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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이동

프랜시스 매키너리, 션 화이트 지음 | 거름
부의 이동

프랜시스 매키너리, 션 화이트 지음/신경립 옮김/허두영 감수

거름/2001년 1월/446쪽/15,000원



제1부 미국의 새로운 경제체제

일본의 한 대기업이 갈수록 떨어지는 시장점유율과 국제시장에서의 참패에 대한 대응 방안을 우리에게 물어 왔다. 우리는 고객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정보의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진다. 앞으로는 정보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노동력이나 자본과 같은 기존의 자원을 정보로 대체해 나갈 수 있는 기업만이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나머지 기업은 모두 뒤처지고 실패한다.’

정보가격이 빨리 하락할수록 기업이 맞이하는 도전은 더욱 거세지고 한층 더 시급한 변신의 물결에 휩쓸리게 된다. 따라서 재빨리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정보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진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어떠한 정보라도 아주 작은 이점만 보이면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 흡수되고 만다.

다음 과정은 정보가 점차 노동이나 자본, 천연자원 등 다른 자원을 대체하게 되며, 이에 따라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상품가격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은 다른 물건을 살 돈이 더 많아진다. 소비자들이 충분한 잉여자금을 갖게 되면서 산업발전의 속도가 빨라졌으며 부도 증대되었다. 인쇄술의 발명은 유럽이 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저렴한 컴퓨터의 보급은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정보가격의 하락이 소비자들의 잉여 자금을 형성하면서 시장의 힘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옮겨갔다. 이 힘을 잘 활용하는 정치조직은 국민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는 한편, 비교적 덜 효율적인 다른 조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오늘날 일본이 밀린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억지로 정보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소비자들을 외면한 채 생산자들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는 체제는 극심한 압력을 받은 끝에 결국 붕괴하고 만다. 옛 소련이 좋은 예다.

오늘날 정보의 가격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하락한다. 이 이론은 수십 년 전 인텔사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주창한 것으로, 그는 컴퓨터의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대된다고 예측했다. 이처럼 급속도로 발전이 이루어지면 경제가 막대한 압력을 받게 되면서 시장의 힘은 매우 빠른 속도로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이전된다.

그런 변화 속에서는 경제가 조금만 덜 자유화되어도 경쟁에서 크게 뒤떨어져 버린다. 예컨대 프랑스와 독일 양국은 민첩하게 경제 관련 규제 완화와 자율화를 시행하지 못해 정보 가격의 급락에서 오는 이익을 창출해 내지 못한 결과 오랜 기간의 경기 침체와 실업문제에 시달려 왔다.

지식이 발생한 이래 부의 창출은 주로 정보가격의 하락에서 비롯되었다. 수백만 년의 역사 가운데 대부분의 기간에 정보의 가격은 아주 천천히 하락하거나 전혀 하락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속적인 부의 창출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천년 동안 정보 가격은 급작스럽게 하락하여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더딘 변화의 시기에 일단락을 짓고 아주 빠른 속도로 막대한 부를 창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항상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 어떤 투자가들은 큰돈을 벌어들이는 반면 나머지는 많은 돈을 잃는다. 정보가격이 자유 낙하하는 단계에 다다르면서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세계적인 격변기에 접어들게 되었다. 부를 창출하는 방식은 급격히 바뀌고 투자가나 관리자, 종업원, 기업가들은 훨씬 더 큰 리스크를 마주보게 되었다.

정보 가격의 하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5, 60년대의 대형컴퓨터 업체처럼 뒤쳐지고 말 것이다. 투자가들은 자금을 헛되이 날리는 꼴이 되고, 신생 벤처기업이라면 제대로 운영되기도 전에 쓰러질 것이다. 출세 길은 막히고 근로자들은 좋은 직장을 잃게 될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교훈을 가슴에 새기는 사람은 더 없는 번영을 누릴 것이다. 여기에 언급되는 구조개혁은 미국에서 이미 한 세대에 걸쳐 진행되어 왔으며, 덕분에 미국의 투자가들은 이제야 고통스런 조정국면에 접어든 여타 국가의 투자가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이익을 누리고 있다.

정보 가격의 변화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정보가격의 하락은 시장에서 힘의 무게 중심을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옮겨 놓는 변화를 야기했다. 문자가 발명된 이후에도 정보의 가격은 거의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더딘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는 문자발명에서 인쇄술의 발전으로 정보가 진화되기까지 수천 년이 걸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가동(可動) 활자처럼 과거에 획을 긋는 변화가 일단 시작되자 그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환어음이나 다른 상거래 수단이 출현하기까지는 수백 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상업혁명으로부터 산업혁명이 촉발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한 세기에 불과했으며, 산업혁명 이후 반세기가 지나자 전신이 등장했고, 상용 컴퓨터가 등장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5년에 불과했다. 지금은 정보의 가격이 완전 자유낙하 단계에 이르렀다.

옛날에는 정보가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노동이나, 토지, 기타 천연 자원보다 훨씬 희소하고 가치 있고, 또 신성한 것으로 여겨졌다. 언제 곡물을 심고 어떻게 재배하고 계절이 어떻게 바뀌는 지에 대한 정보가 힘겹게 수집되었다. 대개 이런 정보들은 사원에서 관리되고, 종교를 관할하는 제사장이 온갖 권위를 휘두르며 정보를 통제했다.

워낙 희소한 데다 정보를 획득하는 데 매우 비싼 값을 치러야 했기 때문에 통제권을 가진 이들에게 정보는 매우 커다란 가치를 지녔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왕에서부터 소련의 레닌, 그리고 세계적인 대기업의 총수에 이르기까지 통치권자들은 정보가 곧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보통제는 곧 권력의 유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와 동시에 값비싼 정보는 초기 문명을 취약하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이들 문명사회가 파멸에 이른 것은 바로 사원들이 정보를 움켜잡고 있었던 데서 비롯되었다. 사원 건물이 파괴되면 그와 함께 보관했던 정보도 사라져 버렸다. 씨 뿌리는 시기부터 사원을 재건하는 방법에 이르는 모든 정보가 말이다. 단 한번의 침략에도 수천 년 동안 애써 수집해 온 정보가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렇게 해서 역사상 자취를 감춘 문명들은 아직 발굴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정보 흐름의 철칙

1980년대 후반 우리는 정보가격 하락이 야기하는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정보에 대한 철칙(Iron Law)을 정리하게 되었다. 이 철칙을 무시하면 모든 것이 끝장나겠지만 이를 존중하면 국가를 위해 막대한 부를 창출할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 철칙은 다음과 같다.



1. 값싼 정보는 항상 값비싼 정보를 구축(驅逐)한다

2. 무질서는 항상 증폭된다

3. 수익은 항상 가장 규제가 적은 회사나 시장으로 흘러간다

4. 앞의 3가지 법칙은 항상 동시에, 모든 조직에 적용된다.



첫 번째 철칙, 그레셤의 법칙 -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 이 경제학뿐만 아니라 정보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값싼 정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생산자가 아닌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점에서 판매가 일어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사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철칙은 열역학 제2법칙이 정보에 대해서도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질서는 끊임없이 증폭된다는 것이다. 정보가격이 떨어지면서 컴퓨터의 주력이 대형기계와 대형 업체들로부터 개인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수십억 개의 작은 기계들로 바뀌었다. 이들의 기호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됨으로써 각자의 요구사항을 아무리 덩치 큰 회사에서도 처리할 수 없게 되었다.

세 번째 철칙은 규제가 적을수록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와 중국 같은 중앙 집권형 정부 입장에서 이 철칙은 자국의 사회 및 경제 정책의 뿌리를 파고드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네 번째 철칙은 앞서 언급된 세 가지 철칙이 모두 동시에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철칙들은 어떤 사업이나 특정 투자에 선별적 또는 차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무어의 시간

30년 전에 인텔의 공동설립자인 고든 무어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가격 실행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봄으로써 정보가격이 하락하는 속도를 정확히 예측했다.

이렇게 극적으로 변하는 세상에서 경쟁에 이기려면 정상적인 속도로 의사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쓸모 없는 물건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의사결정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압축된 무어의 시간을 일반적 달력상의 시간과 구분하기 위해 '무어의 시간(Moor Tim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무어의 시간곡선이 지수함수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무어의 시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들의 시장은 지수함수의 속도로 그들에게서 멀어져 갈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이에 따라 시장의 가치도 하락한다. 무어의 시간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면 2년 짜리 제품계획 때문에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 누려 오던 이점이 오히려 막대한 손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 손실로 인하여 기업의 가치 폭락과 시장 퇴출까지도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허블 효과

에드윈 허블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천문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미 항공우주국의 전체망원경인 '허블 망원경'은 그의 이름을 본뜬 것이다. 허블은 은하수가 우리에게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간다고 가정했다.

정보 경제도 이와 비슷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간에 유통 단계 - 도매업자, 소매업자 등 - 가 많으면 많을수록 소비자는 생산자에게서 급속도로 멀어져 간다. 컴퓨터 제조업자들은 델 컴퓨터가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가치장조의 비결

과연 어떤 조직이 정보가격이 자유낙하하고 그 결과 시장의 힘이 소비자의 손으로 옮겨가는 부담을 견뎌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간단한 질문이 아니다. 16세기 정보가격이 급락하는 와중에 종교개혁이 유럽을 강타하자, 예전 모습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은 조직은 하나도 없었다. 세상의 모든 조직은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해야만 했다.

때문에 이와 같은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구조와 그 운영의 틀을 세우는 일이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이것이 조직의 내부 가치를 끄집어내고 이를 급락하는 정보 가격의 힘의 방향으로 끌어가는 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특정한 원칙에 따라 설립된 조직만이 정보가격의 하락에 앞서 나가고, 가격곡선의 원심력을 활용하여 주주들에게 막대한 투자이익을 안겨 줄 수 있다.

이런 조직들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춰야 한다.



1. 수직적, 수평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2. 분산된(중앙으로 집중되지 않는) 조직이어야 한다.

3. 의사결정 절차가 많아도 4단계를 넘어서지 않는 평평한 조직이어야 한다.

4. 고객 서비스를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일반이론

1930년대 경제학자 케인스는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라는 저서를 통해 대공황의 수수께끼를 풀어냈다. 케인스가 일반이론을 저술할 때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것은 '완전 또는 완전에 가까운 고용상태는 매우 드물고 단기간에 그친다'는 것이었다.

천년의 막이 내리는 시점에서 우리는 케인즈가 우려했던 현상을 경험했다. 미국은 고성장, 저실업, 낮은 인플레를 달성했다. 정보를 다른 모든 자원에 임의로 대체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경제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 정보 가격의 하락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낮은 인플레 비율을 유지하고 매출을 증대시킨다. 무엇보다도 정보 가격의 하락은 오랫동안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덤으로 실질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제2부 21세기에 돈을 버는 법과 잃는 법

정보의 빅뱅

1990년대 중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일반인들에게도 정보를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부여함으로써 처음으로 소비자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정보 가격의 급락을 야기했다. 하지만 절대적 힘을 부여 받은 소비자들은 과거 혁명 때처럼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대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로서 이에 반응했다. 우리는 이것을 ‘빅뱅(Big Bang, 대폭발)’이라 부른다.

인터넷은 빅뱅이 야기한 첫 번째 충격파이다. 앞으로도 많은 여진이 뒤따를 것이고, 그때마다 빅뱅이 가전제품 시장과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파고들면서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과 같은 기업들은 끊임없이 부침을 거듭할 것이다.

우주공간에서 벌어진 빅뱅 이후, 우주 중심에 모여 있던 물질이 외부로 퍼져 나가면서 시공을 확장시켰다. 마찬가지로 이제 막 일어난 정보의 빅뱅은 30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정보들을 오늘날의 소형 기기들에 쏟아냄으로써 사이버 공간을 빠른 속도로 확장시키고 있다.

컴퓨터의 가격실행력이 향상됨에 따라 기기 사이즈는 갈수록 작아지고 값도 싸지는 반면 성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12억 중산층 소비자들은 오늘날의 PC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여러 기기들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장난감이 될 수도 있고, 휴대폰 전화기가 될 수도 있다. 빅뱅은 수억 대에 그쳤던 PC시장을 수십 억 대에 달하는 포스트-PC시장으로 확장시키는 시장 확대를 예고하게 되었다.

빅뱅의 파워가 시장으로 차례차례 파고들면서 새로 생겨난 기업들은 커다란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투자가들은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성공하는 기업들은 무어의 시간 속에서 빅뱅에 따르는 어마어마한 부를 매우 빠른 속도로 창출할 것이다.

사이버 공간의 블랙홀

사이버 공간의 블랙홀(The Black Hole in Cyberspace)은 가격실행력이 너무 강력해서 이에 따라오지 못하는 업체들을 통째로 빨아들여 버리는 지점을 일컫는 말이다.

블랙홀은 정보 가격의 하락에 앞서가지 못하는 기업들을 파멸로 이끄는, 정보시대의 저승사자 같은 존재이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일이 급변하면서, 사이버 공간에는 가치를 파괴하면서 동시에 커다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블랙홀이 생겨났다.

블랙홀은 수십 년 동안 컴퓨터 회사들을 빨아들여 왔다. 이제 처음으로 블랙홀은 가전제품 분야에서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다른 산업분야까지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수백만에 달하는 일자리와 수천 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가치가 한 순간에 날아갈 위험에 처해 있다.

예컨대 지난 10년 동안 팩스 사용이 폭증하면서 전화 회사들은 전례 없는 이익을 누려왔다. 팩스 기기가 사방에 보급되면서 새로운 라인 개설에 대한 수요도 폭증했다. 네트워크 사용이 증가하면 전화회사는 매달 수익이 늘어났으며, 워싱턴 같은 도시에서는 팩스 사용이 전화 통신량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팩시밀리는 아무리 해도 전통적인 통신수단의 범주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정보의 우주에는 팩스를 통째로 삼켜 버릴 수 있는 블랙홀이 새로이 등장했다. 그 블랙홀이 바로 인터넷이다.

블랙홀 차트에서 인터넷 가격선 아래에 놓인 모든 통신 회사들을 살펴 보자. 블랙홀 이론이 처음 등장한 이후, NYNEX사는 사라졌고 AT&T는 조직이 쪼개지고 2명의 CEO가 물러났다. AOL은 가격 및 용량문제를 겪은 데 이어 네트워크를 팔아치웠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페덱스나 우체국 같은 운송업자만이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오히려 이익을 누렸다.

사건의 지평선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은 사이버 공간에서 블랙홀의 주변을 일컫는다. 기업들이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헤매는 곳이기도 하다. IBM처럼 몇몇 기업들은 여기에 닿기 직전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DEC와 같은 나머지 기업들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블랙홀에 빠져 사라져 버렸으며, 비아컴, 디즈니, 타임워너, 코닥 등은 현재 사건의 지평선으로 접근해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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