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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불황에도 팔리는 건 팔린다!

스즈키 토시후미 지음 | 윌컴퍼니



최악의 불황에도 팔리는 건 팔린다!



스즈키 토시후미 지음

윌컴퍼니 / 2015년 01월 / 256쪽 / 14,000원





‘새로운 것’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발견’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을 탄생시킨다는 의미의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존의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여 혁신하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의 창업은 전자에 해당하고, 더 맛있는 식빵을 만들자는 차원으로 세븐일레븐에서 개발한 황금식빵은 후자에 해당한다. ‘코코아와 버터와 책’은 새로운 것이라도 모든 것이 전혀 새로울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중에 나온 예였다.

유럽에서는 겨울이면 코코아에 소량의 버터를 넣어 마시기도 하는데, 깊은 맛이 더해져 훨씬 맛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방법이다. 그런 만큼 ‘가을에서 겨울까지의 기나긴 밤에는 버터 한 조각을 넣은 따끈한 코코아를 한 손에 들고 책을 읽자’고 제안하면, 지금까지 없었던 조합을 많은 사람들이 신선하게 느끼지 않겠는가 하는 이야기였다. 코코아 자체는 옛날부터 있어왔던 음료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버터와 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코코아에 버터와 책을 매치시킴으로써 새로운 의미가 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지금까지 없었던 조합을 제안하고 제공하는 것을 가리켜 다재다능한 창작가인 아키모토 야스시 씨는 ‘예정조화를 깬다’라고 표현한다. 예정조화(豫定調和)란 원래는 철학용어로 ‘세계의 질서가 유지되는 것은 신에 의해 이미 조화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라는 설인데, 때로는 ‘누구나 예상하는 흐름대로 일이 진행되고 결과 역시 예상대로 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키모토 씨에 따르면 코코아와 버터와 책의 조합처럼, 어디에나 있는 상품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다른 것과 달라서 ‘아니, 이럴 수가!’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예정조화를 깨는 일’이라는 것이다. “소매업의 매력은 예정조화를 깨는 새로운 제안이 끊이지 않아,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제안이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가슴 설레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게 아닐까요?” 아키모토 씨의 이 말은 ‘판매력’의 본질을 아주 멋지게 표현해주고 있다.

편의점의 고정관념을 깬 세븐일레븐의 시도: 세븐일레븐 전 점포의 하루 평균 매출은 2009년에 약 62만 엔이었던 것이 2012년에는 약 67만 엔으로 3년 동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 역시 편의점의 예정조화를 깨고 고객으로 하여금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제안이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기대를 품게 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편의점은 원래 식욕이 왕성한 젊은이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상정하여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성장을 거듭해왔다.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 ‘편의점 하면 그런 가게다’라는 고정된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했다. 만일 그 고정관념대로 있었다면 가게는 매너리즘에 빠지고 매출은 침체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2009년 가을부터 ‘지금 시대에 요구되는 가깝고 편리한’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걸고, 상품종류도 대폭 수정하기 시작했다. 반찬 메뉴의 종류를 늘리고, 포테이토샐러드와 고기감자조림 등 고품질에 적당한 가격의 소량패키지 상품을 ‘세븐프리미엄’ 시리즈로 차례차례 개발해 투입했다. 식사에 드는 수고와 번거로움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밀 솔루션(meal solution)’ 상품들을 본격적으로 투입함으로써 편의점의 존재의미를 크게 전환시킨 것이다. 그것은 ‘편의점에서 식사용 장보기를 한다’는 새로운 제안을 의미했다.

성과는 1년 반 이후 숫자로 나타났다. 이듬해인 2010년 소비불황이 극심한 가운데 타사 체인의 매출이 전년과 같거나 전년보다 밑돌았던 데 비해 세븐일레븐은 전년도 매출을 웃도는 실적을 올린 것이다. 숫자를 끌어올린 주된 요인은 고령자와 40세 이상 여성고객의 증가였다. 전년 대비 남녀별 고객 수를 보면, 남성고객은 전체적으로 전년도와 같았는데, 여성고객은 매월 105~110%로 증가하였다. ‘편의점에서 식사용 장보기를 한다’는 새로운 제안이 여성고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후에도 실적은 꾸준히 올라, 2012년도에는 대규모 편의점 체인 중에서 세븐일레븐만이 매출상승률에서 플러스 성적을 올렸다.

변하지 않는 ‘관점’과 새로운 ‘재료’의 조합: 편의점의 고정관념을 깬 품종의 대폭적인 수정 배경에는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편의점 체인들의 매출이 계속적으로 전년도를 밑도는 시기가 있었다. 매스컴은 반복적으로 ‘편의점업계의 시장포화설’을 떠들어댔다. 동종업계의 경영자들 입에서도 ‘국내의 편의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해외진출’이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그럼에도 나는 일관되게 “시장은 지금 크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에 대응해가는 한 시장포화는 있을 수 없다. 오히려 편의점이야말로 앞으로 가장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편의점업계의 실태를 알고 싶다면 진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소비시장의 구조 자체가 크게 변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저출산 및 고령화의 진전이다. 총인구가 감소하고 급속도로 저출산 및 고령화 현상이 진행되어 젊은 층의 인구가 감소하면, 편의점처럼 좁은 상권에서 장사를 하는 업종은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2009년 당시, 세븐일레븐 내점객의 연령구성도 과거 10년 동안 극적으로 달라졌다. 1999년에 가장 많았던 연령층은 20대로 35%를 차지했고 50대 이상은 14%로 가장 낮았던 것이, 2009년에는 50대 이상이 2배 증가하여 28%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22%로 10년 전의 3분의 2로 줄었다.

반면 저출산 및 고령화와 독신의 증가를 배경으로 1인가구가 증가했다. 앞으로도 한 가구당 구성원 수는 점차 감소하고 반대로 1인가구는 약 32%에서 3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가 되면 65세 이상의 고령자세대가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그 3분의 2 이상이 혼자 혹은 부부만의 세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성의 취업률은 해마다 증가하여 이미 60%가 넘었다. 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집 근처의 편의점에서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분량만큼 살 수 있다면, 그곳에서 장보기를 끝내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편의점의 고정관념을 깨고 ‘편의점’과 ‘식사용 장보기’를 결부시켜 새로운 편의점 만들기에 도전했다.

그 후 ‘시장포화’를 외치던 다른 체인들도 뒤따라 같은 노선을 걷게 되었고, 편의점업계 전체의 실적도 향상되어 ‘편의점 부활’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편의점이라는 말은 원래 ‘편리한 가게’라는 의미다.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초기의 텔레비전 광고의 ‘열려 있어 다행이야!!’라는 카피처럼, 일본인의 생활 바로 가까이에서 언제든 열려 있는 편리성을 제공했다.

그로부터 30년 이상이 지난 지금, 다시 ‘가깝고 편리한’이라는 콘셉트를 내건 밑바탕에는 세븐일레븐으로서의 변하지 않는 ‘관점’이 있었다. 기존 매장의 매출저조가 계속되었던 것은 ‘편의점이란 이런 곳이다’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연령층이 높아진 고객이 추구하는 편리성이라는 니즈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깨고 품종의 대폭적인 수정에 도전하며,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고객도 의식하지 못한 잠재적인 니즈에 대응한다면 매출은 반드시 오르게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변하지 않는 ‘관점’을 가지고 거기에 새로운 ‘재료’를 가미함으로써 점포의 존재방식을 진화시켜간다. 그것이 ‘가깝고 편리한’이라는 콘셉트하에 추진했던 상품개혁이었다.



변하지 않으면 어느새 불모지대에 빠져버린다



주변의 업계를 둘러봐도 기세가 당당한 기업 중에는 트레이드 오프 전략이 명확한 곳이 많다. 가격 면에서의 ‘저렴함’을 추구하면서 기능 면에서의 ‘고품질’도 고려하는 유니클로는 그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다. 백화점도 ‘고품질’ 일변도로만 가면 금방 싫증나고 만다. 상품과 서비스 모든 면에서 ‘편의성’을 도입해야만 백화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그룹 산하의 백화점인 세이부와 소고의 식품매장에 세븐프리미엄 상품을 입하해 큰 실적을 올린 것은 그 좋은 예다.

반대로 트레이드 오프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고 ‘고품질’도 ‘편의성’도 어중간하면 고객의 선택에서 제외되고 만다. 내가 한 차례 읽고 전략적인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사원들에게 추천한 『트레이드 오프 : 초일류 기업들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선택』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고품질’도 ‘편의성’도 어중간해지면 시장의 ‘불모지대’에 빠지게 된다고 엄격하게 충고한다. 그 한 예로 미국의 스타벅스를 들고 있다.

스타벅스는 초창기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기 위한 오아시스’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를 내걸고, ‘고품질’을 기본전략으로 하면서 커피숍의 ‘편의성’까지 도입하여 고객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그런데 스타벅스를 세계적 체인으로 성장시킨 하워드 슐츠가 은퇴한 후, 월가의 기대에 부응한 새로운 경영자의 지휘 아래 2000년대 중반부터 매장 수를 확대하는 노선으로 전환하였다. 점포 수가 증가함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이 떨어지고, 매장 내에 커피향 대신 아침식사용 샌드위치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자랑이었던 ‘파트너’라 불리는 종업원들의 고객서비스 수준도 급격히 떨어졌다. ‘고품질’의 질은 떨어지고 그렇다고 맥도널드 정도의 ‘편의성’도 없이 불모지대로 떨어진 스타벅스의 매출은 급락했다.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하워드 슐츠가 복귀하여 다시 ‘고품질’로 궤도를 수정함으로써 경영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미국이 발상지인데, 원조 세븐일레븐도 1980년대 불모지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슈퍼마켓이 24시간 영업을 시작하고 할인전략을 강화한 것에 대항해, 편의점도 각 체인이 그 뒤를 이어 할인전략으로 내달린 것이 원인이었다. 결과적으로 격렬한 가격경쟁에 휘말려 수익이 곤두박질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편의점이 상품 아이템 수에서 월등한 슈퍼마켓과 가격으로 경쟁해서 이길 리 만무하다. ‘고품질’도 오간 데 없고 ‘편의성’도 어중간해져 경영은 파탄에 이르렀고, 결국 우리에게 지원을 요청해왔다. 미국으로 날아간 나는 세븐일레븐 재팬의 경영방법을 전수했다. 패스트푸드류의 품질과 신선도를 높이는 등 ‘편의성’과 더불어 ‘고품질’을 도입하는 전략을 철저하게 실천하여 재도약을 이뤄냈다. 미국의 세븐일레븐은 현재 우리의 자회사가 되었다. 만일 어느 기업의 실적이 답보상태라면, ‘고품질’과 ‘편의성’이라는 두 가지 좌표축에서 어느 방향성을 지향하는가 하는 트레이드 오프 전략이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트레이드 오프를 고려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판매자가 생각하는 ‘고품질’이나 ‘편의성’이 반드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기존의 은행은 분위기 면에서 일종의 ‘고품질’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돈의 가치는 어느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입출금해도 같다. 우리는 좀 더 편하게 입출금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 ATM을 설치하기 위해 입출금 전문의 세부은행을 설립했다. 같은 ATM이라도 가까운 거리에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부가함으로써 커다란 잠재적 니즈를 발굴한 셈이다.

트레이드 오프를 생각할 때 또 한 가지 훨씬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고객이 추구하는 ‘고품질’과 ‘편의성’이라는 가치 축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판매자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뒤처지게 되고 결국 불모지대에 빠지고 만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식품의 경우, 한때는 같은 가격이라도 양만 늘리면 고객은 싸다고 느끼기 때문에 ‘편의성’을 내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저출산 및 고령화 시대로 1인가구나 2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고객은 양이 많다고 무조건 매력을 느끼지는 않게 되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양으로 저렴함을 내세우려 하면 불모지대에 빠지고 말 것이다. 지금은 같은 가격이면 질을 올리거나, 혹은 질을 올리는 만큼 양을 줄여 실질적인 가격을 내림으로써 ‘편의성’ 안에서 ‘고품질’을 느끼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 세븐프리미엄의 소량패키지 반찬류가 그 전형이다.

과거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는 한 반드시 불모지대에 빠지고 만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트레이드 오프의 내용을 생각하는 전략적인 사고다. 지금 요구되는 ‘고품질’과 ‘편의성’은 무엇인가? 거기에 어떤 ‘편의성’ 또는 ‘고품질’을 추가할 것인가? 움직임을 멈추고 변화의 대응에 소홀하면 불모지대가 성큼 당신 앞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정답은 ‘고객’과 ‘내 안’에 있다



‘고객을 위해서’는 거짓말! ‘고객의 입장에서’가 진짜다



내 경우 변하지 않는 ‘관점’의 기본은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고객이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할까? 정답은 항상 고객 안에 있고, 고객의 마음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경우라도 판매자는 ‘고객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객을 위해서’ 생각하는 것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꽃 판매자가 꽃을 받아보고 비로소 깨달은 문제점: ‘고객을 위해서’라는 발상과 ‘고객의 입장에서’라는 발상은 경우에 따라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온다. 이런 사실을 자각한 사람들은 많다. 아오야마플라워마켓을 운영하는 파크코퍼레이션 사장 이노우에 히데아키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이노우에 씨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중요시하며 매장의 레이아웃, 사람의 동선, 가격표, 포장방법 등등 모든 것을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한다. 그 역시 한 가지 경험이 계기가 되었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에 개인적인 일로 여러 곳에서 꽃을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상자에 든 꽃을 꺼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릅니다. 꽃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건 좋지만 너무 빼곡하게 들어 있어 꺼내기 어렵거나, 발송할 때는 꽃봉오리였는데 하루가 지나 배달됐을 때는 꽃이 약간 피었을 때도 있어 포장에 따라서는 꽃과 잎이 상해 있기도 했습니다. 저희도 전부터 꽃을 안전하게 고객님께 배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해왔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제가 직접 받아보고 비로소 깨달은 것은, 저희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꽃을 상자에 포장해서 발송할 때까지일 뿐, 꺼낼 때의 사정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것은 결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했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통감했습니다.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꽃을 꺼내기 쉬운 상자를 개발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포인트다. 꽃을 포장해서 발송할 때까지밖에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발송’이라는 자신들의 일을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가능한 한 ‘고객을 위해서’가 되도록 꾀했다는 말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했지만 결국 ‘판매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발상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고객이 꽃을 꺼낼 때의 사정까지 배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자신들의 업무방식을 변화시키는 문제까지 파고들 필요가 있다.

‘패키지판매’를 구매자는 ‘필요 이상의 강매’라고 느낀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을 위해서’라는 발상으로 한 행동과 고객의 진짜 니즈 사이에 불일치가 생겼을 때다. 한때 우리 그룹 산하의 대형마트인 이토요카도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해 연말에 명절음식용으로 검은콩을 팔았다. 얼마 전까지는 한 팩에 양을 많이 넣어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는데, 판매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분량을 팔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 매출이 몇 배나 증가했다. 일정량의 팩으로 판매할 때는 ‘일정량을 싸게 팔면 고객이 이익을 봤다고 느낄 것이다’라는 발상이 작용한다. 그러나 구매자 측에서 보면 ‘필요 이상으로 사게 된다’는 서비스의 강매에 지나지 않을 뿐 진짜 니즈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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