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
이규성 지음 | 경향미디어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
이규성 지음
경향미디어 / 2011년 11월 / 284쪽 / 13,000원
Section 1 개미가 주식시장에서 손해 보는 3가지 이유손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 1. 투자의 본질을 모르는 개미
돈을 벌려 하기 전에 판의 본질을 보라
뉴스를 보다 보면 연예인 도박 스캔들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유명가수나 개그맨 등 한 달에 수천만 원을 번다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지 한심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도 그만한 돈이 있으면 그렇게 할지도 모릅니다.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면 틈만 나면 경마장이나 카지노에 돈을 퍼다 나르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 대다수는 돈을 벌기는커녕 큰돈을 잃게 됩니다. 카지노나 경마장은 무조건 판을 벌이는 판 주가 돈을 벌게 되어 있습니다. 카지노에 갔다가 돈을 잃게 되면 그 돈을 만회하기 위해서 다시 뛰어들고 결국 다 털린 후 나가떨어집니다. 그렇게 털리고도 자기가 왜 털렸는지 죽을 때까지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도박으로 큰돈을 잃은 사람들의 비극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그들이 운이 없거나 머리가 나빠서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큰돈을 잃은 이유는 바로 판의 본질을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카지노나 경마장은 정부가 관장하는 국책사업입니다. 수익금은 국가 복지사업에 쓰입니다. 카지노나 경마장은 배팅을 잘해서 집 사고 차 사라고 만들어 놓은 곳이 아닙니다. 그저 내가 찍은 말이 이기라고 고함 한 번 크게 지르고 스트레스 풀라고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그러니 돈을 잃었다 해도 그리 기분 나빠하지 말고, 우리 사회에 소외된 사람들에게 기부한다는 마음으로 그냥 재미있게 놀다 가라고 만들어 놓은 국가공인 오락실인 것입니다. 그러나 판의 본질을 착각하고 돈을 벌겠다며 무턱대고 덤벼들면 패가망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경마장과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주식이 있고 투자자들은 돈을 들고 와서 마음에 드는 종목에 배팅을 합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 뛰어들며 '나도 호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주식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 놓는 개인투자자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책 서너 권 읽고 운 좋게 몇 푼 벌고 나면 주식시장을 얕잡아 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호된 신고식을 치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은 기업들이 배당으로 주식시장에 돈을 부어 주기도 하지만 가끔 망하는 기업에 의해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어 돈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퇴출되는 기업이 있어 사라지는 돈도 있지만 주식시장에 기대어 먹고사는 사람들에게로 많은 돈이 새어나가기도 합니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같이 주식시장에서 떨어지는 돈을 받아먹는 이들의 연봉은 억대가 넘습니다. 결국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 들어온 선수들입니다. 고스톱 하우스에서 최후의 승자는 도박꾼이 아니라 도박판을 차려 놓고 이런 저런 심부름을 하며 수수료를 챙겨먹는 하우스 주인입니다.
이렇게 주식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빠져나가는 돈을 빼고 서로 상대방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자기 호주머니로 돈을 가져오는 게임을 벌이는 곳이 주식시장입니다. 내 돈은 안 빼앗기고 상대방의 돈을 빼앗으려 하는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니 얼마나 치열한 곳이겠습니까? 상대를 죽여서 그 살을 베어먹고 그 피를 마셔야 하는 게임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평범한 시민이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칼 한 자루 들고 산전수전 다 겪은 무림의 고수와 시퍼런 칼을 든 사무라이들이 우글거리는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시장은 한 마디로 21세기 버전의 전쟁터입니다.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 2. 개미의 한계
포트폴리오 3원칙을 지키면 주식시장에서 "갑"이 된다
투자를 전쟁이라는 등식으로 두고 보면 '전략'이 있고 '전술'이 있습니다. 전략은 전쟁의 판을 짜는 것으로 전술보다 훨씬 상위의 개념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은 투자 전략 없이 전술만 익히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서민이라도 투자를 할 때만큼은 전쟁의 큰 그림을 보고 전략을 짜며 총사령관의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주식투자에서 좋은 종목을 선택하고 사고파는 투자기술을 익히는 것은 투자의 전술입니다. 그렇다면 주식투자에서 전략이란 무엇일까요? 총사령관의 마음으로 자신의 자산을 지휘할 때 반드시 갖춰야하는 전략의 핵심은 바로 '포트폴리오 전략'입니다.
포트폴리오 원칙 1. 비상자금을 배치하라: 이제 부채가 없다는 가정 하에 포트폴리오를 짜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3개월 정도의 비상 생활자금을 배치합니다. 비상자금은 우리 삶에 예기치 않은 일이 닥쳤을 때 충격을 최소화해주는 삶의 완충작용을 하게 됩니다. 이런 비상자금의 액수는 개인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3개월 정도의 생활비가 적당합니다. 이런 돈은 언제라도 필요할 때 바로 빼서 사용해야 하므로 MMF나 CMA같이 입출금이 자유롭고 단기간을 맡겨도 시장이자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자산에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비상자금 없이 여유자금을 모두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자산으로 배치시켜 놓으면 비상시에 대책이 없게 됩니다. 당장 팔 때가 아니고 환매할 타이밍이 아니더라도 어쩔 수 없이 펀드를 깨야 하고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원칙 2. 사용 기한이 정해진 돈은 배제하라: 비상자금을 배치하고도 여유자금이 있다면 이제는 그 돈의 생명주기를 살펴봅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1년 후에 전세 인상금을 1,000만 원 정도 준비해야 한다면 이때는 주식이나 펀드 같은 위험자산에 배치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전자 할아버지라도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시장은 결코 내가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특정한 날에 반드시 써야 할 돈으로 투자를 하면 투자의 전투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시장이 폭락하기 시작하면 덜컥 겁부터 나게 됩니다. 이런 살 떨리는 돈으로 투자해서 큰돈을 벌려고 덤비면 대부분 비극으로 끝납니다. 물론 공부를 많이 하고, 운이 따라 살 떨리는 돈으로 투자했음에도 100% 뻥튀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과연 좋은 것일까요? 만약 살 떨리는 돈으로 성공해서 1,000만 원에 2,000만 원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내 예측이 정확했어. 그때 마이너스 통장이라도 만들어서 3,000만 원을 투자했으면 지금은 6,000만 원이 됐을 텐데, 아깝네" 하며 탐욕을 부릴 것입니다. 이렇게 탐욕으로 이글거리는 마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을 주식시장에서는 "호구"라고 부릅니다. 몇 번 흔들어주면 다 털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돈의 생명주기가 정해져 있는 돈은 그 기간에 맞고 원금이 보장되는 금융상품 이외에는 그 어떤 투자에도 발을 담그지 말아야 합니다.
포트폴리오 원칙 3. 여유자금 중에서도 50%는 남겨두라: 이렇게 자산을 배치한 뒤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1,000만 원 있다고 가정해보았습니다. 이 1,000만 원은 투자에 실패해 다 잃어버리더라도 속이 쓰릴 뿐이지 당장 생활이 막막해지거나 가정이 파탄 나지는 않습니다. 이제 그 1,000만 원을 다시 반으로 쪼갠 뒤 원칙을 하나 더 세웁니다. 투자는 완벽한 여유자금 중에서도 최대 50%만 하고, 나머지 50%는 현금성 자산에 포함시킵니다. 그러면 500만 원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500만 원은 언제라도 투자할 수 있는 총알이 됩니다. 이렇게 완전한 여유자금마저도 반을 안전한 자산에 배치하는 이유는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시장에서 내가 완전히 "갑"의 위치를 올라가기 위해서입니다.
천안함이 침몰하고 연평도가 포격당하고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주식시장은 순식간에 패닉에 빠졌습니다. 이와 같은 돌발상황에서 마음이 어땠나요? 만약 그때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에 있어서 평정심은 담력 있고 간이 크다고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합리적으로 짜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이를 실천한다면 개미의 한계를 극복할 교두보를 마련한 셈입니다.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 3. 시장의 게임 원리
주가는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라면 주식투자의 방법과 기술을 논하기 전에 주가가 무엇을 근거로 움직이고 어떻게 오르내리는지 핵심 원리만큼은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기능만 알고 원리를 모르면 돌발상황이 발생할 때 당황하게 되고 예측불허로 날뛰는 주식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핵심적인 원리 세 가지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주가는 기업실적을 먹고 움직인다: 주가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야 합니다. 주식시장에서 가치 있는 회사란 다름 아닌 돈을 잘 벌어오는 회사입니다. 주식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요인은 오직 "돈"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회사가 되었든, 청소년에게 해로운 중독성 강한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되었든 이런 문제는 주식시장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정말 나쁜 회사는 돈을 못 벌어오는 회사입니다.
주가는 기업실적이라는 연료를 먹고 달립니다. 주가가 움직이는 원동력은 기업실적이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올 수 있는 펀더멘탈, 즉 경제적 토양이 좋아야 합니다.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일단 경제 환경이 좋아야 합니다. 경기가 호황이고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져 물건을 많이 사줘야 기업실적이 올라가고 주가도 올라가게 됩니다. 반면 아무리 우량회사라도 경기가 침체되어 실업자가 늘어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기업실적이 예전만 못하게 되고 당연히 주가도 힘을 못 쓰게 됩니다. 따라서 경제 펀더멘탈을 살펴본 후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타이밍에 참여하고, 돈벌이가 시원찮을 것 같으면 빠져나오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은 하루가 멀다고 온갖 호재와 악재가 쏟아져 나옵니다. 주식투자자라면 그때마다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릴 테지만 그럴 때는 "그 원인에 의해 결과적으로 기업실적이 좋아질 것인가 나빠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이 질문에 애매한 답이 나오면 단기적인 영향으로 그치겠지만 분명한 이유와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주가는 기업실적이 말해주는 방향으로 크게 움직일 것입니다.
둘째, 주가는 미래의 가치를 보고 미리 움직인다: 주가가 기업실적에 따라 움직인다면 실적 발표가 있는 날 실적이 좋은 회사의 순서대로 주식을 사면 될까요? 주식투자가 이렇게 쉽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주식투자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맞춰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기업의 현재 모습이 아닌 알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을 보는 혜안이 있어야 주식투자로 돈을 벌게 됩니다. 물론 기업의 미래 모습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기업의 미래 모습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부족하다면 최소한 기업의 오늘 모습만 쳐다보고 오판하는 실수만큼은 피해야 합니다.
간혹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는 뉴스를 보거나 지인들로부터 "너만 알고 있으라"는 류의 정보를 접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기업에 거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투자를 하면 돈을 벌기보다 잃을 확률이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주가가 움직이는 핵심 원리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특정 회사의 주식에 투자할 때는 "이 기업이 얼마의 돈을 벌었는가"라는 오늘 확인된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이 기업이 앞으로 얼마를 더 벌 것인가"라는 미래의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또한 개인투자자에게 전달되는 정보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정보이고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되어 있다고 봐야합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어떤 기업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는 발표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그 기업의 실적은 이미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를 할 때는 항상 '다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기업상황이 오늘 최악이라면 주가 역시 최악이겠지만 미래가 오늘보다 좋아질 것이라 판단되면 최악이라도 매수해야 합니다. 또한 오늘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발표한 회사라면 주가는 이미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의문이 든다면 미련 없이 주식을 던져야 합니다. 미래가 오늘보다 더 좋다는 근거가 보이지 않으면 그때는 꺾여 내려갈 꼭짓점이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어떤 현상을 바라보든 "미래의 실적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까 나빠질까"라는 필터를 한번 거친 후에 판단하고 행동해야 뒷북치는 일이 없습니다. 펀더멘탈을 볼 때 "경기선행지수"를 주목해야 하고, 차트를 통해 기술적 분석을 해야 하는 이유도 주가가 이와 같은 선행적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결국 돈의 힘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기업의 이익이 많아지고 적어짐에 따라 주가가 얼마나 오르고 얼마나 내릴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경기가 회복되어 기업실적이 뚜렷이 좋아져도 이를 보고 최종적으로 돈이 움직여야 주가가 오르게 됩니다. 주가가 오를 만한 원인이 충분한데 시중에 돈이 부족하고 투자자들 주머니 사정이 시원찮으면 주가는 원래 가치보다 덜 오르게 됩니다. 반면 주가가 오를 만한 원인이 별로 없는데 금리가 너무 낮아 돈이 주식시장으로 피난 오게 되면, 주가는 주식의 원래 가치보다 더 많이 오르게 됩니다. 기업이익이 10% 성장했다고 주가가 10% 올라가고, 10% 감소했다고 주가가 10%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이익이 주가를 결정짓는 근본적인 원인이긴 하지만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최종적인 원인은 결국 돈의 힘에 의해서고, 주가의 방향을 정하는 것 역시 돈이 흘러가는 방향입니다. 따라서 돈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게임의 규칙을 모르고 게임에 임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면 기업실적에 영향을 주는 경제 펀더멘탈에 관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고 그 펀더멘탈에 반응하여 돈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식투자로 몰락한 사람은 무엇을 몰랐기 때문일까?
보기 싫은 현실도 직시하라: 주식투자를 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비이성적인 '편향' 중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보고 싶은 현실만 보려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직장인이 어느 날 현대자동차 주식을 1,000만 원어치 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이 본인 스스로 생각을 했건 어디서 무슨 말을 들었건 현대자동차 주식을 샀던 이유는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투자자는 향후 경제상황이 변할 때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적절히 판단하게 될까요? 당연히 그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편향'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경제 신문에서 경제지표를 볼 때조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고 싶은 뉴스만 보려 하고 보기 싫은 사실은 애써 외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주식시장에서 실패하는 지름길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보고 싶은 것'을 보려 하기보다 모든 상황을 보이는 그대로 봐야 합니다. 시장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대세상승인줄 알고 주식시장에 뛰어 들었는데 그때부터 꼭지가 될 수 있고, 현대자동차가 주도주인줄 알았는데 LG전자가 주도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오를 줄 알고 1년 동안 애지중지 들고 있었는데 대세하락의 신호가 보인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내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예측이나 판단이 틀렸다고 해서 내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것도 아닙니다. 바다를 항해할 때는 시시각각 물길이 바뀌고 풍향이 바뀌기 마련입니다. 북동쪽으로 키를 잡고 항해를 하다가도 폭풍이 몰려오고 물살이 거칠어지면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보이는 것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투자자는 시장에 순응해야 함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