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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삼성 인재경영의 모든 것

가재산 지음 | 이새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삼성 인재경영의 모든 것

가재산 지음

이새 / 2017년 3월 / 334쪽 / 16,500원





4차 산업혁명, 기업의 변화와 혁신이 시작되었다



인사전략이 기업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한다

4차 산업혁명, 사람 경영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2016년 1월 20일부터 4일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전 세계의 대표적인 석학과 지도자, 기업 총수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로 사람과 사물을 실시간 연결해주는 초연결과 기술융합 혁명으로서의 4차 산업혁명이 앞으로 산업과 인간의 삶, 국제질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가 이들의 주요 논의 내용이었다. 많은 전문가와 2016년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는 이 혁명으로 인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5년 내 500만 개의 일자리가 순감할 것이며 부의 불평등 심화에 따른 양극화와 성별 격차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4차 산업혁명은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으로 공급자 기적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4차 산업혁명은 지금보다 더 큰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 그리고 노동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저기술ㆍ저임금 근로자와 고기술ㆍ고임금 노동자 간 격차가 커지고 기술 근로자가 각광을 받게 되고, 보다 뛰어난 기술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다. 기술 차별점이 기업의 가치를 제공하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변별력 없는 기계 문명 기술들을 어떤 가치로 재탄생시킬 것인가가 곧 미래 기업의 가치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서 주도할 무언가를 상상하고 실현하기 위해 수백 년을 관통해온 지혜의 인사이트를 우리 DNA에 내재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치열하게 인문 고전과 씨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은 인문 고전의 정신과 철학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젊은 사원들을 꿈꾸게 하고, 젊은 사원들의 상상력을 키워내야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다. 사원을 행복하게 하는 기업이 미래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 할수록 사람 중심 경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경영 기법이다.

디지털 혁명과 삼성 신경영

삼성 신경영 20년 후, 어떻게 변했을까?: 삼성은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20년 동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 그룹의 세계 1위 제품은 삼성전자의 D램과 메모리반도체로 2개에 불과했다. 그러다 신경영 선언 이후 판은 뒤집혔다. 전자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중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거머쥐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CRV와 모니터, 휴대폰, D램, 낸드플래시, 모바일AP, 냉장고부터 삼성 SDI의 리튬이온 2차전지, 삼성전기의 반도채용 기판 등 20개 제품의 점유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룹 전체 연계 매출도 1993년 29조 원에서 2012년 380조 원으로 13배 껑충 뛰었다. 시가총액도 338조 원으로 1993년 7조 6천억 원의 44배를 기록했다. 총 자산은 41조 원에서 13.2배 증가한 543조 원 수준이다. 금융을 제외하고라도 20조 원에서 285조 원으로 14.2배 성장했다.

20년 전 미국 베스트 바이 매장 구석에 쌓여 있던 삼성 제품들은 이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TV는 2006년 난공불락의 소니 등을 꺾고 세계 1위에 올라선 뒤 7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14년간 1위를 지켜온 노키아를 꺾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은 기념할 만한 일이다. 이 역시 결국은 삼성의 신경영 선포가 이뤄낸 또 하나의 성과다. 삼성전자가 1994년 휴대전화에 뛰어들었을 때 불량률은 11.8퍼센트에 달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구미사업장에서 불량 휴대전화 15만 대를 소각한 일은 아직도 회자된다. 뼛속까지 ‘혁신DNA’를 고집한 덕분에 삼성의 변화와 성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13년 4월 해외에서 미래경영 구상을 마친 뒤 “신경영 선언 20주년이 됐다고 안심해선 안 되고 항상 1등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계 1등 제품에 ‘삼성표’가 얼마나 더 생길지 두고 볼 일이다.

4차 산업혁명과 뉴 삼성호의 출항

삼성 배우기와 삼성 인사의 진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2013년 10월 24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멜트 회장은 이날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연사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GE는 경쟁자이자 협력자인 삼성과 같은 기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한다. 항공모함 같은 큰 규모와 빠른 속도가 공존하는 것이 삼성의 강점이다.” 또한 반드시 시장에서 승자가 되겠다는 한국 기업의 근성도 언급했다. 그 후 이멜트 회장은 이듬해 1월 임원들이 600명이 모인 ‘2014 글로벌 리더십 미팅’에서 “GE의 뒤만 쫓아오던 삼성이 어떻게 글로벌 기업이 되었는지 그 비결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일본 기업과 언론의 최대 관심사 역시 삼성전자다. 특히 나란히 순이익 1조 엔을 넘게 내고 있는 토요타 자동차와 삼성전자는 곧잘 비교 대상으로 화제에 오른다.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 사장 역시 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의 발전 속도가 대단하다며 특히 이건희 회장의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지금까지 삼성 성장의 핵심 비결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벤치마킹’이다. 벤치마킹은 삼성이 ‘짧은 시간에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이었다. 창업 초기 산요전기, 샤프, 토요타 등 일본 기업을 집요하게 따라 했던 삼성이 이제 거꾸로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삼성을 집중 연구하는 ‘삼성 연구회’가 생기고 이런 단체들을 통해 삼성 연구서가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으로도 옮겨 가고 있다. 서울과 평양에서 10년씩 특파원을 지낸 쉬바오캉 중국 인민일보 전 대기자는 “삼성 신경영이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줬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서울 특파원 재직 시절 『삼성 신경영』을 중국어로 번역해 1995년 방한한 장쩌민 전 중국 주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기여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회장의 변혁과 질 위주 경영의 메시지는 중국의 개혁 정책을 끌고 가는 데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젊은 미래 지도자들은 삼성 본사로 보내 신경영을 배우도록 했고, 지난 10년간 433명이 이 과정을 거쳤다고 증언했다. 현재 이들은 중국의 장ㆍ차관, 성장, 서기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기업으로 말을 옮겨 탄 삼성 출신의 CEO들은 취임하자마자 삼성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열성적이다. 그들 나름대로 그동안 쌓아온 인사 원칙을 배제하고 시스템 인사로 바꾸는가 하면, 삼성 그룹을 본뜬 조직과 운영 방식을 만드는 데 열성적이다. LG그룹도 2004년부터 ‘삼성 경영 배우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의 경영을 배우는 것은 비단 기업뿐만이 아니다. 정부도 삼성의 경영을 배우고 있다. 과거 기획예산처의 간부 70여 명은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교육받았다. 통일부 역시 삼성 그룹의 사내 인트라넷인 ‘마이 싱글’과 삼성경제연구소의 홈페이지를 집중적으로 벤치마킹했다.



인재경영, 삼성이 강한 진짜 이유



삼성의 인사 원칙, 삼성 HR WAY

2003년 《비즈니스위크》에서 ‘삼성 웨이’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 일이 있다. 기사에 따르면 결국 삼성의 강점이자 성공 비결은 인재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 경영이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 웨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삼성 웨이’란 어떤 것인가? 2013년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이하여 『삼성웨이: 이건희 경영학』이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의 송재용ㆍ이경묵 교수가 쓴 책으로 지난 20년 동안의 독특한 삼성식 경영을 ‘삼성 웨이’라고 명명했다. ‘삼성식 경영’은 한마디로 잭 웰치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GE 방식과 가족 및 오너 체제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토요타 방식을 합친 경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적이나 성과 면에서는 GE 스타일이고,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철저한 관리 경영은 토요타 스타일이다. 이 두 기업문화의 합산과 이건희 회장만의 독특한 경영 스타일이 합쳐진 것이 바로 ‘삼성 웨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의 인재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 경영 즉, ‘삼성 웨이’가 삼성의 성공 비결로 꼽히고 있다. 결국은 ‘사람과 조직’이 혁신이 되어야 한다는 틀 안에서 인사가 혁신이 되어, 변화하는 환경에 부합되면서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 기업들과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삼성 특유 인사의 원칙과 룰은 무엇일까? 삼성에서는 이러한 용어를 공식적으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이를 ‘삼성 HR 웨이’라고 명명하고 삼성의 인사 기본 원칙들을 요약해보고자 한다.

의인불용 용인불의: 선대 이병철 회장의 인사 철학인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는 이건희 회장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줬다. ‘믿지 못할 사람은 쓰지 말 것이며, 일단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따라서 삼성에서는 웬만해서는 중간에 사장이나 임원들을 교체하지 않고 정기 인사 시에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 하지만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시정이 안 되는 임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인사 조치를 한다. 한마디로 신상필벌이 엄격하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은 좀 달랐다. 이 회장은 실패했다고 무조건 사람을 버리면 인재를 잃는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다른 사업부로 옮기면 더 큰 성공으로 지난번의 실패를 만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나 실패는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 될 수 있으므로 격려를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인센티브 신봉자다. 경영진에 대한 파격적인 연봉, 과감한 스톡옵션 등 인센티브는 조직 활성화와 개인의 창의력 발휘에 바탕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노력했다면 비록 성과가 부진해도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삼성에서는 이병철 회장의 신상필벌에서 벌을 상으로 대체한 ‘신상필상’이 통한다.

ABC 방식의 사람과 조직 관리: ‘포트폴리오’ 투자 방식은 주식투자의 위험성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자금 운용 방식의 하나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구성원 각각의 특성에 맞도록 다양하게 인재관리 계획을 세우는 ‘인재 포트폴리오’는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다. 삼성의 가장 대표적인 인재관리 방법은 조직 내 전체 인재들을 성과와 역량에 따라 A급 인재, B급 인재 그리고 C급 인재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그 비율은 대략 20:60:20이다. 이렇게 인재들을 분류했다면 A급 인재들의 역량은 계속 유지시키고, B급 인재와 C급 인재들은 육성하여 A급 인재로 키우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은 인재관리 시스템을 끊임없이 개선해나가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C급 인재들에게 온정주의를 베풀어 그들을 그대로 품고 가는 조직은 발전하기는커녕 경쟁에서 도태되어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따라서 조직은 C급 인재가 왜 낮은 성과를 내는지 관찰하고 평가하여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ABC 관리는 단지 사람뿐 아니라 회사나 조직의 관리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우선 그룹에서 계열사를 평가할 때나 회사에서 사업부나 팀조직을 평가할 때도 항시 ABC 등급에 따라 확실하게 차등을 두어 결과에 대한 보상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상하반기에 지급되는 인센티브의 경우 목표 달성 인센티브 지급률을 보면, 회사 평가가 A가 나오면 100퍼센트, B일 땐 75퍼센트, C는 50퍼센트가 자동으로 결정되어 지급된다. 회사 평가결과나 조직 평가결과에 따라 개인에게 지급되는 연봉이나 인센티브도 차이가 많으며 심지어는 회사나 조직 평가의 ABC 등급에 따라 승격률까지도 차등을 둔다. 즉, 내가 A급으로 평가받더라도 회사나 조직 전체가 A급으로 평가받지 못하면 인센티브나 연봉이 B나 C등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아우토반식 보상제도: 삼성을 움직이는 인사조직 시스템의 원리는 ‘경쟁과 보상’이다. 경쟁이 없는 개인이나 조직은 쇠퇴하고 만다. 삼성은 모든 것을 경쟁시킨다. 그리고 경쟁을 통해 나타난 결과에 대해서는 보상을 파격적으로 제시한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어느 기업보다 평가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고, 또한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도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성과주의 인사제도와 성과주의 문화가 조직 내에서 효율적으로 정착되려면 이를 담을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차가 다니는 도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비포장도로도 있고 독일의 아우토반 같은 초고속도로도 있다. 내가 가진 차가 아무리 우수한 자동차라도 2차선 시골길을 달린다면 제한속도가 있어서 60킬로미터 이상을 달릴 수 없고 추월도 할 수 없다. 인사에 비한다면 완전 연공서열식이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는 100킬로미터 이상 스피드를 낼 수가 있고 추월도 가능하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달린다면 자유로운 추월은 물론 무한 질주도 가능하다.

이처럼 우수인재가 들어와서 조직 내에서 머무르고 내부 인재들이 경쟁을 통해서 우수인재로 육성되려면 제도 즉, 인프라가 달라져야만 한다. 평가제도나 성과 평가의 결과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강한 동기부여가 없는 연공서열식 인사제도만으로는 우수인재가 들어오지 않을 뿐 아니라 들어오더라도 금방 나가버리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되고 만다. 삼성에서는 차의 성능에 따라 무한 질주가 가능하다는 독일의 아우토반처럼 능력과 성과에 따라 승진 속도가 다르고 처우도 다르다. 차별화를 통해 평범한 기업을 우수한 기업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차별화만큼 건전한 관리 시스템은 없다. 개인의 노력과 성취도에 따라 생기는 ‘이유 있는 차별’에 대해서 삼성 사람들은 불평을 하지 않는다. 이유 있는 차별은 의욕을 부추기며,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도전 의식을 키운다는 생각을 가지고 차이를 인정한다는 조직문화가 조직 내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이다. 원래 차별이란 ‘키, 인종, 성별, 종교, 출신 지역’ 등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선천적 특성을 기준으로 기회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별은 선진국일수록 제도나 법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반면 차이란 ‘노력, 실력, 성과, 성실도, 적성’ 등 후천적 노력에 따른 다름과 그에 따른 프리미엄을 인정하되, 기회 자체는 제한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삼성 인사의 기본적인 사상이다.

버스 운전사식 인력 관리: 삼성의 성과주의 문화를 잘 대변해주는 것이 ‘메기론’이다. ‘미꾸라지를 키우는 두 개의 논 중 한쪽에는 포식자인 메기를 넣고 다른 한쪽은 미꾸라지만 놔두면 어느 쪽 미꾸라지가 잘 자랄까? 메기를 넣은 논의 미꾸라지들이 더 통통하게 살찐다.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운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기론은 삼성 인력관리 원칙의 핵심이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이러한 원리를 조직에 적용할 것을 강조했고, 삼성 신경영 추진 시 강의 때마다 빼놓지 않았다.

보통 회사들은 입구만 관리하고 퇴직하는 출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 출구 관리 제도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작동되는 인사 제도가 바로 삼성의 인사 제도다. 『대한민국 인재사관학교 : 우리는 삼성을 이렇게 부른다』라는 책을 펴낸 신현만 대표는 이러한 제도를 ‘시내버스 운전사식’으로 비유했다. 버스 운전사는 각 정거장마다 차를 세우고 승객들은 알아서 버스에 탄다. 내릴 때도 승객들이 정거장마다 벨을 누르면 내려 보낸다. 삼성의 인사 제도가 이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년에 5천 명을 뽑으면 최소한 몇 년 안에 4천 명이 나가야 한다. 5천 명씩 10년이면 5만 명이 늘어나는 데, 삼성이 무슨 수로 그만큼을 다 데리고 있을 수 있을까? 답은 그만큼 내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들은 내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뽑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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