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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의 시대

김진영 지음 | 영인미디어



격의 시대

김진영 지음

영인미디어 / 2016년 12월 / 228쪽 / 15,000원





제1부 호텔과 병원에서 격을 만나다



격이란 무엇인가

격 없는 사람, 격 없는 호텔, 격 없는 사회… 등등. ‘있다’보다는 ‘없다 혹은 없어 보인다’는 표현이 더 많은 단어 ‘격’, 도대체 격이란 무엇인가? 호텔에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가운데 하나가 ‘격’이다. 다른 어떤 호텔보다 격 있는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오너도 자주 만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고 싶다는 “격 있는 호텔”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출장을 갔다가 의외의 서비스를 접하고서는 이거야말로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격 있는 호텔 서비스’가 아닌가 감격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그 격 서비스라는 것이 어찌 보면 그냥 특급호텔의 훌륭한 서비스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하고, 다르게 보면 정중한 서비스의 하나인 것 같기도 해서 격이 도대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람들은 품격이란 단어에서 ‘품’을 떼고 ‘격이 있는’ 또는 ‘격조 있는’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격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여기에는 시간(나는 이를 단순한 시간이라 하지 않고 숙성 시간이라 표현한다), 감각(센스), 태도(자세) 그리고 때와 장소에 맞는 절제된 행위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격이 있다고 할 무엇인가의 대상은 다양하다. 그리고 사람, 행위, 모습, 사물, 건물, 태도 등 대상이 무엇이든 격이 있다고 말하는 판단 기준이 있다. 그 첫 번째 판단 기준은 ‘숙성 시간’이다. 격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 ‘혼이 있는’ 숙성 시간이란 것 때문인데, 똑같은 재료나 소재로 치장을 하더라도 A에게서는 격을 읽을 수 있는데, B에게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러한 점을 잘 이해하고, 이를 적확하게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영화나 드라마, 연극 등 제작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은 누가 보더라도 격이 있고 없음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분장하거나 설치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숙성 시간을 달리 표현하자면 ‘그것에 대한 익숙함’ 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냥 익숙함이 아니라, 뭔가 의도나 뜻, 혼이 있는 익숙함이다.

호텔에 근무하던 때 모든 임직원이 반드시 관람해야 했던 영화가 있다. 바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인데, 비서 ‘앤디 삭스’ 역을 맡았던 ‘앤 헤서웨이’가 촌뜨기 비서에서 뉴욕 패션업계의 패셔니스트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은 바로 ‘그것에 대해 의도 있게 익숙해져 가는 숙성 시간’일 것이다. 당시 호텔에서는 어떻게 서비스 직원을 영화 속 ‘앤디 삭스’로 만들 것인가가 관심사였고, 그것은 곧 호텔 서비스에 격을 입히라는 지상과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격이라는 것은 아무리 들볶는다 해도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최고의 호텔, 최고의 격 서비스를 외치며 직원 교육에서부터 시설 개보수, 식자재 등과 구매 일류화, 메뉴 재정립, 서비스 프로세스 재정립 등 각 부서별로 대대적인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격 서비스라 할 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마치 새가 되기 위해서는 어미가 알을 품고 있는 부화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진정으로 어떤 의도를 갖고 혼을 쏟아서 숙성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어쩌면 격 서비스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한발 물러나 마음을 비우는 것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판단기준은 ‘태도(Attitude)’다. 동양인으로 세계적인 모델의 반열에 오른 패션모델에게 “어떻게 디자이너를 가리지 않고 동서양 작품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몸이 그 작품을 입는 것이 아니라, 애티튜드가 그 작품을 입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녀가 말하는 ‘애티튜드’를 다른 말로는 ‘자신감’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듯하다. 호텔이나 명품 브랜드 숍은 최고 디자이너와 최고 소재의 유니폼으로 브랜드 정체성(Identity)을 지키고자 하는데, 어떤 직원들은 의도하는 바를 잘 연출하기도 하지만, 어떤 직원은 남의 옷을 입은 양 어색해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는 대부분 그 유니폼을 입는 직원의 태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격은 바로 그 사람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전자업 제조공장은 공장장부터 말단 생산직 사원까지 전원이 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작업복이라 칭하는 유니폼을 입고 근무한다. 공장에 첫 부임해서 공장에서만 만 27년을 근무한 공장장님을 만난 순간 말할 수 없는 고고한 격을 느꼈다고 하면 단지 나만의 경험일까? 잘 다려진 작업복에 쑥스러운 듯 겸손한 듯 순박한 얼굴, 지역경제 주역으로서의 자부심과 열정 등이 어우러져 제조공장 작업복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명품 브랜드 옷과도 비할 수 없는 격이 느껴졌다. 세계적인 패션모델의 애티튜드나, 제조공장 공장장님의 태도 둘 다 ‘자신감’이라는 공통점을 입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 번째 판단기준은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절제된 행위’다. 격 서비스를 벗어나는 가장 흔한 예가 바로 ‘과공비례(過恭非禮, 공손도 지나치면 예의에 벗어난다)’다. 너무 잘하려고 소위 ‘오버’하다가 서비스를 그르치고 결국 격이 한순간에 달아나는 경우다. 서비스에서는 ‘절제’는 참으로 어렵다. 직원들에게 친절이나 격을 강조하다 보면, “전화가 오셨습니다”처럼 예의를 벗어난 공손이나, 낄 데 안 낄 데 모르고 고객들의 대화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결국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어 “이렇게 격 없는 호텔 서비스 처음 본다”며 화를 내고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 직원입장에서는 잘하려고 한 것인데 과공비례가 되어버린 것이다.

한편 격이라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양(量)에서 질(質)을 거쳐 격(格)으로 갈수록 무형(Invisible)의 요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양의 시대에서 수량이, 질의 시대에는 시각(視覺)이 중시되던 것이, 격의 시대에는 무형의 요소인 안목(眼目)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숫자를 늘리고,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것보다 안목을 높이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는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양의 시대는 팔리면 팔리는 시대였기에 ‘제품’이라 칭하고, ‘특장점’을 팔았다면, 질의 시대는 디자인까지 고려하여 ‘상품’이라 일컫고 ‘기술(Technology)’을 팔고자 했던 것을, 격의 시대는 상품을 넘어 ‘명품’이라 하며 바야흐로 ‘감성’을 파는 시대가 온 것이다. 수량이 중시되었던 양의 시대는 ‘미투(Me To)전략’에 이 전략의 방향마저 제각각이던 것에 비해, 시각적 요소가 중시되는 질의 시대는 ‘넘버원(No.1) 전략’과 함께 ‘표준화’가 전략적 화두였다. 반면, 감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격의 시대는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Only 1)’과 함께 ‘개인화(Individualization)’가 전략적 화두다. 따라서 격 서비스의 시작은 개인화 서비스로, 6성급을 표방하는 세계 유수의 호텔들은 처음부터 개인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집사(Butler) 서비스나 에스코트 서비스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격 서비스는 완벽한 질적 서비스가 보장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질이 보장되지 않는데 격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다. 격의 시대를 논하면 질의 시대의 모든 질적 요소들이 격의 시대적 요소로 이동한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다. 격은 완벽한 질을 보장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무를 잘라 목재를 만들거나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파는 시대가 양의 시대라면, 그 목재에 불경이나 성경을 새겨 넣거나 그릇에 음식을 담아 파는 시대가 질의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격의 시대는 같은 불경 중에서도 팔만대장경, 음식에서 불도장 같은 엄청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것을 말한다.

넘버원 전략은 ‘질’ 전략이나 ‘혁신’ 전략으로, 온리원 전략을 ‘격’ 전략이나 ‘창조’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창조 전략이 어려운 것은 바로 창조가 곧 격 전략이요. 온리원 전략이기 때문이다. 격은 누구에게나 읽히고 들린다. 그러나 있는지 없는지 정작 본인은 잘 모른다. 돈으로 사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갖출 수도 없다. 그래서 격이 어려운 것이다.

병원경영, 이제는 격이다

호텔에 근무하면서 생긴 버릇은, 어떤 건물이든 들어서면서 바닥부터 천정까지 한눈에 두루 살펴 결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병원을 들어서면서 바닥과 천정을 두루 살피다가 깜짝 놀랐다. ‘도대체 저건 뭐지? 분명 병원에서 사용하는 어떤 치료기의 팬 장치 같은 거겠지. 설마 병원에 조각품이나 예술품을 설치할 리가 없잖아?’ 그런데 그것의 정체는 원인종 작가의 <무지개를 담은 하늘>이라는 설치 예술 작품이었다. 어떻게 저런 예술 작품이 병원 로비 중앙 천정에 설치되었을까? 진짜 병원 경영자의 안목일까? 아니면 병원을 지은 건설회사가 건축허가 조건으로 들여온 작품이 아닐까? 왜 특급 호텔도 아니고 병원이 문화 예술 작품에 이토록 관심을 쏟는 걸까?

세브란스병원을 경험한 사람 중에는 ‘세브란스는 격이 다르다’고 평하는 사람이 많다.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넘어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사랑과 나눔, 여기에 감성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져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격을 가지게 된 것이다. 승강기와 복도에는 24시간 365일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 대부분 현악기에 의한 연주음악이다. 워낙 자연스러워 거의 의식하지도 못하는 정도다. 이미 10여 년 전 병원을 지을 때부터 승강기를 포함한 공청지역에 약 800여 대의 고급 스피커를 매립하도록 설계했다. 로비에서는 1년 내내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힐링 음악회가 열린다. 재능기부나 무료봉사니까 아마추어들의 무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명 성악가, 대중음악 가수, 탤런트, 트로트 가수, 개그맨 등 TV에서나 볼 만한 예능인들이 줄을 잇는다. 세계 3대 피아노 중 하나라는 억대의 피아노까지 준비되어 있다.

바로 옆에는 아트 스페이스라는 세브란스의 격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특별한 갤러리가 있는데, 백남준 작가의 작품 소장자들이 기증하여 ‘백남준 전’을 전시할 정도다. 병원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 같다. 로비나 야외 곳곳에는 그림이나 조형 미술품,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작품들이 병원 건축 콘셉트인 ‘구원’과 ‘생명수’에 연결되어 있다. 김차열 화백의 2000호 대작 <가을>이나 조한기 작가의 <벽(La Defense)>, 이재준 작가의 <빛의 기둥>, 김건주, 신치현 작가의 <구원의 터> 등 손으로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환자와 보호자를 위로하고 있다.

예술 작품 그 자체로도 격을 느낄 수 있지만. 예술 작품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치유와 힐링을 구원과 생명수의 이미지로 전하고 있다는 데서, 그것도 병원을 구축할 당시부터 의도된, 혼이 깃든, 그러면서도 절제된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격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한 의학전문기자는 “이 병원의 격은 ‘기도하는 의사’ 프로젝트에서 절정을 이룬다”고 평한다. ‘과연 살아서 나올 수 있을지, 만약 여기서 눈을 감는다면 가족은 어떻게 살아갈까’ 등 말 그대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떠오른다는 수술실의 환자에게 주치의가 중심이 되어 최선을 다하겠다는 기도를 함께 하는 프로젝트인데, 세브란스에서 수술한 환자들은 잊지 못할 감동이나 큰 위안을 얻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그만큼 기도의 힘이 대단하다는 반증이다. 기도하는 의사 프로젝트를 경험한 수술 환자는 ‘세브란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예술을 통한 격은 자연과 이웃사랑으로 승화한다. 공복 혈당을 체크한 후 2시간이 지나 식후혈당 체크를 해야 하는 당뇨환자들에게 건강을 챙기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세브란스 올레길’도 제공하고 있다. 콘크리트 위에도 자연을 끌어오기 위해 가벼운 특수 흙으로 채워 만든 벚나무 숲, 중압감 없는 병원 같지 않은 병원을 모토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아열대 식물원 같은 쉼터인 ‘우리 라운지’까지, 직원들은 기도와 기부와 나눔에 열심이고, 의료진은 세계 곳곳에서 의료봉사에 앞장서니 WHO가 정의하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이어 영적인 건강까지 돌보는 병원, 즉 병원의 격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 아닌가? “With the love of God, free humankind from disease and suffering.”

호텔업을 통해 격을 이해하다

업의 개념이란 업의 본질과 업의 특성을 합한 말인데, 환경이 바뀔 때마다 내가 영위하는 업의 개념은 무엇일까 재정의해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시계를 제조하는 회사의 업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1970년대만 해도 시계제조는 정밀기계산업으로 인식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가 되면서 시계의 심장이라 할 무브먼트가 전자식으로 개발되어 전자시계의 시대가 열린다. 시계업이 전자산업으로 인식된 것이다. 1990년대에는 ‘시계방’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노점이나 리어카에서까지 시계를 파는 시대가 되어 버린다. 시계가 패션으로 인식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2000년대가 되면 시계에 보석이 단 한 톨도 박히지 않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의 초고가 브랜드가 즐비하며 명품매장에서 시계가 단위면적당 매출이 최고인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시계가 럭셔리 산업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시계가 시간을 가리키는 기계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정밀기계산업에서 전자산업, 패션업을 거쳐 럭셔리 산업으로 인식되는 것은 업의 특성이 변했기 때문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업의 개념을 잘 정의하면 고민하던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전자회사에서 호텔로 자리를 옮겼을 때 최고 경영자께서 “호텔에 3년만 근무해보라. 앞으로 어떤 회사, 어떤 업무를 맡더라도 최고의 품질로 다 해낼 수 있는 실력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먹고 자는 것에 관한 업이다 보니, 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거의 모든 일들이 벌어지고 또 그것을 해결하려고 별의별 노력을 다 하며 보내는 3년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해외에서는 호텔업 출신자가 다양한 업종에서 스카우트되는 사례가 많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예술을 운영하는 단체나 기관에서도 호텔업 출신자를 환영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실제로 호텔에서 서비스 특공대로 뽑아 수년간 정성껏 양성해 놓은 서비스 요원 중에는 대기업 비서실은 물론, 명품 브랜드 매니저, 자동차 회사의 마케팅이나 접객부서, 전시나 공연 매니저, 항공사 승무원이나 승무원 교육 담당자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서비스 특공대 요원을 양성한 지 약 15년 만에 이토록 다양한 업종에서 대한민국의 격을 올리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면 실로 놀라운 성과가 아닌가? 최근 호텔에 근무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처럼 업의 개념도, 직업에 대한 인식도 시대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호텔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호텔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는 것은 호텔의 격 서비스가 다른 업종으로 다양하게 전이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격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호텔의 격 서비스가 다른 업종의 격 서비스 표준이나 모범으로 인식되고도 있다. 고객이 희망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소위 가치 중심 서비스로 재편되면서, 다른 산업계에서도 격을 논하기 시작한 것은 놀라운 발전이다. 즉, 호텔을 통해 격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흔히 호텔은 ‘객실을 팔고 요리를 파는 업’이라 정의하곤 한다. ‘객실’이 아니라 ‘잠’을 팔고, ‘요리’가 아니라 ‘건강’을 판다고 정의하는 순간 많은 것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객실은 FF&E(Furniture, Fixture & Equipment)가 아니라 잠을 위한 침구와 조명, 공기의 질, 소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요리는 맛이 아니라 노화 방지(안티에이징, Anti-aging), 해독(디톡스, Detox), 날씬함(슬리밍, Sliming)을 위한 식재료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 근본의 근본을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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