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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플

임채연 지음 | 호이테북스
콜라플



임채연 지음

호이테북스 / 2018년 5월 / 256쪽 / 15,000원





1장 - ‘여럿이 같이’는 팀 구성에서 비롯된다



1등 vs. 꼴찌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온 꼴찌 덕선의 짝은 1등이다. 1등이 꼴찌에게 도움을 주라고 짝이 되도록 했다. 덕선에게 1등 짝은 과연 도움이 되었을까?

한 반에 학생이 60명이 넘던 시절에는 효율적인 수업과 학습이 사실상 어려웠다. 대략 중간 수준에 맞춰서 설명하면 앞선 학생은 지루하고, 느린 학생은 어려워서 잠이 오게 된다. 요즘 초등학교는 한 반이 30명 미만이니 사정은 나아졌지만 얼마만큼의 인원이든 수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선생님은 서로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응답하라 1988〉에서처럼 1등이 60등을 지도하고, 2등은 59등을 이끌도록 자리 배치를 해본다.

1등이 꼴찌를 도와주도록 한다. 과연?: 1등이 60등을 지도하고, 2등은 59등을 이끌도록 하는 방법은 드라마에서 보았듯이 그다지 효과는 없다. 두 사람은 학교에 등교한 이유가 다르다. 관심사도 다르다. 그나마 착한 1등과 60등은 선생님이 시키니 뭔가 하는 척 시늉은 할 것이다. 기업 내에서도 종종 1등과 꼴찌를 한 팀으로 만들어 주곤 한다. 1등의 지도와 편달로 성과를 내라는 의도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1등과 꼴찌를 짝으로 만든 것과 같은 상황이다.

오히려 끼리끼리 모이게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다음 방법은 ‘끼리끼리’ 어울리게 하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 아이끼리 앉게 한다. 인성이 비슷하거나, 관심 분야가 같은 친구들을 모아서 여럿이 같이 하는 시작점을 만들 수 있다. 물론 학생이라면 평등한 관계일 수 있지만 기업에서는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협업은 수평적 관계에서 비롯된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명령이나 지시에 대한 이행은 분업적 가치다. 그럼에도 상사와 부하가 서로 지원하는 관계라면 협업이 될 수 있다. 성과를 내는 순서가 아니라, 각자 특기가 있고 성품이 서로 달라 벌집 같은 결집력을 만드는 자리 배치가 이루어지면 협업은 더욱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리더의 중요성은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아이디어를 잘 내는 A를 격려해서 문제를 풀 열쇠를 찾게 하고, B로 하여금 실행 계획을 짜게 하고, C는 그 계획 아래에서 행동한다. D는 프로젝트 관리를 하도록 한다. 조직에는 공룡처럼 잘 따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팔로우십(followship)이다. 리더가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한편 조직에는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진행 중에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일 수 있으니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리더가 홀로 하는 것보다 여럿이 같이 하는 것이 즐거울 수 있다.

바둑 5급 열 명 vs. 바둑 1급 한 명



바둑 5급 열 명이 힘을 합해도 1급 한 명을 이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수 인력을 뽑을 때 종종 비유되는 말이다. 1급과 5급으로 구성된 팀에서 이들은 이기고 지는 경쟁자가 아니라 같이 일할 사람들이다.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팀장의 역할이 대기업과 다르다. 대기업은 우수한 인력이 입사하려고 줄을 서지만 중견기업만 해도 우수인력을 뽑기가 정말 어렵다. 대기업에서는 팀 내의 1급부터 5급까지 다양한 인력이 구성된다. 반면에 중견기업 이하에서는 좀 더 많은 5급 수준의 팀원과 이들을 이끄는 1급 수준의 팀장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우수한 신입사원의 지원도 적지만 중견기업 이하의 급여를 대기업 수준으로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우수 인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적정한 대우를 해서 1급 수준의 팀장을 채용하는 방법이 최선일 수 있다. 1급 한 명이 5급 열 명을 이기듯 한 명이 그 팀의 수준을 올려 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팀장과 팀원은 이기고 지는 관계가 아니다: 우수한 팀장은 팀원을 모든 면에서 압도할 수 있다. 실력이든, 성실함이든, 열정이든 그 어떤 것이라도 말이다. 파워포인트와 엑셀을 가장 잘 쓰는 것은 물론이며,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는 열정도 가장 앞선다. 팀원에게 그 정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실력이 팀장보다 모자라는 것은 물론이고 급여가 적은 만큼 초과근무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목표도 사실상 없다.

팀장과 팀원이 한 번씩 돌을 올려 놓는다: 그렇다면 1급 팀장과 5급 팀원이 대결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1급 팀장과 5급 팀원은 차례로 한 번씩 돌을 바둑판에 올려놓는 협력자다. 상대는 경쟁사다. 보고를 할 때는 사장이 상대다. 1급은 5급이 이해할 수 있는 수로 바둑을 두어야 한다. 1급이 묘수를 두어도 5급이 이해를 못 하면 다음 수는 약수가 된다. 반대로 5급은 엉뚱한 수를 두어서 판을 깨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응수해야 하는 선수를 두어서 1급이 좋은 수를 둘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팀장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팀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팀원은 실수 없이 주어진 일을 잘 끝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2장 -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테슬라 vs. 현대차ㆍ삼성ㆍLG



미국 ‘테슬라’의 ‘모델 3’가 대박을 터뜨렸다. 블루오션을 찾은 것이다. 아니, 만든 것이다. 2020년 즈음이면 유럽부터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다. 우리가 테슬라를 이기려면 자동차 회사, 정부, 국민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블루오션 찾기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블루오션이란 수많은 경쟁자들로 우글거리는 레드오션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경쟁자들이 없는 무경쟁 시장이다.

새로움은 언제나 발상의 앞뒤가 바뀔 때 나온다: 새로운 시장은 차별화와 저비용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가치의 비약적 증진을 기대하도록 하는 시장이다. 다른 기업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무경쟁 시장이기도 하다. 기존의 치열한 경쟁 시장 속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자신만의 독특한 시장, 곧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말한다. 블루오션에서 우리가 깨닫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많은 기업이 신규 사업을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 신규 사업은 블루오션을 의미했고, 많은 사업자로 하여금 경쟁 없는 매력적인 시장을 찾아 헤매게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쓸 만한 사람은 이미 결혼했다는 미혼들의 푸념처럼 쓸 만한 시장은 이미 누군가 선점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블루오션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의 산물이다: 블루오션이 있다 하더라도 그곳 역시 어려움은 산적해 있다. 바닷물에서 먹고 먹히는 삶을 살다가 강물 ‘블루오션’과 바다 ‘레드오션’이 만나는 민물 근처에 가보니 먹이는 많고 나를 잡아먹는 천적은 없다. 당장 가고 싶다. 그러나 삼투압은 어떻게 할 것이며, 빠른 물살은 어찌할 것인가? 물가 ‘레드오션’에서 땅 위 ‘블루오션’을 바라보니 역시 먹이는 많고 나를 잡아먹는 천적은 없다. 그러나 땅에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다리가 없는데 말이다.

본업과 전혀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는 블루오션은 거의 없다. 자기 자리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강화된 경쟁력을 새로운 시장에 접목하는 외연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 ‘3M’의 ‘포스트잇’, 비아그라, 보톡스 시장이 처음부터 블루오션이 아니었던 것처럼 말이다. 본업에 충실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생겨난 부수입 같은 시장이었다. 블루오션을 찾고 싶으면 지금부터라도 힘이 들더라도 본업의 레드오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CDMA를 해낸 것처럼 전기차도 해보자: 그렇게 들여다본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이 밀려오고 있다. 바로 전기차다. 테슬라를 쳐다보기만 할 이유가 없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전기차를 만들고 정부는 전기 충전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바로 지금 해야 한다. 협업은 이럴 때 효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이동통신에서 만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의 신화는 산업계와 정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거기에 국민의 열광적인 지원이 함께했다. 자동차에서도 그때의 신바람을 다시 한 번 살려 합심할 때가 오고 있다.

진짬뽕 vs. 신라면 블랙



2011년,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며 가격을 두 배가량 올린 ‘신라면 블랙’이 출시되었다. 라면 시장의 25%를 점유한 ‘국민라면’이 빨간색이건 검은색이건 간에 가격을 두 배로 올렸다고 국민적 분노를 샀다.

‘신라면 블랙’이 비싸게 느껴진다면 그냥 신라면이나 다른 회사의 라면을 먹으면 된다. 다른 라면도 많은데 굳이 그것을 먹을 필요는 없다. 독점 상품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국민은 ‘신라면 블랙’이 출시되자 분노했다. 국민적 조사가 뒤따랐다. 설렁탕의 영양을 담았다고 했지만 라면 스프에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들어갈 순 없었다. 이렇게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신라면 블랙은 그렇게 해서 결국 실패한 라면이 되었다. 그 사태로 인해 프리미엄 라면은 나오면 안 되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쉽게 잊어버리는 DNA가 있기라도 한 것일까? 1년 후 여전히 두 배가량 비싼 신라면 블랙이 시장에 다시 출시되었고, 이제는 프리미엄 라면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생존부등식 - 가치(value) > 가격(price) > 원가(cost): 서울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은 윤석철 교수는 생존부등식에서 ‘신라면’을 예로 들었다. 라면의 조상인 국수의 종주국은 중국이고, 라면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식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지라면은 우리나라 신라면이 세계 1등이다. 신라면은 가치보다 가격이 싸다. 라면 한 끼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략 3,000원 정도 한다. 김밥 한 줄 가격이 2,000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라면의 가격은 1,000원 정도다. 시장에서 팔리는 핵심 요인이다. 신라면 블랙은 영양을 더하고,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원가가 더 투입되었으니 가격이 올라야 한다. 그러나 신라면 블랙의 가격이 두 배가량 오를 때 그 가치는 살짝 올라간 것이다. 만일 신라면 블랙의 가치가 5,000원쯤 되었다면 가격이 2,000원이 되어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 국민에게 라면의 가치는 레드이든 블랙이든 3,000원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포장을 바꿔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2015년 11월에 ‘진짬뽕’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 출시 몇 개월 만에 라면 시장에서 세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이럴 수가! 고가 정책도 먹힌 것이다. 진짬뽕은 라면이 아니라 짬뽕으로 포지셔닝했기 때문이다. 굵어진 면발, 짬뽕의 풍미 등 품질은 각자 생각하기 바란다. 기본적으로 짬뽕의 가치는 라면보다 좀 더 위에 있다. 어느 곳에서나 짬뽕은 라면보다 비싸다. 윤석철 교수의 생존부등식에 의하면 적정한 가격일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새로운 라면을 만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하얀 라면 ‘꼬꼬면’은 잠깐의 유행에 그치고 말았다. 이렇게 새로운 가치를 만든 진짬뽕은 시장에서의 인기가 길게 갈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의 1등 라면과 달리 프리미엄 라면은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라면의 스프를 아무리 고급스럽게 만들어도 고객의 머릿속에 라면은 그저 라면일 뿐이기 때문일 것이다.



3장 - 첫걸음을 인정해야 내디딜 수 있다



고속버스와 정속 주행



고속버스에서 과속 운행을 하는 차량은 두 부류다. 바쁜 운전자와 나쁜 운전자다. 고속버스는 바쁜 운전자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고속버스의 과속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심야 고속버스를 타면 가끔 당황스러운 때가 있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도착하는 것이다. 일찍 도착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심야 고속버스를 탈 때는 도착 시간을 대개 첫 버스나 지하철이 다닐 시간에 맞추는 등 다음 이동 계획을 미리 세운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해서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출발을 했는데 예정보다 빨리 도착하면 어떻게 될까? 춥거나 덥거나 혹은 아직 청소하지 않은 깨끗하지 못한 터미널에서 속절없이 대기해야 하는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고속버스 기사 입장에서는 물론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시간만큼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승객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을 안고 과속으로 달려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된다. 하나 더 있다. 경제속도보다 빠르게 달렸으니 연료도 더 소비했을 것이다.

고속버스 회사가 과속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는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둘째는 연료비가 증가한다. 고속버스 회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먼저 금지 규정을 두기 시작한다. 말로는 안 되니까 규정 속도를 초과하면 경고음이 울리게 하기도 한다. 승객의 불안과 짜증을 부르는 과속 경고음 말이다. 최종적으로는 규정 속도 이상 가속이 안 되도록 장치를 붙이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금지 유형(네거티브)의 조항은 효과가 별로 없다. 기사와 승객 모두가 빨리 가고자 하는 데 이의가 없기 때문이다.

기사의 실질 이득이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만든다: 과속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의 정책에 대한 기사의 자발적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지 찾아내야 한다. 회사에서 기사별 연료비를 추적해 보았다. 연간 평균 800만 원의 연료비를 썼다. 정속 주행과 경제속도로 운행했을 때는 600만 원으로 줄었다. 200만 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회사는 200만 원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안전운행의 핵심 요소라고 판단했다. 버스회사는 기존의 네거티브에서 상금을 주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절감액의 절반을 기사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기사는 연간 100여만 원의 부수적인 수입이 발생하고 안전운행은 뒤따라오게 되었다. 이 제도가 고속버스 과속이 줄어든 이유다. 스스로 걷는 첫걸음이 있어야 두 번째 발걸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리점 vs. 편의점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음성 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이른바 대리점을 향한 ‘갑질’ 논란이 제기되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했던 갑질을 편의점에는 할 수가 없다.

이 일이 영업사원에게는 그가 팔아야 할 물량을 대리점에 넘기는 자연스러운 업무였다. 영업사원과 대리점은 협업 관계였으며, 지금까지 문제없던 관행이었다. 평상시처럼 대리점주가 물량을 안 받으니 폭발한 것이다. 전적으로 영업사원의 시각이다. 남양유업뿐 아니라 LG생활건강과 같이 편의점에서 생활용품을 파는 업종은 ‘창고’ 측면에서 다음의 두 가지 속성을 가진다. 나의 창고에 보관한다. 아니면, 너의 창고에 보관한다. 대리점 담당 영업사원은 ‘너의 창고(대리점 창고)’에 보관하는 방법을 택한다. 월말이 되면 할당된 물량을 대리점 창고로 이동시키고 매출전표를 발행하면 그뿐이다. 샴푸나 비누 등은 그나마 유통기한이 없으므로 대리점 창고에 가득 채우고 나머지는 길가에 내려놓고 가면 그만이다. 극단적으로 갑질을 하는 경우 직원은 한 달에 이틀 정도만 일하면 된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유통기한이 있어서 못 팔면 대리점주가 즉각 손해를 감수해야 하니 큰 문제가 된다.

편의점에서는 한 개씩 주문해도 영업사원은 할 말이 없다: 편의점은 ‘너의 창고’에 보관하는 정책이다. 여기서 ‘너의 창고’는 남양유업과 LG생활건강의 창고이다. 전산화된 편의점은 하나 팔릴 때 하나를 주문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편의점 담당 영업사원은 한 달 내내 일할 수밖에 없다. ‘토요타자동차’의 JIT(Just In Time,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생산되는 시스템)처럼 거창한 이름은 안 붙여도 하나 팔면 하나 주문하는 ‘즉시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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