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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장사를 하는가?

마키오 에이지 지음 | 토트출판사


왜 장사를 하는가

마키오 에이지 지음

토트 / 2011년 3월 / 223쪽 / 12,000원



1. 모든 판단의 기준은 고객이다




1982년 여름 어느 날 도쿄 자택으로 아쿠네 시 고향집에서 한 통의 전보가 왔습니다. 얼마 후 전화도 걸려 왔습니다. “네가 잘난 척하며 일을 벌였으니 책임져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집안은 망해!” 노할 대로 노한 아버지의 전화였습니다. 동생이 경영하는 마트가 경영난에 처하자 보다 못한 아버지가 어떻게든 동생을 도우라고 재촉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1982년 동생은 저의 권유에 따라 기존에 하던 운전학원 사업을 접고 300평 매장의 마키오 홈 센터를 아쿠네 시에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지역 최초의 홈 센터라는 독특함 때문에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손님은 줄고 재고가 급속하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경험부족으로 상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곤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말만 듣고 물건을 받은 결과였습니다.

동생의 홈 센터가 경영난에 몰리자 저는 어쩔 수 없이 도쿄의 직장을 정리하고 아쿠네 시로 내려왔습니다. 고향에 내려오자마자 한 일은 자금회전에 숨통을 틔우는 일이었습니다. 금융기관에 추가대출을 요청하고 지인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돈을 빌리러 돌아다니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과잉재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매상을 끈질기게 설득해 필요 이상의 재고를 반품시켰습니다. 반품을 위해서는 상품에 붙은 가격표를 라이터로 따뜻하게 덥혀 떼어내야 합니다. 이 작업 때문에 적잖은 날들을 철야 작업을 했습니다. 마키오 홈 센터는 이 같은 줄타기를 해가며 겨우 궤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소매업에 직접 뛰어든 이후 저는 왜 장사를 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야 했습니다. “천직이라면, 적어도 돈벌이가 최고의 가치는 될 수 없다. 손해와 이익보다 선악이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손익보다 지역주민을 위해 소매업의 사명을 다 해야 한다. 이익은 그 다음이다.” 이것이 소매업에 대한 나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지역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뻐할 소매업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에 앞서 지역민들의 일상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살펴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쿠네 시에 꼭 필요한 이상적인 소매업은 무엇일까를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놀랐던 것은 시골이 대도시보다 물가가 더 비싸고, 생활비가 더 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쿠네 시에는 원스톱 쇼핑, 즉 다양한 생활용품을 한 자리에서 살 수 있는 매장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아쿠네 시(인구 2만 7천)처럼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는 현대식 대형 할인점이 매장을 개설하려 하지 않습니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효율과 이익극대화만 추구하는 대형 할인점은 지역주민의 편의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지역의 중소 마트들은 팔장만 끼고 있었습니다.

“아쿠네 시처럼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가급적 많은 종류의 상품을 갖춘 매장을 운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이 생각한 끝에 다음과 같이 마트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생활용품을 한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매장, 언제 매장을 찾더라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에브리데이 로 프라이스(everyday low price), 언제든 쇼핑이 가능한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이를 위해서는 아주 넓은 공간 매장이 필요했습니다. 나날이 인구가 감소하는 시골에 초대형 할인점을 개설한 게 어리석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는 지역주민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대형 할인점이 있음으로 해서 지역주민들은 의식주에 아무 불편함 없이 살아갈 것입니다. 이 같은 발상은 훗날 개업하게 되는 AZ 슈퍼센터 이념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1985년 규슈 통상산업국에 아쿠네 시티센터(훗날 AZ 슈퍼센터로 명칭 변경) 설립계획을 제출했습니다. 매장 면적 1만 1,50평방미터에 24시간 영업을 하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통산산업국 설립담당자는 저희들의 설립신청을 일축했습니다. "아쿠네 시처럼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심야 영업을 하는 대형 할인점은 무리예요. 매장면적이 1만 평방미터를 넘는 규모라면 상권인구가 30만 명 정도는 있어야 해요. 아쿠네 시 인구는 그 10분의 1도 안 돼요." 저는 포기하지 않고 담당자를 설득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통산산업성을 드나들었습니다. 관청과의 줄다리기는 11년이나 이어지다가 마침내 1996년 AZ의 개점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허가는 받았지만 정식으로 문을 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융자를 약속한 거래은행이 개점 직전 결별을 선언한 것입니다. 시골에 일본 최대 규모 매장을 연다는 ‘입지 리스크’, 판매효율을 무시하고 생활 필수품을 모두 구비하는 ‘상품 리스크’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경험이 없다는 ‘운영 리스크’를 결별 이유로 들었습니다. 매장 공사가 진행 중이고 공사비 11억 엔 정도를 어음으로 지불한 상태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주거래 은행이 손을 떼자 다른 은행들도 도움을 주지 않았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은행이 손을 뗐으니 도산은 시간문제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AZ 슈퍼센터는 문을 열었습니다. 사방은 온통 가시밭길이었지만 제겐 한 가지 믿음이 있었습니다. “정도를 걷다 망하는 거라면 망해도 좋다. 하지만 정도를 걸어 망하는 일은 없다.” 버리는 신이 있으면 구원하는 신도 있는 법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공사를 맡은 건설회사에서 어음을 3번 연기해 주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노무라 증권에서 AZ의 사업모델을 높게 평가하고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투자를 알선하여 AZ는 구사일생할 수 있었습니다.

2. 상식 밖의 저비용 경영으로 가격을 낮추다



시골에서 대형 할인점을 성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장을 시작한 이상 남은 고민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AZ에서 물건을 사면 생활비가 연 10% 줄 수 있도록 개점 때부터 일반 매장보다 판매가격을 8~10% 싸게 설정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저는 애당초 업계의 상식에 얽매일 생각은 없었습니다. 가격 인하는 철저한 저비용 경영으로 상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저비용 구조 이것이 AZ의 성공비결 중 하나입니다.

개점 시 초기 투자비 중에 토지의 취득비용이 큰 문제인데, 인구가 적은 아쿠네 시는 땅값이 저렴한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평 당 2~3만엔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개점비용을 20억 엔 이하로 묶을 수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개점할 때 최대 장점은 저렴한 토지에 있습니다. 인구가 많고 땅값이 비싼 지역은 저희처럼 충분한 공간 매장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확보할 수 있더라도 상당한 비용이 들고 상품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토지비용뿐 아니라 매장 건설비용도 낮추기 위해 다양하게 궁리했습니다. 중소형 마트라면 평당 25~33만 엔의 건설비가 듭니다. 우리는 단층으로 창고형 매장을 짓고 철근 칩을 콘크리트에 섞고 골조를 경량화하여 평당 14만 5천 엔에 매장을 지었습니다. 매장의 운영 경비를 낮추는 비결은 인건비에 있습니다. 저는 직원 1인당 매장 면적에 주목했습니다. 인건비를 줄인다고 직원 급여나 시급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다른 업체 수준에 맞춰야 하고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심야 수당도 챙겨야 합니다. 급여를 조정하지 않으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저는 직원 한 사람이 담당하는 매장 면적을 넓히기로 했습니다. AZ 아쿠네에서는 1.8만 평의 매장을 120명의 직원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 1인당 관리 면적이 30~50평으로 전국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합니다. 보통 슈퍼마켓의 3~4배 넓이를 직원 한 사람이 관리합니다.

매장 운영경비 절감은 조명과 공기조절 장치부터 손을 댔습니다. 매장 각각의 특징에 따라 필요한 조명과 공기조절 장치의 숫자를 조정해 효율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주간에는 자가 발전을 이용하고 야간에는 전기료가 4분의 1에 불과한 심야전기를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연간 4천 만엔의 전기를 절약했습니다.

AZ에서는 설날과 추석, 4월 창립 기념일에만 전단지를 배포할 뿐 원칙적으로 손님 모을 목적의 전단지 홍보를 하지 않습니다. 전단지 광고를 하면 직접 비용 외에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듭니다. 광고 제작, 인쇄, 배포에 비용이 들고 전단지에 실린 상품의 행사가격도 일일이 수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예상 외의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전단지 배포를 하지 않음으로써 매출 대비 판촉비 비율을 업계의 20분의 1로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전단지 배포에 쓰이는 판촉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외적으로 전단지를 배포하는 경우에도 '오늘의 특가 상품'이나 '반짝 세일' 같은 광고는 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특가 상품으로 계란 한 팩을 50엔에 판매했다가, 특판이 끝난 다음 날 100엔에 판매하면 고객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습니다. 모든 고객이 언제나 공평하게 혜택을 봐야 한다는 게 저희들 생각입니다. 생활필수품 중심으로 상품을 갖추고 어떤 곳보다 싸게, 언제든 똑같은 가격으로 믿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에브리데이 로 프라이스(evreyday low price), 이것이 저희의 신조입니다.

AZ는 싼 가격에 물건을 내놓기 위해 매출 총이익을 일반 소매업보다 10% 가까이 낮춘 18~20%로 억제하고 있습니다. 일반 마트나 슈퍼마켓의 24~32%와 비교하면 꽤 낮은 수치인데, 비용을 근본 구조부터 삭감한 결과입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소매업의 전례를 부정하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 입장에서 경영을 했다면 소매업의 상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전례를 부정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편의성을 최우선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편에 서서 경영을 바라보면, 고객과 경영 양쪽 모두가 보이게 됩니다.

3. 고객을 위해서라면 효율은 모조리 무시한다



AZ의 신념은 지역주민에게 공헌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편의를 제일로 여기고 이익은 그 다음이라는 ‘이익 제2주의’가 경영방침입니다. AZ라는 명칭도 ‘A부터 Z까지 생활필수품을 전부 진열한다’라는 방침에서 나온 것입니다. AZ 아쿠네는 가로 200미터, 세로 100미터의 거대한 매장에 식료품, 의류, 가정용품, 레저용품, 불교용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줄지어 진열되어 있습니다. 판매효율이 아무리 떨어지는 상품이라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은 전부 비치합니다. AZ 슈퍼센터의 취급 상품은 23만 점에서 출발하여 고객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상품 수가 늘어나 현재 36만 점에 달합니다. 비슷한 규모의 대형 할인점의 2~3배나 많습니다. 상품 종류별로 보면 채산이 맞지 않는 진열대 천지입니다. 1년에 겨우 몇 개만 팔리는 상품이라도 갖추는 것은 누군가 이것을 필요로 하는 손님이 있기 때문입니다. 효율을 무시해 진열한다고 해서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 팔리지 않던 제품이라도 이것저것 다 갖춰두면 손님의 방문횟수도 올라가고 1회 방문시 구입물품 수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AZ에 견학을 오시는 분들은 간장의 진열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간장 종류만 260가지 제품이 진열되어 있기 때문입니. 가고시마 현에는 간장을 제조하는 곳이 많고 지역마다 취향도 가지가지 입니다.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다 보니 자연히 간장 가짓수가 늘어났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된장 수도 가짓수가 정말 다양합니다. AZ의 상품진열은 고객 요청에 따라 그때 그때 바뀝니다. 연간 1만 점 정도의 상품이 새로 들어오면서 전체 상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제조업체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상품이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추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소매업에서 사용하는 POS(판매시점정보관리)는 팔아서 돈이 되는 물건은 진열대에 남겨놓고 그렇지 않은 물건은 진열대에서 모두 밀어버립니다. 하지만 저희는 POS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효율성에 의해 소외된 상품을 수면 위로 건져 올리는 게 저희들의 방식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라면 무조건 취급하고, 그 결과로 매장 전체 측면에서 수익이 나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물론 저희가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철저한 저비용 경영과 함께 진심으로 고객을 위할 때 손님도 이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가능한 경영입니다.

그렇다고 저희들이 아무 생각없이 상품을 진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취급하는 상품을 ‘라지, 미들, 스몰’로 구분합니다. 스몰 상품은 크기가 작고 단가가 낮은 생활의 기반이 되는 상품입니다. 반면 라지 상품은 대형 냉장고나 액정 TV 등 내구 상품 또는 고가 브랜드 상품입니다. 미들 상품은 그 가운데에 위치하는 상품으로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있으면 편리한 홈 니즈 상품이 여기 해당됩니다. 매장 상품구성의 중심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스몰 상품입니다. 저희는 지역민의 생활, 즉 매일의 가사노동에 도움을 주는 것을 첫째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스몰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원플로어(one floor), 원스톱, 쇼트타임 쇼핑’이 가능한 매장, 이것이 저희 매장 운영의 기본 원칙입니다. 원플로어는 건축 비용도 절감뿐 아니라 고객 편리성도 고려한 것입니다. 한 층에서 돌아다니는 게 손님에게는 월등히 편리합니다. 한 자리에서 뭐든 살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은 여러 매장을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과 시간낭비가 줄어든다는 의미에서 쇼트타임 쇼핑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AZ가 처음부터 24시간 영업을 목표로 한 것도 고객의 생활과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소매업의 일반 상식으로는 심야에서 새벽까지 손님 수가 매우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시골 사람들이 빨리 잠들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시골에서도 24시간 내내 사람들의 활동이 이어집니다. 아침 일찍 고기잡이를 나가기 전이나 시장에 나가기 전에 매장을 찾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쇼핑을 즐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밤에는 대형 상품의 매출이나 1인당 구매액이 높은 편입니다. 가정 내에서 고가 상품의 결정권자는 아버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버지가 일을 마치고 귀가한 후 가족과 함께 매장을 찾는 모습은 흔히 보이는 광경입니다.

AZ처럼 작은 상권에 위치한 대형 매장에서 핵심은 고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면서 1회 방문시 구매품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AZ는 손님들이 생활필수품을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풀 라인의 상품진열과 낮은 가격, 철저한 비용 절감을 이루어 냈습니다. 또 인기가 없는 상품이라도 진열함으로써 "AZ에 가면 필요한 건 무엇이든 구할 수 있다."라는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통해 필요한 물건을 언제라도 살 수 있도록 한 것도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 지역 주민들의 지지로 이어지고 마침내 높은 재방문율로 나타났습니다.

4. 당장의 이익보다 고객의 마음을 얻어라



AZ의 이념은 고객 입장을 우선해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자세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 마키오 홈 센터 시절에 있었습니다. 설날 전단지에 인쇄소의 착오로 만 엔 상품을 천 엔으로 잘못 인쇄했지만, 일단 전단지가 나간 이상 수정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전단지에 쓰인 그대로 만 엔짜리 상품을 전부 천 엔에 팔았습니다. 손익보다는 손님과의 약속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설날 아침 천 엔에 팔기로 한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금방 품절이 되었습니다. 물건을 구하지 못한 손님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예약주문까지 받았습니다. 예약주문이라도 가격은 전단지와 동일하게 천 엔을 적용했습니다. 주문 물량까지 해서 결국 400~500만 엔 정도 손실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매장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손실이었습니다. 전 직원의 한 달 급여보다 많은 금액이 하루아침에 날아갔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있고 나서 손님들이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잘못된 가격 그대로 손님에게 판매를 하고, 예약주문까지 받은 일에 대한 입소문이 퍼진 덕분이었습니다. 이 일은 아직도 제 기억에 선명합니다. 그때 틀린 가격을 고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의 이익보다 손님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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