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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기 글로벌 투자전략

로버트 R. 프렉터 2세 지음 | 루비박스
로버트 R. 프렉터 2세 지음

루비박스 / 2006년 8월 / 388쪽 / 15,000원

프롤로그



"조심! 조심! 또 조심!(Look Out! Look Out! Look Out!)" 샹그릴라의 노랫말
경제학자들은 지난 19~20세기에 나타난 경기변동에서 단 두 차례만이 공황이었다고 보고 있다. 19세기와 20세기에 각각 한 번씩 발생했다는 얘기다. 공황은 그만큼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황을 예측하는 것은 복잡하기 짝이 없고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공황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단이거나 심지어 정신 나간 소리라며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경제 전문가들도 공황이 영원히 사라졌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라도 더 이상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사회심리학적인 현상이라고 봐도 지나치지는 않을 성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인플레이션과 함께 대세상승세를 보일 것이며, 경기침체는 간주곡처럼 부드럽고 찰나적인 현상으로 그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믿고 있다고 해서 나마저 대세에 순응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일반적인 전문가의 예측이나 전망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실질적인 의미에서 이것의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 내 충고를 충실히 따랐지만, 파국이 오지 않았다면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 있게 말하건대 실제로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내 전망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을 때라도 최악의 손해는 다른 사람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뿐일 것이다. 반대로 내 예측이 적중할 때를 살펴보자. 일반적인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데 거의 100% 실패해 왔는데, 이번에도 그들의 예상이 어긋난다면 내 예측과 권고를 따르지 않은 사람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증식, 보전하려고 했던 재산을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폭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상승기에 한 푼도 벌지 못할 수도 있다.



여러분은 파국으로 돈, 집, 소득, 연기금을 모두 날렸을 때, 전문가들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들이 권하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화풀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이 이 책이 권하는 대로 따랐다가 파국의 순간에 적잖은 수익을 올렸을 때, "여러분이 내 의견에 동의했기 때문이지. 내 권고를 무턱대고 따랐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또는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1장 왜 파국은 피할 수 없는가?



1. 폭락과 공황

무너진 신화


'신경제'라는 말은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되었고, 화제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폭넓은 의미를 갖고 있는 '서비스 경제(Service Economy)'라는 말을 쓰기도 했지만, 하나같이 정보통신 시대의 경제는 변동성, 성장성, 범위 측면에서 "전례와는 견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말하는 데는 돈이 들거나 세금이 불지 않지만, 증명은 그렇지 않은 법이다. 먼저 다우지수가 1932년 대공황의 최저점 이후 현재까지 걸어온 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우지수는 1932년 이후 다섯 번에 걸쳐 거대한 파동을 보였다. 놀랄 만한 사실은 제5파동기인 1974~2000년의 실물경제는 제3파동기인 1942~66년의 경제보다 취약했다는 점이다. 두 시기 증시가 25년 동안 대세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다우 지수는 제3파동기에 겨우 971% 상승한 반면 제5파동기에는 무려 1930% 치솟았다. 두 시기의 상승률을 견주어 보면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아마도 제5파동기의 상승세는 동시대인들에게는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5파동기의 실물경제와 금융의 건강성은 제3파동기와 견주어 볼 때 취약하기 짝이 없다.



제5기 경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만 악화한 게 아니라 단 기적인 국면, 즉 제5기 안에서도 심각하게 악화했다. 증 시가 호황을 보이고 있는 동안 실질 GDP 성장률이 꾸준 한 흐름을 보이기는 했지만 경제활력은 지속적으로 악화 했다. 기업의 연평균 이익률은 이 시기 초반 15년 동안 10.8%에서 1990년대에는 8.8%로 하락했다. 이익률이 20% 정도 떨어진 셈이다. 특히, 기업 이익률은 증시가 저점이었던 1998년 9 · 10월에서 경제가 그런대로 활력 을 보였던 2000년 3분기 사이에 4.6%로 하락했다. 증시 가 제5기의 물마루 언저리에 있을 때 경제의 건강성은 악 화하고 있었던 셈이다.



1920년대의 '새 시대' 광기는 파국으로 결말이 났다. 1980년대 '일본의 기적'의 마지막도 파국이었다. '신경제'라는 광기가 휩쓸고 지나간 지금도 파국으로 끝날 것인가? 앞으로 이어질 장은 이에 대한 답으로 채워져 있다. 역사가들은 대부분 미국과 세계 경제가 20세기 후반에 활력을 잃고 장기적인 저성장 시대를 겪었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없을 성싶다. 특히, 그들은 이런 현상이 다가올 파국을 예고하는 징조라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할 것이다.



공황의 발생 시점은?

경제공황은 단순히 역사나 상아탑만의 일이 아니다. 대공황 시기였던 1929~33년 수많은 사람들은 투자자산을 비롯해 주택, 퇴직연금, 예금자산, 기업 등을 모두 잃고 빈털터리가 됐다. 전재산이 송두리째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셈이다. 그리고 존경받던 경제학자 등도 신뢰성과 명성을 잃었으며, 몇몇 기업인과 투기꾼들은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세상을 떠야 했다. 참담한 이런 경험을 하지 않기 위해 파국을 미리 예견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경기후퇴는 일반적으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고, 생산자들은 이에 반응해 생산을 축소한다. 결국 한 사회의 총생산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경기후퇴로 발생하는 현상은 대략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경기침체(Recession)'와 '공황(Depression)'이 그것이다. 경기침체는 총생산의 완만한 감소이며 수개월에서 2년 동안 지속되는 게 특징이고, 공황은 총생산의 심각한 감소가 발생하면서 경기침체보다 긴 기간 동안 지속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황을 예측하는 것은 중요한 현상 한 가지를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주요 증시의 붕괴가 곧장 공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검증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 증시가 지난 200년 동안 걸어온 궤적을 살펴보면, 공황은 주가의 장기적인 흐름에 비춰 볼 때 눈에 띄게 급락하는 현상과 함께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1720~84년, 1835~42년, 1929~32년이라고 할 수 있다. 증시 몰락은 장기적인 시장의 침체에 이어 발생한 게 아니라 장기적인 대세상승과 실물경제의 급성장 이후 갑자기 발생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한마디로 증시의 대세상승이 하루아침에 대세하락 흐름으로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이 역전 현상으로 대중의 심리가 급랭하면서 실물경제가 수축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모든 대세상승 국면 이후에 파국이 찾아오는 건 아니고, 몇몇 거품 현상 이후에 발생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증시의 몰락이 경제의 파국을 알리는 전주곡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정상적인 낙관의 위험

증시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정점에서 맴돌고 있는 이유는 지나친 낙관주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주가의 상승폭이 크면 클수록 투자자의 낙관은 더 극에 달한다는 얘기다. 낙관적인 투자심리는 증시의 침체 초기에도 나타난다.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에도 투자심리가 상승하는 반대 현상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증시가 반등하는 동안 '비관의 장벽(Wall of Warry)'에 부딪혀 비틀거릴 수도 있다. 그러면 현재 투자심리는 낙관적인가? 아니면 비관적인가?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2000년 현재 시점에 비춰 볼 때 투자심리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낙관적인 수준에 올랐고, 현재 약간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역사적인 고점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투자심리는 주식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비관적인 시점을 출발점으로 한 기나긴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 플레이어들은 1990년과 1994년 증시가 저점을 헤매고 있는 동안 가장 낙관적으로 시장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최근에 가장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판단이 옳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개미 투자자들은 주가가 5년 연속 대세상승을 시작했던 1995년 가장 비관적으로 증시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장 전망이 틀렸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저점을 맴돌고 있는 순간에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주가와 PER의 변동에서 살펴보았듯이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주가가 정점에 이른 직후에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필자가 1978년 발표한 『엘리어트 파동원리』에서 말했듯이 "투자자의 비관론이 상승장 초입까지 이어지는 것은 증시의 일반적인 현상"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증시가 정점에서 하락해 자신의 포트폴리오의 손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도 낙관론에 따라 주식 비중을 늘리는 현상도 보인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주가변동의 그래프가 1차 고점을 이룬 뒤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두 번째 오름세를 보인다.



낙관론은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거의 모든 투자자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 경제학자,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아주 넓게 자리잡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언론이 2002년 1분기 현재 앵무새처럼 낙관론을 전파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언론은 1면에서만 낙관론을 대서특필한 게 아니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발행되는 신문뿐 아니라 시골 벽촌의 마이너 신문까지 앞다투어 장밋빛 전망 쏟아내 놓고 있다. 투자 전문지 「스마트 머니」는 에어브러햄 링컨 얼굴까지 동원해 '매수!'를 부르짖었다. 주간지 얼굴에서 주요 일간지 1면까지 이런 낙관론이 풍미하는 것은 편집 책임자들의 눈에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충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이 검증되지 않은 낙관론을 대서특필하는 것은 투자자를 경제적으로 파국에 몰아넣는 행위일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죽음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현재까지의 흐름에 비춰 볼 때 가까운 장래에 이런 비극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 순간 경제 전문가와 투자자들은 대부분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증시와 경제의 앞날

지금까지 필자의 분석이 정확하다면, 미국 증시를 비롯한 전세계 증시는 초대형 사이클상의 첨탑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미국의 다우 지수는 제5파동 끝자락에 서 있으면서 대세하락 3파동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듯하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파국이 1932년 대공황 지점 이후 때때로 찾아온 단기 조정이나 급락과는 질적으로 다른 몰락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래프의 출발점을 1932년으로 정하고, 정점을 2000년으로 하면 이후 대세하락 3파동만이 남아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다가올 하락은 한마디로 거대한 몰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그래프의 출발점을 1700년대 이후 가장 큰 파국이었던 1784년으로 잡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현재 증시가 1929~32년 이후, 또는 1720~84년 이후 가장 고점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대세 몰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파국이 찾아오면 이미 2장에서 살펴본 대로 실물경제는 공황 상태를 보일 것이다.



주가가 1932년 이후 이뤄진 대세상승만큼 하락한다면, 실물경제도 비슷한 수준의 몰락이 발생할 수 있다. 몰락의 수준은 얼마나 될까? 제3파동이 1966~68년께에 막을 내리자 실물경제는 급격히 위축하기 시작해 1970~82년 장기 침체가 발생했다. 물론 그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한 시기도 있었지만 장기간을 놓고 볼 때는 침체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제5파동 시기 실물경제의 건강성이 제3파동 때만 못하고, 장밋빛 전망과 실물경제의 불균형을 감안할 때 대세몰락으로 발생할 실물경제의 붕괴는 제3파동 이후 발생한 침체보다 심할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일본 경제의 추락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다. 1980년대 투기 열풍 이후 일본 경제는 몰락하기 시작했으나 미국과 유럽 경제가 인터넷 열풍 등으로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바람에 일본의 몰락이 안락사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미국 경제의 몰락은 일본보다 급격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과 같은 증거들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대세상승을 낙관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기술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여기며 포트폴리오를 약간 수정하는 선에서 대비하는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다우 지수의 단기변동 가능성은 일단 접어두고 장기적인 흐름을 살펴볼 때 파국이 눈앞에 와 있다는 것 외에는 다른 해석을 하기가 힘들다. 여러 증거들을 살펴볼 때 예측의 결과가 오로지 한 가지로만 나오기 때문에 파국을 자신하는 것일 뿐이다. 필자의 예상이 틀린 것으로 드러난다면, 예상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이 또한 막다른 길이라고 할 수 있다.



2장 어떻게 자산을 지켜 파국을 이용할 것인가?



치밀한 준비와 정확한 액션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끝내 극심한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가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신용경색을 막는 것이 아니다. 개인 투자자가 금융 시스템 차원의 문제를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는 없다. 그리고 공황은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 투자자는 단지 개인적인 파산을 막는 수밖에 없다. 투자 전문가들은 주식투자 등을 통해 간단하게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주식투자가 육체노동보다는 피곤함이 덜하겠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쉬운 투자 방법은 돈을 잃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런 우를 범하고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하다. 물론 단기적으로 적잖은 돈을 벌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이 한평생은 가야 그래도 '투자했다'고 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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