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는 종교다
마크 스티븐스 지음 | 프리윌
부는 종교다
마크 스티븐스 지음
프리윌 / 2010년 5월 / 242쪽 / 12,000원
에피파니 The Epiphany
마이더스의 손, 빌 사이먼7월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그때 나는 전직 재무장관인 빌 사이먼과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빌 사이먼은 뉴저지 주 패터슨에서 어느 보험회사 고위 간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유니언증권사'에 입사했다. 그 후로 사이먼은 '위든 앤 컴퍼니사'의 부사장을 지냈고, 월스트리트에 진출해 주 정부와 '살로몬 브러더스사'의 지방채 관리 부서를 대표하는 책임자로 임명되는 등 이름을 크게 날렸다. 빌 사이먼의 화려한 경력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1974년 5월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그를 제63대 미국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그 다음으로 제럴드 포드 대통령도 그를 재무장관으로 재임명하여 1977년까지 장관직에 머물렀다. 훗날 재무장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레이먼드 챔버스라는 회계사와 손잡고 '웨스레이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는 이런저런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이먼의 인생을 보면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칭찬이 무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투자의 귀재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돈을 사치품을 사거나 그런 생활을 누리는 데 탕진하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에 쓸 줄 아는 지혜와 결단력, 자신감을 두루 갖춘 인물이었다.
다시 7월의 어느 무더운 여름날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맨해튼에 있는 빌 사이먼의 사무실에서 더위와 싸우며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느라 머리를 짜내고 있었다. 우리가 한창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고 있는데 사이먼의 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아이는 롱아일랜드 사우샘프턴에서 여름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처음에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아빠와 딸의 다정한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나 갑자기 사이먼의 목소리가 달라지더니 전화 통화하는 분위기가 험상궂게 변했다.
미국 최대의 부를 쌓아 올린 그가 노발대발한 이유는 정말 단순했다. 요금이 저렴한 소형 버스가 있는데도 딸아이가 비싼 요금을 주고 사우샘프턴에서 맨해튼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는 것이었다. 그는 딸에게 '너는 어쩌면 그렇게 돈이 아까운 줄 모르느냐?'며 사정없이 나무라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사람인 그가 사랑하는 딸아이가 버스가 아닌 택시를 탔다는 이유 때문에 그토록 화를 낸 것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경제계의 거물이라 할 만한 사람이 단지 교통비로 2백 달러 넘게 썼다는 이유로 자녀를 그토록 호되게 나무란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사람이 자신이 죽기 2년 전에는 무려 3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에이즈환자 호스피스 병동과 저소득층 자녀 교육 지원을 위해 사회에 환원한 것을 생각하면 또 한 번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부의 종교의 8가지 교리
17세기의 철학자인 존 로크는 '태어날 때 인간의 정신은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하얀 백지와 같은 상태이며, 부모나 교사 등의 주변 사람들이 주입시키는 것, 즉 자신이 보고 듣고 배우고 읽은 것에 따라 사고의 틀이 형성된다'는 '백지설'을 주장했다. 그렇다. 이러한 외부 자극은 그 사람의 인격뿐만 아니라 돈을 제대로 관리하는, 혹은 잘못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어린 아이의 정신은 백지 상태와 같지만 성인이 되면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된 여러 가지 지식과 사상으로 채워져 간다. 돈을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모나 책, 뉴스 보도, 전문가들의 의견 등 아마 다양한 정보를 접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부의 종교를 받아들이기로 작정했다면, 현재 자신의 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이든 간에 기존에 접했던 모든 정보들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서 더 이상 신경쓰지 말라는 얘기다. 이제부터는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부를 인식하며 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어떤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전략은 수백, 수천 가지가 넘지만 그것들은 모두가 셈하는 방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숫자, 즉 수익과 퍼센트를 잘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명한 회사들 역시 결국 셈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잘 알려진 부자가 되는 방법과 부의 종교의 방법을 비교해보면, 후자는 셈을 하기 전에 먼
저 자신이 추구하는 관련 가치를 잘 따져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숫자로 표현되는 돈의 액수보다는 아래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잘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돈의 가능성과 한계점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인생의 가치, 즉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은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에서 자존감은 어떤 역할을 하며, 그 자존감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킬 것인가?
남부럽지 않게 풍족하고 자유로운 삶을 즐기기 위해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 또는 앞으로 얻게 될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이런 사항들을 곰곰이 따져보면 지금까지의 안일한 관념을 버리고 앞으로 돈을 모을 방법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부의 종교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온전히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부의 종교가 제시하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기존에 믿고 있던 부자가 되는 방법이나 자산을 보호하는 방법은 대개 적절하지 않거나 천편일률적인 시각에 근거를 둔 오류로서, 정말로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 재정 관리 문제에서 믿고 따를 수 있는 철학이나 원칙이 없으면 결국 수학적 계산에만 의존하게 되어 현실적으로 오류투성이인 투자 원리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식으로 돈을 관리하면 장사꾼들의 잇속만 채워줄 뿐, 정작 자신의 부를 쌓는 데는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다.
{{부는 종교다
}}많은 사람들이 부를 추구하는 것을 하나의 종교처럼 생각해보기는커녕, 돈이란 그저 숫자와 장부 그리고 예산을 세우는 것에만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은 돈과 인생의 연관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서 생기는 오류이다. 물론 뮤추얼 펀드의 변동 차트를 보면 향후 특정 기간에 주식이나 펀드가 어떤 변동을 보일지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실제로 우리 인생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 자료들은 사람들이 돈에 대한 가치철학을 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런 차트에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부의 종교는 우리가 돈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해주고, 관리하는 요령을 새롭게 해주어 우리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켜준다. 이와 같이 부의 종교를 받아들여 진정한 부자가 되려면 우선 아래에 제시된 8가지 교리를 기억해야 한다.
1. 돈은 단지 교환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인생의 흐름을 좌우하는 매개체이다.
2. 부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다.
3. 돈 씀씀이는 항상 자기가 가진 것의 범위를 넘지 말아야 한다.
4. 앞으로 여유롭게 사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습관적으로 빚을 지는 상태로는 불가능하다.5.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돈이다.
6. 진정한 부자란 본인이나 가족, 친지 등이 간절히 돈을 필요로 할 때 주저 없이 수표를 발행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7. 소비란 앞으로 가치가 떨어질 자산을 구매하는 것이고, 투자란 앞으로 잠재적 자산 가치가 높아질 자산을 구매하는 것이다.
8. 개인의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는 성과는 바로 정신적, 정서적, 영적, 사회적 만족을 누리는 것이며, 부는 그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비전 The Vision
아버지와 슬림 아저씨
나에게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경이로운 시간이라고 추억할 만한 사건이 있다. 그때 우리 가족은 뉴욕 주 퀸즈라는 곳에 살았는데, 어느 날 저녁 이웃에 사는 슬림 아저씨가 찾아와서 그동안 운영하던 드라이클리닝 가게를 1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가격에 팔았다고 자랑을 했다. 슬림 아저씨는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편이었으며 붉은색 머리를 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그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아버지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고, 똑똑한 데다 기백이 넘치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었다. 또 주변 사람들을 쉽게 제압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 우리 가족은 꼬리를 물고 날아드는 각종 고지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아버지는 자신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는 옆집 남자가 하루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갖게 되었다는 엄청난 소식을 말없이 듣고만 있었다. 퀸즈 지역에 사는 중산층 사람들에게 100만 달러는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아버지는 슬림 아저씨를 축하하기 위해 정말 잘된 일이라는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지만, 나는 아버지의 눈빛에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왜 나에게는 저런 행운이 오지 않은 거지? 나는 지금 빈털터리인데 슬림은 백만장자가 됐어. 덩치로 보면 내가 두 배는 더 큰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그때 아버지는 비닐 제조공장의 판매담당 부사장이었다. 남부럽지 않은 번듯한 사무실도 있고, 영국인 비서도 두었고, 한도가 없는 회사카드에, 이탈리아산 울 소재의 고급 양복도 입고 있었다. 아버지는 매일 오랜 시간 근무했고, 전 세계 구매자들을 찾아다니며 앨범용 비닐 속지를 판매했다. 그런 몇몇 요소들이 아버지가 꽤 잘 나가는 사업가라는 착각이 들게 만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슬림 아저씨가 부의 종교를 믿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아버지의 관점에서 볼 때, 매일 허름한 카키색 작업복에 땀으로 얼룩진 짧은 소매 셔츠 차림으로 일하는 슬림 아저씨는 부자가 될 가망성이 전혀 없는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슬림 아저씨의 드라이클리닝 가게는 브루클린과 브롱스 거리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에 있는 다 쓰러져 가는 허름한 건물이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다 쓰고, 또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다 쓰는 동안 슬림 아저씨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슬림 아저씨가 한 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자기 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해 꾸준히 저축했다.
그렇게 모은 돈을 년 단위로 사업에 재투자했다.
지출은 가급적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했다.
분에 넘치는 생활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절대로 남에게 빚을 지지 않았다.
만약을 대비해서 항상 차선책을 마련해두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날 나는 인생과 돈 문제 사이의 복잡 미묘한 원리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당시 40세였던 아버지는 빚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고, 그 때문에 결국 얼마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지가 빚에 허덕이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백만장자가 된 슬림 아저씨를 부러워하는 동안, 슬림 아저씨는 이제 오랫동안 계획해온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뉴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멋진 농장을 사서 여생을 편하게 보낼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날 나는 어렴풋하지만 새로운 비전, 즉 부의 종교가 지닌 놀라운 힘을 보았다. 특히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문득 아버지를 본 순간 그 점은 더욱 선명해졌다. 아버지는 담배를 물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주차장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자기 인생에서 자부심이자 긍지라고 믿었던 것들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버지는 사교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별 생각 없이 돈을 벌고 썼기 때문에 뒤늦게 고민해도 아무런 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고 대책을 세울 만한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이미 아버지는 그동안의 무모한 지출과 과도한 빚 때문에 건강이 많이 나빠진 상태였다. 아버지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백지 상태였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부의 종교가 얼마나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부의 종교는 진정한 의미의 부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행동들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그리고 부의 종교는 각자의 정신에 큰 영향을 주어 살아가는 방식 전체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지금 자신의 나이가 얼마이든지 간에 부의 종교를 받아들이기에 너무 늦었다고 후회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바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누구나 부의 종교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삶이 전적으로 달라진다. 아마 당신이 지금까지 상상해온 크고 작은 성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부를 축적하고 보유하여 즐기게 될 것이다. 이 종교를 받아들이는 첫 걸음은 바로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나 편견을 깨끗이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기존의 방법들은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묘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부의 종교는 시대를 초월하는 원칙으로 당신을 더욱 지혜롭고 풍요롭게 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 The Invisible
샘 아저씨의 가르침
나는 고등학교 시절, 뉴욕시 퀸즈에 있는 '베이 테라스 커피숍'에서 웨이터의 조수로 일한 적이 있다. 나로서는 그곳에서 일한 것이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특히 커피숍 주인이었던 샘 아저씨는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었지만, 인생과 돈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 스승이었다. 샘 아저씨의 지식은 대부분 체험을 통해 터득한 현실적인 것들이었다. 샘 아저씨는 나에게 현실에 부딪히는 여러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커피숍에 출근해서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커다란 냉장고에 들어가 작은 종이컵에 양배추샐러드를 가득 채우는 일이었다. 하루는 샘 아저씨가 냉장고에 들어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마크, 넌 정말 열심히 일하는구나. 아주 마음에 들어. 요즘 아이들은 어지간해서는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하는데. 너를 보면 예전의 내 모습이 생각나거든. 그래서 너를 보면 뭐든 가르쳐주고 싶어. 지금은 아저씨를 잘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면 알게 될 거야. 그러니 아저씨 말을 잘 들어봐."
나는 일손을 멈추고, 이번에는 아저씨가 어떤 이야기를 해 줄까 하는 기대감으로 샘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정작 아저씨가 꺼낸 이야기는 내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인생을 살면서 네가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가는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그것보단 네가 얼마나 모으느냐가 더 중요하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샘 아저씨의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그 말에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일단 돈을 많이 벌어야 모으고 말고 할 것 아닌가? … 난 본격적으로 돈을 벌게 되면 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아. 벌어서 그냥 모을 거라면 돈을 버는 게 무슨 소용이야? 돈은 필요한 데 쓰라고 버는 것 아닌가? 나는 돈을 실컷 써 보고 싶어. 스포츠카도 사고, 멋진 집도 사고, 퀸즈에 있는 부모님의 허름한 집도 바꿔주고 싶어. 그 비좁은 아파트는 정말 싫어. 난 원하는 건 모두 갖고 싶어. 돈을 벌어서 하나씩 다 가질 거야!"
그날 샘 아저씨의 말은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나는 아저씨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 후, 갑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엄마와 나, 여동생에게 남겨진 유산은 고작 84달러였다. 그제야 샘 아저씨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또 그 후 사회생활을 통해 한때 부자였던 사람과 한때 돈이 없어서 죽도록 고생해본 사람, 경제적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 등을 모두 만나보고 나서야 비로소 샘 아저씨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샘 아저씨의 말은 스크루지 같은 구두쇠가 되거나 물질적 만족을 거부하는 금욕주의자가 되라는 뜻이 아니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바로 부의 종교의 핵심 교리, 즉 정말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그런 경우를 위해 따로 돈을 모아둬야 한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