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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기회를 만드는 힘

수닐 굽타 지음 | 비즈니스북스


결정적 기회를 만드는 힘

수닐 굽타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24년 8월 / 304쪽 / 17,800원





결국 기회를 만든 사람들의 비밀



제1단계 - 나 자신을 먼저 설득하라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베트남전쟁에 들어갈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비용을 삭감하고 있었는데, 대상 1순위는 바로 공영방송 PBS였다. PBS는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주창한 ‘위대한 사회’ 정책의 소산이었지만, 닉슨은 이 방송국이 실용성도 떨어지고 불필요하다고 여겼다. 예산을 삭감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했으나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할 터였다. 상원 통신분과위원회의 위원장인 존 패스토어 의원이 전쟁 지지자였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있었다. 프레드 로저스였다.

패스토어 의원이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조용하고 온순한 한 남성에게 말했다. “로저스, 발언하시죠.” 이 로저스는 <로저스 씨의 동네>의 진행자였다. 그다음에는 어떻게 됐는지 알 것이다. 로저스는 7분짜리 연설로 PBS의 미래를 지켜 냈고, 그의 연설은 이후 수많은 기사와 책과 영상물의 주제가 되었는데, 기사는 그를 ‘눈길을 사로잡고 설득력이 넘치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그날로 돌아가 로저스의 연설을 보면 완전히 다른 인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는 불안한 듯 끊임없이 움직이고 종잇장을 부산스럽게 넘겼다. 또 목소리는 단조로웠고 손을 많이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의 연설은 그런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걸까?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기회를 얻는 사람들이 청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특정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줄만 알았다. 예를 들면 눈 마주침이나 손동작, 말하는 속도를 활용하는 방법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더 깊이 파고들수록 실제로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TED 영상을 하나 골라 보면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켄 로빈슨 같은 경우는 삐딱한 자세로 서서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학교 교육이 어떻게 창의성을 죽이고 있는지 얘기한다.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미래에 관해 얘기하는 걸 보면 그가 ‘대중 연설 101 수업’에서 낙제했다는 《Inc.》의 헤드라인에 동의할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 공개 행사를 찾아보면 스티브 잡스가 최소한 80번은 “어….”라는 말을 반복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로빈슨의 영상은 오랫동안 최고 인기 TED 영상의 자리를 지키고, 머스크의 프레젠테이션은 2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잡스의 아이폰 공개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가장 널리 회자되는 신제품 발표 행사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카리스마가 아니라 확신이다. 기회를 얻는 이들은 자신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고 있으며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자신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 PPT 슬라이드나 손동작도 당신을 구해 주지 못한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설득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확신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확신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
아이디어를 숙성시키지 않고 섣불리 공개하면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을 뿐이다. 그 결과 열정이 식거나 아예 사라질 수 있다.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확신이다. 그러므로 본인 스스로 확신을 갖지 못하면 남을 설득할 수도 없다. 그래서 스페인에 있는 레스토랑 무가리츠의 안도니 아두리스 셰프는 매년 3개월 동안 레스토랑 문을 닫고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기 전에 확신과 자신감을 다진다. 참고로 대부분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회의실이 아니라 복도와 휴게실에서 죽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러므로 충분한 숙고 기간을 갖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라.

가장 어려운 질문부터 깨라:
잠재적 지지자의 입장이 되어 당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세 가지 주요 반론을 예상하라.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반대 의견을 피하지 말고 신중하게 귀를 기울여라. 회피는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질 뿐이며, 상대방이 남은 시간 내내 당신의 프레젠테이션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가능성만 높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링크드인의 투자 유치를 위해 처음 프레젠테이션을 했을 때 리드 호프먼은 회사가 매출을 한 푼도 못 올리는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수익을 올릴 방법을 제시했다. 이처럼 잠재적인 비판에 미리 선수를 친다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매일 조금씩 시도하고, 묻고, 조정하라:
아이디어 초반에는 당신이 만들어 낸 대부분 결과물이 쓸모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계속해서 버려지는 일회성 작업물이 그저 시간 낭비가 아니라 과정의 일환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참고로 부커상을 수상하고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살만 루슈디에게 글을 쓸 때 어디서 영감을 얻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글을 쓸 때 영감 같은 건 얻지 않습니다. 그냥 쓸 뿐이죠.” 그저 꾸준히 앉아서 글을 쓸 뿐 그중 대부분이 쓰레기통에 버려질 운명이라는 것을 그는 안다. 그러나 개중에는 분명 작은 진주알이 있고 그것들을 꿰면 문장과 단락 그리고 한 편의 작품이 된다.

당신의 감정적 생존 기간은 얼마인가?:
지적인 관심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세상에 소개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의심과 갈등 그리고 마감 시한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확신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은 아이디어에 대한 당신 자신의 열정뿐이다. 참고로 린마누엘 미란다는 아이디어가 완성되려면 수년이 필요하고 거기에 필요한 노력을 투자하려면 “그것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새로운 콘셉트를 개발할 때는 시장보다 당신 자신과 어울리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제2단계 - 이야기의 중심 캐릭터를 창조하라


커스틴 그린은 스타트업 세계의 킹메이커다. 2010년 그린은 포러너 벤처스를 설립해 8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으며 6억 5,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성했다. 참고로 커리어 초반에 그녀는 마이클 더빈의 새로운 면도날 판매 스타트업(달러 셰이브 클럽)에 관해 들었는데, 그때는 투자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한때 애널리스트였던 그녀는 면도날이 마진이 낮은 상품이고 전자상거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설령 회사를 창업하더라도 질레트 같은 거물 회사와 경쟁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면도날 사업에 대해 들은 지 이틀 뒤 그린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디너 파티에서 그 회사의 창업자인 마이클 더빈과 마주쳤다. 그녀는 더빈의 설명을 듣고 10분 만에 수표를 써 주기로 했다. 그날 대화를 마치면서 속으로 ‘이 사람이랑 꼭 같이 사업을 해야겠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더빈이 그린의 마음을 바꾼 것은 “온라인에서 고품질의 면도날을 더 저렴하게 판매해 수십억 달러 시장을 교란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그린에게 그가 만든 중심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 캐릭터는 무엇을 먹고 몸에 무엇을 사용하는지를 포함해 건강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20세 남성으로,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자신의 사생활과 편의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더빈은 이렇게 캐릭터를 설정한 다음 그 남성이 잡화점에서 면도날을 살 때마다 얼마나 번거롭고 귀찮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이야기했다.

먼저 그 남성은 면도기 섹션에서 구식의 오래된 선반을 뒤진다. 마침내 면도날을 발견했지만 자물쇠로 잠겨 있는 안전 케이스 안에 담겨 있다. 케이스를 열어 물건을 꺼내려면 버튼을 눌러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게다가 케이스 안에는 면도날만 있는 게 아니라 콘돔과 설사약도 같이 들어 있다. 그는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통로에서 할 일 없이 서성인다. 열쇠를 가진 직원이 언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드디어 호출을 받은 직원이 와서 케이스를 열어 주고, 그가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동안 어깨 너머로 그를 감시한다.

더빈의 생생한 묘사는 어째서 면도날 구매 경험을 새로 정의할 필요가 있는지를 알려 준다. 그는 그린에게 ‘번거롭고 시대에 뒤처진 경험’과 같은 판에 박힌 말을 늘어놓기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듯한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하고 스스로 결론을 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더빈은 “문화의 규칙을 새로 쓰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거물 투자자에게 면도날 판매 사업을 매력적인 제안으로 탈바꿈시켜 어필했다. 사람들은 개인적인 일화나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런 경향은 인류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시간을 보내던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즉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감동받을 때 이는 대개 여러 사람이 아니라 특정한 인물에게 공감하고 이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익명의 소비자가 아닌 ‘한 사람’에게 공감한다:
우리는 모두 타인과 감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훌륭한 스토리텔러는 한 명의 중심인물에게 집중할 뿐만 아니라 한 명의 청중에게 집중한다. 참고로 수백만 부 이상 판매된 《나는 4시간만 일한다》는 사실 투자가 팀 페리스가 직장 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친구 두 명을 위해 쓴 책이다. 이처럼 최고의 아이디어는 우리가 아이디어와 인간적인 연결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명의 중심 캐릭터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숫자보다 스토리보드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
고객 경험을 단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커스틴 그린은 처음에 달러 셰이브 클럽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마이클 더빈의 설명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 더빈은 그의 핵심 고객이 약국에서 어떤 끔찍한 경험을 하는지 차근차근 들려주었다. 이런 스토리보드는 당신의 지지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공감대 다리’로, 당신이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들이 무엇을 보는지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느껴라.

누구를 위해 시작했는지 항상 상기하라:
그루폰과 우버는 중심 캐릭터를 중심으로 기업문화를 구축했지만 그들이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들의 신뢰를 잃고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효과적인 중심 캐릭터는 단순한 프레젠테이션용이 아니라 마케팅 전략과 투자 접근법, 주주 관계를 구축하게 돕고 나아가 강력한 채용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므로 중심 캐릭터를 설정해 놓고 이야기 중간에 그들을 외면하거나 버리지 마라. 그들을 항상 영웅으로 만든다면 주변 모든 사람에게 꾸준히 영감을 줄 수 있다.

제3단계 - 상대를 홀리는 나만의 비결을 습득하라


수년 전 급속도로 성장 중이던 한 스타트업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면접을 본 적이 있었다. 핏빗(FitBit)처럼 활동 추적 스마트밴드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CEO와 면접을 보게 되어 미리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봤다. 관련 기사를 읽고 동영상을 시청하고 내 의견을 문서로 정리하다가 면접 전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적어도 한 회사의 CEO라면 내가 면접에 대비해 조사한 모든 정보를 이미 알고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좀 다른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그 방법은 유저테스팅닷컴(UserTesting.com)에 접속하는 것이었다. 이 사이트에서는 다른 사람을 고용해 당신의 제품을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그 스타트업의 웹사이트에 대한 테스트를 요청하자 몇 시간 뒤 세 개의 피드백 동영상을 받을 수 있었다. 각각의 동영상을 살펴보니 하나의 패턴이 보였다. 테스터들은 활동 추적기의 기능을 마음에 들어 했지만 제품을 어떻게 쇼핑 카트에 넣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 했다. 즉 물건을 실제로 구매하는 과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다음 날 나는 일반적인 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구글 검색으로도 결코 습득할 수 없는 신선한 통찰력을 갖춘 채 면접실로 들어섰다. 면접이 절반 정도 진행되었을 때 나는 CEO에게 웹사이트의 인터페이스에 문제가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내 이야기를 듣고도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전화기로 뭔가를 보여 줘도 괜찮겠느냐고 물었고 그의 승낙을 받았다.

나는 길쭉한 회의실 탁자를 돌아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첫 번째 동영상을 재생했다. 고객의 당혹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결제 페이지로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두 번째 영상의 고객은 첫 번째 고객보다 더 짜증이 난 것 같았다. 그는 무겁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페이지를 새로고침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거 같은데요.” 세 번째 영상을 불러냈을 즈음 CEO는 내 전화기 화면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 영상이 어디서 났죠?” 그가 물었다. 나는 직접 피드백을 수집했다고 대답했다. “수백 명과 면접을 봤지만 이런 것을 가져온 사람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준비하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한 시간과 50달러 정도가 다였다. 그렇게 수집한 자료도 천지가 개벽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뻔한 정보 말고 다른 것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음을 보여 주었다. 면접을 마치고 나는 일자리 제안과 함께 CEO의 따뜻한 메시지를 받았고, 어떤 면접에도 합격할 수 있는 비밀 암호를 푼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처럼 기회를 얻고자 한다면 인터넷 검색을 넘어 나만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참신한 통찰력을 습득해야 한다.

구글 검색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을 찾아라:
훌륭한 아이디어는 스스로 터득한 비결에서 비롯된다. 직접 경험을 통해 깨달은 숨겨진 통찰력과 깨달음 말이다.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면 타이타닉의 잔해를 찾아 다이빙을 했던 제임스 캐머런이 되어 책상 앞에 앉아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을 찾아라.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거절하기 어렵다:
출판인 조너선 카프는 새 책을 집필하고 싶지 않았던 하워드 스턴을 설득하기 위해 수천 개에 이르는 스턴의 과거 인터뷰 원고를 모으고 선별해 가편집된 책을 보냈다. 그렇게 지극한 정성을 들인 끝에 그는 그가 바랐던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아이디어에 이르는 과정은 아이디어만큼이나 중요하며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나는 투자자들에게 라이즈의 초기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웨이트 와처스 건물 앞에서 무작정 사람들을 기다렸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의 어설픈 시도에 대해 다소 창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사실은 투자자들이 내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좋아한 부분이었다.

제4단계 - 왜 이 아이디어가 ‘불가피’한지 증명하라


애덤 로리와 그의 사업 파트너 에릭 라이언은 30만 달러의 신용카드 채무를 지고 있었고 그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의 은행 계좌에는 겨우 16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공급업체들은 밀린 대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들이 운영하는 브랜드 세제 회사를 지원해 줄 지지자가 필요했으나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고 그들이 발명한 제품은 이미 유행이 지났다. 심지어 그들은 아직 그럴싸한 실적을 낸 적도 없었다. 로리가 최근에 커리어를 위해 노렸던 가장 큰 목표는 올림픽 요트팀에 선발되는 것이었다. 그러니 투자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나는 로리가 프레젠테이션 때 아무 자료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말했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대신 그는 투자자들에게 요즘 추세를 다루는 트렌드 도서를 한 권 건넸다. 책 안에는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 윌리엄스소노마, 워터웍스 등의 사진이 끼워져 있었다. 이들은 전부 경기가 안 좋은 시기에 시장에 뜻밖의 돌풍을 일으킨 회사들이었다. 참고로 경제 거품이 터지자 사람들은 결국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백화점에서 가구를 샀다면 이제는 집을 꾸밀 때 새로운 홈 스토어를 찾았다. 소비자 행동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자 가정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미디어 출간물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월페이퍼》, 《드웰》, 《리얼 심플》 같은 잡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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