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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왜 CIA 극비문서를 검토했는가

이용준 지음 | 더봄


삼성은 왜 CIA 극비문서를 검토했는가

이용준 지음

더봄 / 2020년 8월 / 110쪽 / 10,000원



사보타주 매뉴얼과 조직관리 노하우




의사 결정은 신속하게 내려라


사보타주 매뉴얼: “Insist on doing everything through ‘channels’. Never permit short-cuts to be taken in order to expedite decisions.”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절차를 고집하라.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게 단순한 절차를 결코 허용하지 말라.)

조직관리 노하우: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막강한 전력의 원천은 바로 현장 지휘관의 신속한 의사 결정 권한에서 나왔다. 즉, 임무의 목적과 달성해야 할 결과에 대해서만 전달하고, 나머지 세부적인 전략과 임무 수행 방식은 현장 지휘관에게 전적으로 위임했다. 지휘관은 ‘명령형 지휘체계’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임무형 지휘체계’라는 원칙에 따라 빠른 판단과 신속한 의사 결정 하에 자유롭고 창의적인 전술을 펼치고 임무를 완수해 나갔다. 레지스탕스들이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용한 전략 중 한 가지는 바로 이런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게 훼방을 놓는 것이었다.

미국 전략정보국은 신속한 의사 결정의 지연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었고, 이를 훼방하는 것을 공작원의 첫 번째 임무로 부여했다. 회의에 참여한 레지스탕스들이 정해진 절차와 형식, 보고 체계를 강조하도록 하여 긴급한 사안에 관한 결정이 최대한 지연되도록 한 것이다. 현대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속한 의사 결정은 조직의 속도를 결정했고, 이는 조직의 운명 또한 결정했다. 예로 100년 기업 제너럴 모터스는 조직의 비대화에 따른 느린 의사 결정으로 몰락했고, 일본 본사가 모든 의사 결정 권한을 갖고 있던 도요타는 10년 전 대량 리콜 사태 발생 시 초기 대응의 지연으로 조직의 위기를 맞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조직에서 신속한 의사 결정을 시행할 수 있을까?

첫째, 명확한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 조직의 목표를 제대로 공유하기 위해서는 상부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들이 중심이 되어 기업의 목표가 어떻게 수립이 되고 만들어졌는지 충분히 설명해야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갈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기 때문이다. 조직원의 입장에서는 목표가 전달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맥킨지’의 문제 해결 방식 중 하나인 ‘So What’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So What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한 자료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둘째,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은 전장과 흡사하다. 경영 환경과 현장의 변화에 재빨리 대처하지 못하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 현장의 직원은 상사의 판단과 지시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 즉 권한 위임을 통해 현장 실무자의 즉각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직 속의 숨은 공작원들은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훼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지 모른다. 형식과 절차, 보고 체계의 중요성을 고집하며 조직을 서서히 위기로 몰아넣는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철저히 위임하는 비즈니스의 임무형 지휘체계를 구축해 간다면 이들의 세력을 무력화시키고 보다 확고한 조직을 세워갈 수 있을 것이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사보타주 매뉴얼: Make ‘speeches’. Talk as frequently as possible and at great length. Illustrate your ‘points’ by long anecdotes and accounts of personal experiences. Never hesitate to make a few appropriate ‘patriotic’ comments. (가능한 장황하게 자주 말하라. 자신의 일화를 섞어 요점을 길게 늘어뜨리고, 애국적 코멘트를 섞어 말하는 것을 잊지 마라.)

조직관리 노하우: 미국 전략정보국이 조직을 와해시키는 전략 중 하나는 바로 가능한 한 길게 설명하고 많은 말을 하라는 것이었다. 말할 때 일화와 자신의 경험담을 길게 늘어놓고, 심지어 애국적인 주제를 언급해 대화를 질질 끌라고 지시하고 있다.

조직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생산성과 직결된다.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해지면 구성원들의 역할과 목표가 명확해지고, 목표 달성까지의 시간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늘어난다. 또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은 잘못된 의사소통에서 기인하는 직원들 사이의 갈등 요소를 줄이고 관리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조직의 공작원들이 이를 훼방하지 못하게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생산성을 높이는 효율적인 조직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때는 주제의 목표에 관해 모든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미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참가자들의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목표를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구성원이 같은 방향성을 바라보고 올바른 결과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때는 반드시 서두에 가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

둘째, 주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공유한다. 조직을 훼방하는 공작원들은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를 급하게 꺼내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주제를 쏟아내며, 자신이 말하려는 주제에 집중하지 못해 산만한데, 이를 통해 조직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공작원의 활동을 방지하고, 또한 조직에서 자신이 공작원이 되지 않으려면, 말하려는 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이에 따른 자신의 입장이 분명해야 하며, 이해하기 쉬운 간결한 문장으로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셋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내부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두고 그럴듯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것보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운영과 직원들의 의견 수렴에 효과적인 툴의 활용, 제시된 의견에 대한 신속한 피드백이 중요하다. 이는 결국 모든 구성원을 조직의 변화와 혁신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게 한다.

워크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라


사보타주 매뉴얼: “When possible, refer all matters to committees, for ‘further study and consideration’. Attempt to make the committees as large as possible - never less than five.” [가능하면 모든 문제를 위원회로 넘겨 이들이 추후에 논의하도록 하라. 위원회(1944년 당시의 위원회라는 용어는 함께 일하는 협업 그룹을 통칭하는 용어로, 오늘날 프로젝트 단위로 함께 일하는 워크팀, 태스코 포스팀을 지칭)는 최대한 크게 구성하되, 결코 다섯 명 이하로는 만들지 마라.]

조직관리 노하우: 때로 조직에서 주어진 업무는 개인의 역량만으로 처리하기 힘들어, 팀 단위의 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워크팀은 과업의 책임을 나누고 함께 업무를 수행해 나갈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모두가 책임을 회피하고 업무를 놓아버리거나, 구성원들이 방향성이 맞지 않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공작원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따라서 워크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워크팀의 수행 범위(역할)를 정해야 한다. 즉 요구 사항, 기대하는 결과물, 제약 조건, 타임라인, 프로젝트 수행 밖의 작업들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워크팀의 과업에 적합한 팀원을 선발해야 하는데, 선발 시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①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역량과 지식, 기술을 정리한다. ② 후보자의 역량과 기존의 성과 수준을 파악한다. ③ 주어진 주제와 관련이 있는 부서 관리자의 추천을 받는다. ④ 후보자의 프로젝트 이력을 확인하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셋째, 워크팀의 구성원들과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매일의 업무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데일리 미팅, 프로젝트 진행 시 발생한 이슈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 콜, 팀원들을 관리하기 위한 개인 면담 등의 활동이다. 넷째, 일정을 정할 때는 신중하게 정하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리더들은 제약된 상황에서도 최대한 현실적인 업무 수행의 소요 시간을 고려해 프로젝트의 일정을 산정해야 하고, 한번 정해진 일정은 최대한 지키며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업무 지시는 올바르게!


사보타주 매뉴얼: “Bring up irrelevant issues as frequently as possible.” (가능한 한 자주 부적절한 주제를 가져와라)

조직관리 노하우: 공작원이 조직을 와해시키는 전략 중 한 가지는 매번 부적절한 주제를 조직원들에게 던지는 것인데, 그들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① 일의 목적과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한다. ② 자신도 모르는 일을 지시한다. ③ 잔말하지 말고 하라고 한다. ④ 시키는 대로 해서 가져가면 생각이 없냐고 다그친다. ⑤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물어보면 알아서 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업무 지시를 해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첫째,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요소가 포함된 구조화된 업무 지시를 해야 한다. ‘① What - 무엇을 지시할 것인가(업무 내용) ② Why -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업무 목적) ③ How - 어떻게 이 일을 처리할 것인가(업무 방법)’ 예로, 1927년 완공된 엘 코르테즈 호텔은 1950년까지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자 랜드마크였는데, 증축을 하며 신규 객층까지 올라갈 엘리베이터 구축이 필요했다. 호텔의 사장은 이렇게 지시를 했다. “우리에게 새로운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네(what). 건물이 변형되지 않게 공사하되 공사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고(how), 공사를 마친 후에 객실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why).” 지시를 받은 임원은 궁리했고, 호텔의 객실은 그대로 두면서 건물 외벽에 엘리베이터를 만들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옥외 전망 엘리베이터가 탄생했고, 호텔의 매출 또한 상승했다.

둘째,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재빠른 중간보고를 해야 한다. 잘못된 주제를 들고 오는 것은 당사자의 이해 부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지시하는 관리자가 명확한 지시를 내릴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관리자에게 “키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어떻게 작성해야 합니까?”등의 물음으로 일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관리자의 능력에 도전하는 꼴이 되고, 역으로는 자신의 역량 부족을 실토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 초안을 들고 와 방향성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백지에 밑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상사는 방향성을 내리기 편리하고, 또한 명확하게 지시하지 않는 관리자의 의중에는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는데, 중간보고는 이럴 때 빛을 발한다. 상사의 방향성도 확인하고 결과를 공유해 책임을 상사와 나누는 것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라


사보타주 매뉴얼: “Haggle over precise wordings of communications, minutes, resolutions.” (의사소통, 회의록, 결의문에 사용되는 어휘의 정확성에 대해 실랑이를 벌이라.)

조직관리 노하우: 2차 세계대전 당시 주요 사안에 대한 보고와 의사 결정은 문서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공작원들은 모든 단어의 사용과 정확성에 대해 언쟁을 함으로써 중요한 정보의 전달과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진행되지 못하게 방해했다. 즉 적들이 사소한 것에 집중하게 해 중요한 사안에 대한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자 한 것이다. 많은 조직이 이런 공작원들의 공격에 맥없이 무너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공작원들의 방해를 저지할 수 있을까? 첫째, 사소한 것은 무시해야 한다. 중요성이 떨어지는 이슈 처리, 보고서의 잘못된 폰트의 사용, 회의 진행 시작의 언행 실수 등 본질과 핵심 사안이 아니라면 무시해야 한다. 둘째, 선택과 집중 전략을 사용하라. 사소한 것을 무시하기로 결정했으면 다음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전략은 아주 간단하다. 바로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 일을 꼭 해야만 한다’, ‘모든 것이 다 중요하다’, ‘모두 다 해낼 수 있다’.

성과를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라


사보타주 매뉴얼: “Refer back to matters decided upon at the last meeting and attempt to re-open the question of the advisability of that decision.” (지난 미팅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 다시 언급하라. 그리고 그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라.)

조직관리 노하우: 이미 결정된 사항과 결과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공작원의 또 다른 전략이다. 이는 특히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작원들의 방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첫째, 프로젝트 기간을 짧게 잡고, 단계적으로 나눠야 한다. 프로젝트 기간이 짧아지면 프로젝트의 평판과 결과에 의심이 드리워지기 전에 끝낼 수 있다.

둘째, 위험을 예측해야 한다. 가치가 높은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리스크가 있거나 이를 파악하기 전에 프로젝트에 돌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공작원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프로젝트의 추진에 대한 의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위험 요인을 분석해 이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세워야 한다. 셋째,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야 한다.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프로젝트 팀원과 이해관계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공작원들은 프로젝트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공격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소통해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메시지를 관리해야 한다.



관리자의 사보타주와 대응 매뉴얼




조직의 불만을 잘 관리하라


관리자의 사보타주: “Misunderstand orders. Ask endless questions or engage in long correspondence about such orders. Quibble over them when you can.” (지시를 잘못 이해하라. 지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거나 긴 서신으로 받으라. 할 수 있으면 투덜거려라.)

대응 매뉴얼: 공작원들은 불평을 터트림으로써 조직을 공격하는데, 그 공격은 커피 자판기의 메뉴부터 상사의 무능력함과 태도, 업무 프로세스, 회사의 비전, 철학, 방향성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그리고 불평, 불만이 쌓이고 지속되면 그것은 하나의 조직 문화가 되고 결국 조직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인 이미지까지 손상을 끼친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평을 관리할 수 있을까?

첫째, 불만을 제안으로 승화시켜라. 조직원들이 불만에 대해 해소할 창구가 없다면 이는 쌓이고 쌓이다 결국 터지게 된다. 따라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제안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참고로 페이스북의 성공 비결 중 하나도 헥카톤(Hackaton)이라고 부르는 전사적인 제안 제도에 있었다. 둘째, 부정적인 불만은 싹을 잘라라. 조직원에 대한 험담이나, 심각한 갈등을 유발시키는 부정적인 불만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더 이상 조직에 불만이 퍼지지 못하게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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