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나?
닉 레비 지음 | 학원사
옆집이 치즈 1kg을 샀다. 나도 행복을 위해 치즈 1kg을 샀다. 옆집이 치즈 10kg을 샀다. 행복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또 다시 치즈 10kg을 샀다. 행복해졌다. 옆집이 커다란 치즈를 위해 냉장고를 샀다. 그 때문에 나는 행복하지 않아졌다. 그래서 커다란 냉장고와 커다란 집에 살기로 했다. 행복해졌다. 옆집이 어느새 성(城)으로 바뀌었다. 그건 나한테 는 무리다. 아아!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이것은 변화야." 하고 토끼가 말했다. "숫자가 늘어나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삶의 보람이나 즐거움 역시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못할 만큼 늘어났어. 그만큼 풍족해졌다는 것이지. 아무 것도 없었던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건 이미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확실히 변화임은 분명해." 햄스터가 말했다. "하지만, 변화에 대응한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대응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중요한 것은, 모두를 윤택하게 만드는 대응인지 아니면 일부만 윤택해지기 위한 대응인지 하는 문제야. 만일 일부만 윤택하게 만드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나는 받아들일 수 없네."
"하지만 모두가 윤택해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 세상에는 능력이 뛰어난 자와 뒤떨어진 자가 있으니 능력 있는 자가 보다 많은 것을 손에 쥐는 게 당연하지. 숫자가 늘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야. 그 결과 먹을 것은 부족해지고 자기 멋대로 하고 싶어하는 자가 나타나 시냇물을 더럽혔지. 이런 일은 우리가 윤택함을 손에 넣은 대가로 나타난 일이지. 그러니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토끼가 말했다.
"토끼! 자네 말은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이야 어쩔 수 없으니까 더럽혀진 시냇물도, 부족한 먹을 것도 그냥 그대로 둬라, 능력 있는 자만이 먹을 것을 손에 넣고 능력 없는 자는 굶어 죽어도 하는 수 없다는 뜻인가?"
"아니, 능력 없는 자가 굶어 죽어서야 곤란하지. 능력 없는 자에게는 능력 없는 자에게 어울리는 일이 있어. 그러니까 그네들이 없으면 능력 있는 자는 즐길 수가 없어지지. 보다 많은 것을 손에 넣고 보다 많이 즐긴다는 것은 능력 있는 자에게만 허용되는 특권이니까. 능력 있는 자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일해 줘야지. 능력도 없고 생산성도 없는 자들이야 가난해도 어쩔 수 없겠지."
"토끼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하고 싶다는 건가?" "뻔하잖나, 이럴 때는 당장에 행동을 일으켜서 좀더 많은 해바라기 씨가 있는 곳을 찾으러 가야지. 그거야 훨씬 전에 나온 치즈니 뭐니 하는 책에도 적혀 있는 '상식' 아닌가. 언제까지고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길이 열리지 않아."
햄스터는 토끼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경쟁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발전도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런 발전을 바라지 않았던 자들이나 경쟁 사회에 공헌할 수 없었던 자들이,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혀 버려지고 있다는 게 햄스터의 마음 한 구석을 꺼림칙하게 했다. '이 윤택함이라는 것이 정말로 윤택한 것일까?' 햄스터는 생각했다.어느 날 아침 대장 햄스터가 눈을 뜨자 마을에는 토끼가 한 마리도 없었다. "결국 가고 말았군." 무슨 일이 있더라도 토끼를 붙잡았어야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햄스터의 머리를 어지럽혔지만 붙잡는 것이 토끼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인지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왠지 햄스터들은 여기에 머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곧, 젊은 햄스터들을 중심으로 상당수가 토끼를 따라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남은 햄스터들은 노인과 장애자, 다시 말해서 대장 토끼가 '능력이 없다'고 단정지은 자들뿐이었다.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여자와 어린 햄스터들이었다. 대장 햄스터는 막연해졌다. 이래서는 대규모 토목공사 따위는 불가능하며 그들의 식량인 해바라기 재배에도 지장이 올 것이다.
그는 가능한 한 많은 햄스터들을 모이게 했다.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모두의 생각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모두들 여기에 남아 주어서 고맙네. 자, 우선 모두들 왜 남았는가를 말해 보게." 그러자 순간적으로 모두들 침묵했다. 조금 있다가 다리 하나를 잃은 햄스터가 손을 들고 답했다.
"보세요, 이런 몸으로 어디로 갈 수 있겠어요. 언제 끝날지도 모를 긴 여행 길에 따라 나설 수 없지요." 이어서 여자 햄스터가 대답했다. "저 역시 아이들을 데리고 긴 여행을 갈 순 없었어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맞아, 맞아." 하는 말이 들려왔다.
대장 햄스터는 놀랐다. '사실은 모두들 이곳을 떠나고 싶어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얼마 되지 않는 젊은이들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달라요." 그는 탄력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 마을이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토끼네를 따라가는 건 질색입니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낸다고 해도, 지금까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산다면 여기서와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게 될 뿐이지요."
청년은 그렇게 말하더니 옆에 있는 작은 청년의 손에서 볼썽사나운 해바라기를 보여주었다. "보세요. 이 해바라기는 엄청 커서 우리가 수확하기는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씨도 많이 달리지 않아 생기는 족족 뽑혀 버렸지요. 하지만 이건 거친 땅 어디에서나 잘 자랍니다. 게다가 외형이 커서 씨가 적다고 생각되었을 뿐이지 헤아려 보면 보통 해바라기와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청년은 모두를 둘러보며 말을 계속했다. "이 마을에 남은 이들은 여자, 아이들, 노인들뿐입니다. 그런데 이 해바라기는 어디서나 잘 자란다고 했습니다. 씨 뿌리는 방법이 서툴든, 비료나 물주는 것을 조금쯤 잊어버리든 간에 잘 자랍니다. 무거운 물통을 짊어질 필요도 없고 폭풍우에 염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즉, 이 땅과 우리들에게는 정말 고마운 해바라기이지요."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그러자 다른 청년이 천천히 일어나 대장 쪽을 보면서 말했다. "어르신, 이게 바로 어르신이 말하는 '누구나가 다 윤택해질 수 있는 변화에의 대응'이란 것 아닐까요?" 대장은 말없이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돌아오는 길에 대장 햄스터는 자동차에 흔들리면서 새삼 마을에 남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토끼네 도시 같은 화려함도 없고 핸드폰도 없지만 편안한 마음과 느긋하게 흐르는 시간이 있는 것이다. 푸른 하늘과 깨끗한 물, 그리고 너무나 맛있는 해바라기 씨가 있었던 것이다.
대장 햄스터는 늙은 아내에게 물었다. "이 마을에서 사는 게 만족스럽소?" 아내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깐 당황하더니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물론이죠. 욕심을 말하자면 한이 없지만 내가 가장 나답게 있을 수 있는 이 마을에 정말 만족해요. 행복이란 자기 스스로 느끼는 것이지 다른 햄스터들이나 토끼들과 비교한다거나, 다른 이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대장 햄스터는 천천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았다. 토끼네 도시를 윤택한 곳이라 한다면 이 마을은 윤택하지 못한 걸까? 어쩌면 그건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떤 상태를 윤택하다거나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는 각자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렇게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무런 걱정 없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대장 햄스터에게는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윤택함이며 행복이었다. 그리고 불행은 다음과 같은 일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했다.생쥐는 차츰차츰 어떻게 이 마을이 다시 번영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저 젊고 몸집 작은 햄스터가 없었다면 이 마을은 망했을 거란 말이지. 저 햄스터는 대단한 공로를 세웠군. 그런데도 모든 이들과 똑같이 씨를 따고 물을 주고 지내는군. 보통의 경우에는 큰 책상에 떡 버티고 앉아서 경영만 하고 있으면 될 텐데.
저 자는 불만이 없을까? 아니, 어쩌면 그런 세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지도 몰라."
생쥐는 튼튼한 해바라기를 찾아낸 몸집 작은 햄스터에게 다가갔다. "자네의 해바라기가 이 마을에서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야. 이 부근에는 메마른 땅들이 무척 많지. 하지만 그 땅에서도 이 해바라기는 잘 자랄 것 같은데. 어떤가? 좀더 많은 해바라기를 길러서 한몫 잡지 않으려나?"
젊은 햄스터는 생쥐의 말에 의아해 했습니다. "그렇게 해바라기를 많이 재배해서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건가. 지금도 이 마을의 모두가 다 먹고도 남을 만큼인데." "파는 거야. 해바라기 씨를 이웃 마을에 파는 거지. 그렇게 하면 돈이 얼마든지 들어올 걸." 젊은 햄스터는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나는 아직 필요 없어. 언젠가는 필요해질 날이 올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 상태로도 만족스럽다네."
"자네는 향상하고 싶은 마음이 없나? 누구보다 뛰어난 일을 하고 있으니까 누구보다 많은 것을 손에 넣어도 되는 거야. 그게 사회의 원칙이라는 것 아닐까? 많은 것을 손에 넣은 자네를 쫓아 추월하려고 젊은이들이 다시 위를 목표로 삼게 되지. 보다 많은 것을 손에 넣으려 하는 그 힘이 사회 발전으로 이어지는 법이야."
"많은 것을 손에 넣는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건가. 내가 내일 먹을 양식에 곤란을 겪고 있다면 자네 이야기에 흥미를 가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아무도 곤란을 겪고 있지 않고, 자기만 많은 것을 가지려고 생각하는 햄스터는 아무도 없어." 젊은 햄스터가 말했다.어느 맑은 날 오후, 햄스터들은 작업에 나가고 아이들은 놀러 나가서 마을은 몹시 조용했다. 대장 햄스터는 문득 옛날 생각을 했다. "그 토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잠깐 잠이 들었는가 싶었을 때 뭔가 기척을 느끼고 눈을 떠보니, 늙은 토끼가 눈앞에 서 있었다.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었나." 토끼가 말했다. "덕분에, 당신이야말로 건강해 보이는군." 햄스터는 반가움에 웃으면서 말했다.
"건강한 게 다 뭐야. 완전히 지쳐서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이지." "좋은 마을은 찾았나? 번영하고 있겠지." 햄스터가 토끼에게 물었다. "마을이 아니야. 도시지. 그곳에는 백만 마리가 넘는 토끼가 살고 있다네. 우리가 사는 도시를 보러 가지 않겠나. 데리고 가 줄게." 토끼가 손뼉을 치니 젊은 토끼 네 마리가 멋진 2인용 수레를 끌고 나타났다. 대장 햄스터가 올라타자 수레는 미끄러지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수레까지 있나?" "도시에 가면 더 놀랄 거야. 어디에 있든 간에 이 세상 일을 금방 알 수 있는 '요술 상자'가 발명되었고, 또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멀리 있는 상대방과 이야기할 수 있는 '핸드폰'이라는 게 화제야. 그림도 보내고 문자도 보낼 수 있다네."
"그렇게 서둘러서 이 세상에 대해 알아서 어쩌자는 거지? 그리고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편이 훨씬 더 마음이 통하는 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토끼가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세상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변화를 재빨리 파악하고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네."
"상당히 바쁜 도시처럼 보이는데, 편안해지는 건 언젠가?" 햄스터가 물었다. "그건 성공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야. 젊은이들은 모두 난관을 통과해 좋은 학교를 나와서 대기업에 들어가지. 그리고 동료와의 격렬한 출세 경쟁에서 이겨 수많은 토끼들을 지배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거야. 그렇게 해서 꼭대기까지 다 올라갔을 때 비로소 편안함과 윤택함을 실감할 수 있지."
"아니, 그렇다면 나머지 거의 모든 토끼들은 즐거움도 편안함도 없고 느긋하게 행복감을 느끼는 일도 없이 일생을 끝내게 된다는 건가?" 대장 햄스터는 토끼와의 대화 속에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대장 햄스터는 토끼의 엄청나게 멋진 사무실로 안내되었다. 그의 커다란 책상 위에는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거 봐, 이거. 잠시만 비워도 이런 상태라니까." "무슨 서륜가?" 그러자 토끼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보고서이지. 그리고 가난한 토끼들로부터의 진정서지. 직장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하는 거야."
"어떻게 대응해 줄 생각인가?" "요즘은 여론이 시끄러워. 약간은 개선해 주고 그만큼 세금을 더 거두면 되겠지. 이 녀석들은 바보라서 조금 더 받고, 세금을 조금 더 내면 마찬가지란 걸 깨닫지 못해. 뭐야? 공장이 폭발해서 사상자가 3백 명 이상이라니! 곤란하군. 이러면 공장 건설에 반대하는 자들이 늘어날 거야. 뭐? 여행 중인 아이들 차에 여우의 전차가 돌진해서 아이들 전원이 사망이라니. 뭐. 이런 정도의 사고야. 내가 나설 것까지도 없겠군."
대장 햄스터는 뭔지 모르지만 이 도시는 아주 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묘하게 따분한 음악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토끼는 호주머니에서 편평한 기계를 꺼내더니 기계에 대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대장 햄스터는 '아아! 이게 바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핸드폰이라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토끼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또 새로운 식량 저장고를 손에 넣었다네. 우리는 더 풍족해질 수 있게 된 거지. 사실, 지난번에 찾아낸 저장고는 곧 바닥나게 생겼거든. 그래서 새로운 식량이 가득 찬 저장고를 찾아낸 것이라네. 그 저장고는 생쥐의 것인데 다람쥐들에게 빼앗겼던 모양이야. 우리는 다람쥐를 쫓아내 주고 그 보답으로 생쥐의 노동력과 식량을 제공받기로 했다네."
"뭐라구? 그렇다면 생쥐에게 있어서는 지배자가 바뀔 뿐이지 상황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잖아. 자네들은 자기들이 먹을 식량을 전혀 경작하지 않고 계속 다른 곳을 찾아서 발견한 것들을 자기 것으로 삼고 있다는 건가? 그건 침략이잖나?" "침략이니 하는 말은 이곳에서는 쓰지 않는다네. 이건 '진출'이라는 것이지."
대장 햄스터는 기분이 나빠졌다. 필요한 것을 자기네 손으로 만들어 내지 않고 다른 곳에서 빼앗아 온다거나 동료를 쓰러뜨리고 자기만 좋아지려고 하는 이 토끼 사회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서로 빼앗고 빼앗기는 행위가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도시 구경을 시켜 주지." 토끼가 말했다. 둘은 엄청나게 훌륭한 건물 앞에 왔다. "어떤가, 대단하지. 이 건물에는 쇼핑 센터와 극장, 영화관이 두 개나 들어서 있어. 휴일이면 영화나 연극을 즐길 수 있지." 건물 주변을 보니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저 줄은 뭔가?" "저건 '이슬'이라는 인기 가수의 라이브 콘서트야. 줄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네."
건물 안에 들어가니 눈에 익은 게 있었다. 해바라기 씨였다. 대장 햄스터는 해바라기 씨를 한 웅큼 쥐고 입에 넣었다. 그러자 저쪽에서 남자 하나가 달려나와 대장 햄스터를 노려보았다. 토끼가 당황해서 남자에게 돈을 쥐어 주고는 말했다. "저, 이 햄스터는 이 도시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러니 용서하시오." 토끼가 그 남자에게 사과했다.
"여기에 있는 건 모두 상품이야. 제멋대로 집어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네." "뭐라고!? 그럼 아무리 갖고 싶더라도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손에 넣을 수 없다는 건가?" 햄스터가 물었다. "물론이지. 이 도시에서 공짜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어." "그렇다면 돈 없는 자가 먹을 것을 원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필사적으로 돈을 버는 수밖에 없지." "돈을 벌지 못한다면?" "죽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