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무엇인가
데이비드 크루거 외 지음 | 시아출판사
돈이란 무엇인가
데이비드 크루거 지음
시아출판사 / 2011년 3월 / 328쪽 / 14,500원
Part 1 돈이란 무엇일까?돈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라
돈, 돈, 널린 게 돈: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50년간 미국에서는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미국인들이 점점 더 부유해진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20세기 후반 미국에서 창출된 부는 지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액수를 자랑했다.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미국의 빈곤층은 1950년대 중산층보다 더 높은 삶의 질을 영위했다. 가난한 사람도 예전보다 더 큰 집에 살면서 좋은 차를 타고 다녔고, 생필품을 보다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어떤 부의 잣대를 사용하더라도, 결론은 하나였다. 삶이 점점 더 윤택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윤택한 생활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물질이 풍부해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저축률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부채율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1년 미국인들의 소비자부채는 1조 7,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시중에 풀린 미국 달러의 거의 세 배에 달하는 액수였다. 더불어 개인 파산율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2008년의 상황은 최악에 다다랐다. 기업 스캔들, 부실 채권, 부동산시장의 붕괴, 범세계적인 인구 이동으로 인해 역사상 최초로 진정한 의미의 국제 금융 위기가 닥쳤다. 그리고 상승세를 타던 미국의 상황은 완전히 끝났다.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어마어마한 경제적 발전을 거뒀지만, 그동안 모은 것은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이와 동시에 우리의 행복도 재정 상태와 함께 타버리듯 정신 건강은 피폐해졌다. 1957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아주 행복하다'고 평가하는 미국인의 수는 지속적인 감소해 왔다. 육체적인 건강, 다른 사람과의 친밀감, 공동체에서 보내는 시간 등 윤택한 삶의 지표를 보면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많은 돈을 가질수록, 더 많은 재정적인 문제에 처하게 되다니 말이다. 아무래도 돈을 많이 벌수록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우리의 행동은 논리와 거리가 멀어지는 모양이다. 그래서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써버리고, 결국에는 싸우고 소송에 휘말리고 심지어는 이혼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신용사기나 횡령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혹은 도박에 빠져 쪽박을 차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돈 때문에 불행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면서 건강과 가족, 심지어는 생존마저 위협을 받는다.
우리는 왜 그러는 걸까? 분명 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나쁜 일이 생기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인가? 행복과 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방법은 있다. 돈이라는 지뢰밭에도 길은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행복과 만족감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성공을 포기하지 않고도 부를 쌓고, 돈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우리에게 중요한 건강, 행복, 가족, 친구, 직업 등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 어느 한 부분도 희생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 길을 찾는 작업은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돈이란 무엇인가?
돈이냐 행복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행복보다 돈: 『웰빙: 쾌락 심리학의 기초』라는 책에 소개된 '돈과 행복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외모와 지능의 연관성'과 마찬가지로 돈과 행복의 연관성이 약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그렇다면 행복과 가장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결혼이다. 그렇다면 결혼생활을 통해서 행복을 얻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금전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결혼 후에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 삶에 대한 열의, 운동, 영적 생활도 역시 돈을 좇는 동안 우리가 놓치는 것들이다. 부를 축적하여 행복해지려는 우리의 노력은 오히려 행복을 쫓아내고 공포, 시기, 탐욕, 수치를 불러온다.
돈, 돈, 또 다른 목적…: 우리의 가족, 건강, 행복을 돈과 바꾸겠냐는 질문에 우리는 거의 항상 자동적으로 "아니요!"라고 답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왜 그럴까? 왜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돈과 바꾸는 것일까? 바로 돈이 두 가지 언어를 말한다는 데에 그 해답이 있다. 첫 번째 언어는 덧셈과 뺄셈과 같은 아주 간단한 산수이다. 당신은 돈을 소유하고, 지출하고, 벌고, 저축한다. 명확한 대차대조표, 가계부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숫자이다. 지극히 단순하다. 그러나 돈은 그 밖에 또 다른 언어, 비밀의 언어를 사용한다.
재정적인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돈을 사용하는 습관과 행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다른 목적이라 하면 기분 전환, 자신감 회복, 상대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 경쟁을 위한 도구 등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목적으로 우리가 돈과 상호관계를 맺는 동안 돈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되며, 이 과정에서 돈이 지닌 의미가 서로 상충하는 경우도 있다.
돈은 우리가 세상과 자신을 보는 일종의 렌즈이며, 우리의 희망과 두려움을 반영하는 프리즘이다. 우리가 렌즈에 가까이 갈수록 렌즈는 우리가 원하는 자아, 혹은 부인하는 자아를 보여주는 거울이 된다. 즉, 돈이 말하는 비밀의 언어가 자아진술서가 되는 셈이다. 자아진술서란 자신의 경험과 관점을 보여주는 독특하고 개인적인 수단이다. 한 예로 행동과 말은 개인의 신념과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아진술서이다. 가치, 자신감, 기회, 장애물, 욕망, 경쟁 등의 측면에서 돈 역시 자아진술서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돈에 대한 생각과 경험 혹은 돈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시적 소비는 빨간색 스포츠카를 사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도시 한복판을 달리는 것이다. 혹은 중년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 빨간색 스포츠카를 사서 타고 이혼한 부인 집에 가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당신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우리는 돈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우리가 되고 싶은 자아상, 혹은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자아상을 본다. 돈은 우리가 꿈꾸고 갈망하는 것과 우리가 두려워하고 부족함을 느끼는 것을 반영하는 일인이역을 한다. 돈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보는 자신의 모습이 좋을 수도, 혹은 싫을 수도 있다. 그 결과에 따라서 우리는 돈을 갈망하며 탐하기도 하고, 멸시하며 냉대하기도 한다. 혹은 이 네 가지 모두를 동시에 하기도 한다. 돈은 로르샤흐 테스트의 이미지와 같다. 불규칙한 잉크 반점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우리의 해석은 개개인의 공상만큼이나 다양해진다.
Part 2 돈과 당신의 이야기우리는 버블을 사랑한다
프레이밍 효과: 당신이 심각한 병에 걸려서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라고 상상해보자. 이때 의사가 당신에게 두 가지 실현 가능한 선택을 제시한다. 첫째, A를 선택하면 1년 내에 죽을 확률이 32%이다. 둘째, B를 선택하면 1년 이상 살 수 있는 가능성이 68%이다. A와 B 중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대부분의 환자들이 B를 택하고, 의사도 75%는 B를 택한다. 하지만 A나 B나 결국에는 같은 내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랍지 않은가? 이 실험을 통해서 프레이밍 효과와 어떤 질문이나 상황이 주어졌을 때 우리의 비논리적인 사고방식을 알 수 있다.
프레이밍 효과는 재정 시나리오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베스라는 고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20달러짜리 전기 믹서기를 5달러 할인된 가격에 사기 위해서 10마일이나 운전해 갔으며, 25%나 할인을 받았다고 좋아했다. 며칠 후에는 계속 사고 싶었던 200달러짜리 코트가 15블록 떨어진 상점에서 19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겨우 5% 할인받겠다고 거기까지 갈 생각은 없다며 마음을 접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5달러 아끼려고 10마일을 운전해 갔으면서, 이번에는 10달러를 아낄 수 있는데 10마일은커녕 1마일도 가지 못하겠다는 말인가? 액수가 아닌 퍼센트를 기준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베스가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프레이밍 효과는 같은 액수의 돈을 출처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대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논리적으로 1달러는 1달러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1달러를 얻었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소비한다. 예를 들어 도박이나 예상치 못한 보너스, 세금 환급 등 '거저 얻은 돈'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으로 생각하는 탓에 월급이나 저축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돈을 써버린다.
프레이밍 효과를 극복하려면 각각의 소비나 투자 결정을 돈의 출처와는 별개로 하나의 독립된 선택으로 간주하라.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라. "만약 월급으로 이것을 사야 한다면, 그래도 그것을 사겠는가?" "통장을 깨서 사야한대도?" 생각할 때에는 더 멀리 보라. "내일도 오늘처럼 이 결정에 대해 스스로 만족할까? 시간이 지나도 후회하지 않을까?"
낙관주의 오류: 1990년 미국 주식 시장에서 인터넷 회사인 AOL의 주가가 치솟았다. 당시 주가 총액은 지구상 인구의 3배에 달하는 180억 명이 인터넷에 가입해야만 AOL이 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이는 '낙관주의 오류'의 대표적인 예이다. 낙관주의 오류는 향수 편향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하나는 과거를 부풀리고, 다른 하나는 미래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부풀려서 잠재하고 있는 부정적 결과물과 경고 신호를 최소화한다. 예를 들어, 한 분야에서(여기에서는 의학이라고 하자) 놀라운 성공을 거둔 사람은 그 분야에서 자신이 지닌 전문성을 다른 분야(주식 투자 등)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의사의 이웃이 최근 투자 업계에 취직을 했다. 그 이웃과 이야기하던 중에 의사는 은광 산업에 2만 5,000달러를 투자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투자 내용도 괜찮은 것 같고, 또 자주 얼굴을 보고 지내는 이웃이었기에 괜찮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틀렸다. 그가 투자한 은광에서 반짝이는 것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그 이웃은 이혼을 한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
더불어 낙관주의 오류는 부정적인 가능성을 최소화시킨다. 성공 가능성과 실패 가능성을 더하면 100%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100 - 성공 가능성 = 실패 가능성'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계속해서 투자를 하거나 도박을 하며, 점점 파산의 늪으로 빠져든다.
낙관주의 오류를 극복하려면 당신이 보지 못하는 영역을 점검하라. 현실적인 근거 없이 기대하고 있는 패턴이 있는지 확인하라. 예를 들어, 룰렛이 빨간색 칸에 연달아 네 번 멈춘 경우, 다섯 번째에도 빨간색 칸에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러나 논리적으로 보면 다섯 번째에 빨간색 칸에 멈출 확률은 50:50이다.
당신에게 지름신이 강림할 때
강박 소비 사이클: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이유로 돈을 지출한다. 외로움, 공허함, 불안함을 달래거나 자신의 권력이나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서 돈을 지출한다. 문제는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해서 돈을 썼지만 헛수고였다. 쇼핑으로 긴장을 풀고 나면 곧이어 카드 대금에 대한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그래서 방금 쌓인 스트레스를 풀러 다시 쇼핑하러 가는 이들도 있다. 샤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정해진 일련의 단계를 밟았고, 각 단계에는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었다.
불안 > 조준 > 압박 > 정당화 > 불안
- 불안: 흔들리는 관계, 불안감, 공허함은 무언가 보이는 것을 손에 쥐고 싶은 욕구를 부채질한다.- 조준: 욕구의 범위를 좁혀서, 새 원피스와 같은 한 가지에 집중한다.
- 압박: 내재하고 있는 욕구가 커지면서 우리는 한곳에 집중하고, 결국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에게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 사려는 물건이 실용적인지, 잠시 쉬면서 생각을 해야 하는 건지 까맣게 잊게 된다.- 정당화: 비논리적인 우리의 행동을 상황에 맞는 이야기로 꾸며서 짜깁기한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만약 내가 지금 당장 이것을 사지 않으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거야." 혹은 "난 이 상품을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는 이것을 가질 만한 자격이 충분해."- 불안: 현실은 죄책감, 수치심의 형태로 등장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나타난 재정적인 결과가 부정적이더라도 어떻게든 손을 써야 한다. 신용카드 청구서가 날아오고, 그럼 당신이 무엇을 샀는지 배우자가 알게 되고, 당신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돈을 빌려야 한다.
구매의 진정한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하며, 불안감이 되살아나면 액수를 키워서 더 비싼 물건을 사게 된다. 처음에는 어쩌다가 충동적으로 쇼핑을 하지만, 나중에는 충동의 노예가 되어 쇼핑몰에 살다시피 하는 이들도 있다. 결국 충동구매가 강박 쇼핑으로 진화한다. 충동구매는 돈을 쓰고 싶은 욕구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 패턴이다. 전형적으로 자신의 돈으로는 살 수 없거나, 애초에 구매 계획이 없었거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때로는 정말로 원하는 것을 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우울함을 느낄 때 또는 친밀감을 위해서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의 경우, 이들은 쇼핑에 중독된 수준이며 일종의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다.
소비가 통제를 벗어났을 때, 우리는 일종의 의식을 통해서 선을 그으려고 시도한다. 신용카드를 자르고,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도액을 정해놓는 등 이런 노력이 당신의 소비를 통제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 곧바로 당신의 감정이 그 자리를 꿰차는 것이 문제다. 그러므로 진정한 해결책은 감정 자체를 다루고, 당신이 떨쳐내려는 문제 아래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돈의 속임수: 경제지 《머니》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0%는 배우자에게 구매 가격을 상습적으로 속인다고 답했고, 6명 중 1명은 구매 사실 자체를 숨기는 일이 잦다고 했다. 여성은 의류나 선물 가격을 속이고, 남성은 기계나 운동경기 입장권 가격을 속인다. 특히 남성은 본인을 위한 소비를 숨기는 경향이 있고, 여성은 자녀를 위해 목돈을 지출한 경우 이를 숨기는 경향이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응답자의 44%는 배우자 몰래 돈에 대한 비밀을 만드는 것이 적어도 특정 상황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거의 4명 중에 3명꼴인 71%는 배우자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고 고백했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배우자를 속인다고 답했다. 이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자기기만이나 책임회피에 대해 상대방으로부터 비난 받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그러다보면 혼란이 찾아오기도 한다. 배우자의 불평을 듣지 않으려고, 분노 등으로 자신의 책임을 가리려는 이들도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29%는 자신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 친구나 가족을 상습적으로 속인다고 답했다. 즉, 이들의 생활 일부가 거짓인 것이다.
돈의 속임수에서 나타나는 반전을 살펴보면, 남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거짓된 행동을 숨기려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돈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종종 자신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다. 앞에서 언급했던 《머니》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 3명 중 1명, 약 36%는 오랫동안 자신의 재정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명 중 1명은 재정전문가와의 만남을 피하고, 통장이나 청구서를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런 행동의 이유는 모두 동일하다. 돈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10명 중 1명 이상, 약 13%는 고지서를 받은 후에도 납부를 미룬다. 그것도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현실에 직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