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 없는 우리집
김의수 지음 | 비전과리더십
돈 걱정 없는 우리집
김의수 지음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월 / 288쪽 / 13,000원
Chapter 1 돈 걱정에 머리 빠지는 김헌수홍콩의 화려한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빌딩 38층 레스토랑에서 김헌수 차장 가족은 자신 앞에 놓인 잔을 들며 서로에게 축하를 건넸다. 화려한 장식과 전구로 치장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캐럴과 더불어 홍콩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가을처럼 선선한 날씨와 연말 특별 세일이 끼어 있고 크리스마스의 화려함까지 즐길 수 있는 홍콩은 쇼핑을 좋아하는 아내 취향에 딱 맞았다. 김헌수 차장 가족은 낮 동안 열심히 쇼핑했다. 사실 집을 장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해외여행은 다소 무리였지만 새해가 되면 작년 가을 간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김안일 부장의 뒤를 이어 자신이 부장으로 승진할 터, 이 정도 지출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관례적으로 바로 아랫사람이 승진해 온 것을 감안하면 김 부장 밑에서 15년간 일한 김헌수 차장이 후임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들 생각했다.
김헌수 차장은 3년 전 2억 원을 대출 받아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32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사하면서 새집에 어울리도록 인테리어도 전부 새로 했고, 가구도 새것으로 바꿨다. 모두 새것으로 바꾸고 보니 집이 훨씬 넓어 보였고 세련미도 넘쳐 보였다. 일부러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도 하고 가족 모임을 만들어 저녁을 사기도 했다. 비용이 제법 들었지만 새집을 마련했다는 기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내와 함께 맞벌이를 하다 보니 이 정도는 몇 년 고생하면 갚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기대만큼 돈은 모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교육비도 점점 늘어났다. 또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몸은 점점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에 젖어 들었고 지출은 점점 더 늘어났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물건을 고를 때 '이왕이면 조금 더 나은 것', ' 이왕이면 더 고급스러운 것'을 찾았다. 때로는 '수입에 비해 지출이 지나치게 많은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지만 '아내가 알아서 하겠지' 하며 애써 외면했다.
꿈같은 연말연시 휴가를 보내고 새해 첫 출근을 하던 날, 김헌수 차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김 차장이 승진하리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후임자는 다른 기업에서 스카우트해 온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 후임자는 다름 아닌 대학 시절 한때는 막역하게 지내던 2년 후배 강대책이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회사는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소문으로 온통 술렁거렸고, 소문은 사실이 되었다. 비로소 생존의 문제가 절실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올 여름 아내마저 회사를 그만두는 바람에 집안 수입은 반 토막이 났다. 은행 대출이자와 새로 장만한 자동차 할부금만으로도 김 차장 월급의 40%가 날아가 버린다. 김헌수 차장은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살아온 자신이 또 한 번 원망스러워졌다.
Chapter 2 김헌수, 돌파구를 찾다김헌수 차장 부부가 나를 찾아온 것은 3년 전 봄이었다. 김 차장 가정의 재무적 질병이 깊어진 뒤였다. 살다 보면 어느 가정이나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한순간'이 잘못되면 '파산'으로 치달을 수 있다. 김헌수 차장 가정이 위기를 맞은 '한순간'은 무리해서 집을 구입한 순간이었다. 맞벌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과소비를 한 것도 한몫했지만 말이다. 이런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이다. 김헌수 차장 부부는 가정상황을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몇 가지를 질문한 뒤 회복방안을 제시했다. 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었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이 가정은 회복이 가능했다.
우선 집을 팔고 전세로 줄이라고 제안했다. 나는 이 부부에게 현재 가정의 매월 현금흐름표와 2년 뒤 파산까지 이르게 되는 연 현금흐름표를 함께 보여 주었다. 가계수지표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던 부인이 마침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김헌수 차장 가정은 맞벌이였을 때 집도 사고 차도 사는 등 별 걱정 없이 소비생활을 했지만 아내가 갑자기 실직하는 바람에 매월 200만 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했다.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면서 저축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부부는 내 집과 차가 있다는 심리적 포만감 때문에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김헌수 차장 가정은 이사를 했다. 32평에서 24평으로 집을 줄이다 보니 정리할 짐도 많았다. 이사하는 날 부인은 기어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분명 '희망'이 있었지만 막상 이사하니 몇 달은 힘들었다. 부인은 어쩔 수 없이 처분한 가구, 집에 대한 집착을 그때까지도 버리지 못했다. 애지중지하던 은빛 자동차를 판 김헌수 차장 역시 의기소침했다. 친구들조차 만나기 싫어했고 헌 자동차를 타고 다니기가 창피해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했다.
하지만 김헌수 차장 가정이 32평 아파트를 팔고 24평 전세로 이사를 간 뒤 매월 적자였던 월 가계지수는 흑자로 돌아섰다. 우선 매월 150만 원 정도 지출되던 주택담보대출이자와 마이너스대출이자의 지출이 없어졌다. 또 부부가 각각 몰고 다니던 두 대의 차 중 김헌수 차장이 몰고 다니던 새 차를 팔자 매월 나가던 차량 할부금도 없어졌다. 거기다 주거생활비를 3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식비에서 10만 원, 김헌수 차장의 용돈에서 10만 원을 줄였고, 보장성보험료도 57만 원씩 불입하던 것을 27만 원씩 불입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그러자 매월 200만 원 이상 적자였던 가계수지가 매월 53만 원의 여윳돈이 생기는 것으로 바뀌었다. 김헌수 차장 가정은 32평에서 24평으로 차 두 대에서 한 대로, 겉보기에는 가난해졌지만 속은 더 알차졌다. 그리고 자산이 모이고 있다. 가난해졌지만 부자가 되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Chapter 3 김헌수 가정을 살린 재무설계 원칙김헌수 차장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재무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목적의식도 없이 주위의 단편적인 재테크 정보에 이러저리 휘둘린다. 막연히 '돈만 모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결국에는 맹목적인 재테크를 시도한다. 우리가 돈을 모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 나와 가족이 필요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자금이 있다. 생활자금, 결혼자금, 주택자금, 노후자금, 자녀교육비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우리 수입이 필요한 일들을 모두 하며 살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이다. 재무설계란 수입과 지출 사이의 갭(gap)을 메울 방법을 모색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이다. 재무설계는 재테크보다 먼저 진행되어야 하는 필수단계이다.
우리 청년들이 부모님에게서 용돈을 받다가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대체로 매월 150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 자체가 그들에게는 큰 희망이고 즐거움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미혼들에게 나타나는 소비에 대한 자신감은 결국 자동차 할부 구매로 귀결된다. 3년짜리 할부 인생이 막 시작된 것이다. 여기서부터 이들의 재무구조는 왜곡되기 시작한다. 자동차 할부가 끝날 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한다. 자동차 할부가 끝남과 동시에 곧바로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도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상당량의 돈을 저축할 수 있다. 자녀가 있다고 해도 중학교 입학 전까지는 자산을 증식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결혼하면 무조건 집부터 사야 한다'는 잘못된 사회 통념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기에 집을 장만하기 위해 또 다시 더 많은 대출을 받는다.
할부 인생은 갈수록 금액이 커지고 기간도 길어진다. 직장생활 초기에 자동차구입으로 3년 할부 인생, 다시 결혼을 위해 전세 보증금 대출로 4~6년 할부 인생, 그리고 내 집 마련을 위해 20년이라는 기나긴 할부 인생이 전개되는 것이다. 겨우겨우 고비를 넘기며 열심히 저축한 돈으로 아파트 담보 대출을 갚을 즈음에는 다시 자녀들의 대학교육비가 필요하다. 현재 대학생 한 명에게 들어가는 돈은 매년 1,000만 원 정도로, 4년 동안 4,000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 만약 둘째 자녀까지 대학에 입학하면, 즉 한 가정에 대학생이 두 명 이상이 되면 상황은 급변한다. 요즘 주위에 둘째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고 큰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가정이 많다. 신기한 것은 아무리 어려워도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끌고 나간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말 여기까지다. 자녀들이 대학 다니는 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가 무섭게 자녀들의 졸업이 다가온다. 부모들은 이미 50대 중반을 훌쩍 넘겼다. 문득 부모들에게는 '노년의 삶'이 엄습한다.
이상의 내용을 물통으로 비유해 보자. 32세 가장이 정년 퇴직하는 55세까지 24년간 공급할 수 있는 물의 총량을 약 14억 리터라고 가정해 보자. 24년간 평균 연봉을 5,800만 원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내 집을 마련하고 7년마다 자동차를 바꾸고 자녀들을 대학까지 공부시키기 위해 24년간 채워야 할 필요량은 16억 리터이다. 2억 리터의 차이가 나지만 은퇴 직전까지는 그런대로 필요한 양을 채우고 자녀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은퇴하고 수입이 끊어지면 '노후준비'라는 물통이 나타난다. 그때는 이미 물 공급은 끊어진 상태다. 60세에서 85세까지 필요한 생활비를 월 200리터라고 했을 때, 필요한 물의 양은 약 6억 리터이다. 그런데 물의 공급은 이미 끊어졌다.
총 필요량은 고려하지 않고 내 집 마련이나 자동차구입, 교육비 등의 물통을 채우느라 급급했던 것이다. 노후자금이라는 물은 애초부터 채워 보지도 못한 셈이다. 우리는 수입이 필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이 갭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결국 재무관리의 핵심이다. 어려운 숙제이긴 하지만 답은 오히려 간단하다. 각종 물통에 물을 다 붓는 것이 아니라 70~80%만 채우는 것이다. 가령 아내는 '내 집 마련' 물통을 100% 채우기 원하고 남편은 50%만 채우기 원한다면 서로 합의해서 평수를 줄이거나 구입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는 수입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준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평생 벌 수 있는 돈의 한계를 파악한다면 미리미리 재무관리를 해서 대비할 것이다.
재무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 우리 가정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재무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가정의 재무목표가 정해지지 않거나 가족 간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돈을 벌어도 결국 새어 나가게 되어 있다. 김헌수 차장 부부가 재무관리를 시작하고 3개월쯤 지났을 때 나는 그들에게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라고 제안했다. 예산 범위 안에서 지출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체크카드이다. 용돈이나 생활비를 체크카드로 사용하면 결제할 때마다 잔고를 알려주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포인트도 신용카드보다 많다. 김헌수 차장 부인은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신용카드를 없애고 나니 물건을 살 때마다 '과연 이 물건을 꼭 사야 되는지' 몇 번씩 고민하게 되었고 꼭 필요한 것이 있으면 준비한 돈만큼 사게 되더라는 것이다. 정말 필요한 것이라도 돈이 모자라는 경우에는 꾹 참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 처음에는 신용카드가 없어 불안하고 허전했지만, 서서히 차츰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수십만 원 하는 '비싼 시리즈' 화장품을 샀을 그녀가 결국 낱개로 싸면서도 좋은 스킨, 로션, 영양크림을 샀다. 예산에 맞춰 나머지는 포기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 뭔가를 이루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생겼다. 김헌수 차장 부부는 예산 범위 안에서 지출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 결과 생활비와 용돈, 외식비 등의 지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윳돈이 필요했다.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별로 돈을 저축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돈을 모을 것인가? 서민들이 원하는 일을 다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중요한 일은 어느 정도 이루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목적별로 통장을 만들어 적금이나 펀드 등으로 돈을 모으는 '통장 쪼개기'가 그것이다. '통장 쪼개기'는 내 능력으로 꿈을 이뤄가는 '마법 통장'이다. 그러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정하지 않으면 통장을 쪼갤 이유도 찾지 못한다. 모든 통장에는 목적과 행복을 기대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 김헌수 차장 가정은 집을 줄이고 보험료 등을 조정해서 생긴 여유자금 53만 원과 생활비를 더 줄이면서 생긴 여유자금을 합한 총 100만 원을 가지고 통장 쪼개기를 했다. 자녀들의 대학자금과 같이 3~5년 내에 필요한 돈은 중기 통장으로, 노후자금은 장기 통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장기 목적일 경우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불입 금액이 적어진다. 김헌수 차장 가정은 월 100만 원의 여윳돈을 가지고 자녀교육자금으로 50만 원, 노후자금으로 40만 원, 가족 여행으로 10만 원씩 통장 쪼개기를 했다.
작년겨울, 김헌수 차장 가정은 '여행가는 통장'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통장에 이름과 목표를 적고 매월 10만 원씩 저축한 돈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그 기쁨은 새 자동차를 샀을 때보다 더 컸다고 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부인도 돈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매월 잉여자금에서 재무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별로 통장을 만드는 등 통장 쪼개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렇게 단기로 통장 쪼개기를 실천하여 기쁨을 맛보면 중 장기를 위한 통장 쪼개기도 쉽게 할 수 있다. 매월 적은 금액을 저축해서 제주도나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여행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3년의 기다림과 설렘이 있기에 더욱 행복하다.
Chapter 4 어떤 경우에도 답은 있다, 우리 안에도 있는 가능성"돈 없어도 결혼할 수 있다" : 전문대를 졸업하고 작은 IT업체에서 일하는 32세의 김준성 씨는 잇달아 들려오는 친구들의 결혼 소식이 황사 소식보다 더 심란하다. 그는 현재 부모님과 방 두 칸짜리 집에서 살고 있다. 130만 원씩 5년 동안 받은 월급은 고스란히 부모님이 친척에게 선 보증빚을 갚느라 단 한 푼도 모으지 못했다. 그렇다고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고 능력이 있다거나 직장이 좋은 것도 아닌데다 부모님은 평생 가난했다. 그는 호감이 가는 여자가 있어도 다가설 용기조차 내지 못했다. 어느 한 구석에서도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2006년 4월에 만난 김준성 씨는 몹시 마르고 예민하고 불안정해 보이는 청년이었다. 첫인상부터 자신감이라곤 없어 보였다. 친구의 권유로 마지못해 그저 50만 원짜리 펀드 하나 가입하려고 왔다는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이야기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펀드가 아니라 희망이었다. "제가 결혼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결혼자금과 내 집 마련 자금부터 준비하면 되는 건가요?" 그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준성 씨가 처음으로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보았다. '뭐 이런 이상한 사람이 다 있어?'라는 듯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저는 당장 방 한 칸 얻을 돈도 없고 월급도 130만 원밖에 안 되는데 누가 저하고 결혼하겠어요?" "나만 믿고 따라와 봐요. 제가 볼 때 당신의 문제는 돈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