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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업은 부자입니다

토미츠카 아스카 지음 | 리스컴


나의 직업은 부자입니다



토미츠카 아스카 지음

리스컴 / 2021년 8월 / 256쪽 / 15,000원





1장 부자가 되고 싶다면 상식을 버려라



거꾸로 읽는 부자의 상식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 ‘가난은 미덕이다’, ‘편하게 돈 벌 생각하지 마라’, ‘부자가 되려면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자는 특별한 사람이다.’ 당연히 맞는 말이라고 믿어왔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이 말들이 상식이었다. 그래서 죽도록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유명한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라 믿으며 열심히 살아왔다. 부모님, 선생님은 물론이고 각종 신문이나 방송, 도덕 교과서에서조차 그렇게 말해왔기 때문에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그건 아니야”라고 가르쳐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바로 이분을 만나기 전까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증권회사에 드나들던 때 자산가 할아버지들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내심 부자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한 행동이라는 말이 더 맞겠다. 증권회사 로비에 앉아 있다고 돈이 드는 게 아니니까. 예상대로 그곳에서 자산가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강의가 없는 날이면 증권회사로 발걸음을 옮기곤 했다. 일주일에 몇 번씩 드나드는 동안 할아버지들과는 낯을 익혔고, 점점 가까워져서 만나면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정해진 대화 주제는 없었다. 여자들이 카페에 모여 수다를 떠는 것처럼, 혹은 병원 대기실에서 진료를 기다리며 잡담을 나누는 것처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그들은 증권회사에 죽치고 앉아 있는 여대생의 존재가 다소 신경 쓰였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이좋게 지낸 사람은 처음 나에게 말을 걸어준 그 노신사였다. 그분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손자가 있다고 했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살지만 나를 보며 손자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따뜻한 분위기에 온화한 표정, 말끔히 정돈된 은발, 다부진 체격에 곧은 자세, 사람을 가리지 않는 부드러운 말과 행동…. 분명 이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인기가 많았을 것이다. 나는 그분과 친하게 지내며 ‘에비스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붙여드렸다. 할아버지의 미소가 칠복신 중 재물과 부를 상징하는 신, 에비스의 표정을 닮았기 때문이었다. 할아버지와의 대화는 주로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는 내용이나 옛날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나에게는 그 어떤 이야기도 소설이나 영화 속 세계 같아서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거웠다.

거품 경제 시기에 부동산으로 크게 돈을 벌었고, 건물이나 땅의 임대 수입이 많으며, 여러 회사를 수십, 수백억 엔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는 할아버지. 전 세계 곳곳에 별장을 소유해서 언제든 마음대로 갈 수 있으며, 자기 이름이 들어간 후원기금이 있고, 개발도상국의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놀랍고 신기하기만 했다. 얼마나 많은 자산이 있는지는 굳이 묻지 않았지만 대충 생각해도 천억 엔쯤 되지 않을까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도착하면 문 밖에서 기다리던 지점장이 할아버지를 맞이했다. 그리고 언제나 넓은 VIP룸으로 안내했다.

목요일 한낮이 지난 무렵, 나는 평소처럼 증권회사 객장에 앉아 있었다. 할아버지는 매일 그곳에 나왔는데, 마침 대화 상대를 찾고 있었던 것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점 자체가 고급 주택가 근처에 있어서인지 다양한 유형의 자산가들이 증권회사를 찾았다. 일반인인 나로서는 그러한 사람들이 오고가는 모습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나요? 다들 딴 세상 사람 같아요.” 대학교나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가족이나 친척처럼 내가 지금까지 알고 지낸 사람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뭐, 딴 세상이라면 딴 세상일 수도 있겠지. 태어날 때부터 부자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 사람마다 다르겠지. 아스카는 아직 모르는 모양이구나. 뭐랄까, 부자들의 세계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세계는 상식부터 다르다고 해야 할까? 부자들의 세계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세계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르단다. 전제 조건이나 상식,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이나 돈 버는 방법 같은 모든 게 말야. 말하자면,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 부자들한테는 전혀 상식이 아닌 거지. 극단적으로 말하면 부자가 아닌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어. 경제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살게 되는 건 물론이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눈치를 못 채지. 사실은 눈치채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같은 나라, 같은 시대에 사는데 그렇게까지 상식이 다른 게 말이 되나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상식이라고 부르는 거 아닌가요?”

“다를 수 있지. 그러니까 이 세상에는 부자가 있고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있는 거겠지? 처음부터 모든 것은 두 개의 패턴으로 나누어져 있어. 만약 모두가 같은 사고회로, 같은 행동 패턴을 선택했다면 모두 같은 결과를 얻었을 거고, 다시 말해 모두 부자가 될 수 있었을 거야.” 궁금했다. 세상의 부자들과 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언뜻 봤을 때는 비슷한데 어째서 연봉의 동그라미 개수가 이렇게 차이 나는 걸까. “예를 들어 아스카를 비롯해 대다수 사람들이 믿고 있는 상식을 부자들 세계의 상식으로 바꾸어 말하면 이럴 거야.”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 → 일을 시키는 입장이라면 자신이 일할 필요는 없다.

가난은 미덕이다. → 가난은 죄다.

편하게 돈 벌 생각하지 마라. → 편하게 돈 버는 건 즐거운 일이다.

부자가 되려면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부자는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줄 수 있다. 부자는 특별한 사람이다. → 누구든 부자가 될 수 있다.



“이것 말고도 부자들 세계의 상식은 더 많이 있지.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좋아하는 일만 하기 위해서다. 힘들고 괴로운 일은 할 필요가 없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아닌 이유는 그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부자 옆에 있으면 부자가 된다. 돈은 사람을 부드럽게 만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돈이 된다. 노동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돈도 사람도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곳에 모인다. 좋아하는 것들만 모아 놓은 것이 인생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어떠니? 이쪽이 더 즐거운 세상 같아 보이지 않니?” 선명한 장밋빛 풍경이 눈앞에 그려졌다. 같은 시대, 같은 지구에 살고 있음에도 너무나도 다른 세상 같았다. 만약 내 인생에서 정말 그 세상으로 갈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살 수만 있다면 당연히 좋겠죠. 하지만 어떻게요? 저에게는 지위도 명예도 없고, 밑천이 될 자금이나 특별한 재능 같은 것도 없는걸요. 아까 누구든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처럼 평범한 대학생도 부자가 될 수 있단 말씀이세요?”

그것이야말로 당연하다는 듯 할아버지는 얼굴 한가득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부자들의 세계는 풍요롭고 평온하며 언제나 사랑과 미소가 가득 넘치지. 약간의 비결만 안다면 누구든 이 부자들 세상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 그게 중요해.” 약간의 비결? “간단해. 다만, 의미 없는 신념을 버릴 각오는 해야겠지. 만약 앞으로 정말로 아스카가 부자들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자신을 칭칭 감싸고 있는 그 상식의 틀을 깨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을 거야.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던 상식을 떨쳐버리고 부자들의 상식을 네 안에 굳게 심는 거야.”

상식을 버린다고? “어떻게요?”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걸 모두 의심해보렴. 아무리 작은 거라도 상관없어. 작게는 돈 쓰는 방법이나 돈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크게는 일이나 살아가는 방법 같은 것까지 전부 다 말이지. 상식이라는 건 자기 자신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아주 깊숙이 침투해 있거든. 그러니 첫 시작은 그걸 겉으로 드러나게 하는 작업부터 해봐야겠지, 말하자면 자신이 어떤 사고의 틀로 생각해왔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왔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할아버지는 목소리 톤을 낮추며 조금 걱정스럽다는 눈빛으로 이렇게 말했다. “특히 우리는 돈에 대한 강박으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나 학교, 사회로부터 세뇌당해 왔지. 딱히 어떤 사람이 나쁘다는 건 아니야. 아스카의 부모님 세대도, 그 윗세대도 굳이 말하자면 다 피해자라고 볼 수 있지. 저주처럼 끊임없이 이어져온 가난의 고리, 그걸 여기서 끊어버려야 해. 다음 세대까지 이 가난이 이어지게 하고 싶지 않다면 더더욱.” 지금까지 주변 어른들에게 들었던 말,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렇게 돈, 돈, 돈 밝히는 거 보기 안 좋아’, ‘우리 집은 부자가 아니라서…’, ‘벌써부터 열심히 일하는 게 참 대단하구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좋은 남편을 만나면 평생 걱정 없이 살겠지’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뭔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런 말을 했던 사람들 중에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사람, 부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다면 부자와 가난한 자의 상식이 정말 다른 것일까. 이대로 생각 없이 살면 편할 것이다. 계속 눈치채지 못한 척하면 적어도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꿈에 배신당했다는 생각을 할 일은 없다. 처음부터 꿈을 꾸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 하지만 갖고 있던 상식을 버리는 것은 자신이 그동안 진리라 믿어왔던 말들을 뒤엎는 것이다. 자칫 정체성이 흔들릴 수도 있었다.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느껴졌다. 장밋빛 세상은 알고 보면 혼란스러운 암흑의 입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눈앞에 있는 저 할아버지의 현란한 말솜씨에 교묘하게 속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령 백 년을 산다 해도, 이대로라면 부자에서 멀어지기만 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것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아스카의 대단한 점은, 나한테 물어보기 전부터 마음속으로 이미 눈치를 챘다는 거야. 자라오면서 계속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당연하다 생각했던 게 사실은 틀린 게 아닐까 의문을 가지고 있었겠지? 그러니 지금 이렇게 이 자리에 온 것 아니겠니? 참 신기하지?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다른 걸까? 우린 같은 사람인데, 겉모습부터 다를 게 없는데 말이야. 대대손손 이어온 재벌가 같으면 또 모르지만, 세상에는 자수성가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도 많거든.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거란다.” 내심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걸 자산가인 할아버지 입으로 말하는 걸 들으니 왠지 막연했던 생각에 확신이 생겼다. “아스카는 부자가 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했지? 몇 번이나 반복하지만 누구든 부자가 될 수 있어. 다만 그러기 위해 몇 가지 기억해둘 간단한 규칙이 있지. 부자가 부자인 이유, 아스카가 앞으로 부자가 되는 방법. 어떠냐, 알고 싶니?” 뭐라고 대답할지 뻔한데도 에비스 할아버지는 가끔 이렇게 짓궂게 물었다. “이렇게 친해진 것도 인연이고, 매일 이렇게 잡담만 하면 재미도 없을 테니 부자가 되기 위한 규칙이라도 같이 찾아보면 어떻겠니?”

무심코 던진 질문이 이렇게 발전되다니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요!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모르게 너무나도 씩씩하게 대답했다. 마치 내 인생의 기차가 덜컹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만 같았다. 마음속으로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도저히 기쁨을 억누를 수 없어서 바닥을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이렇게 나는 뜻밖에도 자산가 할아버지로부터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2장 스무 살 여대생이 투자를 선택한 이유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다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 말은 내가 대학에 입학하기 전, 아니 훨씬 전부터 주변에서 했던 말이다. 그러면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대학생 때 마음껏 즐기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달갑게 들리지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내가 가장 가까이에서 본 전형적인 노동자상은 바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밤낮없이 일했다. 내가 아는 어른 중에 일하지 않고 돈을 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자유라는 말은 너무했다. 그런 걸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정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게 자유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영원히 오늘이 가장 즐거운 삶을 살고 싶었다. ‘그때가 참 즐거웠지’라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투덜대기나 하는 초라한 어른이 되고 싶진 않았다.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는 학생,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직장인, 많이 들어본 말이기도 하고 주변 어른들만 봐도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뿐이었다. 하지만 난 어떻게든 이 상식을 뒤엎고 싶었다.

수입 = 노동시간 X 노동시급. 이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세계로 가고 싶었다. 어딘가에는 이것과는 다른 삶의 방식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것일 뿐, 반드시 빠져나갈 길이 있을 것 같았다. 유예기간은 4년, 만약 빨리 찾지 못한다면 나는 이대로 예정된 인생을 보내야 한다. 물론 그렇게 살아도 그냥저냥 행복한 인생이긴 할 것이다. 사고가 정지된 상태에서 그냥 레일 위에 올라타 있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컨베이어 벨트가 자동으로 평범한 미래로 나를 데려갈 것이다. 나의 의사 따윈 개의치 않고 그 나름대로 살아갈 수는 있을 것이다.

나에게 묻고 싶었다. 정말로 그런 삶에 만족하는가? 만약 시간과 돈을 동시에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정말로 찾을 수만 있다면, 인생은 더욱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밖으로 나가자.”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다면 다른 곳으로 찾으러 가면 된다. 나는 롤 모델이 될 만한 사람들을 찾기로 했다. 70억이나 되는 인구가 있는데 전 세계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하지 않겠는가. 자극도 없고 한없이 지루하기만 한 일상. 다행히 나에게 시간만큼은 넉넉히 있었다.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마지막 유예기간 중에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 것. 이것이 나의 대학생활의 숨은 과제였다. 무슨 꿈같은 소리를 하는 거냐며 어이없어 할 것 같아 아무에게도 말하지는 않았다. 나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나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내 삶의 반경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발을 내딛자 그곳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대학교 근처에 있는 구멍가게 할머니와의 만남이었다. 수업을 땡땡이치고 산책하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었다. 할머니의 따뜻한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좋아서 주기적으로 가곤 했다. 낡은 가게 진열대에는 언제나 물건이 꽉꽉 채워져 있었지만 가게 안에서 나 이외의 다른 손님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역 바로 앞이라는 좋은 입지 조건 때문인지 수십 년째 가게는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언제나 처마 밑 둥근 의자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게 전부인 할머니, 도대체 할머니는 어떻게 생활을 하는 걸까? 어마어마한 유산이라도 상속받은 걸까? 할머니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할머니, 손님은 좀 있나요?”

“글쎄다. 돈이 좀 되면 좋으련만. 어떠냐, 여기서 손님 본 적은 있니?” 할머니는 언제나처럼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웃는 얼굴로 되물었다. 아니,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모르는 손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물어본 건데, 아무래도 그런 건 없는 모양이었다. “그럼… 할머니는 어떻게 생활하세요?” 나도 연금이라는 개념은 알고 있었다. 할머니 세대는 납부한 금액보다 많이 받을 수 있는 세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가게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할 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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