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의 절대강자
카란 지로트라, 세르게이 네티신 지음 | 전략시티
비즈니스 모델의 절대강자
카란 지로트라, 세르게이 네티신 지음
전략시티 / 2016년 12월 / 247쪽 / 15,000원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
수많은 업적을 남긴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도 엄청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지렛대의 논리를 명쾌하게 설명한 인물이다. 그런데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에도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며, 어떻게 해야 저런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까 부러운 시선으로만 본다. 하지만 당신도 가능하다. 두 가지 지렛대만 활용하면 말이다. 그 두 가지 지렛대란 바로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숨겨져 있는 두 가지 형태의 위험 요소인 ‘정보 리스크(information risk)’와 ‘보상 정렬 리스크(incentive-alignment risk)’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방안을 말한다. 여기서 ‘정보 리스크’란 충분한 정보 없이 결정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위험을 의미한다. 그리고 ‘보상 정렬 리스크’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별적인 보상과 전체적인 가치 사슬의 이익이 서로 부딪힐 때 발생한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일상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실용적인 접근법을 바탕으로 한 4W 전략은 의욕 넘치는 창업가와 노련한 경영자가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비즈니스 모델 안에서 어떤 결정을 언제, 누가, 왜 내리는지를 변화시킴으로써 ‘정보 리스크’와 ‘보상 정렬 리스크’를 보다 원활하게 제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 나아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능가하는, 한 단계 개선된 새로운 사업 방식을 선도할 수 있다. 물론 지속 가능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획기적인 기술의 도입이나 새로운 시장의 발견 없이도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BMI(비즈니스 모델 혁신, business model innovation)만의 장점이다. BMI는 기존에 사용하던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만들던 제품을 생산해 기존의 시장을 공략한다. 그럼에도 예전과는 다른 성과를 창출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줄이면서도 예상 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대기업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중소기업에서도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도전할 수 있다. 그리고 서비스업이나 소매업과 같이 대체로 혁신에 실패하는 분야에서도 BMI를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BMI 전략은 다양하게 응용 가능하므로, BMI를 통해 사업 운영에 필요한 새로운 영감을 떠올릴 수도 있다. 게다가 4W 전략에 의거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대체로 외부에서는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작고 사소한 변화를 수반하므로,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려워 오랫동안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제시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때 내리는 주요 결정과 가정을 최대한 많이 검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것과 둘째, ‘정보 리스크’와 ‘보상 정렬 리스크’를 없애거나 줄일 수 있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3단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실행할 것을 제안한다. ① 1단계 -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 의사 결정들을 파악한다. ② 2단계 - 이러한 의사 결정들이 초래하는 리스크와 비효율성을 고려해 그중 가장 중대한 영향력을 가진 핵심 의사 결정을 도출한다. ③ 3단계 - 핵심 의사 결정을 둘러싼 의사 결정 패턴을 바꿈으로써 리스크와 그로 인한 비효율성을 제어할 수 있는 더욱 새롭고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다.
비즈니스 모델의 현황 파악
비즈니스 모델에서 리스크 찾기: 2006년 닌텐도는 게임기 위를 시장에 선보이며 비디오 게임 업계의 게이머와 애널리스트들을 놀라게 했다. 출시 초기의 재고 부족은 오히려 위를 사려는 사람들의 구매욕을 부채질했고, 구하기 힘든 만큼 희소성 가치도 높아졌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재고 부족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한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너무 길게 지속되었다.
위가 시장에 나온 지 몇 달이 지나 재고 부족으로 인해 인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MDB캐피탈그룹의 콘솔 게임기 산업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린은 이런 지적을 내놓았다. “충격적입니다. 닌텐도는 지금 판매량보다 두 배는 더 많이 팔 수 있습니다.” 이렇듯 닌텐도의 결정에 회의를 품는 외부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음에도, 닌텐도 경영진은 여전히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속적인 매출 호조와 높은 운영 효율성을 달성한 데 따른 보너스를 받기까지 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하려면 징후를 제대로 파악한 다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뿌리가 드러날 때까지 추궁하고 캐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본의 발명가이자 토요타자동차 설립자인 사키치 토요타가 자주 썼던 ‘5 why’를 응용하면, 이런 증상의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게 파고들어가면, ‘정보 리스크’나 ‘보상 정렬 리스크’가 내재된 의사 결정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시간이 갈수록 투자자의 압력과 외부의 주시가 심해지자, 닌텐도 역시 증상의 원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속적인 재고 부족의 근본 원인이 닌텐도의 성과 보상 구조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콘솔 게임기의 공급과 재고를 담당하는 운영 부서 책임자는 주로 현금 흐름과 같이 외부에 공개되는 재무 성과와 운영 효율성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받고 있었다. 따라서 닌텐도 책임자는 재고를 최소한도로 유지하려고 했다. 재고를 보유하지 않고 모두 파는 것이 운영 효율성과 이윤율을 높게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었다.
경영진 역시 의도적으로 공급 수량을 제한함으로써 항상 효율성 목표와 성과 목표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 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기를 끌었으므로, 공급 수량을 제한했음에도 설정한 목표보다 훨씬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닌텐도의 성과 보상 시스템은 블록 버스터급 제품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매출 달성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진으로선 굳이 많이 팔려고 할 이유가 없었다. 그보다 또 다른 목표인 운영 효율성을 재고 부족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결국 닌텐도 경영진은 성과 보상에 유리한 안전한 단기 전략을 선택한 셈이었다.
닌텐도의 사례에서 보듯이, 근본적으로 기업의 성과 보상 시스템이 경영자 또는 관리자가 총가치 극대화와 일치하지 않는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면, 이러한 비효율성은 생길 수밖에 없다. 리스크와 비효율성으로 인한 증상의 근본 원인을 찾는 데 실패한 기업은 비단 닌텐도뿐만은 아니다. 의외로 많은 기업들이 증상들이 보이고 있음에도 비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안주하려고만 한다. 그런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증상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문제점을 솔직하게 파악하고, 근본 원인인 비효율성을 도출해야 한다.
주요 시사점 -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현재를 모르고서는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다음의 사항들을 유의해야 한다.
① 징후를 신중하게 살펴라. - 비효율성 징후가 모두에게 명백한 경우도 있는 반면, 기존 경영 방식이나 다른 핑계거리 뒤에 숨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면밀하게 재검토함으로써, 아주 사소한 증상이나 이상 징후도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② 증상의 뿌리를 찾아라. - 비효율성의 증상이나 이상 징후는 다양하게 위장하기도 하므로, 근본 원인이 ‘정보 리스크’ 때문인지, 아니면 ‘보상 정렬 리스크’ 때문인지 밝혀낼 때까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③ 금전을 따라가라. -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도입할 가장 좋은 기회는 실제 보상과 이상적인 보상이 크게 불일치하거나, 한번 선택한 결정을 번복할 수 없을 때, 알려진 미지 정보가 많을 때 등 금전적인 위험 부담이 큰 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성 주변에 모여 있다.
‘What’ 혁신 전략
대부분의 기업들은 몇 개의 의사 결정만 바꿈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처럼 비교적 적은 힘으로도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차량을 일일 기준이 아닌 시간당으로 빌려주기로 한 집카의 결정이 렌터카 업계에 어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는지 생각해보라. 이런 결정을 토대로 집카는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그들만의 전략과 운영 방식을 설계했다. 하지만 아무리 달라 보여도 집카의 사업 영역은 근본적으로 임시로 차량이 필요한 고객에게 차량을 대여하는 기존의 렌터카 산업에 속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궁극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하는 문제점, 즉 비즈니스의 실체와 리스크를 대하는 기업 자세를 정의하는 의사 결정에 주목하고자 한다. 우리는 주로 초기에 세운 근본적인 결정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이런 결정들이 비즈니스 모델의 비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한다. 사실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기간 사용해 온 지렛대는 오래된 습관으로 자리 잡기 쉽다. 또는 업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는 이유로 특정 경영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도 많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해본다면, 각종 비효율성을 초래하기에 아예 없애버리는 편이 나은 해로운 지렛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것들은 부족한 정보로 인해, 어떤 것들은 기업과 소비자, 채널 파트너사의 목표와 동기가 불일치하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어떤 것들은 리스크를 대하는 기업의 성향처럼 좀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선제적으로 결정해야 할까, 아니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 후 늦게 결정하는 게 나을까? 이는 기업의 성향에 따른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도 모른 채 리스크를 떠안는 상황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일례로 디자인과 품목 결정을 최대한 늦춤으로써 공급 비용이 늘어나는 리스크를 안은 자라의 경우처럼 어떤 리스크를 줄이는 결정이 다른 종류의 리스크를 높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주요 시사점 - 당연하게 생각하는 의사 결정으로 인해 리스크와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그럴 때엔 그런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what’ 혁신 전략이 유용하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싶다면, 다음의 법칙을 유의해야 한다. ① 집중과 유연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라 - 여기에도 파레토 법칙이 적용된다. 제품이나 서비스 중 20%가 리스크의 80%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몇 개만 제거해도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점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 예로 아마존처럼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물량이 일정하고 이익률도 높은 상품만이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닌 높은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② 의사 결정의 수를 줄여라 - 제품이나 서비스를 줄이지 않고도 의사 결정 개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폭스바겐이 주요 부품을 ‘레고화’시켜 플랫폼 전반에 걸쳐 공유한 것처럼 말이다. 조금 더 투자해 상황에 따라 다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유연화도 가능하다. 2가지 방법 모두 불안정한 수요에 영향을 받는 폭넓고 복잡한 상품 라인 관리와 관련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
③ 서로 대비책이 되는 의사 결정을 선택해 위험을 분산하라 - 다양한 의사 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들이 동시에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다. 칠레의 란 항공 등이 했듯이, 당신도 상호 보완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수요 변화에 대처하며, 생산 능력을 최적화할 수 있다. 때론 경쟁사를 비롯한 다른 회사와 공동으로 운용함으로써, 효과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When’ 혁신 전략
사실 타이밍과 순서야말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 의사 결정들을 언제, 어떤 순서로 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의 성패가 결정된다. 이는 역으로 주요 의사 결정들의 타이밍이나 의사 결정 순서를 바꿈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가치 사슬이나 업계 전반에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일례로 가치 사슬에서 어느 일방이 내린 결정은 가치 사슬 내 다른 참여자가 얻게 될 손익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나아가 뒤따르는 결정을 좌우한다. 영화 제작사가 VHS 비디오 판매 단가를 65달러로 정한 결정이 블록버스터의 주문 수량 결정에 영향을 미쳤듯이 말이다. 또한 공격적인 선발주자의 혁신이 산업의 판도를 바꿀 때, 혁신 기업의 우위는 추격자들이 얼마나 빨리 대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결정된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에서 ‘when’ 혁신 전략을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주요 의사 결정별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지점, 즉 충분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을 알아야 한다. 사실 우리는 종종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지 않은 채,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는 비효율성과 실패의 원인이 된다. 사람들이 읽지 않는 책, 팔리지 않는 컴퓨터, 원치 않는 의류, 보지 않는 영화, 팔리지 않은 자동차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잘못된 결과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의사 결정 타이밍을 정확한 정보를 손에 쥐는 시점에 최대한 가깝게 이동시켜야 한다. 또한 의사 결정 순서를 바꾸는 것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물론 의사 결정 타이밍과 순서 모두 바꿈으로써,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룰 수도 있다.
주요 시사점 - 사업에 있어 타이밍은 모든 것이다. 타이밍이나 의사 결정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시킬 수 있다. 즉, 다음의 몇 가지 간단한 원칙을 준수한다면, 주요 비즈니스 의사 결정의 시기에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혁신을 꾀할 수 있다.
① 의사 결정은 최대한 미루어라 -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의 시점이 정해져 있다면, 의사 결정 타이밍을 최대한 늦추어 두 시점 사이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로 베네통과 휴렛팩커드, 캠벨 수프, 이 세 회사의 공통점은 바로 지연 생산 전략을 응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베네통은 스웨터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정보 비효율성에 대처하고자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도모했다. 기존의 생산 과정은 실을 염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얻은 염색 실로 스웨터를 짠 후 유통망을 통해 판매했다. 그런데 스웨터를 짜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길게는 60일까지 걸린다. 결국 판매하기 오래 전에 이미 색 차별화 결정을 한 셈이었다. 이에 베네통은 염색 과정을 뒤로 미루는 간단한 방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먼저 염색하지 않은 실로 다양한 스웨터를 짰다. 그렇게 스웨터를 먼저 완성한 후, 각양각색으로 염색해 스웨터 완제품을 생산했다. 결국 염색 시점을 60일 정도 뒤로 미룸으로써 보다 정확한 시장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나아가 가장 잘 팔릴 스웨터 색상으로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색상이란 차별화 결정과 관련해 결정 시기를 지연시킴으로써, 베네통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고 정보 비효율성도 제어할 수 있었다.
② 의사 결정 순서를 바꾸어라 - 의사 결정을 하는 순서를 바꿈으로써,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반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R&D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도 제거할 수 있다. 예를 살펴보자. 2004년 10월 4일, 세계 최초로 민간 업체에서 개발한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십 원이 상공 위로 거침없이 날아올랐다. 이후 스페이스십 원은 2주 동안에 두 번이나 320,000피트가 넘는 상공까지 도달했다. 그래서 스페이스십 원은 14일 내에 우주를 성공적으로 두 번 왕복하는 최초의 민간 업체에게 주어지는 안사리 엑스 프라이즈의 상금 천만 달러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신제품 개발은 대부분 투자와 함께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만약 초기 투자를 받은 후 기술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안사리 엑스 프라이즈는 이런 의사 결정의 순서를 바꿨다. 향후 우주여행 사업에 참여할 업체들에게 민간 유인 우주선 관련 기술 개발을 먼저 하도록 요구했다. 그리고 개발한 기술 가치를 입증한 우수한 업체에게 거액을 투자했다. 투자 후 기술 개발이 아니라, 기술 개발 후 투자로 순서를 바꾼 것이다. 이렇듯 의사 결정 순서를 바꿈으로써 20개가 넘는 엑스 프라이즈 참여업체들에게 개발 리스크를 전가함과 동시에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였다. 안사리 엑스 프라이즈는 ‘선투자, 후성과’에서 ‘선성과, 후투자’로 의사 결정 순서를 바꿈으로써 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