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을 알면 당신도 CEO
오세조 지음 | 중앙경제평론사
part 1 유통혁신의 종은 누가 울리나
변화의 시대: 원점으로 돌아가라변화의 시대에는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보는 사고가 필요하다. 이것을 "Back to the Basic" 혹은 "Zero-Base Approach"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업에 있어서 원점은 소비자이다. 그러므로 변화의 시대에서의 기업은 원점 즉, 소비자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장래를 생각해내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 혹은 관점은 단순히 소비자를 위한 것이나 소비자 만족 개념을 넘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욕구의 변화를 이해하고,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의 기준을 파악하고,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소매업자, 도매업자, 제조업체 모두가 판매인과 생산자로서의 개념보다는 소비자의 대리인이라는 차원에서 사업을 영위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유통의 시대: 단골손님의 생활 파트너가 되라기업의 성패는 시장바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의 마음 하나 하나에서 이루어지는 심리전에서 그 결과가 나타난다. "Battle in mind, not in market"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생활과 마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사람은 판매원과 소매 점포이다. 이들이 소비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들로부터 생활의 만족과 가치를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판매원이나 소매점포는 그들의 생활대리인이지 생산자의 판매대리인이 아니다. 소비자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구매를 대신해주고 돈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인 것이다.
손님들 중에서도 특히 단골손님이 매우 중요하다. 변화의 시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안 사는 시대, 이러한 시대에는 무엇보다도 우리 가게의 단골손님이 중요하다. 단골손님일수록 가게를 찾는 횟수가 많아지며, 사는 양이나 금액도 높아지게 되고, 더 나아가 이들이 우리 가게의 홍보사절이 되는 것이다.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액은 가게 총매출액의 80%내외이다. 이를 흔히 파레토의 20 : 80 법칙이라고 한다. 즉 20%의 단골손님이 80%의 매출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제 유통의 시대에는 조그만 가게이든 대규모 점포이든 혹은 제조업체이든 간에 모든 기업들이 자신의 단골손님들의 생활 속에서 그들과 함께 하는 생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장사를 해야 손님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고 성장할 수 있다.
유통혁신: 구조 변화를 먼저 생각하라유통의 주요 기능은 상거래와 물류, 그리고 이를 촉진하는 정보화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거래는 거래 당사자간의 협상과 흥정에 의해 사고 파는 행위이고, 물류는 거래 상대방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 가능하면 적은 비용을 들이고 갖추어 놓는 것이다. 정보화는 이들 상거래와 물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POS(Point of Sales; 판매시점) 시스템이나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정보교류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유통혁신이란 이와 같은 유통 기능의 획기적인 개선이나 새로운 기술 혹은 방법의 도입을 의미한다. 최근의 유통혁신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 상거래 방식에서는 기존의 점포중심의 상거래와는 달리 전자상거래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둘째, 물류 또는 로지스틱스라고도 하는 것으로, 최근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사슬 관리 혹은 유통 총 공급량 관리) 개념을 중심으로 물류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SCM이란 소비자 욕구에 부합되는 상품을 적시에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하여 신상품 개발, 판매촉진, 상품구색, 그리고 상품보충 등의 부문에서 원재료 공급업체, 제조업체, 유통업체, 물류업체 등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여 협력하는 유통 총 공급 망 관리 시스템이다. 현재 대한상공회의소의 한국유통정보센터가 중심이 되어 롯데 마그넷 등 주요 업체들과 함께 SCM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셋째로 소매업태에서의 혁신이다. 국내 소매유통의 혁신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어 왔다.
제1의 유통혁명(1990년대 중반 이후): 할인점제2의 유통혁명(2000년대 초반 이후): 편의점, 프랜차이즈 사업제3의 유통혁명(2000년대 중반 이후): 쇼핑센터제4의 유통혁명(2000년대 중·후반 이후): 인터넷 쇼핑
그렇다면 제5의 유통혁명, 제6의 유통혁명은 무엇일까? 유통혁신은 그야말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나 획기적 기술 빛 방법의 출현이다. 그것은 유통구조나 업태의 변화일 수도 있고, 기존 운영방식의 획기적인 개선일 수도 있다. 유통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사의 고객들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하고, 그들의 장래변화를 감지하여 미래지향적인 점포개발과 지원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항상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두가 소비자 관점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 소매유통구조 혁신: 뭉쳐라, 그러면 살 것이다국내 유통산업은 업태 내 및 업태간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거치면서 향후 10년간 선진 유통 형태로 자리 잡아가는 하나의 조정 기간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와 다국적 유통업체의 아시아 시장공략이 맞물려 국내 소매업의 성장과 쇠퇴, 그리고 구조조정은 업태별로 가속화될 것이다. 향후 10년간의 소매업태의 발전 방향을 전망해 보면, 할인점의 지속적인 성장과 전문화, 백화점의 점진적 후퇴, 그리고 생활과 밀착된 편의점의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 백화점백화점은 고급화와 전문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고감도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패션상품이나 명품, 그리고 부띠끄 중심의 도시형 백화점으로 점차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차원에서는 두세 개 백화점업체가 지배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각 지역별로 몇 개의 특화된 지역백화점이 보완적인 차원에서 존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할인점최근 소비자 패턴의 변화로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추구하는 가치구매가 확산됨에 따라 할인점은 재래시장과 백화점의 중간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주력 유통업태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슈퍼마켓슈퍼마켓은 전문화와 대형화 그리고 체인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지역생활에 밀착된 강력한 점포 마케팅력과 체인 오퍼레이션의 힘을 지닌 슈퍼체인은 살아남으면서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신선식품과 건강식품 위주의 식품전문 슈퍼마켓이 대두되면서 슈퍼마켓의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 편의점편의점은 금융/보험·택배, 기타 해당지역 고객의 생활편의와 밀착된 영업이 가능해지고 조그만 동네점포가 정리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독창적인 패스트푸드 품목을 강화하고 24시간 편의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 공간으로 급성장할 것이다.
* 무점포판매Business-to-Business 전자상거래는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며, Business-to -Consumer 전자상거래는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로 점포나 통신판매, 홈쇼핑, 다단계판매 등과 함께 복합적인 유통 형태를 이루며 발전할 것이다.
* 재래시장 및 중소 유통업국내 유통산업의 개편과 함께 기존의 재래시장과 중소유통업이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재래시장의 경우 대규모 할인점과 슈퍼마켓, 다점포 체인 등과 경쟁상태에 있으며, 이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열세에 있다. 앞으로 경기가 어려워질 경우에는 중, 저소득 서민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재래시장과 단독 전문점들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기업은 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유통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볍고 유연한 기업활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대규모업체이든 소규모 업체이든 간에 체인 오퍼레이션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해진다. 스토어체인 오퍼레이션은 관련되는 물류와 정보 시스템 그리고 본부와 점포간의 관계성 개발과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혁신 노력을 요구한다. 체인본부와 가맹점이 상호 윈-윈 전략으로 지속적으로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유통혁신의 종은 누가 울리나일본 유통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7-Eleven의 스즈키 회장은 "소비자를 위해서"라는 말을 부정한다. 소비자를 위해서라는 것은 자신의 기업이 고객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범위를 스스로 국한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즈키 회장은 대신 "소비자 입장"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그는 항상 소비자 입장에 서서 모든 상황을 생각하고 모든 구조나 체제를 혁신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우리 국내 유통은 정보와 물류 흐름의 표준화 부족,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의 갈등, 소매업태간의 비 차별화 등으로 혁신적인 구조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유통은 소매, 도매, 물류, 제조업체, 공급자 등이 총체적으로 연계하여 고객가치를 극대화시켜야 하는데, 이를 연계시킬 수 있는 물적 및 인적 네트워크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공유체제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 대하여 일본 유통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이토요카도 그룹 내 7-Eleven Japan의 스즈키 회장은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우리가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할 몇 가지 혁신 마인드로 첫째, 모든 유통혁신의 출발점은 고객의 관점에서 일어나야 하며, 그 시작은 단품관리에 있다. 단품관리란 상품 하나 하나에 대한 관리를 뜻하는 것이며, 저 가격 위주가 아니다.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의 변화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점포의 제1차적인 출발이 단품관리이며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원하지 않는 상품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야말로 전체 유통 시스템의 출발점이 된다.
둘째, 유통혁신은 끊임없는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변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유통업은 변화 대응업이며, 그 변화의 원천지는 고객이다.
셋째, 소매업은 소매전문기업으로서의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하며, 특히 중소유통업은 체인 오퍼레이션을 잘 활용하여 네트워크 비즈니스로서의 강점을 살려야 할 것이다. 7-Eleven은 소규모 편의점 점포를 네트워크 화하여 고객 생활의 편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part 2 일본 유통혁신은 왜 7-Eleven이 주도하고 있는가
일본의 유통역신 동향1980년대 이후 일본의 도소매시장은 성장 부진을 피할 수 없었고, 체계적으로 구조적 변화를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일본 유통을 주도하고 있는 소매업체는 편의점 업체이다. 편의점은 매출액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미 백화점을 앞질렀고, 양판점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편의점 중에서는 7-Eleven이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고도로 발달된 정보 네트워크와 물류, 프랜차이즈시스템 운영 노하우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 편의점의 동향소비 저조의 장기화와 경쟁의 격화로 편의점의 성장 전략은 새로운 국면에 처해 있다. 기존 점포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편의점들은 물리적인 제약을 거의 받지 않고 상품 진열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상품을 받아 건네주고 결제하는 장소로서 전국적으로 분포된 편의점만큼 편리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편의점과의 전략적 제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편의점 각 사들은 종래의 서비스 분야에 추가하여 택배나 노약자 지원 등의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주부나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로, 10대-30대 고객층의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 가운데 제일 많이 취급하고 있는 서비스는 택배 중개(95.9%)와 사진 DPE(디지털카메라 인쇄 서비스, 95.9%)이며 복사 서비스도 93.2% 정도가 도입을 마친 상태이다. 영화나 흥행티켓의 예매 및 예약 판매, 여행상품 소개 및 취급, 휴대전화의 가입신청 중개도 도입되고 있다.
고도의 정보 시스템과 물류망은 편의점의 효율적인 운영을 지탱하는 생명선이다.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통신위성을 통한 본부와 점포의 정보교환이 일반화되어 있다. 물류에서는 공동배송의 보급으로 점포에 상품을 나르는 트럭의 수가 하루 당 8.6대로 감소하였다. 경쟁심화와 경제불황에 따른 소비저조로 인해 최근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이러한 전자상거래 도입, 금융 서비스 확충, 고객층의 확대, 경영환경 변화에의 적극대응, 정보시스템 도입 등의 유통혁신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토요카도의 7-Eleven Japan의 경영혁신7-Eleven에서는 모든 점포에 ATM을 설치하고 공공요금 및 보험료 등의 수납 및 결제체제를 더욱 확대하여 소비자의 편의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또한 오늘날 고객의 요구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생활시간의 변화이다.
7-Eleven은 1999년 11월 24일부터 인터넷을 이용하여 서적주문을 받아 7-Eleven에서 상품을 수취하고 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e-쇼핑 북스'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인터넷으로 서적을 주문하는 시간을 조사해 보면 야간이 가장 많다. 이와 같은 사회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7-Eleven 등에서 은행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창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7-Eleven에서는 한 점포당 20여 명의 파트타임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각 파트타임 직원이 지역정보를 모아 함께 공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상권정보를 모아 그 정보를 토대로 내일은 어떤 상품이 팔릴지 가설을 세워 각 상품의 발주량을 결정하는데, 그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POS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POS는 상품 하나 하나에 대해 그 상품을 언제, 어떤 고객이 몇 개 구입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그리고 그 상품이 어느 시간대에 품절 되었는지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정오까지는 품절 되지 않도록 발주량을 정했는데 실제로는 8시에 품절 되었다면, 발주의 기초가 된 가설에 오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POS 데이터는 발주의 기초가 되는 가설의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체크하며 다음 가설을 세울 때 고객 요구에 정확히 접근해 나가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Part 3 국내 편의점 및 7-Eleven의 위상
국내 편의점 현황편의점은 국내에 1989년 첫 선을 보인 후 8년 만인 1997년 4월에 연간 총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997년 말 IMF 여파로 약간 주춤하였지만 1999년에는 1997년 초의 수준과 비슷한 1조 180억 원 규모로 다시 회복되었다. 일본과 대만의 편의점 점포당 인구 수 2천 4백 명, 2천 8백 명에 비해 우리 나라의 경우 점포 당 인구수가 2만 3천명에 달한다는 현실을 생각할 때, 국내 편의점 관련 시장은 매우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업태 컨셉과 상품의 차별화이다. 한 예로, 공공요금 수납대행과 금융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한 종합 서비스센터로의 변모, 고객들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다양한 패스트푸드 출시, 단순의약품(OTC) 판매, 인터넷 거래를 포함한 홈쇼핑 및 택배와의 연계, 각종 공연·관람 티켓 발매 확대, 고객 중심의 단품 관리 등 고객들의 일상생활과 늘 가까이하려는 업태로의 성장진행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