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이 전부다
김대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평판이 전부다
김대영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 231쪽 / 16,000원
평판 위기로 몰락한 기업 vs 극복한 기업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들
팀버랜드 CEO의 역발상전략: 어느 기업이든 평판을 위협하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이 그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평판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그중 일부 기업들은 그러한 위기 속에 숨은 기회를 발견하고 역발상으로 평판을 끌어올린다. 대표적인 사례로 팀버랜드가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구사한 대응전략과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펼친 도박과도 같은 ‘10만 마일 무상 수리 보증’을 꼽을 수 있다.
팀버랜드는 부츠나 하이킹화 같은 신발과 재킷이나 스웨터와 같은 캐주얼 의류를 제조하는 회사다. 아침 일찍 기상하는 팀버랜드의 스워츠 대표는 2009년 6월 1일에도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습관대로 이메일 수신함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보낸 엄청난 분량의 이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이메일의 주된 내용은 팀버랜드가 신발 등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브라질에서 사들이는 가죽이 아마존의 울창한 삼림을 파괴하고 노예와 같은 열악한 근로조건에 일하는 노동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브라질 농민들이 가죽을 얻기 위해 동물을 키울 목초지를 조성하려고 아마존 열대림을 불법으로 벌목하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6월 1일부터 날아들기 시작한 이메일 폭탄은 몇 주에 걸쳐 무려 6만 5,000통에 달할 정도로 불어났다.
스워츠는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파악과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팀버랜드가 브라질에서 구매하는 가죽이 전체의 7퍼센트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만큼 브라질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가죽을 구매하겠다고 선언하고 논란을 서둘러 종결시키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그린피스 지지자들이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한 스워츠는 이 문제를 철저하게 분석해 정면 돌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스워츠는 그린피스 지지자가 보낸 이메일에 대해 팀버랜드 측의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해 회신을 보냈다. 또한 스워츠는 팀버랜드에 가축을 공급하는 브라질 업체들이 과연 이 문제를 알고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브라질의 목축업자나 도축업자가 신발이나 의류의 재료로 쓰이는 가죽의 원산지나 유통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한 스워츠는 그린피스 지지자들과 협력해서 가죽의 원산지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아마존 밀림을 훼손하는 지역에서는 가죽을 공급 받지 않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팀버랜드는 2009년 10월 30일에 스워츠 CEO 명의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 이메일에는 팀버랜드가 브라질 업체의 추적 가능한 가죽만을 공급받으며 아마존 산림을 파괴하는 업체로부터는 가죽을 절대 공급받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덧붙여 수만 명의 그린피스 지지자들이 관련 데이터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 이번 이슈를 제대로 다뤘다며 문제 제기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환경보호단체들과 사사건건 부딪치고 갈등을 빚는 기업들과는 달리 팀버랜드의 CEO 스워츠는 이들과 손잡고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했다.
현대차의 성공적인 평판 뒤집기: 1986년 엑셀 모델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는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 TV 토크쇼에서 고장이 많고 성능이 형편없는 차로 웃음거리가 되었으며 연간 판매량은 10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 1998년 현대차 경영진은 품질과 성능이 꾸준하게 향상되어온 현대차의 가장 큰 문제가 ‘현대차=싸구려 차’로 굳어진 소비자의 인식이라 파악하고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모든 신형차를 대상으로 ‘10년간 10만 마일까지 무상 수리 보증’을 해준다는, 어떤 업체도 실시하지 않은 조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을 전개한 것이다. 당시 자동차 업계의 평균 무상 수리 보증기간이 3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한 수였다. 많은 미국 신문들이 이 소식을 1면 기사나 경제면 톱기사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언론이 현대차의 차량 품질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그들의 파격적인 보증정책을 미국 차나 독일 차, 일본 차와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현대차의 이러한 조치를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현대차는 이 캠페인을 통해 그동안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나오지 못했던 ‘열악한 품질’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최장, 최고의 무상 수리 보증’이라는 프레임을 선점했다. 그동안 자사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던 게임의 규칙을 한순간에 바꾼 셈이다. 언론들 역시 바뀐 게임의 규칙을 보도하는 데 열심이었다. 소비자들도 더 이상 현대차의 품질을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며 엄청나게 늘어난 보증기간만을 화제로 삼았다. 이 캠페인은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품질에 관한 부정적인 평판에서 탈출해 ‘최장, 최고의 보증’이란 긍정적인 평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 후 현대자동차는 2012년 미국에서 70만 대를 팔 정도로 판매 수치가 크게 늘었다.
현대자동차가 띄운 ‘10년, 10만 마일 무상 수리 보증’ 승부수는 자동차 구매 및 정비와 관련한 미국 문화를 정밀하게 분석한 후에 나온 절묘한 전략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자동차 판매점(딜러)이 자동차 정비공장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차량을 구매한 고객 대부분은 무상 보증기간 동안 해당 딜러가 운영하는 정비공장에 차를 맡긴다. 그러나 무상 보증기간이 끝나면 딜러가 운영하는 정비공장이 아닌 더 저렴한 정비업소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차량을 판매한 딜러와 구매자의 관계는 통상적으로 무상 보증기간 동안만 유지된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무상 보증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서 딜러와 구매자와의 관계도 최장 10년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일어났다. 딜러가 구매자와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딜러와 친근한 관계를 이어가는 구매자는 다음 차량도 현대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 무상 수리 보증 제도가 딜러와 구매자와의 관계를 강화시켜 재구매 확률을 끌어올린 셈이다.
현대차를 처음 구입한 고객의 경우, 보증기간 만료가 가까워지면 직장에서의 지위도 올라가고 일정 수준의 부를 축적해놓았을 확률이 크므로 다음 차량 구매에서는 좀 더 고가의 차종을 선택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아울러 현대차를 사용한 고객 중에는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차량 고장이 적다는 사실을 경험해 주위 사람들에게 현대차에 대해 우호적인 입소문을 낼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종합해보면 현대차가 미국에서 펼친 최장 10년간 10만 마일 무상 수리 보증 정책은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업평판의 모든 것
기업평판과 주가, 입사지원자, 프레임 등의 관계
기업평판과 주가의 관계: 기업평판이나 기업이미지를 중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라면 평판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므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수치로 나타내는 것을 표시하기 어렵지만 평판과 주가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는 많다.
『명성과 재산』의 저자인 폼브런과 반리엘은 좋은 평판을 가진 기업이 매력적인 주식투자 대상인지를 따져보았다. 이들은 평판지수 분포상 극단에 있는 기업들과 미국의 주요 대기업으로 볼 수 있는 S&P500에 편입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우선 기업군을 세 종류로 분류했다. 즉, 평균치보다 높은 평판지수를 가진 A기업군, 평균치보다 낮은 평판지수를 가진 B기업군, 상장된 500대 기업으로 구성된 C기업군으로 나눴다. 주가변동의 분석기간은 1999년 10월부터 미국기업들의 주가가 갑자기 폭락하기 직전인 2000년 8월 14일까지로 잡았다. 1999년 10월 1일 평판지수가 높은 A기업군에 1,000달러를 투자했더니 2000년 8월 14일의 평가액은 1,334달러였다. 그러나 평판지수가 낮은 B기업군에 투자한 1,000달러는 같은 기간 1,066달러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500대 기업인 S&P500에 속한 C기업군에 투자한 1,000달러는 1,163달러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1,000달러를 세 개 기업군에 투자했더니 일정한 기간 동안 발생한 주가 차익은 평판 좋은 A기업군이 334달러로 가장 많았다. 결국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평판지수가 높은 기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으며 이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더 많은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반적인 증권시장이 상승 국면에 있을 때의 이야기다.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어 침체 국면이던 2002년 3월부터 10월까지는 주가 하락 여력이 더 많은 평판지수가 높은 기업들이 평판지수가 낮은 기업들에 비해 하락폭이 더욱 컸다. 이 연구결과는 평판이 좋고 나쁨만으로는 전반적인 증시상황을 이겨낼 수 없으며 증시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좋은 평판이 주가 폭락을 막아주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걸 말해준다.
한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부정적인 뉴스가 주가를 끌어내리기도 한다. 스위스 제네바대의 필립 크루거 교수는 부정적인 CSR 뉴스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2001년부터 2007년 사이에 미국에서 발표된 74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116건의 CSR 뉴스와 해당 기업 주가와의 관계를 따졌다. 그 결과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부정적 뉴스가 발표되었을 때 해당 기업이 입은 손실은 평균 7,5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기대하는 기부, 사회공헌, 환경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에서는 해당 기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또한 크루거는 기업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겠다고 밝히고 이와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나 최고경영자가 회사나 주주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개인적 이익이나 영달을 위해 CSR활동에 돈을 쓸 경우에는 주가가 하락했다. 왜냐하면 이 같은 행위는 최고경영자가 자신에 대한 좋은 평판을 형성할 목적으로 CSR활동에 불필요한 지출을 늘리는 것이므로, 언론이 긍정적인 CSR 관련 뉴스를 보도하더라도 대중은 결국 기업가치가 훼손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CSR활동 지출이 협력사, 지역사회, 대중 등과 같은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그 개선된 관계가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때 비로소 해당 뉴스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넷에 따르면 기업이 펼치는 CSR활동은 해당 기업의 경영철학을 전달해 이해관계자들과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업 기회를 발전시키고 그에 따라 기업의 재무적 성과도 향상시킨다고 한다.
위기에도 지원자가 줄지 않는 까닭은?: 대한항공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곤경에 처했지만 여승무원으로 입사하길 희망하는 신입사원 공채를 둘러싼 인기는 종전과 변함없이 여전히 높았다. 대한항공이 2015년 3월 마감한 지원서 접수 결과 1차 신입 여승무원 채용 경쟁률이 100 대 1이었다. 이는 전년도에 이뤄진 세 차례 채용의 평균 경쟁률과 비슷했다. 최종적으로 200명가량 뽑는 채용에 약 2만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땅콩회항 파문으로 드러난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직원들을 대하는 고압적인 태도에 반감을 느껴 입사 희망자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기업평판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나 주가와 연계해 악화되면 브랜드 가치나 주가가 어김없이 추락하는 현상과 대조를 보인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으로 대표되는 행동주의 경제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경제적인 보상이나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는 자신의 실제적인 이익을 매우 중요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해당 기업에 입사하길 희망하는 지원자나 해당 기업과 상거래를 하거나 납품계약 등을 맺길 희망하는 사람은 그 기업의 평판보다는 당장 자신의 실리를 더 중요하게 고려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기업이 하나의 사회적 존재로서 갖는 평판과 구직자들이 직장으로서 해당 기업에 대해 갖는 평판이 다르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즉, 회사의 총수 자녀가 문제가 되는 행동을 했더라도 대한항공은 누구나 잘 아는 안정적인 항공사(대기업)로 연봉을 비롯하여 근로조건이 좋아 직장으로서 평판은 높기 때문에 구직자들의 지원율이 낮아지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구직자의 이러한 심리는 과거 1980년대 대학생들이 군사정권을 비판하면서도 행정고시나 사법고시에 매달리며 공부하던 것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감정이 복합적이다. 따라서 사회적 존재로서 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도 하는 동시에 입사 희망자나 계약체결 희망자 입장에서 해당 기업을 상대적으로 후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프레임과 평판: 프레임이란 현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가운데 특정한 관점을 부각시켜 이슈나 사건의 범위를 한정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중이 특정한 이슈를 대하는 이슈프레임에 따라 기업에 대한 대중의 태도나 평가가 달라진다. 대니얼 카너먼을 비롯한 행동주의 경제학자들은 프레이밍 효과, 즉 의향이나 의사를 어떤 틀로 전달하느냐에 따라서 이를 전달받는 사람의 태도나 행동이 달라지는 효과를 심층적으로 연구해 프레임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폴 슈메이커는 신문기사의 보도 성향(긍정 또는 부정)이나 기사 분량, 정치적인 성향(우파vs좌파)이라는 세 가지 요인에 관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기업에 대한 기사의 보도 성향(긍정 또는 부정)이 정당성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긍정적이거나 우파적으로 묘사한 기사를 접한 대중이 기업에 대해 정당하다고 인식하는 비중이 높았다. 따라서 대중매체를 기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미디어 프레임을 긍정적이고 우파에 가깝게 형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정화ㆍ차희원(2008)은 기업과 대중 간 관계성과 기업을 둘러싼 이슈에 대한 프레임이 기업평판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평소에 대중과의 관계에서 기업이 호의적일수록 기업평판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업이 경쟁사와 구별되는 좋은 평판을 구축하고 존경받기 위해서는 대중과의 관계를 제대로 관리하고 평소에 대중과의 관계성이 어떤 수준인지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가 위기가 닥쳤을 때 그 관계에 적합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
강문정ㆍ차희원(2007)은 ‘기업의 명성과 대중의 이슈 프레임이 기업 정당성 인식에 미치는 영향(삼성의 경영권 승계 이슈를 중심으로)’에 관해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평판과 이슈프레이밍이 어떻게 상호작용해 기업의 정당성 인식에 영향을 주는지를 제시한 것이다. 연구 결과 삼성그룹의 편법경영승계와 X파일 도청사건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그동안 쌓은 삼성에 대한 평판이 기업의 정당성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존재에 대한 제도적인 정당성에는 과학ㆍ경제를 중시하는 프레임이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최고경영자의 사과나 기부행위에 대한 행동적 정당성의 경우에는 사회ㆍ윤리 프레임이 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그 기업의 평판을 좋게 평가하고 기업이 이룩한 경제적인 성과와 사회질서에 따르는 기업 친화적인 내용의 프레이밍에 동의할수록 기업을 정당하게 인식하는 데 더 긍정적이었다.
영국의 최대 정유회사인 BP는 2015년 7월 2일 미국 정부에 약 21조 원을 배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미국의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건과 관련한 배상이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와 멕시코만 주변 다섯 개 주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합의금으로 단일 기업으로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배상금액이다. 최진봉(2012)은 BP가 멕시코만 기름유출로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배포할 때 어떤 유형의 프레임을 사용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BP는 사회책임 프레임과 자선 프레임을 활용해 기름 유출 사건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또한 기름 유출로 발생한 손해도 공적으로 보상하려고 노력하는 프레임을 활용했다. 즉 BP는 기업평판이나 기업이미지를 위협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어떤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지를 정하여 위기를 관리하고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