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시선
박수호 외 지음 | 예미
부의 시선
박수호, 나건웅, 김기진 지음
예미 / 2019년 8월 / 276쪽 / 16,000원
1. 樂 취향, 소유
슈퍼리치의 놀이터, 미술 경매의 세계 - 크리스티
미술 경매 시장은 예로부터 슈퍼리치의 놀이터였다. 이들이 사고파는 미술품 가격대를 보면 그야말로 ‘억’ 소리가 난다. 저렴한 작품이 수십억 원대이고 앤디 워홀과 같이 좀 유명하다 싶은 화가 작품은 수백억 원을 훌쩍 넘는다. 2017년 11월 러시아 억만장자이자 미술작품 수집가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가 경매로 내놓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예수 초상화 <살바토르 문디>는 4억 5030만 달러(약 4840억 원)에 낙찰됐다.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 낙찰 금액이다.
세계 미술 경매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크리스티’다. 글로벌 시장 1위 기업으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을 단골손님으로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경매 성사 금액이 무려 53억 파운드나 된다. 크리스티는 매년 대형 경매를 네 번씩 개최한다. 미국 뉴욕에서 서양 전후(Post-War) 미술 경매를, 홍콩에서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를 매년 5월과 11월 두 번씩 연다. 경매가 진행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 세계 컬렉터들을 통해 경매에 내놓을 작품을 모은다. 경매에 등장하는 그림의 퀄리티에 따라 경매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좋은 그림을 보유한 컬렉터들을 많이 알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크리스티 소속 직원들은 컬렉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도 이들을 꾸준히 ‘관리’한다. 컬렉터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미술 시장 트렌드에 맞게 어떤 작품을 내놓고 어떤 작품을 사들이는 것이 좋을지 컨설팅을 해주는 식이다.
컬렉터들로부터 경매에 내놓을 그림들을 모은 후 크리스티 소속 스페셜리스트들은 화가의 인지도, 그림의 희소성, 보존상태 등을 감안해 추정가를 계산한다. 컬렉터는 추정가를 검토한 뒤 그림을 경매에 내놓을지 다시 거둬들일지 최종 결정한다. 경매가 시작되기 직전 3일가량 사전전시회(프리뷰)가 열린 뒤 경매가 개최된다. 경매 현장에는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응찰을 하려면 사전에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할 때에는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고 원하는 작품을 구매할 만한 재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은행잔고증명 등을 통해 구매를 원하는 작품의 최저 추정가에 상응하는 금액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 된다. 참석은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참가는 아무나 못 한다는 뜻이다. 꼭 현장을 찾지 않아도 전화나 서면, 혹은 인터넷으로 응찰할 수도 있다. 몇몇 슈퍼리치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전화 등으로 경매에 참가하기도 한다.
경매가 시작되면 경매인은 최저 가격부터 응찰자를 찾는다. 처음에는 경매장 이곳저곳에 배팅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막바지에는 2~3명으로 좁혀진다. 서로 경쟁을 하듯 응찰가를 높여가기 때문에 판은 빠른 속도로 커진다. 예를 들어 <살바토르 문디>가 4억 5030만 달러에 낙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0분에 불과했다.
통상 경매는 이틀간 진행되는데 첫째 날 세션은 ‘이브닝 세일’, 둘째 날 세션은 ‘데이 세일’이라 불린다. 말 그대로 이브닝 세일은 저녁에, 데이 세일은 낮에 한다. 슈퍼리치들은 데이 세일보다는 이브닝 세일에 주로 모습을 드러낸다. 유명한 작품은 대부분 이브닝 세일에 등장하기 때문. 이학준 크리스티코리아 대표는 “슈퍼리치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이브닝 세일이다. 2017년 미술품 경매 최고 낙찰금액 기록을 갈아치운 <살바토르 문디>도 이브닝 세일에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경매에서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을 지불하고 그림을 사 가는 이들은 누굴까. 이 대표는 “국적으로 보자면 과거에는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슈퍼리치가 미술 경매업계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업을 보면 대기업 오너나 임원, 그들의 배우자가 많다. 헤지펀드 업계를 비롯한 금융권 종사자도 상당수다. 최근에는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할리우드 스타 중에도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미술작품을 사고파는 미술 애호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례로 배우 조니 뎁은 지난 2016년 크리스티 경매에 바스키아 작품 여덟 점을 내놨다. 이 중 <포크Pork>는 약 512만 파운드에 낙찰됐다.
슈퍼리치가 ‘억’ 소리 나는 금액을 지불하고 그림을 사 모으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희소성은 그중 가장 주요한 이유다. 좋은 집이나 자동차, 액세서리, 가방 등은 돈만 있다면 누구든지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림은 다르다. 세상에 한 점밖에 없다. 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림을 통해 재력은 물론 취향과 감각, 교양을 드러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슈퍼리치가 그림에 열광하는 이유다. 그림 경매가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점도 슈퍼리치가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다. 재테크 차원에서 접근하는 슈퍼리치도 상당수다. 미술작품은 쉽게 대체될 수 없다. 따라서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 보통 물건과 다르게 감가상각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이 대표는 “유명한 미술작품의 공급은 한정적이다. 반면 수요는 점점 늘어간다. 시간이 갈수록 희소가치가 오르고 가격도 함께 오른다”고 설명한다. 유럽과 미국 등 미술품 경매 시장이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자산관리업체들이 자산 포트폴리오에 미술작품을 포함시키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 美 공간, 일상
거실 안으로 들어온 슈퍼카 -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2018년 7월, 중국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한 슈퍼리치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바디프랜드 직영매장 ‘카페 드 바디프랜드’를 방문했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이용해보기 위해서다. 이 슈퍼리치는 체험을 마친 뒤 그 자리에서 바로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다섯 대를 구매했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가 슈퍼리치 사이에서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름 그대로 바디프랜드가 슈퍼카 람보르기니 제작사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와 협업해 만든 제품이다. 2017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연구개발(R&D)에 들어가 2018년 5월 말 시장에 내놨다. R&D, 디자인 등에 들어간 비용이 무려 3000만 달러(약 340억 원)나 된다. 게다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다른 바디프랜드 제품과 달리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한국에서 만든다. 그만큼 가격이 세다. 소비자가가 무려 2970만 원. 기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가 가장 비싼 제품도 700만 원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게는 4배, 크게는 10배가량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슈퍼리치 사이에서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슈퍼리치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카페 드 바디프랜드’ 매장에 방문해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직접 이용해 봤다.
‘화려하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색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통 안마의자는 검은색이나 흰색, 베이지색, 갈색 등이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세 가지다. 튀는 색을 채택한 만큼 자연스럽게 이목을 집중시킨다. 디자인도 돋보인다. 람보르기니와 협업한 제품답게 곡선보다는 직선을 많이 활용했다. 날렵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시트도 람보르기니 자동차 의자를 만드는 데 쓰는 것과 같은 소가죽 원단으로 만들었단다. 설명을 듣고 보니 람보르기니 의자에 들어가는 육각형 패턴이 안마의자에도 들어가 있다.
신발을 벗고 의자에 앉았다. 등 부분이 깊어 의자가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 들고 편안하다. 일단 첫 느낌은 합격. 전원 버튼을 누르니 ‘부릉부릉’ 하며 자동차 엔진 소리가 난다. 마치 실제로 스포츠카에 타 시동을 거는 느낌이 든다. 안마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리모컨을 보니 ‘자동안마’, ‘수동안마’, ‘에어안마’, ‘스마트케어’, ‘슈퍼카 모드’ 등 총 다섯 가지 기능이 있다. 이 중 람보르기니 안마의자에만 있다는 슈퍼카 모드와 스마트케어를 이용해봤다.
처음은 슈퍼카 모드. 버튼을 누르니 자동차 배기음이 들리며 안마가 시작된다. 엔진 소리가 들리는 데다 의자 높낮이가 자주 바뀌어 슈퍼카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휴식보다는 재미를 위한 모드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써본 기능은 스마트케어. ‘스마트케어’라고 쓰여 있는 버튼을 누르자 ‘힐링 마사지’, ‘브레인 마사지’, ‘라이팅 테라피’ 세 가지 메뉴가 뜬다. 이 중 가장 위에 있는 힐링 마사지를 선택해봤다. 심전도를 측정해 이를 기반으로 스트레스 수치를 계산하고 여기에 맞게 마사지를 해주는 기능이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게 나오면 안마 강도가 강해지고 지수가 낮게 측정되면 안마 강도가 약해지는 방식이다.
‘힐링 마사지’ 버튼을 누르자 스트레스 수치를 잴 수 있도록 ‘리모컨을 양손으로 잡고 최대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리모컨을 들고 편안한 자세로 잠시 기다리자 측정이 끝났다는 음성이 나온다. 화면을 보니 ‘스트레스 지수 높음’이라는 글귀가 떠 있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마음을 다잡고 ‘힐링 마사지 시작’이라는 버튼을 눌렀다. 체형에 맞게 의자 각도가 바뀌더니 안마가 시작되며 음악이 나온다.
의자 각도와 안마 강도, 음악 소리 크기 등은 안마 도중 언제든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안마의자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다. 시원하다는 느낌은 기본, 클래식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음악을 들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음향도 중저음이 풍부한 것이 취향에 꼭 맞는다. 이게 바로 ‘귀르가즘(듣기 좋은 소리를 통해 느끼는 즐거움)’인가 싶다. 과거에 이용해본 다른 안마의자 스피커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중에 설명을 들어보니 5.1채널 입체 사운드 스피커가 8개나 들어갔단다. 블루투스를 연결해 자신의 휴대전화 등으로 노래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고. 힐링 마사지를 받고 나서 스트레스 지수를 다시 한 번 측정해봤다.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리모컨 화면을 확인해보니 ‘스트레스 지수 보통’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브레인 마사지 메뉴도 이용해봤다. ‘브레인 집중력’과 ‘브레인 명상’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음악을 들려주면서 마사지를 해준다는 점은 다른 모드와 똑같다. 그런데 음악이 그냥 평범한 음악이 아니다. 양쪽 귀에 주파수가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바디프랜드 소속 음악치료사와 작곡가, 메디컬R&D센터 소속 연구원 등이 협력해 만든 음악”이라며 “뇌를 자극하는 소리를 들려주는 학습보조기 ‘엠씨스퀘어’와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엠씨스퀘어는 ‘뚜뚜뚜뚜’ 하는 소리만을 들려준다면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이 소리를 접목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한다. 안마 패턴도 집중력 향상과 명상에 알맞게 특화됐다. 예를 들어 ‘브레인 집중력’ 프로그램은 혈액이 뇌 쪽으로 가서 뇌 활성화를 돕도록 아래에서 위로 안마하는 식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기계라지만 30분 정도 연속으로 안마를 받았더니 슬슬 지루해진다. ‘뭐 재미있는 것 없나’라는 생각을 하며 리모컨을 보니 ‘무중력’이라는 버튼이 눈에 띈다. 호기심에 눌러봤더니 의자가 뒤로 젖혀진다.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는 170도 각도로 의자를 설정해 마사지를 해주는 기능이다. 체중을 분산시키고 마사지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각도다.
총평: 스트레스 지수에 맞춰 안마를 해주는 ‘힐링 마사지’, 뇌를 자극하는 소리를 접목한 음악을 들려주는 ‘브레인 마사지’ 등 기존 안마의자에 비해 다양한 모드를 갖췄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건강관리와 휴식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슈퍼리치가 매력을 느낄 만한 포인트다. 특히, 전 세계를 누비며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야 하는 슈퍼리치라면 선뜻 지갑을 열 것 같다. 바디프랜드 측은 “희소성 있는 제품이라는 점도 람보르기니 안마의자가 슈퍼리치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라는 설명을 보탠다. 람보르기니가 선보인 최초의 안마의자인 데다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값과 맞먹는 가격으로 인해 보통 사람은 구매하기 어렵다.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희소성을 중시하는 슈퍼리치 입맛에 딱이다.
3. 休 쉼, 여행
바다를 품은 휴식 - 아난티코브
슈퍼리치는 어디서 휴가를 보낼까. 국내 최고가 리조트 중 하나인 ‘아난티코브 펜트하우스 해운대’가 1억 원이 넘는 가격에도 삽시간에 회원권이 동났다고 한다. 특히, 단일 객실로 회원권 45억 원짜리도 팔려 나갔다는 소식에 입이 떡 벌어진다. 아난티코브 펜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슈퍼리치는 왜 여기에 지갑을 열었을까. 다음은 어느 슈퍼리치의 일기다.
바닷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얼마 만인가. 자연의 소리에 파묻혀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기가. 몸을 담근 곳은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 인피니티 풀. 바다와 눈높이가 같도록 몸을 담글 수 있는 수영장으로 개별 룸마다 테라스에 하나씩 있다는 게 인상적이다. 1층 테라스 앞에는 우리만을 위한 작은 정원도 있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테라스로 나가니, 내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아이가 테라스로 뛰어나온다. 자기도 물놀이를 하겠다며 아침부터 수영복 차림이다. 아난티 펜트하우스에는 회원 전용 야외 인피니티 풀이 별도로 있지만 사랑하는 내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는 게 싫어 주로 테라스 풀에서 아이들과 놀아준다. 아이들이 놀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아난티 펜트하우스는 보통 멤버십으로 운영된다. 연간 30일 이용 기준 1억 3500만 원이 기본 회원권이다. 누구와도 공간을 나눠 쓰고 싶지 않아 약 45억 원을 주고 풀 구좌로 제일 큰 객실을 구입했다. 약 460평(1520㎡) 규모 복층 구조인 이곳은 국내 리조트 중 최고가다. 넓은 공간도 공간이지만 파티와 미팅, 가족 단위 혹은 회사 워크숍 등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하다. 침실과 욕실이 각각 4개, 거실과 디너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 침실 크기만큼 넉넉한 테라스에 파고라와 프라이빗 풀까지 갖춰져 있다. 욕실과 파우더룸은 방 크기에 육박할 만큼 공간이 넉넉한 데다 바다를 코앞에 두고 자쿠지(기포가 나오는 욕조)까지 갖춰놨으니 ‘여기가 천국인가’ 싶다. 거실로 들어서면 마치 지중해 럭셔리 리조트에 온 듯한 가구가 눈길을 끈다. 라탄 프레임에 가죽 쿠션을 얹은 소파는 국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이국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아난티를 찾는다. 부산에서 가장 빨리 해가 뜨는 바닷가라 굳이 시계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침대에 누워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이색 경험이다. 아난티코브를 찾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매년 정기 건강검진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요 근래 들어 계속 눈이 침침하고 피로가 쉬 풀리지 않았다. 딱히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니지만 활력이 예전 같지 않은 듯하다. 버틀러(일일 개인집사)가 소개해준 곳이 아난티타운에 위치한 ‘닥터오&아난티 프라이빗 클리닉’이다. 이미 서울에 주치의도 있는데 굳이 이곳을 권유하는 게 뭔가 궁금해진다.
이곳은 닥터오에스와 아난티가 함께 만든 웰에이징 클리닉으로 역시 회원제로 운영된다. 가족 모두의 웰에이징 검진과 바디 관리, 체형교정, 면역치료, 영양치료, 운동치료 등 일대일 맞춤 진료를 통해 건강과 미용을 챙겨준다. 시설도 인상적이다. 리조트 못지않게 넓고, 복도마다 고급스러운 미술작품이 걸려 있어 갤러리에 온 것 같은 평안함이 느껴진다. 바다를 볼 수 있는 통창이라 자연 속에서 진료를 받는 듯하다. ‘닥터오&아난티 프라이빗 클리닉’ 관계자는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클리닉”이라며 다른 병원과 차별성을 부각해줬다.
무엇보다 체험해봐야 답이 나올 듯해서 서비스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두 아이의 영양 검사다. 아니나 다를까 잘 먹지 않는 둘째 아이의 영양 상태가 불균형으로 나왔다. 의사로부터 아이를 위한 영양제 처방을 받고 식습관 개선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피곤이 잘 풀리지 않는 내게는 혈액을 깨끗이 정화해주는 광혈 테라피 처방이 내려졌다. 여기에 더해 환절기로 푸석푸석한 피부 미용에 좋은 비타민 테라피와 함께 수소를 활용한 피부관리를 받았다. 국내에 유일하게 있는 좌식 고압산소챔버도 체험해봤다. 순도 100% 산소를 흡입하면서 몸에 있는 노폐물이 빠져나가도록 하는 원리란다. 미세먼지로 찌푸릴 때가 많은데 여기 오니 묵은 체증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