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
장박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
장박원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3월 / 328쪽 / 14,000원
PART 1 경영은 판단력에 달려 있다
유튜브, 플랫폼에 ‘공유’를 더하다
미국의 한 인터넷 매체가 2006년 10월, 구글이 16억 5,000만 달러의 거금을 주고 유튜브를 인수하게 된 뒷이야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인수될 당시만 해도 유튜브는 수익은커녕 생존 가능성마저 확신할 수 없었던 수많은 웹사이트 중 하나에 불과했다. 이런 곳에 구글이 베팅한 이유는 유튜브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간파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 창업 초창기 멤버 수잔 보이치키였다. 현 유튜브 CEO인 그는 이 영상에서 유튜브가 가야 할 미래를 봤다. 일반인도 전문 스튜디오 없이 자신만의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게 그것이었다. 유튜브는 대단한 사업 수단이 될 것이 확실했던 그는 곧바로 구글 경영진을 설득해 유튜브를 인수하도록 했다.
사실 유튜브도 초기에는 다른 인터넷 사이트들과 마찬가지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에서 사이트를 살리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 바로 ‘공유’였다. 이후 많은 사용자들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바로 그 시점에 보이치키라는 통찰력 있는 사업가를 만나면서 세계 최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같은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장자의 『소요유』 속 ‘손이 트지 않게 하는 약’에 대한 이야기도 유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송나라에 남의 빨래를 해주며 먹고사는 집안이 있었다. 이들은 찬물에 빨래를 할 때도 손이 트지 않는 약을 개발했고, 덕분에 매년 먹고 살 정도의 돈은 벌 수 있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이 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평생 빨래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거금을 내놓으며 약 개발법을 팔라고 제안했다. 돈을 주고 비법을 전수받은 그는 오나라 도성에 들어가 왕에게 “나를 수군 장수로 삼으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장담했다. 오왕은 그의 말을 받아들였고, 숙적 월나라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그 비결은 말할 것도 없이 겨울철 찬물에도 손이 트지 않는 약 때문이었다. 손이 트지 않았던 오나라 장병들은 사기가 충천하여 월나라 군대를 무찔렀다. 오왕은 그의 공을 치하하고 많은 땅을 주고 그를 영주로 삼았다.
장자는 이야기를 끝내며 이렇게 말했다. “같은 약인데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한 사람은 서민으로 남고 다른 사람은 귀족이 되는 법이네. 지금 자네에게 커다란 막이 있는데 어째서 그것으로 큰 배를 만들어 강에 띄울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고 말하는가?”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기업은 기존 사업만으론 성장하기 힘들다. 미래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 서비스가 절실하다.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창조물일 수도 있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음에도 숨겨져 있던 것일 수도 있다. 그 가치와 잠재력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난다면 쓰임새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CEO 스스로, 혹은 안목 있는 인재를 발굴해 숨은 가치를 찾는 게 중요하다. 극심한 경기침체기에 기업이 사느냐 죽느냐는 거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돼지와 양의 입장 차이
‘입장 차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을 되찾아 오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금호산업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과 채권단이 보인 신경전은 입장에 따라 동일한 주식이 얼마나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지 확인시켜줬다.
협상초기, 채권단의 일원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보유 지분의 가치가 1조 원이 넘는다고 주장한 반면 박삼구 회장은 그 절반 수준이 적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5년 9월, 우여곡절 끝에 박삼구 회장이 주당 4만 179원에 지분 50%+1주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총 금액은 7,047억 원으로 채권단이 하한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액수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수준이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을 되찾아 오는 데 성공했다. 채권단에 속한 투자자들의 입장이 제각각이라 추가적으로 이견을 좁히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본 것이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핵심에 있었다. 이 회사 지분을 확보해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주요 기업을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금호산업이 다른 기업에 넘어갔다면 그룹의 실질적 주인이 바뀌거나 그룹이 해체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현실적 필요성 외에도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뿌리이자 상징이라는 측면에서 박 회장에게 생명과도 같은 기업이다. 자금만 풍부했다면 그는 2조 원을 달라고 해도 줬을 것이다. 그러나 박 회장에게 그만큼의 자금 여력은 없었다. 그룹을 정상화하려면 오히려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형편이었다. 금호산업 인수가로 처음 제시한 5,900억 원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숙제였다. 이 금액은 당시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10%가량 반영한 것이다. 그 정도면 충분히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반해 박현주 회장은 전혀 다른 의견을 보였다. 그가 생각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90% 정도였다. 박삼구 회장과 무려 80%포인트의 입장 차이를 보인 셈이다.
그렇다면 협상을 주도하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도 미래에셋과 같은 입장이었을까? 그렇지 않았다. 박현주 회장이 목소리를 높일 때 이들 채권단은 꿀 먹은 벙어리였다. 미래에셋 외의 채권단이 돈을 더 내놓으라고 큰소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박삼구 회장에게 ‘찍히면’ 향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거래할 때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 점이 채권단에 속한 금융사들의 입장을 복잡 미묘하게 만든 배경이다. 이처럼 입장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이솝우화에 많이 실려 있다. ‘돼지와 양’이라는 이솝우화에서 입장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돼지와 양들이 한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양치기가 돼지 한 마리를 잡았고, 그 돼지는 크게 비명을 질렀다. 양은 이런 돼지를 보며 말했다.“우리 양들은 붙잡혀도 조용히 있는데 너는 왜 이렇게 야단법석을 떠는 거니?”
그러자 돼지가 대답했다.
“너희 양들이 붙잡혀가는 이유는 털이나 젖 때문이지만 우리는 차원이 달라, 양치기가 돼지를 잡을 때는 고기를 먹고 싶을 때뿐이지. 너와 나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고!”
비즈니스에서는 거래처의 입장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 상대의 입장을 제대로 알고 서로의 이견을 줄이려면 많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인간을 이해하고 사물과 상황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혜안도 갖춰야 한다. 유능한 경영자가 되려면 반드시 키워야 할 능력이다.
삼성 임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삼성그룹 임원 인사가 나면 종종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삼성 임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는 기사다. 삼성 임원으로 임명됐을 때 가장 크게 변하는 것은 역시 연봉이다. 임원이 되는 순간부터 가처분소득이 크게 증가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임원으로 승진한 뒤 꾸준히 실적을 낸다면 매년 연봉은 큰 폭으로 올라간다. 또한 임원이 되면 사무실에 개인 공간이 제공된다. 사용 한도가 높은 법인카드가 지급되고, 접대에 필요한 골프 회원권도 주어진다. 가족을 위한 의료 서비스도 강화되며 직급에 어울리는 고급 차량과 유류비를 받는다. 퇴직한 뒤 재취업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은 많은 협력업체를 두고 있어 퇴직 후 임원들이 갈 곳이 적지 않다.
그러나 삼성 임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꼭 부럽지만은 않다. 오히려 그렇게 살아야 할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부서마다 차이가 있지만 삼성 임원들은 대체로 새벽에 일찍 출근해야 한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실적과 성과에 대한 압박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일하는 임원들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점점 인간미를 잃는 것도 문제다. 바쁘다 보니 정서적으로 피폐해지고 가족이나 친지. 친구를 잘 챙기지도 못한다. 돈은 많이 벌 수 있을지 몰라도 행복지수는 급속히 떨어지는 것이다. 이를 알고 나면 많은 연봉과 특혜를 누린다고 해서 삼성임원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무조건 남을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이솝 우화 중에서 ‘말이 행복 하다고 생각한 당나귀’라는 이야기를 보자.
당나귀는 말을 무척 부러워했다. 말은 항상 배불리 먹고 사람들의 보살핌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당나귀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충분히 먹을 수 없었다.그러나 전쟁이 일어나자 상황이 바뀌었다. 말은 중무장한 장수를 태우고 사방으로 뛰어다녀야 했다.심지어 적진 속으로 뛰어들어 창에 찔려 목숨을 잃는 말도 있었다. 이를 목격한 당나귀는 생각을 바꿨다. ‘역시 말은 불쌍한 존재지……. 당나귀야말로 축복받은 동물이라고!’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갖기에 앞서 내가 가진 것을 되돌아본다면 나의 장점을 살릴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오뚝이 경영자와 신발장수의 공통점
중소기업 더오디의 이원배 사장은 1984년 서울대 기계설계학과에 입학한 공학도였다. 공부도 잘했지만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을 선택하는 대신 당시 유망 중소기업이었던 유니슨에 취직했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니슨에서 그는 전 부서를 돌며 기술과 경영을 접목하는 능력을 키웠다.
어느 정도 창업 준비가 됐다고 판단한 그는 자외선 측정 기술을 토대로 휴대폰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부품을 개발했다. 그리고 시제품을 들고 팬택을 찾았다. 팬택 담당자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평가한 뒤 납품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말만 믿고 생산 공장과 설비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막상 납품하려고 하자 팬택은 약속을 저버렸다. 결국 그는 막대한 빚만 지고 사업에 실패했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일상생활도 힘들었다. 보유하고 있는 특허 등 유무형 자산은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좌절에 빠진 그는 한동안 방황했다. 그러던 중 중견기업 연구소장 이었던 대학 선배의 도움을 받아 다시 연구에 몰입했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개발한 제품이 핫탑에 들어가는 면상발열체다. ‘핫탑’은 커피나 차의 온도를 섭씨 60도로 유지시켜주는 제품이다. 발열판을 사용한 간단한 기술이지만, 겨울철에도 차를 따뜻하게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실 핫탑은 그가 목표로 한 최종 제품은 아니다. 전기레인지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글로벌 기업에 납품해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쉽지 않은 여정을 밟아왔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재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실패한 사업가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가 남과 달랐던 한 가지는 바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낙관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탈무드의 ‘신발장수 희망 찾기’라는 이야기는 이원배 사장처럼 차분하게 대응하면 어려운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 신발장수가 장사가 잘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먼 도시에서 좋은 신발을 싸게 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물건을 구하기만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신발장수는 전 재산을 가지고 그 도시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미 신발은 다 팔린 상태였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가져온 돈을 그대로 들고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돈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게 불안했다. 만약 강도가 나타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마침내 그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 돈을 숨기기로 했다. 신발장수는 한적한 공터를 찾아 나무 밑을 파고 그곳에 500냥을 묻었다. 그러고는 여관으로 돌아와 편한 마음으로 잠을 잤다. 그러나 다음 날 가보니 땅속에 묻어두었던 돈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신발장수는 난감했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주변을 둘러봤다.
마침 공터 저편에 집 한 채가 있었고, 자세히 살펴보니 담장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는 분명 이 집 주인이 돈을 훔쳤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참을 궁리한 뒤 신발장수가 문을 두드리자, 집주인인 노인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지혜로운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제게 고민이 있는데 조언을 좀 듣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생각은 부족하지만 어떤 일인지 들어보고 의견을 말씀드리지요.”
“사실 제게 1,300냥의 돈이 있었는데 그중 500냥은 어느 곳에 숨겨놓았지요. 나머지 800냥도 잠시 어디에 둬야 하는데 500냥이 있는 곳에 함께 놓아야 할지, 아니면 다른 곳에 묻어둬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더 현명한 것일까요?”그 말을 들은 노인은 더 많은 돈을 챙길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며 쾌재를 불렀다.
“그야 같은 곳에 두는 것이 좋겠지요. 다른 곳에 두면 번거롭지 않을까요?”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신발장수는 그 집을 나와 골목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노인의 행동을 살폈다. 노인은 훔친 500냥을 들고 와 다시 나무 밑에 묻었다. 노인이 떠난 뒤 신발장수는 자신의 돈을 되찾아 집으로 향했다.
주인공인 신발장수는 막대한 재산을 도난당한 상황에서도 냉정한 판단과 대응으로 위기를 잘 넘겼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라도 신발장수와 같이 잘 궁리해보면 회생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공포와 두려움, 절망에서 빨리 벗어나는 일이다. 그것만 할 수 있다면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경영자가 될 수 있다.
PART 2 결단과 용기로 실행하라
‘로켓배송’의 진짜 라이벌
2010년 쿠팡을 창업한 김범석 대표는 온라인쇼핑 시장의 후발주자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배송 서비스의 차별화에서 찾았다. 주문 후 24시간 안에 무료로 배달하는 서비스인 ‘로켓배송’이 그것이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붙였다. 바로 친절함이다. 신속하게 상품을 배송하면서도 구매자가 감동할 수 있는 배려를 제공하는 게 로켓배송의 가치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했다. 하나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항상 구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야 주문 하루 만에 배송을 할 수 있다. 쿠팡은 곳곳에 물류센터를 세워 판매할 제품을 미리 확보해놓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두 번째는 친절한 서비스였다. 이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로켓배송을 책임지는 ‘쿠팡맨’을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4만 명이나 뽑는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계획은 좋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물류센터를 짓는 것도, 배송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일도 큰돈이 든다. 쿠팡 측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 뱅크로부터 투자받은 1조 1,000억 원이 여기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쿠팡의 질주는 걱정이 없을 듯 보인다.
그러나 쿠팡의 앞을 가로막는 훼방꾼이 있다. 바로 물류업계다. 이들은 쿠팡맨이 자가용으로 상품을 배송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들은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검찰, 법원까지 동원하며 쿠팡의 ‘튀는 행동’을 막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물류업계의 이러한 시도는 성과를 보지 못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 배송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있고, 그 사이에서 상품을 전달하는 택배업체가 있다. 반면 쿠팡의 로켓배송은 굳이 비유하자면 슈퍼마켓 주인이 점포에 있는 물건을 구매자의 집으로 배달해주는 형식이다.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셈이다. 물류업계의 논리를 따르면 슈퍼마켓 주인도 운수사업법을 지켜야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