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소멸한다
전영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한국이 소멸한다
전영수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8년 2월 / 324쪽 / 16,000원
제1장 한국 경제가 멈추는 날
세계 최고령자, 한국
현재 가장 두드러진 인구 변화는 바로 고령화다. 한국은 예상보다 빨리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2017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 중 고령자(65세 이상)가 14퍼센트를 넘겼다. 고령화가 앞당겨진 이유는 출생률이 떨어지는 데다 수명 연장까지 겹쳐 고령인구의 덩치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음에도 실제 체감도는 매우 떨어진다.
한국이 늙어간다: 서서히 인구문제의 위기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변했고,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인구문제와 관련한 이슈들을 내보낸다. ‘늙음’이란 화두를 품고서 보면,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오감으로 느껴진다. 지방은 이미 고령자가 동네의 주력 인구로 부상했고 환갑세대가 청년회장 자리에 있다. 고령인구를 위해 현대판 보부상이 생필품을 배달하고, 읍면동엔 고령질환에 특화된 병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대로라면 한국 농촌의 오늘은 곧 서울의 내일 모습이다. 청년인구가 집중된 서울조차 고령사회의 파고가 일고 있다.
반면 후속인구(출산과 관련되어 새롭게 공급된 인구집단, 대개 20대까지의 유아ㆍ청소년ㆍ청년 집단)의 공급체계는 망가졌다. 농촌에 청년이 없는 건 오래된 일이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기면서 학교는 휴교와 폐교가 잇따른다. 문 닫힌 농촌 상권은 인기척조차 드물다. 과소마을(인구가 지나치게 적은 마을)을 넘어 한계취락(존속이 어려운 공동체 또는 마을)으로 전락하고 있다.
서서히 나타는 신호들: 인구 변화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살펴보자. 농촌에선 손자를 여럿 둔 부녀회장이 새댁으로 불리고, 65세 어른이 청년회 회원으로 활동한다. 충청북도 보은군에는 80세 이상만 출입이 허용되는 경로당까지 생겨났다. 농촌 지역은 이미 ‘노인천하’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지방의 결혼시장은 사실상 개점폐업 상태다. 예식장 중에서 장례식장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2010년 5월 전국의 요양병원도 740개에서 2017년 5월 1,512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한의원은 동일 기간 1만 1,311개에서 1만 4,047개로 증가했다. 고령산업의 전형적인 변화다.
반면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웨딩홀, 산부인과를 예로 들어보자. 고령화 이전에 이 업종들은 건물주가 선호하는 임차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건물주의 임대선호도 하위 3대 업종으로 손꼽힌다. 자칫 폐업하면 오래도록 공실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이들 업종에는 공간을 빌려주지 않으려 한다. 강남 지역의 웨딩홀은 2016년 6월 152개에서 1년도 안 된 2017년 4월에는 100개만 남았다. 전국적으로 산부인과는 2012년 900곳에서 2017년에는 740곳으로 줄었다. 2030세대의 경우 결혼 소식은 물론 출산 소식도 뜸해졌다. 취학 아동이 줄어드니 학교나 학원도 구조조정의 태풍에 노출된다. 한강권역 아랫동네의 대학은 정원 축소가 현실적 문제로 떠올랐다. 학원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활황 업종이었던 독서실과 진학 학원은 임대료조차 못 내면서 그 자리를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내주고 있다.
인구가 미래를 바꾼다
인구문제는 장기적 안목으로 분석하고 점진적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당장 어떻게 하고 싶은 마음에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인구문제의 대응책은 최소 30년의 긴 시간을 두고 고안ㆍ실행되어야 하는데, 거액의 자금 투입이 부담된다는 걸 핑계 삼아 미루기 딱 좋은 사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책을 주관하는 입법 및 실행자들에게는 인구에 관한 장기적인 정책을 추진할 직접적인 동기가 없다. 어차피 인구정책이란 자신들의 임기 전부를 할애해도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니까 말이다.
인구가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 사실 인구만큼 많은 걸 설명하는 변수는 없다. 사회체계와 경제구조를 비롯한 ‘사람의 삶’에 총체적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핵심 변수다. 인구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당장의 대책을 마련하거나 효과를 볼 수 없더라도 끈질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인구 변화는 증가에 그 방점이 있었다. 얼마 전만 해도 인구 증가는 전 세계적인 걱정거리였다. 지금도 세계 평균으로는 여전히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UN이 매년 발표하는 인구보고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후발국의 인구 증가를 염려하는 반면 고도성장이 종료된 성숙 국가는 오히려 인구 감소가 골칫거리다. 경제활동을 하는 현역인구가 감소하면(더불어 노인이 증가하면) 정부는 재정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세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구 변화로 인한 후폭풍은 이뿐이 아니다. 경제 성장의 둔화, 격차 확대, 사회 폐색 등 유례없는 사회문제를 유발한다. 뭉뚱그려서 이 정도지 항목별로 세분화하면 서로 얽히고설켜 일으키는 파멸적인 화학 반응이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상황 앞에 섰다. 전체적으로 인구가 증가했던 1차 변화(고령 증가 + 청년 증가)를 거쳐,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청년인구가 감소하는 2차 변화(고령 증가 + 청년 감소)의 시기를 겪고 있다. 가파른 속도로 볼 때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체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3차 변화(고령 감소 + 청년 감소)의 시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가 급속하게 노화되어 있으며 고령화율이 심각하다. 2017년 5월, 대한민국 인구 100명 중 14명이 고령인구로 편입되어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고령인구 비율이 14퍼센트(고령사회)에 도달한 속도와 20퍼센트(초고령사회)까지 도달하는 속도다. 놀랍게도 극단적인 스피드로 달려가고 있다. 현재로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8년에 20퍼센트를 찍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출산을 기피하고 포기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제2장 2018년 일하는 사람이 사라진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의 의미
15~64세에 해당하는 생산가능인구의 하락은 조만간 펼쳐질 미래사회의 기본적인 동력이 약화됨을 의미하기에 심각하다. 2020년부터 고령인구가 더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생산가능인구의 빈자리는 더 커진다. 문제는 앞으로다. 베이비부머세대의 끝을 1975년 정도로 본다면 1955년부터 20년간 집중적으로 태어난 약 1,7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인구가 2020년부터 생산가능인구에서 제외되게 된다. 반대로 신규 진입을 앞둔 예비인구(0~14세)는 2000년대부터 매년 50만 이하로 줄어든 채 공급된다. 생산가능인구의 절대 규모가 추세적으로 축소된다는 의미다.
베이비부머가 빠지면 생산가능인구의 덩치 자체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막으려면 후속세대의 공급체계를 사전에 늘렸어야했다. 그러나 결과는 비참하다. 30년 넘게 허송세월을 했고, 100조 이상의 돈을 엄한 데 쓴 채 2017년 하락 반전에 이르렀다. 생산가능인구가 하락추세로 전환하리라는 것은 일찌감치 예고된 일이었다. 생산가능인구의 범주 안에서도 단연 가장 활발한 활동인구인 핵심생산인구(25~49세)가 이미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핵심생산인구는 2005년(1,9991만 명), 2007년(2,066만 명)까지 치솟다 2011년부터 내려앉기 시작하더니 2017년 1분기에는 1,924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핵심생산인구의 숫자가 하락한다는 건 그만큼 경제의 토대가 무너짐을 뜻한다. 이렇게 된 원인은 간단하다. 생산가능인구에서 베이비부머 선배세대의 이탈이 시작된 반면, 새로 유입되는 후속인구가 그 수를 채우지 못하기 때문으로 이는 출산 감소가 가져온 결과다. 핵심생산인구에 이어 생산가능인구의 하락 전환은 청년세대가 줄어들고 노인이 늘어나는 사회가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청년이 증발한다: 보너스(bonus)와 오너스(onus; 책임, 부담), 이 두 단어의 뜻은 완전히 다르지만 늘 함께 붙는 단어가 있다. 바로 ‘인구’다. 인구란 말이 수식어로 붙으면 비로소 하나의 완벽한 의미를 갖는다. 전자는 인구가 늘면서 사회경제적인 수혜가 투입 대비 추가적으로 더 늘어나는 선순환을, 후자는 인구가 줄면서 호재가 악재로 바뀌어 성장 여력을 한층 감축시키는 악순환을 뜻한다. 현재의 청년세대가 앞으로 겪게 될 변화는 한 마디로 ‘선배세대 = 인구 보너스’와 ‘청년세대 = 인구 오너스’의 항등식으로 요약된다. 특별한 변수가 있지 않는 한 평균적인 세대 모델은 이 항등식이 성립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어난 시점보다 경제 주체로 사회에 진입하는 시점, 즉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순간이다. 이때 호황과 불황 여부의 판단, 그리고 그 지속성 등이 고용환경과 직결되면서 생활의 품질을 결정한다.
먼저 1차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 출생)는 상대적으로 행복한 편이라 할 수 있다. 헐벗던 시절 주린 배를 움켜쥐며 가까스로 공부했고, 열악한 노동 환경조차 감사히 받아들이며 취업한 세대다. 그들이 사회에 진입하거나 이후 활동할 때 일자리 고민은 별로 없었다. 1차 베이비부머세대가 활동하던 당시는 노동력의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던 노동력의 초과 수요 시대였다. 1차 베이비부머의 출생은 본격적인 경제개발계획의 출발 시점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소위 1958년 개띠가 태어나고 4년 후인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되었고, 본격적인 고도성장의 피치를 한껏 올렸다. 그리고 생산가능인구의 편입 시점인 1969년(1955년 + 14세)은 압축성장의 전형을 달리던 시절이었다. 1970년대의 오일쇼크 등 위기 상황도 잠깐 있었지만, 중동 진출 등으로 이를 극복하며 성장 엔진을 유지했다. 고졸이나 대졸 학력으로 취업했다면, 고용 축제를 한껏 즐겼을 세대다.
2차 베이비부머세대(1968~1974년 출생)도 1차 베이비부모 세대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단 1차 베이비부머세대가 태어날 때는 힘들었지만, 사회 진입부터는 성장 수혜를 입었던 것과는 다소 차별화된다. 2차 베이비부머세대는 대체적으로 인구 보너스는 받았지만, 중년 이후부터는 저성장이라는 먹구름 앞에 생애 최초의 시련기를 보낸 세대이기 때문이다. 3저 호황(저달러ㆍ저유가ㆍ저금리)이 한창이던 1986~1988년의 잔치 끝물부터 외환위기(1997년) 전후까지의 시기에 걸쳐 집중적으로 배출됐다. 대체로 3명 중 1명은 대졸자로, 1990년대 중반부터 고급 일자리에 데뷔했다. 이후 2010년대 2차 베이비부머가 4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본격적인 저성장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중년이 됐다. 이들은 본격적인 감축 경영으로 어느 때나 해고될 수 있는 상황에 인구 오너스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밀레니엄세대가 맞이할 생애 궤적: 그렇다면 2차 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에 속하는 밀레니엄세대(±2000년대 출생)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불황을 배웠다고 말할 수 있다. 밀레니엄세대는 저성장이 구조적으로 발현되는 시점에 집중적으로 사회에 진입한다. 2000년 출생자는 2014년 생산가능인구에 편입됐다. 본격적인 경제활동은 대졸 여성의 경우 2024년 즈음부터, 대졸인 군필자의 경우 2026년 정도부터 시작된다. 이때면 잠재성장률 2퍼센트대로 예측된다. 이처럼 저성장의 파고가 한국 사회 곳곳에 맹위를 떨칠 시점이라면 이들은 노동공급의 주체로서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시장에 나서자마자 취업은 힘들고 실업은 일상인 상황에 놓일 확률이 높다.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의 과실을 먹고 그 수혜 속에서 자랐지만, 경제 주체로 활동하는 데 있어서는 부모세대처럼 온전히 1인분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고도성장과 인구 증가가 선순환을 이루는 인구 보너스 상태였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는 성장률이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세가 유지됨에도 불구하고 인구 오너스가 시작됨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2018년 문제의 핵심인 생산가능인구의 하락과 2퍼센트대 성장 현실(추정치)은 인구 오너스의 간극이 최대치에 달한다는 걸 뜻한다. 이후부터는 생산가능인구의 하락과 저성장의 하향 조정이 간극을 유지한 채 한국 사회의 뒷덜미를 잡으며 불황이 시작될 수 있다.
해가 지면 서울이 멈춘다
거식도시 서울: 서울은 노력하면, 경쟁에서 이기면, 1등이 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과 욕망이 넘실대는 도시이자 최후 공간이다. 상장기업의 약 42퍼센트, 시가총액의 약 49퍼센트가 서울에 몰려 있다.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집중도는 어마어마하다. 우리나라 사람 2명 중 1명이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청년인구가 서울로 계속 유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공스토리를 쓰자면 서울이 제공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효율에 올라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교육 → 취업 → 소득’의 순환을 감안하면 서울 이외의 선택지를 찾기 힘들다. 양질의 일자리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서울 생활의 품질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이 같아도 지방에서 사는 데 드는 비용보다 서울에서 사는 데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결혼이 지체되고 출산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서울 입성해도 생활 지출의 압박으로 생활수준이 나빠지고 실질적인 소득이 하락하면 결국 자연스레 출산 포기로 이어진다.
또 하나의 문제, 인구 이동: 청년인구의 사회 이동은 인구추계를 종종 혼돈에 빠뜨린다. 정확하게 말하면 자연증감에 초점을 맞춘 인구추계가 청년 이동에 따른 출산 감소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청년증발이 늘 예상을 깰 수밖에 없다. 청년의 도시 지향은 당연한 흐름이며, 서울 집중도가 거세질수록 이 경향은 더 심화된다는 점에서 청년그룹의 사회 이동은 중요한 결정 변수다.
왜 그럴까? 추세적으로 자연출산 자체도 줄어들고 있지만, 서울로 유입된 청년들의 수가 통계에 반영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그나마 높은 지방의 청년들이 그대로 지방에 잔류한다면 추계대로 되겠지만, 이들은 끊임없이 출산율이 낮은 서울로의 진입을 꿈꾼다. 즉 지금의 통계상으로는 지방에서 2~3명을 낳을 것이라 예상되는 청년인구가 실제 거주지를 서울로 옮기면서 1명도 채 낳지 않는다. 그런데 인구추계에서 이런 현실이 배제되니 통계가 전부 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의 인구추계는 실제보다 꽤 낙관적이다. 실제로 후속 인구는 실제보다는 많게, 고령인구는 실제보다 적게 추계되어 엄중한 현실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인구통계는 복지개혁은 물론 주택, 환경, 교육정책 등 중앙정부의 미래 준비, 나아가 민간기업의 사업 재편에도 결정적인 기초 자료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상황은 심각하다. 인구추계가 현실을 왜곡하는 책상머리 통계라면 미래 대응은 무의미하다.
일본은 현실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인구추계의 딜레마에 솔직하게 대응했다. 왜 청년증발이 매변 예측을 넘어서며 심각해지는지를 사회 이동이라는 변수를 넣어 시산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인구 블랙홀처럼, 청년인구를 무섭게 흡수해버리는 도쿄 및 수도권의 사회 전입으로 규정했다. 이른바 ‘소멸 리스트’의 탄생 배경이다. 이는 2014년 일본창성회의가 ‘자연증감 + 사회증감’을 모두 고려하여 기초지자체별로 실질적인 사회전출입을 반영한 세계 최초의 분석 시도로 소개된다.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다. 2040년이면 1,799개 기초지자체 중 896개가 사라지는 걸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본 열도는 발칵 뒤집어졌다. 과장하면 A4 한 장의 인구지도가 청년증발을 넘어 지방소멸의 구체적인 위기감을 증폭시켰고, 이후 실시된 지방선거에선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다. 어떻게 하면 기초지자체의 소멸추세를 극복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으며, 2040년 사라질 걸로 지목된 해당 지자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공식추계와는 아주 다른 결과로, 그간의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둘러싼 재해석 요구가 빗발쳤다. 사람이 줄어 위험하긴 해도 이 정도로 심각한지는 인지하지 못한 결과다. 특히 대부분의 해당 공간이 지방 농촌으로, 집권 자민당의 텃밭이란 점도 직업 정치인의 목줄을 잡는 계기가 됐다. 인구지도 한 장의 파급 강도는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