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최준철 지음 | 이콘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최준철․김민국 지음
이콘 / 2004년 2월/ 386쪽 /12,800원
제1부 한국에서도 가치투자가 가능하다고요?
IMF는 우리에게 힘든 시절을 안겨 주었지만 동시에 선물과 교훈을 주기도 했다. 대기업도 경영을 잘 못하면 망할 수 있다라는 인식의 변화와 기업들에게 수익성 위주의 경영방식에 대한 필요성을 각인시켜 준 것이다. 또한 1998년 말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외국 자본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량기업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며 주가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게다가 영원히 오를 것만 같았던 닷컴과 기술주 버블이 꺼진 2000년에는 실적이 받쳐 주지 못하면 높은 주가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교훈을 주었다. 반대로 2001년에 있었던 태평양, 롯데칠성 등 저평가 우량주의 주가상승은 유통물량이나 저평가 이미지가 실질적인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의 반영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런 사례들을 열거한 이유는 불과 4년 동안 우리 주식시장에서 일어난 일들이 주식투자의 패러다임을 서서히 바꾸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위해서이다.
과거에는 내부정보나 작전정보가 없으면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개인투자자들은 뒤늦게 신문이나 소문에 의존해 아무 종목이나 샀다가 파는 투자 행태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주가상승의 영원한 테마는 기업실적’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분기마다 나오는 기업실적 발표를 기다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충분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또한 10% 이내로 진입한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는 우리 나라가 이제 저금리 시대에 들어섰음을 알림과 동시에 시세차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한 배당에 대한 인식도 바꿔 놓았다. 배당은 가치투자자에게는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약속하는 핵심요소인 동시에 주식투자를 ‘투기’라는 오명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준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한국에서도 이제 가치투자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신호다. 한국 주식시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치투자자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이 바로 기회다. 코페르니쿠스가 아직도 역사책에 등장하는 이유는 남들이 생각지 못한 것을 먼저 알아내 이를 몸소 행동과 신념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가치투자자는 투자 방법의 진화 단계에 있어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제2부 가치주 발굴법 (1) - 기업을 보는 눈
1. 주변에 널린 투자 아이디어를 이용하라
기업을 발굴할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주변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다. 투자 아이디어란 '이 기업은 이런 점에서 괜찮지 않을까?'라고 기업 발굴의 단초를 제공해 주는 생각의 시작을 말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는 수많은 기업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침을 깨워 주는 시계, 아침식사로 먹는 빵, 출근할 때 이용하는 자동차, 사무실에서 쓰는 복사기, 그리고 잠잘 때 쓰는 침대 등 이 모든 것들을 기업이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제품을 많이 파는 기업의 이익은 그만큼 크고, 못 파는 기업의 이익은 적은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번창할 회사와 망할 회사가 보이고 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다. 단언컨대 이는 반드시 주가에 반영된다.
문제는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투자로 연결시킬 것이며, 이를 과연 실천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일상의 일들을 무심코 지나치기만 한다면 투자 아이디어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 모든 것들을 머릿속에서 투자자와 연결시키는 훈련을 하게 되면 쇼핑을 하다가도 잘 팔리는 옷의 가격표에 있는 회사이름을 본다거나 길가에 어떤 종류의 자동차들이 많이 다니는지 유심히 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검증을 위해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비롯한 기업 내용을 살피면 된다.
앨런 그린스펀은 경제 동향을 살피기 위해 뉴욕 뒷골목의 쓰레기통에 들어 있는 쓰레기 양을 체크한다고 한다. 경제는 책 속에 들어있지 않고 우리의 삶 그 자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 역시 난해한 숫자로만 이루어진 어려운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 자체인 것이다.
2. 독점으로 욕먹는 회사를 찾자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수입에 의존하는 물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독점적으로 사업을 해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옛날 락희의 동동구리무, 제일모직의 양복지, 제일제당의 설탕, 현대의 포니 자동차 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 좀더 옛날로 올라가면 중국과의 인삼거래를 독점하여 조선 최고의 거상이 된 임상옥이 있었고, 당대 최고의 거부였던 록펠러도 석유를 독점하여 부를 이룰 수 있다. 그만큼 독점은 강력한 것이고, 경쟁사들에게는 재앙과 같은 것이다.
최근에는 사실상 이런 강력한 독점 형태를 찾아보기가 다소 힘들어졌다.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경쟁, 수많은 기업의 출현으로 나타난 공급우위 현상, 다양해진 소비자의 취향,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 등 독점을 위한 기회가 훨씬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어려워진 만큼 일단 독점 체제가 구축되면 기업은 독점이 유지되는 동안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으며, 외부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독점이 기업에 주는 이익은 제품의 가격 결정능력을 통한 이윤확대와 경쟁사를 의식하여 지출되는 마케팅 비용의 축소 등이 있다. 투자자들이 할 일은 강력한 독점력을 지닌 기업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독점기업은 투자자들의 자산을 이용해 효과적이면서도 손쉽게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투자처다.
독점기업은 우선 가까운 주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특별히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하고 그것이 없으면 불편을 느끼는 제품이 있을 때 독점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아주 싫어하는 기업인데도 그 회사의 물건을 쓸 수밖에 없을 때 그것은 확실한 독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매우 싫어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표준으로 쓰기 때문에 윈도우와 오피스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3. 기업을 보는 눈을 갖자
‘수를 셀 줄 아는 말(馬)은 대단한 말이지만 대단한 수학자는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기업에 적용하면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속한 분야가 별 볼일 없으면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좋은 비즈니스란 무엇이며, 어떤 기업이 좋은 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는 눈을 갖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내용이 좋은 쪽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파악할 수 있는 눈 역시 갖고 있어야 한다. 외부적인 영향에 의해 변하는 것으로는 경쟁사의 몰락이 있고, 내부적인 영향에 의해 변하는 것으로 구조조정이 있다. 성질이 다른 두 가지 영향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남보다 먼저 알아 내는 사람만이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기업을 보는 눈은 기업의 숨겨진 유무형의 자산을 찾는 것이다.
봉이 김선달 같은 기업을 찾아라 : BM형 기업
닷컴 기업들의 부상과 몰락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이 있다면 바로 ‘비즈니스 모델(BM)’일 것이다. 다른 말로 ‘수익 모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이란 말은 닷컴 기업을 위해 새로 창안된 개념은 아니다. 어떤 업종이건 간에 모든 기업은 창업 때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시작한다. 오히려 닷컴 기업은 당연히 있어야 할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이슈가 된 것이다.
직접적으로 표현해서 비즈니스 모델이란 기업이 이익을 내는 방법을 말한다.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 돈을 번 것도 비즈니스 모델에 해당된다. 자본이 들지 않는 강물을 팔아 돈을 벌었으니 그야말로 환상적인 BM이 아닐 수 없다. 비즈니스 모델은 그 형태에 따라 기업 이익의 질과 시장 지배력, 소비자 독점력 등을 결정할 만큼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가치투자자들이 할 일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BM형 기업‘은 어떤 기업이며, 그것을 얼마나 잘 구현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일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비즈니스 모델이 이해하기 쉽고 간단하다.
② 핵심역량만 보유하고 고비용, 저효율 부분은 아웃소싱한다.
③ 반복구매를 유도하는 제품을 다룬다.
④ 재투자로 인해 자본의 낭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⑤ 부가가치를 크게 창조하여 ROE 등의 지표가 높다.(ROE는 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임)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하라 : 환골탈태형 기업
구조조정은 사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한때 A&D 붐이 일었을 때는 기업을 인수하여 사업목적과 사명만 바꾸면 사업내용이 바뀌리라 생각했지만 실상 기업의 사업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전기초자의 서두칠 전 사장은 구조조정을 ‘고통스럽게 가죽을 벗겨내는 혁신(革新)’에 비유하기도 했다. 대신 성공적인 구조조정은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과 연관된 종업원, 가족, 정부 모두에게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 주는 훌륭한 일이다.
당연히 투자자들이 할 일은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환골탈태형 기업’을 찾는 것이다. 가치투자자라면 좋은 사업부문과 경쟁력, 즉 좋은 체질을 가지고 있지만 본 사업 이외의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구조조정을 시작할 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부실을 털고 핵심역량에 집중하며 기업의 내용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를 뉴스나 재무제표의 변화를 통해 수시로 감지하다가 이때라는 확신이 들 때 매수해야 한다. ‘환골탈태형 기업’은 수익구조가 본질적으로 변하거나 기존 수익구조가 강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가 전면적인 재평가를 받게 되고 주가 또한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된다.
4. 기업은 결국 사람이다
여러 관점에서 사업, 비즈니스에 대해 수많은 생각을 하고 기업분석을 해보지만 최종적으로 내리는 결론은 ‘기업은 결국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기업은 사람이 만들어낸 조직체이고, 그 기업을 구성하는 것도 사람이며, 사람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특히 대부분의 산업 인프라가 완비되어 있고, 지식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기업의 가치평가에 있어서 사람의 비중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사람에 관한 사항은 그 회사의 직원 및 관계자 등의 내부인이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 외부 투자자일 경우는 몇 가지 판단기준을 정해 기업실적, 주주가치 극대화에 관계된 부분들을 측정하는 시도를 해야한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매우 주관적이고 섬세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시각이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몇 가지 사항에 최대한 집중해서 분석하기 위해서이다. 기업을 이루는 사람 중에서도 우선 CEO를 봐야 한다. 어느 조직이건 간에 최고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 다음으로는 CEO의 의사결정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직원들을 봐야 한다. 투자자가 보는 좋은 CEO의 기준은 곧 CEO형 기업의 발굴 포인트와 동일하다. 첫째, 이전에 있었던 회사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 주었는가? 둘째, 해당분야의 전문가인가? 셋째, 업계 관행을 과감하게 탈피할 수 있는 도전정신을 갖고 있는가? 넷째,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다섯째, 검소한가? 여섯째, 기업 내용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가? 일곱째, 주주이익을 대변할 의사가 있는가?
한국전기초자는 서두칠 사장이 퇴임하기 전까지 퇴출 위기에서 벗어나 한국의 대표적 우량 기업이 된 구조조정의 성공모델로 자주 언급되어 왔다. 구조조정의 영웅이 된 서두칠 사장의 모습도 TV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서두칠 사장은 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가 본사의 이익을 위해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을 요구하자 원가를 절감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감산을 거부했다. 결국 경영노선의 차이로 서두칠 사장은 퇴임할 수밖에 없었고, 퇴임은 바로 투자자들의 한국전기초자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되었다. 불신은 곧 투매로 연결되었으며, 이후 한국전기초자의 주가는 5만 원대까지 폭락했다. 경영자 한 명의 퇴임으로 기업의 시가총액이 절반 가까이 날아간 것은 경영자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5. 오해를 풀면 수익이 보인다
주식시장에는 상장한 지 하루밖에 안 되는 기업부터 십 년 이상 되는 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모여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고 투자자들의 가치 인식 또한 고정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업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시간이 흐르고 주변환경이 변함에 따라 그 내용이 변한다. 여기서 기업이 변한다는 것은 사업 내용 자체의 변화뿐 아니라 같은 사업을 한다 하더라도 그 성격이나 경쟁력의 변화까지도 포함한다.
긍정적으로 변화된 기업에 대해서 그 가치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전과 같은 관념들을 가지는 것을 ‘오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이 오해를 한다면 그 오해는 일종의 약속이 된다. 간혹 오해인 줄 알면서도 그 약속에 편승해 수익을 올리려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치투자자들은 남들과 똑같이 오해를 하면서 기계적인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다수의 오해는 용기 있는 가치투자자에게 수익을 약속해 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오해에 당당히 맞서 기업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가치에 걸맞는 가격에 매수한 뒤 기다린다면 그 오해는 풀리게 되고 큰 수익을 약속할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기업이 보인다 : 재정의형 기업
사업을 재정의한다는 것은 기업이 하고 있는 사업은 변함없지만 기존에 기업이 안고 있던 오해를 풀고, 사업에 부여하는 의미를 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신발을 만들어 파는 기업이지만 직접적인 생산은 하청을 주고 마케팅과 디자인만을 담당하면서 큰 이익을 내고 있다. 이때 나이키는 신발업체라기보다는 유행을 선도하고 브랜드를 관리하는 마케팅회사로 재정의할 수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키가 신발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1980년대에는 그 본질을 파악한 사람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이키를 신발회사로 규정해 나이키 주식을 사지 않은 사람과 광범위한 마케팅회사로 보고 주식을 산 사람간에는 엄청난 부의 차이가 생겼을 것이다.
오해에 사로잡혀 진실에 접근하지 못한 기존 투자자는 과거의 사실만을 보지만 가치투자자는 사업의 재정의를 통해 변화된 기업 내용을 파악하고 바로 눈앞에 놓인 진실에 접근한다. 이렇게 사업을 재정의한다는 것은 실제로 기업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고정관념 때문에 그렇지 못한 사업으로 인식되는 오해를 푸는 작업이다. 사업의 재정의는 기업의 핵심사업과 역량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이에 따라 주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재정의형 기업’은 보통 뛰어난 수치로 인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영업이익률, ROE 등의 지표에서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에 비해 현격히 높은 수치가 나오면 기존 개념과는 다른 사업으로 재정의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한다.
제3부 가치주 발굴법 (2) - 숫자를 보는 눈
1.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업의 자산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각종 숫자의 이용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브랜드 가치, 독점, BM 등 앞에서 배운 개념들이 정말 사업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서이다. 이 개념들은 기업의 근본적인 내용을 말해 주지만 숫자로 검증되지 못한다면 기업의 현재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게 되는 절름발이 정보가 되고 만다. 그리고 두 번째는 뛰어난 수치를 먼저 발견하여 이러한 수치들이 어떤 이유에서 나왔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종목을 발굴할 때 질적인 부분을 강조하면 자신이 잘 아는 기업에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지만 높은 수치가 나온 기업을 보고 이유를 분석하면 그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