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네 기둥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 굿모닝북스
투자의 네 기둥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굿모닝북스 / 2009년 7월 / 368쪽 / 14,800원
첫 번째 기둥 - 투자 이론
용기가 없으면 영광도 없다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주식시장은 합리적으로 움직입니까?" 그 답은 전적으로 시간의 지평을 얼마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 주식시장을 보면 주가가 그야말로 순간적으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는 게 결코 제 정신을 가진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나서 관찰해보면, 어떤 흐름이나 규칙적인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또 수십 년간의 시장 흐름을 분석해보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느낌마저 드는데,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률과 리스크의 관계다. 즉 더 높은 수익률을 가진 자산은 그만큼 배짱이 필요한 리스크를 수반하고, 반면 안전한 자산은 십중팔구 낮은 수익률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력 없는 기업의 주식은 매력적인 기업의 주식보다 반드시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하고, 똑같은 이유로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저개발 국가의 수익률은 선진국보다 높아야 한다. 이 장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적, 경제적으로 전망이 밝아 보일 때는 수익률이 매우 낮고, 모든 전망이 한결같이 어두울 때가 수익률이 가장 높다. 둘째, 위험 자산은 보유 기간을 길게 가져갈수록 손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셋째,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 수익률이 뛰어나다는 사실에 너무 현혹되지 말라. 역사적으로 과거 미국은 투자하기에 위험한 나라였던 시기가 더 많았고, 20세기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은 이를 반영한 것이다. 즉 이제 미국 주식은 보다 "확실한 자산"이 됐고, 따라서 주가도 올랐으며, 당연히 미래의 수익률은 불가피하게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다.
야수를 길들이기역사적으로 수익률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는 매우 중요한 자료지만, 자칫 잘못된 결론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신중한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의 미래 수익률을 추정하면서 단순히 과거의 수익률 자료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보다 정확한 계산 방법을 활용한다. 피셔가 금융 분야에 남긴 위대한 업적인 "배당할인모델(DDM, discounted dividend model)"은 투자자들이 과거의 수익률 자료만으로 주식과 채권의 기대 수익률을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장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요 자산의 장기적인 미래 수익률을 추정하는 능력은 개인투자자가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투자 기술이다. 둘째, 주식이든 채권이든 그것이 가져다주는 미래 소득만큼만 가치가 있는데, 이 소득 흐름은 지금 당장 지급받는 소득에 비해 가치가 적으므로 반드시 현재가치로 할인해야 한다. 셋째, 소득을 할인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DR)은 자산 가치와 역의 관계를 갖는다. 즉 할인율이 높을수록 자산 가치는 낮아진다. 넷째, DR은 자산의 기대 수익률과 같다. 따라서 리스크가 높을수록 DR, 즉 기대 수익률도 높아진다. 다섯째, 장기적으로 자산의 DR, 즉 기대 수익률은 배당 수익률과 성장률을 합친 것과 개략적으로 일치한다. 즉 현재 주가가 높고 배당 수익률이 낮다면, 앞으로의 수익률은 지금까지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여섯째,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적어도 20년 이상의 장기 수익률에만 해당된다. 왜냐하면 단기적인 자산의 수익률은 전적으로 투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될 수 있으며,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곱째, 21세기에는 주식 수익률과 채권 수익률이 비슷해질 것이다. 이 말은 아무리 공격적인 투자자라 하더라도 주식 투자 비중을 80% 이하로 가져가야 한다는 의미다.
시장은 당신보다 똑똑하다아마도 "그래, 지금까지의 설명에도 일리는 있어. 향후 시장 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지. 왜냐하면 나는 시장을 앞서갈 수 있거든. 나 혼자 힘만으로 안 된다면 그런 능력이 있는 펀드매니저나 투자자문가, 증권 브로커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해"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잠시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신은 지금 "랜덤공화국(Randomovia)"에 살고 있다. 만물이 풍성한 열대지방에 있는 이 나라는 초고속 인터넷까지 깔려있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단지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침팬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랜덤공화국에서는 침팬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이들에게 멋진 옷을 입힌 다음 근사한 사무실까지 갖춰주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도록 한다. 그런데 침팬지들은 질투심이 워낙 강해 사람들은 포트폴리오 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그리고 알다시피 침팬지들은 다트 놀이를 무척 좋아하고, 그러다보니 신문의 주식면을 향해 다트를 던져 투자할 종목을 선정한다. 이제 랜덤공화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기간을 두고 관찰해보면 운이 좋아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침팬지들을 발견할 것이다. ②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을 선정한 적이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 수익률에서 꼴찌를 했던 침팬지가 내년에는 1등을 할 수도 있다. ③ 랜덤공화국에서는 침팬지만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으므로, 모든 침팬지의 평균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과 동일하다.
따라서 어떤 침팬지가 시장 수익률을 능가할 가능성은 50% 수준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랜덤공화국에서는 투자 포트폴리오 운영비용을 내야 하는데, 매년 자산가액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이 부과된다. 어느 해든 2%의 운영비용이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2%의 비용 부담으로 인해 매년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침팬지는 전체의 50%가 아니라 40%에 불과하게 된다. 이렇게 20년이 흘러가면 2%의 비용을 부담한 뒤에도 시장 수익률을 능가한 침팬지는 열 마리 가운데 한 마리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길 침팬지를 고를 확률은 10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면 이제 매우 슬픈 소식을 전할 차례다. 지난 수십 년간 금융경제학자들이 다양한 투자 전문가들이 거둔 수익률을 수집해 연구한 결과 내린 결론은 딱 한 가지, 다음과 같다. '랜덤공화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시장은 냉혹할 정도로 효율적이라, 제아무리 현명한 개별 참여자보다도 더 똑똑하다. 따라서 정확한 종목 선정이나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려고 애쓰는 것은 아주 위험하며 궁극적으로는 쓸데없는 짓이다. 한편 시장의 무서운 힘을 길들이는 방법은 인덱스 투자를 통해 시장 전체를 보유하는 것이다.
완벽한 포트폴리오지금까지 배운 내용들을 하나씩 정리해보자. ① 리스크와 수익률은 불가분의 관계다.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리스크가 높은 자산, 가령 주식 같은 투자 상품을 매수해야 한다. ② 당신은 시장을 이길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지는 말라. 다른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③ 아무도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 당신이든 누구든 마찬가지다. 케인즈가 말했듯이,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손실의 고통을 불평 없이 맞이하라. 그게 주식을 가진 자의 의무다. ④ 주식을 몇 종목만 보유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평균적으로 볼 때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바보 같은 짓이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이제 확실히 이해했을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반드시 시장 전체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부터 공부해야 할 내용은, 주식 투자의 비중을 얼마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시장'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인데, 이 두 가지 문제, 즉 당신의 전 재산 가운데 얼마를 주식에 투자할 것인지, 또 서로 다른 여러 유형의 주식에 얼마씩 자산을 배분할 것인지가 '자산배분'의 핵심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포트폴리오가 앞으로 최고의 수익률을 올려줄지 예측할 수 있을까? 물론 없다. 그렇게 하려면 앞으로 어떤 자산이 어떻게 움직일지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마치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 장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거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미래의 포트폴리오가 거둘 성과를 아주 희미하게 비춰줄 뿐이다. 그러므로 지난 10년 혹은 20년간의 자료를 기초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서는 안 된다. 둘째,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자산 배분을 위해서는 리스크와 시장 평균과의 수익률 오차, 포트폴리오의 복잡성을 스스로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자산 배분 결정은 위험 자산(주식)과 무위험 자산(단기 채권 및 CD, MMF) 간의 투자 비중을 정하는 것이다. 넷째, 기본적으로 분산 투자해야 할 주식 자산은 해외 주식과 REITs(부동산 투자신탁)인데, 해외 주식은 주식 투자의 40% 미만으로 해야 하고, REITs는 15% 미만이라야 한다. 다섯째, 소형주와 가치주, 귀금속 관련주 투자는 해볼 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앞으로 최고의 성과를 가져다줄지 미리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윌셔 5000(Wilshire 5000)처럼 범위가 넓은 인덱스에 투자하고, 소형주나 외국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이 신중한 포트폴리오 구성의 한 방법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나이와 경제 환경이 양호하고, 수익률 오차(시장 평균 수익률과의 차이)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면, 소형 가치주, REITs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도 있다.
두 번째 기둥 - 투자 역사
이상 과열 : 광기의 역사투자의 네 가지 핵심 영역 중,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지식을 결여했을 경우 가장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가까운 예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주역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발생했던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무시했고, 결국 1998년에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파국 직전으로 몰고 갔다. 학자들이 좋아하는 논쟁거리 가운데 하나는 역사의 추진 동력이 과연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것이 출현해 발전해 나가는 것인지에 관한 문제인데, 투자의 세계에서는 이것이 전혀 논쟁거리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의 똑같은 양태의 투지 광풍이 한 세대에 한 번씩 정확하게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한바탕 소용돌이가 휩쓸고 지나간 다음의 모습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이것 역시도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 다음 사례를 보자. 1687년 뉴잉글랜드의 선장 윌리엄 핍스가 침몰한 스페인 해적선에서 32톤의 은을 건져 올렸고, 이는 자신은 물론 선원들과 자신의 황당한 꿈을 믿어준 후원자들 모두를 큰 부자로 만들어 주었는데, 이 사건은 투자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래서 오래지 않아 특허를 얻은 신종 '수중탐사 장비'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수중탐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주식을 발행했다. 특허 장비는 거의 대부분 쓸모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와는 관계없이 해당 장비를 사용하는 수중탐사 회사들의 주가를 띄우는 데는 한몫했다. 수중탐사 회사들의 주가 뻥튀기는 1689년에 최고조에 달한 다음 몰락의 길을 걸었는데, 아마도 최초의 기술주 거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중탐사 회사들은 이익을 내기는커녕 제대로 된 사업에 착수하지도 못했고, 투자자들은 금방 이를 알아챘고, 광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당시의 정확한 주가나 수익률은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지만, 수중탐사 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은 원금마저 전부 날려버렸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닷컴 광기와 매우 유사하다. 사실 핍스 선장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수중탐사 회사도 이익을 올리지 못했고, 심지어 바닷물 속에 가라앉은 보물선 탐사를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이들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뚜렷하지 않았던 셈이다. 그런데도 당시 이들 회사의 주식은 몇 달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300여 년 전이라고는 하지만,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를 내세워 자본을 끌어 모으는 건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런 기업의 주가가 일시적이나마 급등한 것 역시 아주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주식시장이란 결국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니 말이다.
거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가 필요하다. ① 중대한 기술 혁명 또는 금융시장 관행의 대변혁. ② 풍부한 유동성, 즉 신용의 팽창. ③ 이전 거품의 망각, 대개 한 세대가 걸린다. ④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끌어가면서 이미 검증된 유가증권 평가 방식을 무시해버린다.
현재의 상황이 어떠하든,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는 이유가 단지 지금 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면 거품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거품은 마치 스스로 생명을 가진 것처럼 커간다. 그래서 더 이상 태울 나무가 없어야 꺼지는 장작불과 같이 거품도 연료가 다 떨어져야 비로소 꺼진다. 여기서 연료란 대개 대출자금이나 신용을 이용해 매수하는 것이다. 수중탐사 회사 거품은 사실 앞으로 등장할 거대한 투기극의 서곡에 불과했다. 그 후로도 남해회사 거품, 대운하 투기 열풍, 철도주 광기, 1920년의 거대한 거품, 닷컴 광기 등 비슷한 사례가 많이 발생했다.
시장 붕괴 : 고통과 기회자본시장의 속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불가피한 시장 붕괴가 찾아왔을 때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패닉에 빠져 다 팔아 치워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이다. 즉 일단 냉정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확실한 자산배분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심각한 약세장도 삶의 한 국면이며, 그 영향에서 무조건 벗어날 길은 없다는 사실을 프로는 알고 아마추어는 모른다. 둘째, 시장이 험악해져도 프로는 평소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원칙과 목표를 저버린다. 심지어 아예 그런 원칙이나 목표마저 없는 아마추어들도 많다.
자산배분 원칙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즉 시장이 등락을 거듭할 때마다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기술을 익히면, 시장이 들뜬 분위기에 사로잡혀 주가가 치솟을 때 자동적으로 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시장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주가가 형편없이 떨어졌을 때 주식을 자동적으로 매수할 수 있게 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는 주가가 극적으로 떨어지면, 주식 보유 비중을 과감히 늘려 주식을 더 많이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아주 두둑한 배짱도 가져야 하지만, 시장이 마침내 바닥을 치기 한참 전에 당신이 갖고 있는 현금이 먼저 바닥 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으며 많은 경험으로 단련된 투자자가 아니라면, 이런 방법은 권하고 싶지 않다. 굳이 이렇게 하고자 한다면 주식 보유 비중을 아주 조금씩 늘려야 한다. 가령 주가가 25% 떨어지면 주식 비중을 5%포인트 높이는 식이다. 그래야 수중에 현금이 바닥나는 사태를 피할 수 있으며, 1930년대처럼 최악의 약세장이 닥쳐도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다.
두 번째 기둥인 투자 역사를 쓰면서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다음 네 가지다. 첫째, 역사를 배운 지식인이라면 반드시 광기와 패닉, 붕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이 세상에 진짜로 새로운 것은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둘째, 시장은 때로 이상 과열에 들떠 흥청거리기도 하고 비정상적인 침체에 빠져들기도 한다는 점을 제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따라서 여러분은 시장이 좋을 때는 모든 게 한 순간에 지옥으로 변해버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시장에 비관주의가 팽배해 있을 때는 늘 그래왔듯 모든 게 반전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광기에서 패닉, 붕괴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이제 없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야말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30년 전, 그리고 70년 전에 시장을 덮쳤던 비관적인 분위기가 머지않아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점 역시 틀림없는 사실이다. 넷째, 우리가 거품과 그 붕괴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값비싼 교훈은 장밋빛 전망이 넘쳐흐를 때가 바로 미래 수익률이 가장 낮은 시점이고, 시장이 얼어붙을 것 같은 때가 미래 수익률이 가장 높은 시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