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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

해리 벡위드 지음 | 알파미디어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

해리 벡위드 지음

알파미디어 / 2022년 1월 / 278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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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의 기준은 고객이 정한다


많은 서비스 기업에서 고객이 아니라 업체가 스스로 품질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광고, 법률 및 건축 산업을 생각해 보자. 광고 산업에 종사하는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이 ‘정말 좋은 광고’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 광고가 고객의 회사에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광고의 헤드라인이나 이미지가 좋다거나 광고가 멋지다는 의미일 뿐이다.

변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말 좋은 변론’이라고 해서 그 변론이 고객에게 5,000달러의 효과를 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훌륭한 변론으로 전혀 피할 수 있었던 문제를 전적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또한 많은 건축가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건물이 막상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불편할 수 있다. 그런데도 건축가들은 자신이 설계한 건물이 훌륭하다고 주장한다. 양질의 서비스인데 그렇게 불편한 건물을 만든 셈이다.

나쁜 소식: 당신의 경쟁 상대는 월트 디즈니


어느 날 아침, 나는 유쾌하게 커피숍으로 들어섰다. 네 명이 앞에 서 있었지만 그 정도는 참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카운터 뒤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종업원이 첫 번째 고객에게 디카페인 큰 사이즈를 건넸는데, 사실 그 고객은 보통 사이즈를 주문했다. 다른 종업원은 두 번째 고객과 잡담을 나누고 있다. 그들의 대화는 감동적이고 향수를 느끼게 하지만, 그렇다고 내 차례가 늦어지는 것을 눈감아 줄 만큼은 아니었다. 그렇게 4분이 지난 후에야 두 번째 고객에게 라테 큰 사이즈가 나왔다.

20년 전이라면 나도 그 정도 늦어지는 것은 참았을지 모른다. 그때는 화장실 바닥에 젖은 박스를 깔아 놓거나, 종업원들이 고양이가 오줌을 싼 것처럼 얼룩진 앞치마를 입고 풍선껌을 씹으며 불고 있거나, 카탈로그에 10일 만에 배달이라고 쓰여 있어도 이해했으니까.

그러나 맥도날드가 나타나서 모든 매장 화장실의 기준을 높였고, 더 좋은 레스토랑이 생기면서 종업원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으며, 페덱스는 상품의 배달 시간을 크게 앞당겼다. 그런 질 높은 서비스는 고객의 기대감을 완전히 바꿔 놓았고, 이제는 더 깨끗한 화장실, 더 빠른 서비스, 더 세심한 종업원을 기대한다.

실제로 더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서비스를 경험한다. 특히, 디즈니 월드의 탁월한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누렸고, 서비스가 얼마나 깨끗하고, 친근하고, 창의적인 것이 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 이렇듯 사람들은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를 경험했고, 모든 서비스 기업은 그 수준을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린터 회사의 경우 인쇄업계의 기준이 고객의 기대치보다 낮다면 그 기준치를 달성했다고 해서 고객들이 그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객들은 이미 디즈니 월드에 다녀왔고 그 경험이 기대치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객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서비스는 앞으로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고객을 잃을 수밖에 없다.

델타항공의 몰락


현대 경영의 대가로 불리는 톰 피터스는 1981년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서 델타항공을 ‘고객 서비스의 달인’이라고 묘사했다. 델타항공을 이용해 봤다면, 피터스의 평가에 동의했을 것이다. 델타항공의 직원은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그들의 미소는 고객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델타는 훌륭한 서비스의 대명사가 되었고, 피터스의 책으로 5억 달러의 가치에 달하는 무료 광고 효과를 얻었다.

그런데 델타항공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델타항공은 서비스는 좋았지만, 마케팅에서는 낙제점이었다. 델타항공의 임원들이 방심한 사이, 경쟁사인 아메리칸항공은 IBM과 손잡고 전자 발권 시스템인 세이버를 도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메리칸항공이 항공 사업을 접고 세이버 시스템에만 전념해도 델타의 전체 항공 사업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이 혁신은 호평을 받았다.

항공 운임 가격을 두고 전쟁이 벌어졌을 때 델타항공에서 가격 할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하자, 많은 여행사에서 델타항공의 할인을 기다리지 않고 고객을 다른 항공사로 안내했다. 게다가 델타항공은 광고에서도 명확하게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다. 이미 익히 알려진 양질의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말고는, 델타항공의 광고는 호소력이 떨어져서 오히려 광고 효과보다 비용만 더 들어갔다.

델타항공은 마케팅에 실패했고, 곧 항공사의 명성도 추락했다. 직원에게 헌신적이라는 평판이 있었지만 조종사를 해고해야 했다. 운항 노선을 줄이면서 더 많은 사람이 해고되었다. 델타항공은 수직으로 낙하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1999년까지도 델타항공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델타항공은 고객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서비스에 집중하는 바람에 오늘날 델타항공은 재앙 직전까지 갔다. 서비스가 서비스 마케팅의 핵심인 건 맞지만, 마음만으로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 (물론 그 이후에 항공업계도 합병과 매각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델타항공은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항공 산업이 위축되면서 2007년 파산 보호 신청까지 했다가 2009년 노스웨스트와 합병하면서 회생했고, 현재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과 더불어 미국 3대 항공사의 하나로 손꼽힌다.)



마케팅은 특정 부서의 일이 아니다



무엇을 팔고 있는가?


패스트푸드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음식을 팔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마침내 맥도날드는 사람들이 사는 것은 햄버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사는 것은 햄버거가 아니라 경험이었다. 그러나 버거킹은 맥도날드가 틀렸다고 확신했다. 버거킹 경영진은 소비자들이 불꽃 석쇠 구이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름에 튀기지 않고 불꽃에 굽는다’는 제품 차별화로 맥도날드에 맞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공격적인 마케팅은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패스트푸드 햄버거 식당(맥도날드)은 이제 더 이상 햄버거 식당이 아니라는 맥도날드의 생각이 옳았던 것이다. 회사의 잠재 고객들이 아직도 햄버거만 찾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이 다른 것을 원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내는 회사가 성공한다.

진짜 경쟁 상대는 누구인가?


경영대학원에서는 경쟁 전략을 가르친다.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포터 교수도 이 주제에 대해 책을 쓰면서 유명해졌고, 모든 마케팅 계획에는 경쟁 부분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그런 만큼 경쟁자를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식의 제품 마케팅 모델은 다시금 실패할 것이다. 서비스 마케터들은 ‘경쟁자 없는 컨설턴트의 사례’가 제시하는 바와 같이,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어느 컨설팅 회사에서 포지셔닝 설정을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경쟁자는 누구입니까? 그들이 경쟁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경쟁자의 포지셔닝을 감안할 때, 귀사는 어떻게 그에 대응하고 변화하며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마도 이런 식의 질문이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회사는 경쟁자로 거명된 회사의 수도 많지 않았을뿐더러, 그나마 잘 알려진 회사도 없었다. 대부분의 경쟁자들은 별 볼 일 없어 보였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적은 데다 형편없는데도, 왜 당신의 회사는 시장을 지배하지 못했을까? 많은 서비스 회사가 그렇듯, 이 회사도 뻔했다. 마케팅 기획 교과서에서는 여러 경쟁 모델을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기업이 경쟁하는 이유는 시장을 나눠 갖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잠재 고객이 서비스를 원하지 않거나 직접 수행하지 않고 대신, 그 서비스를 필요로 하거나 회사에서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뿐이다.

이와 비슷한 수많은 사례 중 또 하나를 들어 보자. 대형 식품 제조사가 채용 업무에서 산업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으려 한다고 하자. 이 경우, 회사의 인사 담당 부사장에게 어떤 컨설팅 회사를 이용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이 회사는 ‘심리학자의 도움’이라는 특정한 서비스를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려는 것뿐이다!

부동산 컨설턴트, 보증 보험사, 홍보 회사, 텔레마케터, 부실 채권 회수 대행업체, 인테리어 업체, 패스트푸드 식당, 세무 회계, 동기 부여 강사 등 수많은 서비스 중에서, 잠재 고객은 회사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서비스를 직접 수행하거나, 아예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 것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러므로 최대 경쟁자는 경쟁 회사가 아니며, 진짜 경쟁자는 잠재 고객의 마음이다.

이것은 전략을 세울 때 경쟁사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경쟁에만 몰두하거나 경쟁자를 암묵적으로 비판한다면, 업계의 누구나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객의 의심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다. 나아가 고객이 서비스를 직접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의심스럽게 생각한다면, 고객과 고객의 판단을 모두 비판하는 셈이다. 물론 당신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제 발등을 찍는 마케팅에 불과하다.



고객이 생각하는 방식



이성보다 감성이다


사람들이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비스 마케터들은 고객의 구매 결정이 상당히 논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은 특정 서비스의 비용과 이점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다른 서비스와 비교한 다음, 점수가 더 높은 서비스를 선택한다고 말이다. 특히 회계사, 변호사, 금융 서비스 제공자들은, 잠재 고객이 비용과 편익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에 기초하여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호모 사피엔스(현명한 영장류)라고 여긴다.

그러나 복잡한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도 겉으로는 세련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비자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의 특별한 사례가 이 점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이 사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면 먼저 증거를 살펴보아야 한다. 비자 카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보다 세 배나 많은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다. 비자 카드는 언제든(즉시, 또는 할부로) 카드 대금을 갚을 수 있지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매달 말 대금을 내거나, 시카고 본사에 적지 않은 벌금을 물고 불친절한 짤막한 통지를 받는다.

또 비자 카드는 보통 카드의 경우 발급 수수료를 20달러만 내면 되지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발급 수수료가 55달러나 된다. 합리적인 사람들이 신용 카드를 사용할 때 원하는 것은 가격과 관련된 효용성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물건을 살 때마다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이자를 절약하기 위해 대출 잔액을 즉시, 또는 할부로 지불하는 선택권을 원할 것이다. 또한 가능한 한 적은 비용을 지불하길 원할 것이다.

결국,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비자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차이라면, 아마도 지구상의 모든 합리적인 사람들은 비자 카드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2,500만 명의 미국인들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사용한다. 왜 그럴까? 이는 특권 의식 때문일 것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회원이 되는 것은 특권’이라는 점, 또 그 특권은 2,500만 명만이 가질 수 있고 거대한 ‘엘리트’ 클럽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식의 홍보가 논리적인가?

물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의 서비스가 다른 카드사와 다르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고객이 다른 신용 카드 선택자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 중에, 각 회사의 서비스의 특징을 면밀히 평가하고 그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잠재 고객은 서비스를 선택할 때 배심원처럼 생각한다. 배심원은 사실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때로는 그런 사실을 제공하는 당사자를 불신하기 때문에, 사실보다는 피고가 신고 있는 구두의 광택, 피고 측 변호사의 친절함 등 전혀 상관없는 세부 사항에 주목한다.



포지셔닝과 집중: 많이 말할수록 고객은 듣지 않는다



포지셔닝에 대한 두려움


포지셔닝은 기회를 희생하는 게 아니라 집중해야 할 범위를 좁힘으로써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포지셔닝의 생생한 예를 보여 준다. 1980년에 회사가 2천만 달러의 손실을 내자, SAS 경영진들은 ‘비즈니스 여행자의 항공사’로 포지셔닝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회사 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잠깐 일반 관광객들은 포기한다고? 유별난 옷차림에 금발 머리의 신세대 여피족이 광고에 등장한다고? 그러면 일반 관광객들은 우리 회사를 외면할 거야! 그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그러나 비즈니스 여행자를 위한 항공사로 포지셔닝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자 일반 관광객들도 늘어난 것이다. SAS의 포지셔닝 전략은 다음과 같이 작동했다. SAS는 비즈니스 여행자들을 위해 유로클래스를 만들었다. 유로클래스 고객에게는 올리브를 곁들인 마티니, 큰 좌석, 전화기, 텔렉스, 4분이면 모든 것이 처리되는 별도의 체크인 카운터, 무료 음료, 신문, 잡지 등이 제공되었다.

유로클래스 전략은 SAS를 부활시켰다. SAS는 유로클래스 시행 첫해에 8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 향상의 원인은 비즈니스 여행자들에게는 정상 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회사 수익률이 더 높아진 것이다. SAS는 대부분의 좌석을 정상 요금 승객으로 채움으로써 남은 좌석을 할인 가격으로 판매할 여유가 생겼다. 즉, 일반 관광객에게 더 낮은 요금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SAS는 포지셔닝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 여행자들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가장 선호하는 항공사가 되었다. 어느 정도의 희생은 필요하다.

집중: 시어스가 뒤늦게 배운 교훈


불황기에 미국인들은 긴축 재정에 관심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고급 백화점 니먼 마커스는 ‘끝내주는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포지셔닝한 덕분에 번창하고 있는 듯 보였다.(물론 유통 환경의 변화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통적인 유통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니먼 마커스도 2020년 5월, 전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고 1만 4,0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하며 파산을 신청했다. 그해 9월에 회생 절차를 거쳐 겨우 1차 파산을 면했지만 여전히 위기 상태다.-옮긴이) 월마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싼 가격’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모든 소도시 소매업자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블루밍데일즈는 1980년대의 ‘떠오르는 별’까지는 아니지만 ‘엔터테인먼트 쇼핑’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여전히 좋은 시절을 이어 가고 있다.

반면 시어스는 1990년대 전반까지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않아서,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든 것에 집중하면서 쇠락했다. 시어스는 잔디 깎는 기계 같은 고품질 내구재(그리고 끔찍하게 이윤이 낮은 제품) 위주로 영업을 하다가, 최근에는 ‘부드러운 측면’을 강조하며 의류와 리넨 제품(침대 시트, 식탁보, 커튼 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는 어려운 마케팅 조합이다. 시어스는 저가 제품으로 시작했다가 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또한 여피족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그들을 유치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했다. 시어스는 이것저것 조금씩 시도했고, 결국 1990년대 중반이 되자 시어스의 포지션이 무엇인지 아무도 설명할 수 없었다. 잠재 고객들이 포지션을 설명할 수 없다면, 포지션이 없는 셈이다.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업 자체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시어스의 매출과 이익은 이미 급감했다. 결국 시어스는 시어스타워를 팔고 좀 더 저렴한 지역으로 옮겼다. 그런데 1995년, 갑자기 매출이 살아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해 12월까지, 소매 경기가 침체했는데도 시어스의 매출은 6% 가까이 증가했다. 그 주요 원인은 ‘부드러운 측면’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경영진은 시어스의 내구재 사업부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트리고, 가구 사업을 별도의 매장으로 독립시켰다. 그런 다음, ‘부드러운 측면’에 대해 공격적으로 광고하면서 전국적인 의류 브랜드를 더 많이 추가하고, 통로를 넓히고, 조명을 부드럽게 하고, 매장 진열을 더 화려하게 꾸몄다. 결국 여성 의류 판매가 10% 증가했는데, 이는 여성이 구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백화점으로서의 중대한 발전이었다. 시어스가 집중할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 단락의 제목은 ‘시어스가 뒤늦게 배운 교훈’이 아니라 ‘시어스를 기억하시나요?’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어스는 결국 2018년 파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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