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몬스터를 잡아라!
김영한 지음 | 랜덤하우스중앙
프롤로그현대자동차에서는 매년 6,600명의 영업사원 중에서 판매 실적이 우수한 10명의 판매왕을 선발한다. 판매왕이 되려면 연간 150대 이상의 차를 팔아야 하는데, 150대를 팔기 위해서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자동차 한 대씩을 계약하거나 출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동차 한 대를 계약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열 번 이상 만나야 하고 차를 한 대 출고하려면 10여 가지의 복잡한 서류가 필요하다. 판매왕들은 하루에 전화만 100여 통 이상을 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곳저곳을 동분서주하며 뛰어다닌다. 이들이 이렇게 판매왕이 되기까지는 분명 갈등과 좌절의 순간이 있었다. 이 세상에 손쉬운 세일즈나 마케팅은 없다. 특히 맨몸으로 시장이라는 정글에서 뛰어야 하는 세일즈는 몬스터들과의 싸움이다.
대부분의 초보 세일즈맨들은 일주일 정도는 고객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주변만 맴돌기 일쑤다. 진짜 고객은 만나 주지 않는다. 진짜 고객 앞에는 문지기가 지키고 있어서 이를 뚫고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다. 어렵게 고객을 만난다고 해도 고객은 속마음을 감추고 영업사원을 힘들게 한다. 고객과 한참 실랑이를 벌인 후 어느 정도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으면 불쑥 경쟁사라는 괴물이 나타나 고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경쟁 몬스터까지 물리치고 이제는 이 싸움이 끝나려나 싶으면 고객은 마지막으로 비장의 무기를 내놓는다. 가격을 깎으려고 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판매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기쁨은 잠시, 또다시 고객의 클레임이 들어오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 수많은 몬스터들과 싸워 이겼을 때만이 한 사람의 고객을 얻을 수 있다.
1장 내 안에 숨어 있는 몬스터남 앞에 설 수 있을까?어릴 때부터 내성적이었던 채수형(울산 대형지점)의 성격은 어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다니는 직장이 조용한 성격과도 잘 맞고 안정적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언제나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로 인해 허전함을 느껴야 했다. 그 무렵 눈에 들어온 것이 현대자동차 영업사원 모집 광고였다. 평소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을 잘 아는 주위 사람들은 영업을 하겠다는 그의 결심을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꿋꿋했다. 그가 처음 방문하기로 한 곳은 건축사 사무실이었다. '씩씩하게 행군하자'고 결심했건만 마음과는 달리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열심히 카탈로그를 읽고는 도망치듯 그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오랫동안 굳어진 성격을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내성적인 성격과 소극적인 태도를 고쳐 보자고 마음먹었다. '자동차를 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일단 내 자신부터 바꿔야겠어.'라고 굳은 결심을 하고 나니 문전박대를 당하거나 고객으로부터 좋지 않은 소리를 들어도 참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큰 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했다. 매일 매일 커다란 거울 앞에서 수십 가지 말과 제스처를 바꿔 가며 연극배우처럼 열심히 땀을 흘렸다. 이런 노력들은 점차 그를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시켰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파는 일에 중점을 두기보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일에 더 초점을 맞췄다. 사람들이 언젠가는 자신의 노력과 정성을 알아봐 줄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리하여 결국 이제는 그를 보면 고객들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네가 장사꾼 하는 꼴을 못 봐!인천 남동구청에서 7년째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윤돈기(인천 주안지점)는 몇 해 전 자동차 세일즈를 하는 친구의 급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공무원도 월급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는 그보다 2~3배의 월급을 더 받고 있었다. 몇 달을 심사숙고한 끝에 그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결심을 내비쳤다. 어느 정도 의견 충돌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는 너무나 완강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을 우물 안 개구리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온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청에 사표를 내고 현대자동차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그가 세일즈를 시작한 인천 지역은 주변에 대우자동차 공장이 있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우 차를 사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인천 시내를 내 명함으로 도배해 버릴 테다.'하는 각오로 일했다.
그는 고객에게 단순히 차만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카 라이프(Car Life)'를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임했다. 그는 스스로를 외판원이 아니라 '고객 도우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객과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신상명세서를 바탕으로 지금 당장 자신의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고객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애썼다. 그는 단지 물건만을 파는 영업은 죽은 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팔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었다. 그 대신 도우려는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는 그를 보며 부모님도 마음의 문을 열었다. 처음 영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보인 극심한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그에게는 오늘 같은 희열도 없었을 것이다.
나쁜 첫인상, 바꿀 수는 없을까?"참 다가서기가 어려운 인상이야." 천안 지점의 이석이. 그가 영업 초기에 가장 많이 듣던 말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해군 학사장교 입대를 앞둔 1990년 초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사고로 왼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해 큰 수술을 받고 눈 주위에 커다란 흉터를 얻었다. 사고 전까지는 꽤나 활발한 성격이었는데, 사고 이후 그는 자신감을 잃고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게다가 거듭되는 취업 실패로 몸과 마음이 점점 피폐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 난 현대자동차의 영업사원 모집 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서를 내보기로 했다. 합격이었다. 영업사원이라면 첫인상이 가장 중요할 텐데 그를 뽑아 준 면접관들의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 어찌 됐든 그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꼭 증명해 보이자는 각오가 일었다.
하지만 영업의 길은 험난하고 고달팠다. 막상 현장에 나가 영업을 해보니 그의 얼굴이 큰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이 일에 회의가 밀려왔다. 그때마다 그는 자신을 채용해 준 면접관들의 믿음을 떠올리며 여기서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는 결심에 어금니를 악물었다. 그의 좌절이 그 한 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같은 장애를 가진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뺏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더욱 쉽사리 사표를 낼 수 없었다. 사람 마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했다. 그러자 어두웠던 표정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고객들도 달라진 그의 표정에 더 이상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적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의 병'이었던 셈이다.
2장 정글에서 살아남기안면 영업, 6개월도 안 간다영업을 하려면 연고가 있어도 쉽지 않은데 경남 사천이 고향인 채수형은 일부러 자신의 고향과는 멀리 떨어진 울산 지역에 지원서를 냈다. 처음 세일즈맨의 길을 선택했을 때 그는 안면으로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주위 사람들에게 폐 끼치는 부탁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애초부터 안면을 이용해 영업을 뛸 생각이 없었으므로 이왕지사 이렇게 된 일, '내 고객은 내가 개척하자'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먼저 시내로 나가 울산시 지도부터 구입했다. 그 지도를 보며 울산 지리를 익히고 일주일 단위로 시간표를 만들어 울산 곳곳을 찾아다녔다. 이렇게 몇 달쯤 지나자 생소하게만 보이던 울산이 고향처럼 친숙하게 다가왔다. 이젠 각 지역별 정밀 지도를 구해 골목마다 찾아다니며 공장과 회사의 특성을 조사했다. 울산 토박이가 아니므로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발이 부르트도록 꾸준히 업체를 찾아가고 대형차를 살 만한 곳이라면 아무리 먼 거리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무조건 채수형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여러 업체를 전전하며 직접 눈으로 보고 귀동냥으로 정보를 얻었다. 회사마다 구매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과 현재 트럭의 상태, 구매처에 관한 것까지 모두 파악해 메모해 두었다. 그리고 끈질기게 사람들을 설득했다. 어느 토요일 오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나 폐기물 회사 이 사장인데 내 차에 문제가 생겼어. 지금 와줄 수 있나?" 그동안 꾸준하게 방문했던 회사의 사장이 자기 승용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그를 찾았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그 회사에 다시 가니 처음으로 사장이 그에게 커피를 권하며 트럭을 한 대 구입해 주겠다고 나섰다.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로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일군 첫 성공이었다.
목표는 늘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 두라임종혁이 자동차 세일즈맨이 되어 첫 조회를 하던 날이었다. 각오 한마디를 밝혀 달라는 지점장의 말에 그는 "하루 20명 이상의 고객을 만나고 한 달 동안 30명의 고객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하고 큰소리를 쳤다. 지점장으로부터 호기롭다는 칭찬은 들었지만,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후 현장에 배치된 그는 고객을 개척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뼈아프게 실감해야 했다. 선배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를 비웃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큰소리 치더니, 어때 쉽지 않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처음에는 창피했지만 그 다음에는 오기가 생겼다.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면 저렇게 말하지 못하겠지. 어디 연말에 한번 봅시다.'하고 남자로서의 승부욕이 불끈 솟아올랐다.
그는 항상 목표를 잊지 않기 위해 수십 장의 포스트잇에 연별·월별·주별 목표 대수를 적고 집 안 전체를 도배했다. '올해 안에 120대를 팔자. 3월 한 달 동안 15대, 3월 첫 주에 2대'하는 식으로 체크를 해놓고 보니 한결 자신의 꿈과 가까워진 듯했다. 아침마다 출근하기 전에는 목표를 보며 '이번 주에는 20명의 고객을 만나서 3대를 계약하는 거야. 그럼 오늘은 5명의 고객과 상담하자.' 등 구체적인 하루 계획을 짰다. 그리고 퇴근 후에는 하루 일과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생활을 반성했다. 그리고 한 주, 한 달이 지날 때마다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성공 확률을 체크해 나갔다. 예전에는 목표가 너무 막연해 자신이 지금 어디쯤 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포스트잇을 보면서 목표의식과 방향감각을 세워나갔다. 자신의 꿈과 계획을 적은 메모지들이 그에게 이정표 역할을 해준 것이다.
무대포 정신으로는 심신만 지친다3년 동안 공주의 주유소에서 근무했던 임희성. 아무리 일이 고되더라도 젊음으로 버틸 만했는데 주유소가 폐업을 하게 되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현대자동차 영업사원 모집 공고였다. 하지만 신입사원 교육이 끝나자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의욕은 누구보다 넘쳤지만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무조건 하면 된다'는 '무대포' 정신만 앞서 있을 때여서 몸은 바쁜데 정작 뭐 하나 제대로 처리하는 게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어느새 몸과 마음은 파김치가 되었다. 그의 모습이 딱했던지 어느 날, 선배 영업사원이 그에게 다가왔다. "무턱대고 돌아다니지 말고 하루 동안 해야 할 일과 시간을 잘 계획해 보게. 방문할 때도 어떻게 접근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란 말이지." 어떤 일이나 순서가 있게 마련인데 그는 그 순서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배의 작은 충고가 그의 영업 태도를 바꿔 놓았다. 그는 노트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차근차근 정리하기 시작했다. 전화상담, 고객정보 관리, 고객 방문, 이 세 가지 주요 업무를 아침, 점심, 저녁 시간으로 구분하고 다시 시간대별로 해야 할 일을 세부적으로 분류했다. 시간대별로 고객을 방문하자 다음 이동 지역이 저절로 파악됐다. 한 번 방문한 곳은 노트에 표시해 두고, 다시 방문하면 그 옆에 또다시 별도의 체크를 했다. 고객과 상담할 때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상대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고객 방문이 끝나면 다시 회사로 돌아와 그 날 방문한 고객들의 정보를 정리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계획대로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니 준비 없이 하루를 보내던 예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똑같은 세일즈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제품, 아는 만큼 팔 수 있다천안 지점에서 11년째 활동하고 있는 이석이. 처음 자동차 세일즈를 시작했을 무렵에는 영업사원들이 승용차와 상용차/대형차 소속으로 구분되어 있어 자신이 담당하는 차량만 판매할 수 있었다. 당시 그는 승용차 판매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형차를 판매할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고객들한테 트럭을 구입하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참 난감했고, 고객 역시 한 다리 건너 안면도 없는 다른 영업사원을 만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즈음 현대자동차와 현대자동차서비스가 하나의 회사로 통합되면서 모든 영업사원이 자신의 소속에 상관없이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다 같은 차인데 비슷하지 않을까? 모르면 배우면 된다'는 영업사원 특유의 승부 근성이 발동했다. 그러던 중 드디어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반도체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치 않게 그곳에서 버스를 구매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밑져야 본전이겠다 싶어 일단 구매 담당자를 찾아갔다. "원하시는 트럭을 기준으로 제가 견적을 한번 뽑아 봐도 되겠습니까?" "좋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안에 가지고 와보세요." 하루 동안 꼬박 궁리를 한 끝에 그는 아는 선배 영업사원에게 대신 견적을 내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고객을 속이는 일이었다. 이렇게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견적을 내봐야 어디 떳떳할 수 있을까 싶어 죽을힘을 다해 배워 보자는 각오가 일었다. 그 길로 대형차를 전담하는 선배를 찾아가 트럭의 기능부터 버스 견적 내는 방법까지 열심히 배웠다. 식사는 물론이고 잠도 트럭 안에서 해결하며 대형차와 씨름을 한 후 견적서를 뽑아 구매 담당자를 찾아갔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 계약 이후 그는 승용차가 아닌 다른 차도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3장 고객은 처음에는 몬스터와 같다거절당하면 어쩌나?김칠석도 처음 세일즈를 시작할 때는 낯선 사람에게 말 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힘들었다. 영업사원 교육을 받을 때의 하늘을 찌를 듯하던 자신감과 패기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가방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다가 한 시간, 한 나절이 지나도록 어느 한 곳 방문하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무 목표도 없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 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병이 갑자기 위독해져 그가 당장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닥쳤다. 병원비도 만만치 않았고, 무엇보다 그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기서 포기하면 난 인생의 영원한 패배자가 된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하고 결심을 다졌다. 그는 자존심을 내던지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객을 만나러 다녔다.
수도 없이 쫓겨나면서 차츰 거절에 익숙해졌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다고 해서 상처받고 속상해할 필요가 없었다. 처음엔 무턱대고 거부당했지만 자주 찾아가 눈인사를 건네자 고객들도 달라졌다. 매일 방문하던 곳을 어쩌다 하루 거르면 몸이 아팠냐고 걱정해 주는 고객도 생겼다. 가끔 판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