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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을 팔려면 구멍을 팔아라

사토 요시노리 지음 | 북북서
Prologue 마케팅 뇌를 단련하라

마케팅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고객'에 관한 모든 것, 다시 말해 '파는 일에 관한 모든 것'인데, 여기에는 시장조사, 광고제작, 영업전략 같은 모든 과정이 포함된다. 그리고 마케팅이 '파는 일'이면, 마케팅을 펼치는 회사는 '판매인'이다. 그리고 그 반대쪽에는 당연히 '사는 사람', 다시 말해 '고객'이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것이 핵심이다.



한편 우리가 물건을 사는 모습을 조금만 주의 깊게 관찰해도 '마케팅은 회의실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이처럼 주위에 널린 마케팅 힌트에 민감하고, 마케팅과 관련지어 생각할 줄 아는 뇌를 나는 '마케팅 뇌'라고 부른다. 그런데 마케팅 뇌를 단련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바로 자기 주변에서 배우면 된다. 예로 물건을 산 뒤에 '왜 이 상품을 샀을까?', '왜 이 가게에서 샀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당연히 그 뒤에는 물건을 파는 사람의 마케팅이 있다. 나아가 가족 중의 누군가가 물건을 샀을 때도 왜 그 물건을 샀는지 물어보고 힌트로 삼으면 된다.



이처럼 마케팅은 우리가 늘 체험하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당연한 상황 속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저절로 할 줄 아는 것과 그것을 체계적으로 이해해서 설명할 줄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예로 여러분은 날마다 자연스럽게 쓰는 우리말을 외국인에게 쉽게 가르쳐줄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못한다. 왜냐하면 체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설명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없고, 스스로 정리하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경험이나 실전만으로는 부족하다. 즉 체계적으로 정리할 이론이 없으면, 지식은 단편으로 남을 뿐 전체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최소한으로 알아야 할 기본적인 마케팅 '이론'이란 무엇일까? 바로 다음과 같다.



베네피트(benefit) … 고객이 느끼는 가치. 세그먼테이션과 타기팅 … 고객을 나누고 압축한다.

차별화 … 경쟁사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

4P …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제품, 가격, 판로, 광고.

물론 앞의 네 가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이 이외에 다른 것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이제 보다 구체적으로 앞에서 언급된 네 가지를 차례 차례로 살펴보자.



Chapter 1 당신은 무엇을 팔고 있는가? : 베네피트

마케팅의 네 가지 기본 이론 중에서 제일 먼저 '베네피트'에 관해서 이야기하자. 베네피트란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다. 예로 여러분이 드릴이라는 공구를 판다고 치자. 여러분은 드릴을 팔지만 고객은 드릴 자체보다 드릴로 뚫은 '구멍'에 더 큰 가치를 두게 되는데, 이 '구멍'이 바로 베네피트가 된다. 즉 고객은 '드릴'이 아니라 '구멍을 뚫는 도구'를 사는 것이며, 여러분도 드릴이 아닌 '구멍을 뚫는 도구'를 파는 것이다. 참고로 '베네피트'를 네 가지 마케팅 이론 중에서 최우선으로 꼽는 이유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를 팔고, 그 대가로 고객에게 돈을 받는 일이다. 그런데 고객은 자신이 지불하는 대가보다 더 큰 가치를 얻을 때 '사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그리고 고객이 지불하는 대가에는 제품이나 서비스 금액은 물론 제품 정보를 수집하는 데 드는 수고와 시간, 매장에 가는 시간과 교통비, 사용법을 익히는 기간 등 '가치를 얻기 위한' 돈과 시간, 노력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참고로 아래 도표의 부등호를 유지하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좌변을 크게 하는 것, 다시 말해 고객이 얻을 가치를 더욱 크게 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우변을 작게 하는 것, 즉 고객이 지불할 대가를 낮추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마케팅은 다음과 같다.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를 높인다.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는 데 드는 수고와 시간, 에너지를 줄인다. 가격을 내리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마케팅은 결코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만 담당하는 일이 아니다. 영업이나 판매 등 직접 '물건을 파는 '부서는 물론, 광고부나 영업부, 판매기획부, 생산부 등 '판매'와 관련 있는 모든 사원이 마케팅을 담당해야 한다.



이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베네피트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자. 여러분은 지금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가? 그렇다면 왜 다른 시계가 아닌 바로 그 손목시계를 샀을까? 손목시계가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얻은 대답은 다음과 같다.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사람의 이유는 값이 싸서, 가벼워서, 전지를 교환하지 않아도 되는 태양전지 시계여서, 문자반이 커서 잘 보이니까, 시간이 정확한 시계를 갖고 싶어서, 값비싼 예물 시계라서, 어떤 복장에나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어서, 나를 위한 명품 시계를 갖고 싶어서 등이었다. 한편 손목시계가 없는 사람의 이유는 휴대전화로도 충분히 시간을 알 수 있어 시계는 필요 없으니까, 무겁고 귀찮아서 등이었다.



앞에 든 예 등이 바로 '고객이 느끼는 가치'이며 베네피트인데, 베네피트는 '기능적 베네피트'와 '정서적 베네피트'로 나눌 수 있다. 기능적 베네피트란 물리적이고 계측할 수 있는 베네피트를 말한다. 이는 시간을 아는 것은 물론 관리하기 쉽다, 보기 편하다 같은 기계 본래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 정서적 베네피트란 디자인이나 동경하는 마음처럼 손목시계 본래의 가치와는 그다지 관계없는 가치다. 이른바 인기 상품은 그 물건을 구입한 사람에게 기능적 베네피트나 정서적 베네피트, 아니면 두 가지 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준다.



한편 베네피트란 고객이 생각하는 가치라고 말했는데, 가치란 간단히 말하면 인간의 욕구이며 욕망이다. 그렇다면 과연 욕구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클레이턴 알더퍼가 제창한 ERG 이론 - 이것은 Existence(생존), Relatedness(타인과의 관계), Growth(성장)의 머리글자를 딴 이론 - 을 좀 더 수정해서 나는 각각 '생존욕구', '사회욕구', '자기욕구'라고 부르고자 한다. 정리하면 인간은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돈을 내고 무엇인가를 '산다.' 바꿔 말하면 무엇인가를 '팔려면'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면 된다는 뜻이다. 참고로 잘 팔리는 인기 상품은 대체로 앞서 이야기한 인간의 3대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의미에서 마케팅이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학문체계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을 할 때는 높은 도덕심을 갖춰야 한다.



Chapter 2 누구에게 팔 것인가? : 세그먼테이션 & 타깃

손목시계를 포함해서 어떤 제품이든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물건을 팔 때는 고객을 적절히 나누어서 대응해야 한다. 여기서 고객을 나누는 것을 '세그먼테이션(segmentation)'이라고 하고, 그렇게 나뉜 고객 그룹을 '세그먼트'라고 부른다. 그리고 세분화한 세그먼트 중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목표로 정한 고객을 '타깃(target)'이라 부른다. 주의해야 할 것은 나누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마다 추구하는 베네피트가 다르기 때문에 나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 세그먼테이션 방법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성별, 나이, 거주지역 등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개인 고객을 분류하는 방법인데, 예로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등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방법의 장점은 누락이나 중복 없이 논리적으로 고객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개인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에서는 성별, 연령 세그먼테이션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그 두 축이 소비행동이나 추구하는 베네피트에 미치는 영항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밖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축이 있다. 예를 들면 자녀의 유무다. 같은 40대 부부라도 자녀의 수에 따라 행동범위가 달라지고, 자녀를 맡길 곳이 있는지도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인구통계적 세그먼테이션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을 20대와 30대로 나눌 때 29세는 20세와 함께 '20대'라는 세그먼트로 분류되고, 30세는 39세와 같이 '30대'라는 세그먼트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 방법이'고객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나눈다'는 세그먼테이션의 원래 목적에 부합할까?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러면 좀 더 세분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너무 잘게 나누면 오히려 복잡해지기만 한다.



한편 인구통계적 세그먼테이션과 달리 심리나 행동, 생활환경 차이 등을 기준으로 한 '심리적 세그먼테이션'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상품 보급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 물건을 빨리 구입하는가, 늦게 구입하는가, 혹은 구입하지 않는가로 고객을 나누는 방법이다. 보통 다음과 같이 나눈다.



혁신자 … 가장 먼저 찾아내서 쓰는 사람

초기 채택자 … 일반에게 널리 보급되기 전에 쓰는 사람 전기 다수자 …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에 쓰는 사람 후기 다수자 … 널리 보급된 것을 확인하고 나서 쓰는 사람 지체자 … 가장 늦게 쓰는 사람, 또는 쓰지 않는 사람

참고로 심리적인 세그먼테이션은 위와 같은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손목시계를 예로 들면, 아마 다음과 같은 베네피트와 그에 속하는 고객이 있으며, 각각을 세그먼트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그럭저럭 정확하고 값이 싼 시계를 선호'하는 계층 '시간이 정확하고 관리하기 쉬운 시계를 선호'하는 계층 '디자인을 중시'하는 계층

'브랜드를 중시'하는 계층



이처럼 베네피트를 축으로 한 세그먼테이션을 '베네피트 세그먼테이션'이라고 부르는데, 세그먼테이션을 하는 원래 목적이 '사람에 따라 베네피트가 다르기 때문'이므로 이 방법이 가장 타당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심리적인 세그먼테이션은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먼저 고객을 분류하기가 어렵다. 즉 어떤 사람이 혁신자인지, 어떤 베네피트를 기대하고 있는지 고객에게 물어보지 않는 한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예로'당신은 혁신자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뭐라고요?'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그럴 때는 고객이 읽는 잡지나 자동차의 종류, 외식이나 영화 관람 횟수 따위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인구통계적 세그먼테이션과 심리적 세그먼테이션 두 가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고객을 분류한 다음에는 나눈 세그먼트 중에서 어떤 그룹을 '타깃'으로 정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타깃은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주요 선택 기준을 알아보자. 먼저 타깃으로 삼을 세그먼트가 시장으로서 충분히 커야 한다. 아울러 그 타깃(세그먼트)을 둘러싼 경쟁 정도도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가령 '20대 여성 세그먼트'는 패션은 물론 식품, 레스토랑 분야에서도 경쟁이 심하다. 그리고 '자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느냐' 하는 기준도 중요하다. 즉 타깃으로 정한 고객 세그먼트가 '자사의 강점을 좋게 평가해주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상품이나 서비스는 그것의 '가치'를 절실히 원하는 사람이 산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가사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 주된 베네피트는 '시간절약'일 것이다. 그런데 시간절약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은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다. 그러므로 전업주부보다는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라는 세그먼트에 타깃을 맞추어야 서비스를 팔 수 있다. 단, 그와 같은 세그먼트에는 당연히 경쟁사가 많기 때문에 치열한 순위 다툼을 피할 수 없다.



참고로 타깃을 선택하는 기준은 이 밖에도 많지만, 우선 이 세 가지는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 타깃을 압축해야 한다. 압축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압축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30대 남성이라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잡지와 30대 남성을 위한 잡지 중에서 어느 쪽을 살까? 보통은 후자를 살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세그먼트에서도 일어난다. 결국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책은 모든 사람이 본다는 이유로 아무도 사지 않는 모순에 빠진다. 그 전형적인 예가 백화점이다. 또 타깃을 압축하면 성별, 연령별의 인구통계적인 세그먼트를 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활양식 등 심리적인 세그먼트를 구체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구통계적으로 '50대 여성'이라고 압축했어도 거기에서 한층 더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 50대 여성이라는 무미건조한 표현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려하면 이미지가 크게 달라진다.



외모는 어떤가? 머리색은 어떤가? 화장은? 표정은? 어떤 차림인가? 양복인가, 전통의상인가? 체형은? 어떤 생활을 하는가? 여행을 좋아하는가? 커리어 우먼? 다도(茶道)? 춤?

Chapter 3 당신의 상품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라 : 차별화

'chapter 1'에서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인 '베네피트'를, 'chapter 2'에서는 고객마다 추구하는 베네피트가 다르기 때문에 '세그먼테이션'으로 나누어서 타깃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자신이 타깃으로 정한 고객이 추구하는 베네피트를 제공하기 위한 바탕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여러분의 상품이 팔릴 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여러분뿐만 아니라 경쟁사도 마찬가지로 고객이 추구하는 베네피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별화'가 필요하다.



참고로 차별화되어 있지 않거나 차별화하기 어려운 업계에서는 가격경쟁이 일어나기 쉽다. 예를 들면, 전화 업계에서는 국제전화 통화료를 놓고 가격경쟁이 벌어졌고, 인터넷통신 업계에서도 초고속 통신망 서비스를 놓고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가격경쟁은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판매하는 쪽에는 막대한 손해를 입힌다. 그러므로 가격 이외의 요인으로 차별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한편 차별화란 글자 그대로 '다르게 만드는 것'인데, 그냥 다르기만 해서는 안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다른 점이 경쟁사보다 못하다면 의미가 없다. 그것이 차별화의 본질이다. 즉 '경쟁사보다 높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것, 다시 말해 '제공하는 가치의 차이'가 차별화라는 것이다. 예로 여러분은 외식할 때 어떤 기준이나 마음으로 음식점을 선택할까?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바쁘니까 빨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월급날 전이니까 싼 곳에서 먹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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