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을 훔쳐라
장정빈 지음 | 올림
고객의 마음을 훔쳐라
장정빈 지음
올림 / 2013년 6월 / 399쪽 / 18,000원
1. 고객을 마음을 훔쳐라
남자는 왜 쇼핑을 싫어할까
일주일 내내 일에 지친 직장 남성들이 주말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늦잠 자며 푹 쉬는 것이다. 이때 가장 무서운 소리는 “나랑 쇼핑 가자.”는 아내의 말이다. 요즘은 곳곳에 대형 마트들이 생겨 쇼핑하기 편리하지만, 아내와의 쇼핑을 겁내는 남편들이 의외로 많다. 남성과 여성의 쇼핑에 대한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쇼핑 현장에 가 보면 남녀가 갈등을 빚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여성에게 쇼핑은 최고의 놀이이고 쇼핑 장소가 최고의 놀이터인 반면, 남성에게는 귀찮은 과제를 해결하는 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회사에서 고객만족 업무를 담당하는 박 과장은 아내의 쇼핑 행태를 지켜보고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다. 물건들을 둘러보는데 조금 전에 살펴본 물건을 다시 요리조리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내는 불필요해 보이는 동선을 계속 그리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 몇 가지 전략을 수립하여 함께 쇼핑을 갔다. (1) 쇼핑 리스트를 미리 작성한다. (2) 할인매장 지도를 보고 각 층에 어떤 매장이 있는지 파악한다. (3) 서로 인접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항목을 파악하여 그룹화한다. (4)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코너에서 쇼핑을 시작해서 끝내도록 동선을 짠다. 전략대로 해보니 평소 3~4시간 걸리던 쇼핑이 1시간도 안 되어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할 일 없으니 별걸 다 생각해냈다”고 투덜대기만 했다. 여성에게 쇼핑은 삶의 즐거움이요, 휴식이다. 지나친 계획이나 시간 압박은 금물이다. 놀이터에 가는 아내를 박 과장처럼 과제 해결하러 가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똑같은 쇼핑을 하는데 왜 여성은 즐거움으로 여기고 남성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일까? 이것은 인간의 진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원시 시대 사냥꾼이었던 남성은 만족스러운 사냥감을 발견하는 순간 바로 그것을 잡아 자리를 뜨지만, 채취 역할을 맡았던 여성들은 가장 잘 익은 열매를 따기 위해 샅샅이 뒤져야 했고 그런 습성이 유전자를 통해 오늘날까지 남아 있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쇼핑센터에서 행해진 실험에서도 ‘필요한 물건을 최대한 신속하게 산다’는 사냥꾼의 태도와 ‘색깔과 스타일이 각각 다른 상품들을 되도록 많이 둘러보고 원하는 것을 고른다’는 채취자의 태도로 크게 구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럼 판매자는 남녀의 차이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여성들이 구매할 때 보이는 특성 중 하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여성들은 쇼핑할 때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어떤 게 더 나은 것 같아요?”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본다. 처음 만나는 상대방도 “이게 더 어울리는 것 같네요.”라고 곧잘 받아준다. 남자들 세계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여성은 쇼핑을 가서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본다. 사람이 마음에 들면 단골이 되어 오랜 관계를 형성한다. 관계중심 성향은 삶의 초점이 항상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뜻으로, 친구가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물건을 혼자 고집 피우며 사지 않는다. 구매한 물건을 친구들이 좋다고 해줘야 마음이 놓이고 쇼핑한 보람을 느낀다. 여성은 제품을 구매할 때 70%를 판매원과의 감정 소통에 할애하는 반면, 남성은 제품 자체에 70%의 비중을 둔다. 자동차 세일즈를 할 때 남성 고객에게는 배기량, 연비, 엔진 소리 등 기능을 부각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여성 고객에게 기술 설명을 늘어놓으면 십중팔구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기대치를 낮추면 고객이 놀란다
동네의 단골 카센터에 점검을 부탁해보면 엔진 오일, 가스 주입, 부동액 등 금방 수십만 원의 견적서를 내미는데, 도대체 정말 꼭 수리를 해야 하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내 경우엔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 하고 맡겨버린다. 하루는 강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근처 카센터에 차를 맡겼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나기에 브레이크패드를 교체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정비업소 주인이 대뜸 “브레이크는 쓸 만해요. 아직 5~6천 킬로미터는 족히 탈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고객이 수리를 부탁하는데 아직 쓸 만하니 더 운행해도 괜찮다며 친절하게 거절하는 카센터 주인은 처음 만났다. 기대 밖의 신선한 사건을 경험한 것이다. 보통 카센터는 과잉 수리를 권유하고 바가지를 씌우며 매출을 올리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내 기대를 부정적으로 어긋나게 한 경우도 많다. 나는 카페에서 비싼 가격에 커피를 팔면서 고객이 직접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고 진동벨이 울리면 커피를 가지러 가야 하는 셀프 서비스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들른 어느 커피숍에서 주문한 차를 직접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받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신선하고 감동적인 서비스였다. 고객이 주문한 차를 종업원이 직접 테이블에 가져다준 것에 내가 이렇게 감동하다니…. 고객만족이 사실 별것 아닐 수도 있다. 음식점 곳곳에 ‘물은 셀프입니다’ 하고 붙여놓고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다음 직접 물을 가져다주면 된다. 그것이 훌륭한 서비스로 평가받고 덩달아 음식 맛도 좋다고 느끼게 만드는 이치다.
기대를 뛰어넘은 행위는 인간관계에서 긍정의 힘을 발휘한다. 평소 무뚝뚝하던 사람이 나의 실수를 비난하기보다 따뜻하게 격려해주거나, 이기적인 사람이 뜻밖의 친절을 베풀 때 “저런 면이 있었나?” 하는 생각에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증가한다. 어느 작가는 원고나 강연을 의뢰한 사람이 찾아오면 자신보다 연하일 경우 반드시 현관까지 배웅을 해준다. 그러면 젊은이들이 굉장히 감격한다. “선생님이 일부러 현관까지 배웅해주셨다!” 우리는 상대방의 행동에 일정한 기대와 예상을 한다. 상대방이 이러한 기대와 예상을 긍정적으로 위반하면 호감이 상승하지만 부정적으로 위반하면 호감이 줄어든다. 이를 기대치 위반 효과(Expectation Violation Effect)라고 한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 상대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뒷감당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약간 부족한 듯 고개를 숙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크게 호의를 베풀거나 실력을 발휘하는 편이 낫다.
병든 주인이 상머슴 열 몫 한다
공덕역 주변에 잘나가는 설렁탕 집이 있다. 사전 예약 없이는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다.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주인의 서비스도 일품이다. 주인이 직접 주차를 해주고, 안주인은 방마다 다니면서 손님에게 인사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일일이 챙긴다. 사람이 많아 조금 불편하긴 해도 종업원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며 서비스하니 환대받는 느낌이 든다. 그 정성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다른 음식점에서는 정반대의 경험을 했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중복에 인근 삼계탕 집으로 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 혼잡한 시간을 피해 갔는데도 손님이 제법 많았다. 그런데 안내받은 식탁에 가보니 먼저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남기고 간 그릇들을 미처 치우지 않아 지저분했다. 그때 식탁을 치우던 한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들으라는 듯 한마디 했다. “징글징글하게 들어오네!” 아주머니는 복날에 밀려드는 손님들로 힘들고 지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와서는 안 될 곳에 온 것처럼 불편했다. 내가 농담 삼아 한마디 던졌다. “죄송합니다. 담부터 다시는 힘들게 하지 않을게요.”
삼계탕 집의 종업원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나는 두 번 다시 찾지 않고 나쁜 소문을 냄으로써 보복(?)을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진짜 피해자는 종업원이 아니라 사장이라 할 수 있다. 종업원의 잘못으로 이미지가 나빠지거나 고객이 더 이상 찾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장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고객이 뭔가에 화가 나서 보복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면 그 대상이 종업원이냐 사장이냐는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이 같은 사실은 파견과 도급, 용역, 아르바이트 등 아웃소싱이 점차 확산되는 오늘날의 시장 환경에서 기업의 고객관리 담당자에게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불만이 있을 경우 고객은 어떤 방식으로든 보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주인정신이 중요하다. ‘이건 내 것이 아니니까’라는 머슴의식이 결과적으로 주인의 사업성과를 떨어뜨리고 고객에게 나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2. 고객의 행동에는 패턴이 있다
사람은 눈으로 생각한다
동네 빵집 사장님을 대상으로 전국 순회강연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여러 사장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점이 있다. 고객과 사장님의 생각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사장님의 눈에는 매장이 온통 빵이고, 충분한 양이 진열되어 있음에도 고객들은 “왜 이리 빵이 없냐?”고 불평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하루 2개 정도 팔리는 빵을 4개 정도 준비하면 충분하지 않나 하는 것이 사장님 생각인데, 고객의 눈에는 몇 개만 남아 있는 빵이 팔다 남은 빵처럼 보이게 된다. 사장님에게는 적정 재고가, 고객들에게는 맛있고 풍성해 보이는 연출이 중요한 것이다. 간판에 전원이 끊어져도 바로 수리하지 않는 사장님,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진열장의 전원을 일부러 끄는 사장님도 있었다. 이분들의 이야기는 “수년간 장사했는데, 동네에서 우리 가게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서비스는 무형성을 특징으로 한다.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고객들은 서비스를 선택하고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직접 눈이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찾아 이를 기준으로 서비스의 질을 판단하고 해당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한다. 음식점에 대한 판단도 외형적인 것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는 음식점을 보면 그 집 음식이 맛있을 거라고 짐작한다. 반면 유리컵에 금이 가 있거나 종업원 앞치마에 얼룩이 묻어 있는 것을 보면 음식도 불결할 것이라 여겨 발길을 돌린다. 매장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고객의 눈에 드러나는 물적 증거들이다. 냄새나는 화장실, 글자의 획이 떨어져나간 간판, 먼지가 낀 유리창, 지저분한 식탁 등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는 형편없습니다.”라고 광고하는 현수막과 같다. 작고 사소한 것들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후회할 일을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집에 혼자 있다가 배가 고파 짜장면 곱빼기를 시켰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양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절반 조금 넘게 먹었는데 벌써 배가 부르고 속이 더부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내려야 할 가장 합리적인 판단은 뭘까? 과감히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만 먹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더 먹는다. 남기면 아깝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차피 곱빼기 가격으로 돈을 더 줬으니 다 먹어야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매몰비용(Sunk Cost)의 함정, 즉 비합리적인 집착에 빠지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과거에 지불한, 되찾을 수 없게 된 비용을 매몰비용이라고 부른다. 한번 지불한 다음에는 무슨 수를 써도 회수할 수 없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 합리성의 원칙은 행동을 결정할 때 이런 성격의 비용은 철저하게 무시할 것을 요구한다. 만약 20만 원을 주고 피아노 연주회에 갔는데 연주가 형편없다면 즉시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그 순간 고려해야 할 것은 한 가지뿐이다. 자리에 계속 앉아 있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즐거움 또는 괴로움만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어리석은 결정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돈을 허비했다는 자책감에 사로잡힐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게 20만 원짜리 티켓인데 그냥 버리다니….” 후회하지 않으려고 우리는 오늘도 너무나 많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라고?
나는 1년에 200회 정도 강의를 한다. 한번은 자동차 긴급출동 서비스업을 하는 사장님들 모임에 강사로 초청되어 간 적이 있다. 내가 교육 담당자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작년에는 어느 교수님께서 강의하셨나요?” “OOO 여자 선생님이었어요.” “그때 그분은 주로 어떤 내용의 강의를 하셨나요?” “무슨 내용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사장님들께서 무척 좋아하셨어요. 아주 미인이셨거든요.” 대답이 좀 씁쓸했지만 이것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육을 담당하는 몇 분께 물어보았더니 “연수 대상자에 따라 외모도 강사를 초빙하는 선택 기준의 하나로 작용한다.”는 말이 돌아왔다. 매력자본(Erotic Capital)이라는 용어가 있다. 매력자본은 아름다운 외모나 섹시한 몸으로 표현되는 성적 매력, 자기표현 등의 인간관계 기술, 헤어스타일이나 향수와 보석 같은 장식적 요소의 사회적 표현력 등이 합쳐진 자본을 말한다. 과거와는 달리 기술이 발달하고 생활이 풍요로워진 오늘날에는 신체 단련이나 성형 수술 등을 통해 수준 높은 매력자본을 성취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해졌다.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들리는 한편, 이 같은 현상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는 현실론도 대두된다.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외모가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66.1%를 차지했다. 가장 영향을 미치는 외모 부분에서 첫째가 인상으로 84.2%를 차지했고, 이어서 분위기, 옷차림, 청결의 순으로 나타났다.
뛰어난 외모가 경쟁력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런 고정관념과 달리 사람들은 평범한 얼굴을 더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평균적이거나 약간 미달하는 외모가 다른 사람의 방어막이나 경계심을 낮추며, 이렇게 벽을 허문 사람들이 성공을 추구할 때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본능의 경제학』을 쓴 비키 쿤켈은 이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하며 ‘미운 오리 새끼에게 마음을 놓는 관대함’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미운 오리 새끼처럼 약점이 있는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지만 화려한 백조에게는 질투와 시기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 오프라 윈프리다. <오프라 윈프리 쇼>의 성공은 그녀가 아름다운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이웃집 아줌마 같은 외모로 반감이 아닌 호감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3. 소통하고 소통하고 소통하라
머리 대신 가슴으로 소통하라
초등학생 아이의 준비물을 챙겨주느라 아내가 조금 늦게 집을 나섰다가 지각을 했다. 하필 미팅이 잡혀 있던 날이라 팀장에게 한 소리 들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집안일에 전념하시는 게 어때요?” 퇴근한 아내가 “그렇게 면박을 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며 팀장 욕을 한바탕 늘어놓는다. 이럴 때 당신이 남편이라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① 그런 꼴 보지 말고 당장 그만둬! ② 이참에 한 번 세게 받아버려! ③ 당신 요즘 너무 힘들었겠다. 오늘 저녁은 기분도 풀 겸 외식이나 하러 가지. ④ 그런 말 듣지 않으려면 내일 아침부터는 좀 일찍 일어나서 여유롭게 출근하라고!
여기서 가장 적절한 반응은 ③이다.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은 ④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④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남자들이 의외로 많다. 남녀 사이에 이런 혼동이 일어나는 까닭은 남자는 문제 해결 어법을 쓰고 여자는 감정 공유 어법을 쓰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여자가 무슨 말을 하면 도와달라는 것으로 착각하고 곧바로 해결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 정답은 ‘아하!’, ‘그래?’,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등의 감탄사로 감정의 선을 읽어주고 맞장구치고 공감해주는 것이다. 아내의 요구는 ‘남 편’이 아닌 ‘내 편’이 되어 마음을 이해하고 동조해달라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감성 지능이 타인과의 소통을 좌우한다. 현장 영업에서 돌아온 박 대리가 “과장님, 힘들어서 회사 못 다니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사표를 내겠다는 말인가?”라는 식으로 대꾸하면 곤란하다. “박 대리, 오늘 날씨도 덥고, 고객하고 상담하느라 힘들었지? 고생 많았네.”라고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