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마크 랜돌프 지음 | 덴스토리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마크 랜돌프 지음
덴스토리 / 2020년 5월 / 465쪽 / 18,000원
계시의 순간은 없다리드 헤이스팅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만드는 회사 퓨어 아트리아를 운영했는데, 얼마 전 내가 일하던 스타트업 인테그리티 QA를 매입한 후 나를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우리는 번갈아 운전하면서 함께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6개월도 되지 않았을 때 그는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 했다. 그렇게 될 경우 그와 나, 내가 함께 일하자면서 데려온 두 사람까지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될 참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회사를 세울 계획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매일 출근길에 차 안에서 리드에게 사업 구상을 제시하면, 그는 주저 없이 내 사업 구상을 평가했다. 나는 리드를 우리 회사의 고문이나 투자자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제안하는 사업 구상은 맞춤형 운동기구, 맞춤형 서핑보드, 맞춤형 개밥 등 대부분 별 볼 일 없었다. 하지만 몇 시간씩 고심해서 생각해낸 것들이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연구하고, 수백 시간 토론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마라톤 회의를 하면서 계속 생각을 진전시키다 보니 결국 넷플릭스가 되었다. 리드와 함께 출퇴근한 때로부터 20여 년이 흘렀다. 그 당시 나는 우리가 뭔가를 발견한 다음 폭넓게 발전시키면서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법도 아니고 원칙도 아니지만, 그게 오래된 진리다.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리드가 4개월 정도 매각 절차를 밟는 동안에도 우리는 매일 출근해야 했지만,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리드는 매각을 마무리하느라 바빴고, 이미 학교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지만, 기술 CEO로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점점 포기하게 되었다. 리드는 “진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몇 백만 달러로는 어려워, 수십억 달러는 있어야 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교육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스탠퍼드에서 공부할 생각이었다.
내 제안을 받아들여 정말 좋은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 이제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었다. 우리 모두 일자리를 잃었을 때 함께 정착할 곳을 마련하고 싶었다. 비저니어라는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크리스티나 키시는 프로젝트 매니저였다. 내 친구 테 스미스는 홍보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였다. 크리스티나나 테같이 능력 있고 똑똑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찾았으니 그들을 곁에 두어야 했다. 한편 괜찮은 사업 계획을 생각해내면 리드가 선뜻 투자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크리스티나와 테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퓨어 아트리아의 화이트보드 앞에서 생각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그들이 오랫동안 검토하고 조사한 사업 구상을 출근길 차에서 리드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리드에게 치약, 샴푸 등 몇 가지 사업을 이야기 했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내가 “비디오테이프?”라고 했더니, 리드는 고개를 흔들면서 “생각하기도 싫어. 비디오테이프를 늦게 돌려줘서 바로 얼마 전 블록버스터에 40달러를 뜯겼어. 그런데 ……”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얼마 후 두 눈을 치켜뜨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어쩌면”이라고 말했다. 그날 아침도 여느 때처럼 크리스티나와 테, 나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리드와 함께 출근하면서 나눈 이야기를 하자 크리스티나는 화이트보드로 다가가 우리가 며칠 동안 휘갈겨 써놓은 구상을 하나하나 지웠다. 나는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물건을 활용해야 해.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그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줄 수 있잖아. 아마존의 베이조스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책을 살 수 있게 했지. 비디오테이프를 생각하고 있어.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빌리면 우리가 곧장 보내 줄 수 있어.” 테는 화이트보드로 돌아가더니 맨 위에 파란색 매직펜으로 ‘온라인 비디오테이프 가게’라고 썼다.
그날 밤 저녁 식탁에서 아내 로레인은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회의적인 표정을 지었다. 아내는 빙그레 웃으면서 “그 사업은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했다. 아내가 반대하는 이유는 뒤에 크리스티나와 테가 시장조사를 마친 후 한 이야기와 거의 똑같았다. 비디오테이프는 부피가 너무 커서 운송하기 불편하고, 고객이 비디오테이프를 돌려준다는 보장도 없다. 또 운송 중에 파손될 위험도 크다. 무엇보다 비디오테이프가 비쌌다. 아무튼 나는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DVD를 우편으로 보내준다고?온라인 비디오 대여 사업에 대한 구상이 만신창이가 된 지 얼마 후, 리드는 비디오 대여점에 터무니없는 연체료를 냈다면서 다시 불평했다. 리드의 머릿속에는 영화가 있었다. 우편으로 영화 배달하기는 그가 관심을 가진 사업 구상 중 하나였다. 콤팩트디스크는 VHS 테이프보다 작고 가벼워서 규격 우편 봉투에 들어갈 것이고 32센트짜리 우표만 붙이면 우편으로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리드에게 크리스티나와 테의 도움으로 완성한 ‘DVD 우편 배송’ 사업 구상을 30분 동안 열렬히 설명하고 말했다. “CD를 우편으로 너희 집에 보낼게. CD가 망가지면 이 사업 구상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게 되지. 무사히 도착하면 화요일 밤에 다시 이야기해보자고.” 나는 미국의 컨트리 가수 패시 클라인의 히트곡 모음집 중고 CD를 사서 리드에게 보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아침, 주차장에서 만난 리드는 내가 골랐던 카드 봉투에서 CD를 꺼냈다. CD는 멀쩡했다.
CD가 안전하게 도착하자 리드와 나는 좋은 사업 구상을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크리스티나와 테는 여러 이유로 반대했지만, DVD를 장당 20달러에 사서 32센트 비용으로 배송할 수 있다면 한번 해볼 만한 사업이었다. 이제 사업 자금을 확보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요즈음은 웹사이트나 시제품을 만든 후 트래픽이나 초기 판매량을 분석해서 시장성을 미리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1997년에는 파워포인트로 만든 자료만 가지고 사업 자금을 모아야 했다. 시대가 그랬다.
넷플릭스의 현재 가치는 1500억 달러 정도이다. 하지만 1997년에 리드와 나는 DVD를 우편으로 빌려준다는 사업 구상에 대한 지식재산권이 3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우리는 회사를 시작하는 데 200만 달러가 든다고 판단했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데 100만 달러, 다음번 투자를 받기까지 버티는 데 들어가는 운영비가 100만 달러 정도라고 예상했다. 우리에게는 에인절(angel) 투자가가 필요했고, 다행히 그런 사람을 알고 있었다. 리드였다. 나는 돈을 하나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리드와 달리 나는 그 사업에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사업 초기에 돈을 전혀 투자하지 않으면서 나는 내 지분을 효율적으로 조정했다. 그 과정을 이해하려면 스타트업 회사들이 어떻게 돈을 마련하는지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리드와 나는 넷플릭스의 가치를 300만 달러로 평가했다. 나는 600만 주로 시작하기로 했다. 1주의 가치는 50센트였다. 처음에는 그 회사의 지분을 가진 사람이 리드와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반으로 나누었다. 각자 넷플릭스 지분의 50%인 300만 주를 받았다. 하지만 이른바 ‘기존 주식 가치 희석’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넷플릭스를 처음 시작할 때는 우리 두 사람과 사업 구상밖에 없었다. 우리는 웹사이트를 구축해야 하고, 직원을 고용하고, 사무실을 빌려야 했다. 그래서 돈이 필요했다. 리드는 돈을 내놓았고, 그 대가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그에게 주식을 팔았다. 이미 있는 주식이 아니라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서 팔았다. 1주의 가치가 50센트였기 때문에 리드에게 200만 달러를 받고 400만 주를 팔았다. 그래서 모든 게 좋아졌다. 넷플릭스는 500만 달러의 가치를 가진 회사가 되었다.
하지만 지분 비율은 바뀌었다. 나는 여전히 300만 주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분은 50%에서 30%로 줄어들었다. 반면 현금을 투자한 리드의 지분은 늘어났다. 원래 가지고 있던 300만 주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받은 400만 주를 합해 700만 주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지분은 50%에서 70%로 늘어났다. 우리는 지분을 각각 70%, 30%씩 가진 파트너가 되었다. 실리콘밸리에는 기술 인재가 항상 부족하고, 무명의 신생 기업은 최고의 직원을 데려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리드는 퓨어 아트리아 합병 덕에 실리콘밸리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우리는 며칠 만에 핵심 인재와 만났고, 다양한 국적의 괴짜들이 모인 작전팀이 만들어졌다. 에릭 마이어는 최고 기술 책임자가 되었다.
팀을 꾸리다CD를 리드에게 우편으로 보낸 지 1주일 후 나는 쿠퍼티노의 호비 레스토랑에 앉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구누구가 모였을까? 크리스티나와 테, 나는 물론 참여했다. 잠정적으로 최고 기술 책임자를 맡은 에릭 마이어도 참석했다. 보리스와 비타 드라우트만 부부도 있었다. 에릭은 그들이 코딩의 천재라고 강력히 추천했다. 그리고 리드도 퓨어 아트리아 사무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때 가끔 들렀다. 우리는 퇴근 후나 점심시간에 호비에 모여 새로 만들 회사에 관해 2시간 정도 회의를 했다.
그해 여름에는 점심시간이 길었다. 호비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회의를 했을 뿐 아니라 한 달에 몇 번씩 우드사이드까지 차를 몰고 갔다. 미치 로라는 비디오 대여점 주인을 우리 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비디오 소프트웨어 중개인 협회(간단히 말해 VSDA)의 연례 총회가 열린 라스베이거스에서 미치를 처음 만났다. 그 행사 이후에도 나는 미치에게 계속 연락했다. 결국 나는 그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비디오 사업을 사랑했다. 무엇보다 그는 현재 마린에 살고 있는데, 마린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계속 나를 만나주었다.
사업에 투자해줄래요?앞에서 이야기했지만, 리드는 종잣돈으로 200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몇 주 후 그는 자신이 투자할 돈을 200만 달러에서 190만 달러로 줄이겠다면서 “나는 그 구상을 좋아해. 하지만 우리 생각에 갇힐까 봐 걱정이 돼”라고 말했다. 나는 리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투자해달라고 요청하려면 우리의 사업 구상을 검증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다른 사람 돈을 활용할 때의 또 다른 좋은 점이다. 이제 투자할 사람들을 찾아 나머지 10만 달러를 채워야 했다.
우리가 맨 처음 점찍은 투자자는 DVD와 비디오 기술 분야에서 유명 인사인 알렉상드르 발칸스키였는데, 우리 사업 구상을 반쯤 이야기하자 그는 고개를 젓고 “개똥 같은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그 말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안겼다. 이제 리드가 스티브에게 제안해보라면서 나를 떠밀었다. 스티브는 볼랜드에서 일할 때 나의 첫 상사였고 지금까지도 여러 면에서 내 멘토인데, 넷플릭스의 사업 구상을 구체화하기 전부터 나는 스티브가 우리 이사회에 참여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2만 5000달러를 투자해야만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며칠 동안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그와 함께 늘 가던 인도 식당으로 가 메뉴를 고르기도 전에 나는 불쑥 말했다. “2만 5000달러만 투자해줄 수 있어?” 그 말을 들은 스티브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어찌할 수 없는 곤경에 빠진 얼굴이었다. 마침내 그가 승낙했을 때, 사업 구상과는 상관없이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티브는 그때 ‘그래, 2만 5000달러를 잃었다고 생각하지’라고 마음먹었다고 훗날 이야기했다.
한편 엄마에게 부탁할 때 가장 초조했다. 어머니는 동부에 사셨기 때문에 나는 전화로 부탁했다. 지금도 그때 전화 통화를 생각하면 민망해진다. 당시 어머니는 관심을 보이면서 정중하게 질문하셨고, 나는 예의를 갖춰 열심히 대답했다. 어머니는 진짜로 투자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내 사업 설명 때문이 아니라 내가 아들이어서 투자한다는 사실을 어머니도 나도 잘 알았다.
200만 달러로 사업을 시작하다우리는 베스트웨스턴 호텔 건너편 건물에서 평범한 사무실을 찾아냈고, 그곳에서 그 해 가을,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진행했다. [팀 꾸리기] 우리에게는 일곱 명의 핵심 인물이 있었다. 크리스티나, 테, 에릭, 보리스, 비타, 짐과 나였다. 하지만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 늦가을이 되자 미치 로가 우리 조직에 들어왔다. 고객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테는 코리 브리지스를 데려왔다. 코리 브리지스는 고객 확보를 위한 일을 했다. 기술 인재는? 에릭을 통해 수레시 쿠마르라는 퓨어 아트리아 출신의 재능 있는 엔지니어와 코 브라운이라는 뛰어나지만 괴짜인 독일인을 채용했다.
[기업 문화 만들기] 미래의 성공을 위해 우리 모두 희생하자고 요구하려면 원하던 대로 성공했을 때 그 성과를 모두 나눠 가져야 한다. 초기 단계에는 우리 연봉이 다른 어디에서 받을 수 있는 것보다 적었다. 하지만 스톡옵션이라는 형태로 각자 그 사업의 지분을 많이 받았다. 당장 많은 돈이 생기지는 않지만, 결국 크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DVD 목록 갖추기] 세계에서 가장 완벽하게 빠짐없이 DVD를 갖추는 게 우리 목표였다. [발송용 봉투 만들기] 우리는 마분지, 명함용 종이, 공예 종이, 방수 종이, 플라스틱 등 온갖 재료를 미친 듯이 시험했다. [웹사이트 만들기] 1997년은 웹사이트라는 개념이 생긴 지 몇 년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해 뭔가를 팔고 싶으면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어야 했다. 서버 공간만 사야 하는 게 아니라 서버 자체를 사야 했다. 이 이야기는 바로 수천 시간을 들여 직접 디자인하고 코딩하고 시험하고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넷플릭스’라는 이름을 정하기까지1997년 11월 우리는 반쯤 완성한 웹사이트를 시험하고 있었다. 발송용 봉투는 견본도 수십 가지 만들었고, 영화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웹사이트 출시일까지 정했다. 1998년 3월 10일이었다. 하지만 아직 웹사이트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 어느 금요일 오후 함께 일하던 열다섯 명 전원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이름을 정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 귀에 쏙쏙 들어오고, 발음하기 좋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어야 한다. 한두 개 음절이 가장 좋다. 이상적으로는 첫 번째 음절에 강세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그 이름을 쓸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그 이름의 도메인이나 상표를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완벽한 이름을 찾아냈어도 소용없어진다. 나는 지난 몇 주 동안 누구든 와서 화이트보드에 단어를 적게 했다. 그 단어를 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상표 문제는 없는지 등도 거의 다 알아보았다. 이제 결정해야 할 때였다. 우리는 거창한 투표는 하지 않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이름을 입력한 문서를 출력해서 골똘히 바라보았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 하룻밤 자면서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 날, 넷플릭스(Netflix)라는 이름으로 하기로 우리 모두 합의했다.
드디어 세상에 나오다넷플릭스를 출시하는 날 아침, 나는 그날 짐 쿡의 팀과 에릭의 프로그래머들, 테와 마케팅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상상했다. 그리고 아침 9시에 웹사이트 출시, 오전 내내 기자들과 전화 인터뷰, DVD를 주문받아 발송하기까지 그날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점검했다. 오전 8시 45분, 전체 직원이 에릭의 컴퓨터 앞에 모였다. 웹사이트는 오전 9시부터 작동할 예정이었고,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준비 과정을 거친 다음이었다. 정각 9시가 되자 에릭은 컴퓨터에 몇 가지를 입력했다.
드디어 넷플릭스 웹사이트가 작동했다. 우리는 숨을 죽였다. 에릭은 컴퓨터에 벨을 달았다.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주문할 때마다 울리는 벨이었다. 시험 삼아 내가 그날 첫 주문을 했다. 내가 주문을 끝내자 몇 분 후 벨이 울렸다. 거의 동시에 3개의 주문이 줄줄이 들어왔다.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벨 소리가 기관총 소리처럼 연이어 들렸다. 우리는 모든 일을 15분 안에 처리했다. 15분 안에 고객은 영화를 고르고,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신용카드 번호를 알려주고, 확인 버튼을 눌렀다. 15분 안에 벨이 울리고, 사무실 뒤편에 있는 레이저 프린터에서 주문 정보를 출력하고, 짐의 팀이 그 주문 정보를 들고 DVD 보관실로 갔다. 15분 안에 고객이 주문한 영화를 찾아내고, DVD를 발송용 봉투에 집어넣고, 주소가 적힌 딱지를 봉투에 붙였다. 15분 안에 문 옆 상자에는 주문받은 DVD들이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