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라
마크 얼스 지음 | 마일스톤
최초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라
마크얼스 지음
마일스톤 / 2015년 10월 / 320쪽 / 13,800원
1. 모방을 찬미하여_ 모방, 원조, 발명, 혁신 그리고 로큰롤의 황제
모방은 당신(과 나)에게 유익하다
모방은 인류라는 종이 선사받은 가장 위대한 축복이자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인간은 아주 일찍부터 모방하기 시작한다. 앤드루 멜조프의 기념비적 연구에서 발견된 것처럼 인간은 빠르면 생후 42분에도 모방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아이를 대상으로 한 멜조프의 실험은 매우 강력한 결론에 도달했다.
ㆍ인간은 더 일찍부터 모방하기 시작한다.
ㆍ인간은 다른 종보다 더 잘 모방한다.
ㆍ인간은 초기 자극이 사라진 이후에도, 보상이 없어도 계속해서 모방한다.
당신에게 자녀가 있다면 유아의 학습에서 모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제일 먼저 아기들은 부모를 모방하고, 그다음에는 또래를, 그다음에는 미디어를, 그다음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모방이라는 기술을 폭넓게 사용한다. 특히 애매해서 선택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선택과 행동을 모방한다. 식당이나 술집, 투표소든, 우리가 듣는 음악이든, 우리가 거주할 집이든, 식료품점에서 우리가 고르는 물건이든 관계없이 우리는 상상 이상으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저도 같은 것으로 주세요’라는 모방 전략을 선택한다. 영국 정부 산하 행동통찰력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의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행동과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의사 결정자에게 모방은 꽤 온당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신경학적 효율성
게다가 ‘저도 같은 것으로 주세요’라는 전략은 끝내주게 효율적이기까지 하다. 다양한 선택지를 신중히 비교하고 예상 결과를 계산하는 사고 과정에는 신경학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인지적 처리 능력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그 과정도 느리고 지루하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휴리스틱(경험에 기반을 둔 문제 해결 요령)에 의지하게 된다. ‘지난번에 했던 선택(과거의 자신을 모방하기)’ 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선택(지금 당장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모방하기)’을 따르는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신중히 비교하고 예상 결과를 계산하는 사고를 ‘제2시스템 사고’라고 불렀다. 그것은 명제적 논리와 사실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사고 체계다. 반면 ‘제1시스템 사고’는 그보다 훨씬 신속한데, ‘지난번에 했던 선택’ 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선택’과 같은 지름길을 사용하기 때문이다(실제로 두 사고의 처리 속도비는 1:220으로 계산된다). 카너먼에 따르면, 마치 고양이가 수영을 어려워하는 것처럼 인간은 제2시스템 사고를 어려워한다. 꼭 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 할 수는 있지만, 고양이가 웬만하면 물을 피하듯 우리도 가능하면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개인이 즉각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모방은 놀라울 정도로 유용하다. 의사 결정을 빠르고 쉽게 내릴 수 있으며, 원하는 결과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모방은 비단 개인적 수준에서뿐 아니라 대규모 집단과 인류라는 종 전체에도 훨씬 중대한 이득을 안겨준다. 인류처럼 주변을 보고 배우는 (즉, 모방하는) 능력이 발달한 사회적 종은 그렇지 않은 종보다 많은 이득을 누린다. 개체는 모방을 통해 온갖 종류의 인지적 활동을 주변에 위임해서 처리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은 어디에 음식이 있는지부터 시작해 무엇이 먹기 좋은지, 누가 중요하고 누가 중요하지 않은지, 위험이 다가오는지, 먹음직스러운 과일을 나무에서 어떻게 딸 것인지 등을 총망라한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가족 행사나 친척 모임 자리에서 다 함께 공통된 기억을 더듬어 가면,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잘 떠올릴 수 있다. 결국 모방이란 타인의 마음에 접속하는 능력의 핵심이다. 당신이 축구 경기장의 관중 속에서 눈을 감고도 주변 사람들의 환호성과 움직임을 통해 누가 언제 득점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2. 어떻게 모방할 것인가_ 좋거나 나쁘거나, 정밀하거나 느슨하거나, 가까이에서 또는 멀리서
나쁜 모방?
다년간 아시아 국가들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서구의 제품과 제조 기술을 모방하는 데 열중했다. 일본과 한국이 유럽과 미국에서 생산된 전자 제품의 싸구려 모조품을 만들다가 마침내 관련 산업 대다수를 지배하게 된 과정을 생각해보라. 오늘날에는 중국이 모조품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지칭하는 ‘산자이〔산채(山寨), 산적의 소굴을 뜻하며 이런 종류의 모조품이 처음 생산된 공업 도시 선전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산자이 제품은 13억이라는 새로운 소비자의 취향과 예산을 만족시키기 위해 중국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산자이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유혹이 들긴 하지만). 산자이 제품의 품질은 대부분 진품만큼 좋으며 심지어 진품보다 더 뛰어난 경우도 종종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가운데 10~20%는 산자이 제품으로 추정되는데, 브랜드 상표가 없어도 터치스크린이나 음악과 비디오 재생 기능, 게임 기능은 동일하다. 여기에 부가적 기능도 추가되어 심카드 슬롯이 두세 개 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산자이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진품 생산 비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위험한 독신녀’ 같은 모방
혁신자의 관점에서 보면, 산자이는 모방의 좋은 측면이 아니라 나쁜 측면을 보여 준다. 더 새롭고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해서 혁신자가 투자한 지적, 경제적 노력을 거저 이용해먹기 때문이다. 모방자가 교활하고 부정직하다는 생각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모방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복제와 흉내 내기가 목적인 모방이나 경영에서 ‘벤치마킹’이라고 부르는 관례와 같은 ‘밀착 모방(tight copying)’은 원조의 가치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떨어뜨린다. ‘밀착’ 또는 ‘위험한 독신녀’ 같은 모방은 아예 모방하기를 거부하는 선택만큼이나 나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 <위험한 독신녀>에서 주인공 앨리의 룸메이트인 헤디는 앨리의 모습과 행동을 모방하다 끝내 앨리의 남자 친구를 살해하고 만다. ‘위험한 독신녀’ 같은 모방은 혁신자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새로움이 창조되는 대신 기존의 똑같은 것만 무한정 복제되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처럼 약간 으스스하기까지 하다.
보편화된 경영 혁신 기법인 벤치마킹은 이런 종류의 모방과 관련된 유명한 (그리고 정말 쓸모없는) 사례로 꼽힌다. 이 기법은 1980년대 제록스에서 처음 도입했다. 당시 제록스는 웨스턴 유니언을 인수한 뒤 독점금지 소송에 휘말리면서 미국 시장점유율이 100%에서 14%로 추락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제록스는 벤치마킹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고 널리 인정받고 있다. 벤치마킹은 본래 자원 배분 방식을 경쟁자와 비교하는 도구로 제안된 기법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벤치마킹은 모든 공급망 비용을 경쟁자와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명분으로 빠르게 정착되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다. 매킨지에 따르면, 독일 전자통신 기업들이 일제히 이런 종류의 관행을 적용하자 불과 몇 달 뒤에 시장 가치가 사실상 파괴되었다. 모든 서비스가 동질화되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가 감소했고, 가격 경쟁의 가중과 차별화의 결여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업 가치도 함께 감소했다. 이런 식으로 모방이 사용되면 재앙을 야기한다.
우리는 훨씬 더 노력한다
그렇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산자이도 혁신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가령 산자이 기업 가운데 하나인 이하이를 생각해보자. 허츠와 에이비스가 미국 기반의 렌터카 서비스를 중국 본토에 들여오려고 하자, 이하이는 즉시 이들을 모방한 뒤 한 단계 더 혁신했다. 중국 대도시의 교통 체증을 견뎌야 하는 중국의 고위 임원에게는 렌터카를 직접 운전하는 것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중국에서 진짜 지위란 자기 대신 운전대를 잡을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드러난다. 이하이는 운전기사가 포함된 렌터카 서비스와 자가운전 렌터카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운전기사가 포함된 서비스는 갈수록 인기가 높아져서 이하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의 사업 모형을 중국 소비자에게 맞추어 수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민첩하게 대응한 기업은 이하이밖에 없었다. 허츠와 에이비스는 기존 모형을 최적화하느라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새로운 고객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적절하고 영리한 모방은 원조를 넘어선 진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건축가 자하 하디드도 자신의 작품이 채 완공되기도 전에 나타난 복제품을 환영했을 것이다. 비록 산자이가 치고 나오기 전에 자신의 건축물을 완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괴롭더라도, 모방을 통해 더 좋거나 색다른 기술적 해법이 나온다면 ‘그때야말로 흥미진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영리한 몇몇 서구의 기업들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역으로 산자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노키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인류학자를 고용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산자이가 거둔 혁신 보고서를 받아보고 있다. 결국 모방자를 물리치는 방법은 모방자에게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놓게 한 다음 이를 역으로 모방하는 것이다. 결국 모방을 진정으로 포용하려면 단순히 모방을 잘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발명과 혁신
인류학과 고고학에선 기술과 디자인이 시간에 따라 확산되고 진화하는 과정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한다. 이때 발명(급진적이고 새로운 것의 창조)과 혁신(반복적인 모방과 변주를 통해 서서히 진행된 진화)은 전혀 다른 과정으로 간주된다. 혁신은 발명보다 훨씬 빈번하게 일어나며 우리 삶에 광범위하게 깃들어 있다. 그런데 우리들 대다수는 전자를 지나치게 선망한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어 하지, 다른 누군가가 이미 발명한 것을 재창조하고 싶어 하는 이는 거의 없다.
위대한 경제학자 슘페터는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을 구별했다. “혁신은 단지 기술이나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상품화하여 시장에 내놓는 것을 뜻한다.” 그는 ‘혁신’의 가치가 우월하다는 견해를 매우 명확하게 제시했다. 슘페터에 따르면, 새로운 아이디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은 이미 널렸으므로) 그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상품화시킬 때 비로소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대가인 시어도어 레빗도 이에 동조하여 “아이디어는 사용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왕좌의 게임〉 원작자 조지 R. R. 마틴도 동의한다. “아이디어는 하찮다. 나에게도 평생 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가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원조는 돈이 안 된다
대부분의 연구에 따르면, 진정한 의미의 창의적 원조가 모방자만큼 수익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패스트푸드 체인의 창시자인 화이트 캐슬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지만, 원조의 아이디어와 제도, 철학을 모방한 맥도날드는 누구나 안다. 일찍이 시어도어 레빗도 《플레이보이》의 잡지명이 다른 데서 베낀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또 지적 재산권 전문 변호사들이 뭐라고 떠들든 애플의 소위 ‘혁신’적 제품(MP3 플레이어, 아이콘 기반의 인터페이스, 터치스크린, 태블릿 등)도 진짜 ‘발명’인 경우는 드물다. 애플이 뉴턴(애플이 1990년대에 제작한 세계 최초의 개인 정보 단말기로, 혁신적이긴 했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운영원칙 하나는 어떤 시장에서도 선두가 되지 말자는 것이었다. 통계를 봐도 원조가 성과에 비해 큰돈을 벌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원조는 통상 제품의 평생 수명을 통틀어 시장 가치의 7% 이하를 가져간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도 지적했듯이, 결국 정통적 의미의 혁신이 아니라 다른 사업을 보고 배우는 것이야말로 승자와 패자를 구분 짓는 요인이다.
한편 인류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매우 다양한 인구 집단을 연구한다. 이쪽 분야에서는 진정 새로운 것의 발명은 우연이든 아니든 극도로 희귀한 현상이라고 본다. 너무나 희귀해서 차라리 ‘혁신’을 모방의 일종으로 보고, 발명은 포괄적인 창조 행동이라고 간주할 정도다. 그렇게 해도 우리 행동 대부분은 어차피 모방에 속한다.
모방, 변화 그리고 시대 악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모방의 중요성은 예술처럼 결과물이 단일하지도, 형식이 고정되지도 않은 경우에 특히 분명하게 드러난다. 극장에서 작품이 매회 공연될 때마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일종의 변주가 개입된다. 많은 연극배우들이 장기 공연을 좋아하는 이유도 공연 횟수가 늘면서 배우 자신의 연기 역시 그만큼 진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가수가 무대에서 공연할 때도 처음 녹음된 버전에서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농담 또한 매번 변화한다. 어떤 일화가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되풀이될 때마다 미세하게 세부 내용과 사실이 왜곡된다. 이런 변주는 원숭이와 타자기 이야기(원숭이 앞에 타자기를 가져다 놓고 무한정 자판을 치게 내버려두면, 극히 낮은 확률이지만 제대로 된 문장이 완성될 수 있다는 내용)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변주의 결과물이 대부분 잡음이기는 하지만 때때로, 특히 공연자나 코미디언의 솜씨가 좋을 때는 더 높은 확률로, 굉장한 결과가 탄생한다.
이런 유형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형식화된 창조 활동과 비교해보라. 자유로운 창조 활동과 달리 양식화된 창조 활동의 경우 변주와 모방은 오히려 골칫덩이가 된다. 모방이 자유롭게 일어나도록 허용해야만 모방은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사람들을 관여시켜 각자 하고 싶은 대로, 엄밀하기보다는 대강 모방하도록 허용하면 변화는 더욱 촉진된다. 창조적 분야에서 모방은 곧 전설이다.
모방과 보완
혁신의 핵심 기제로 모방을 활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결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에 제임스 와트가 산업혁명의 아버지이자 증기기관의 발명가라고 배웠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다르다. 18세기 초에 콘월 지방의 탄광에서 석탄을 더 깊숙이 채굴하려면 그 속에 고인 지하수를 45미터 넘게 지상으로 퍼내야 했다. 몇몇 이들은 증기기관을 활용해 배수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는데, 토머스 뉴커먼도 그중 한 명이었다. 뉴커먼이 발명한 기관은 증기를 압축하여 진공 상태로 만드는 원리에 기초해 있었다. 무척 효과적이었던 뉴커먼 기관은 말이 500마리나 동원되었던 일을 대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여기서 마력이라는 말이 유래했다). 그러나 뉴커먼 기관에는 에너지가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명백한 단점이 있었다. 두 개의 실린더가 교대로 가열되었다가 다시 냉수로 냉각되기 때문이었다(대부분의 열이 실린더가 증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소진되었다). 와트는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와트는 실린더에 별도의 응축기를 추가함으로써 실린더가 냉각되지 않은 채 다시 가열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뉴커먼 기관의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어 회전식 증기기관을 개발했다. 와트가 이룬 핵심 업적은 진정한 혁신이라기보다 ‘해킹’이었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와트는 아무것도 ‘발명’하지 않았다. 그는 뉴커먼이 설계한 기관을 혁신했을 뿐이다. 하지만 모방하는 동시에 보완했고 그것은 훌륭한 모방이었다. 와트와 그의 파트너 매슈 볼턴은 20년간 특허권을 강력하게 지켜냄으로써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기계를 다시 개량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들의 사업 모형은 소유가 아닌 임대에 기초했기 때문에 와트의 기계를 임대한 사용자들은 와트-뉴커먼 기관을 개선하지도, 개선한 내용을 남들과 공유하지도 못했다. 이 과정에서 와트는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