안 식구들도 그의 눈치를 보고 당사자도 집안 식구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런데 앞서 말한 그 분은 대학학장을 지낸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퇴직한 후에는 집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셨다. 예전과 달리 자신이 차를 직접 타서 마시는 것은 물론, 두 잔을 만들어서 부인에게 봉사를 하고, 집안 청소며 장보기 등 집안 일을 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오히려 부인과 같이 그런 일을 하는 것을 즐거워하시며 예전에는 몰랐던 삶의 기쁨을 발견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에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그 분을 지켜보면서 남자들이 퇴직한 후에 가정에서 ‘포지셔닝’을 어떻게 잡는지가 노년의 행복에 큰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포지셔닝(positioning)'이란 원래 광고나 마케팅에 사용되는 용어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혹은 소비자의 마음에 제대로 자리를 잡는 것을 말한다. ’포지셔닝‘은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소비자의 인식에 파고든다는 점에서 점차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 ’포지셔닝‘ 개념은 우리가 크든 작든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을 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리고 가정에서의 포지셔닝은 반드시 퇴직자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제대로 포지셔닝 되어 있는지 한번 검토해 볼 일이다.

길어진 수명으로 인해 은퇴 후의 생활에 점차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직장을 알아 보고, 새로운 업종을 생각해 보고,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모두가 가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지금 당신의 가정은 당신이 없는 상태에 다들 익숙해 있다. 당신의 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 상태로 은퇴하면 익숙하지 않은 역할 때문에 서로가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가족에게 다가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당신의 자리를 조금씩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포지셔닝.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은퇴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나는 소심한 남편이 좋다(정재향)

남편은 밖에서나 집에서 얘기를 잘하고 유머도 있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가 굉장히 외향적이고 털털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써서 그를 지켜 본 사람이라면 그가 감성적이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낙천적인 반면에 상처를 잘 받고 마음도 여리다. 자신이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심한 말을 하지도 않고, 상처를 주는 것도 극도로 꺼려 한다. 나도 비슷한 성격이라 우리의 언쟁이 극한 상황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서로간의 한계를 넘지 않고 조심하니 큰 싸움으로는 발전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다. 부부란 싸워야 정도 깊어지고, 사랑이 있어야 싸우게 된다고들 하지만 어느 경우에나 다툼은 감정을 다치게 된다.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 특히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진 남자들은 밖에서 일어난 일을 집에 들어와 말하는 것을 터부시한다. 밖에서 있었던 업무상의 일을 아내에게 얘기하는 것을 남자답지 못하다고 비웃기까지 한다. 좋은 일이라면 모르지만 좋지 않은 일을 얘기해서 아내를 신경쓰게 해서는 안 된다며 집에 와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을 마치 아내를 크게 생각하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집에 있는 아내가 바라는 것은 남편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일로 고민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사업을 하고 있다면 지금은 어떤 상황이니 안심해도 된다든지, 지금은 조금 어려우니 만약의 사태에 대비를 하라든지…. 아내는 그에 대해 알고 싶고, 또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나의 생각이다.

남편이 잘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을 때 우리는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남편은 그 전에도 회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시시콜콜 얘기를 잘 했는데, 상황은 어렵고 시간은 많으니 미래에 대해 정말 많은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미래가 너무나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이라 두려운 마음이 컸지만 남편이 자신은 지금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데 하는 일들이 재미있고 전망도 있다는 말을 하니 불안한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전문 열람 제한

미가입 상태이므로 요약본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더 깊이 있는 내일의 통찰력과 지식 에너지를
프리미엄 무제한 이용권으로 충전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 / 결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