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략
히라노 아쓰시 칼, 안드레이 학주 지음 | 더숲
플랫폼 전략
히라노 아쓰시 칼, 안드레이 학주 지음
더숲 / 2011년 1월 / 199쪽 / 12,900원
1장 최근 주목받는 '플랫폼 전략'이란 무엇인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용카드는 식사클럽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용카드 회사는 바로 '다이너스클럽'이다. 신용카드 회사인데 '다인(dine 식사하다)'클럽이라니. 좀 이상하다. 하지만 이 회사의 이름은 말 그대로 '식사'에서 비롯되었다.
1949년 어느 날, 프랭크 맥나마라는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식사 도중 지갑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할 수 없이 그는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지갑을 갖다 달라고 했다. 당시의 지불 수단이 현금이나 수표뿐이었던 터라 맥나마라는 돈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레스토랑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게 카드를 만들어 건넸고 열네 곳의 레스토랑에서 그 카드를 보이면 돈 없이도 식사를 할 수 있고 지불은 월말에 한꺼번에 하도록 허락받았다. 그 대신 그는 수수료를 이용 금액의 7%를 받았다. 이렇게 레스토랑 주변에 살고 있던 주민은 현금이나 수표 없이도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레스토랑은 호객행위를 하지 않고도 새로운 손님을 모을 수 있게 되었으며 계산 업무도 사라졌다. 양쪽 모두 이 방법 덕분에 이익을 본 셈이다.
그렇게 해서 1년 후에는 300곳 이상의 레스토랑과 호텔, 나이트클럽 등이 참가하였고, 약 4만 명 이상의 회원이 매달 5달러의 회비를 내고 카드를 갖게 되었다. 단시 식사를 위한 카드였지만 결국에는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 회사인 다이너스 클럽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레스토랑에서 현금과 수표밖에 사용할 수 없었던 손님의 '불만'과 '불편'이 레스토랑 측의 '신규고객확보', '지불 간소화'라는 '요구'와 잘 맞아떨어져 대성공을 거둔 예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이처럼 '레스토랑 고객'과 '레스토랑'이라는 두 개의 그룹을 중개하여 양쪽 그룹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모델을 구축하고 그것으로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물론 점포에 따라서는 직접 카드를 발행하여 고객에게 나눠줄 수도 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백화점도 있다. 하지만 현금 관리, 고객에게 연락하기, 고객이 지불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의 처리, 결제 대금을 지불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고객에 대한 심사 등 번잡한 업무를 점포가 제각각 실시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여기에 플랫폼의 존재 의의가 있다.
2장 사례로 배우는 성공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한 9가지 전략
성공하는 플랫폼의 3가지 특징'성공하는 플랫폼'을 만들 때 알아두어야 할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스스로 존재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검색 비용과 거래비용을 낮춘다): 신용카드를 예로 들면서 언급했듯이, 당신 회사의 플랫폼이 존재하는 게 존재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해서 그 플랫폼에 참가하는 여러 그룹에게 더 나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신용카드의 등장으로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고객과 레스토랑 모두에게 거래 비용이 낮아지는 이점이 발생했던 것처럼 말이다. 또한 '생선이라면 쓰키지시장', '인터넷 쇼핑이라면 라쿠텐시장'과 같이 ' 라면 '라는 브랜드가 확립되면 이용자가 구매처를 찾아 헤매는 검색 비용, 그리고 플랫폼 측의 홍보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둘째, 대상이 되는 그룹 간의 교류를 자극해야 한다(정보와 검색): 당신 회사의 플랫폼에 참가하고 있는 그룹 안에서, 그리고 그룹과 그룹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야 한다. 예를 들어 "이 게임 재미있으니까 같이 해보자"라든지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와 같은 정보가 바이러스처럼 전달되면 플랫폼은 자연스럽게 증식을 시작하고 점차 확대되어갈 것이다.
셋째, 통치해야 한다(규칙과 규범을 만들어 퀄리티를 조절할 것); 이것은 첫째, 둘째와 관계가 있는데, 플랫폼이 지닌 특징과 참가한 그룹의 퀄리티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진화시켜가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비즈니스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수상한 데다 비싸기까지 한 도자기를 사라며 권유해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도 두 번 다시 그 세미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플랫폼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플랫폼의 진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당신 회사의 플랫폼에서는 이 3가지 요소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가. 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지 어떤지 늘 점검해보기 바란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앞의 3가지 요소를 실천하고 성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플랫폼 구축을 위한 9가지 전략성공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은 다음의 9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Step 1 사업 도메인을 결정한다. 사회의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라는 큰 흐름을 파악한다.Step 2 타깃이 되는 그룹을 결정한다.
Step 3 플랫폼 내의 그룹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
Step 4 킬러 콘텐츠, 번들링 서비스를 준비한다.
Step 5 가격 전략,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Step 6 가격 이외의 매력을 그룹에 제공한다.
Step 7 플랫폼의 규칙을 제정하고 관리한다.
Step 8 독점 금지법 등 정부의 규제 및 지도, 특허권 침해 등에 주의한다.
Step 9 항상 '진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사업 도메인을 결정한다. 사회의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라는 큰 흐름을 파악한다.
당신의 회사가 플랫폼을 구축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은 어떤 업계, 어떤 업종에서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성공하는 플랫폼을 보면 사회의 변화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 등장했다는 특징이 있다. 구체적인 예로 일본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라쿠텐에 대해 알아보자.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 때 내로밴드에 정액제도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머지않아 인터넷이 보급되어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쇼핑을 하게 될 거라고 예측했다. 그는 창업을 위해 지역 브랜드의 맥주 제조회사를 비롯한 몇 가지 사업을 검토하던 중 사회적 변화의 커다란 흐름을 파악하고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선택했다. 당시의 몇몇 대기업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고 실패하는 기업도 심심찮게 나오던 때였다. 그로 인해 인터넷 쇼핑몰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인터넷 징크스'도 막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키타니 사장은 무엇이 문제인가. 인터넷 쇼핑에 대한 불만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왜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가에 대해 철저히 분석했다.
그 당시 인터넷 쇼핑몰의 입점료는 수십만 엔에서 수백만 엔이었고 게다가 각 점포의 데이터도 전부 쇼핑몰 운영자 측에서 입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상품이 올라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곤 했다. 심지어는 밸런타인데이에 크리스마스 상품이 게재되는 일도 있었으니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키기란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래서 라쿠텐은 입점료를 월 5만 엔(단 6개월분 선납)으로 정해 파격적으로 낮추고 상품의 게재도 의욕적인 점포 측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했다. 그리하여 쇼핑몰 자체의 부담도 경감되었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늘 새로운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입점료가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3만 개가 넘는 점포가 입점해 있기 때문에 라쿠텐은 입점료만으로도 100억 엔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2009년도 라쿠텐의 IR자료에 의하면 라쿠텐시장의 판매액은 약 761억 엔, 순이익은 397억 엔이다. 이 중 점포(약 3만 1천 개)로부터 받은 입점료가 약 110억 엔, 마진이 약 254억 엔으로 합계가 약 354억 엔이다. 판매액의 약 48%가 입점료와 마진이고 나머지는 광고를 비롯한 기타 수입이다. 이러한 전략으로 인터넷 쇼핑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입점 점포수, 상품수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상품수가 풍부하면 구매자도 늘어나고 구매자가 늘어나면 더 많은 점포가 입점하게 되는 선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 테크놀로지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 변혁의 시기를 잡는 것은 성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할 때 매우 중요한 관점이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생겨나는 시기에는 플랫포머가 아직 없든가, 아니면 있더라도 성공하는 예가 적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지금도 규제 완화나 제도 변경으로 인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곳에는 비즈니스 기회가 숨어 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플랫폼의 실패를 통해 '왜 성공하지 못하는가? 불만이나 불평은 무엇인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익히면 성공의 힌트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당신의 회사와 사업,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변화의 움직임은 무엇인가. 이미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다면 불만과 불평은 무엇인가. 이런 점에 대해 생각해보기 바란다.
Step 9 항상 '진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네트워크 효과로 성공을 거둔 플랫폼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 회사만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흥망성쇠,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전환 등은 늘 있어왔다. 가정용 게임기 시장이나 검색 엔진 사이트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당신 회사의 플랫폼도 항상 진화해야 한다. 진화라고 해서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서비스가 퇴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참가하는 그룹의 '본원적 욕구는 무엇인가라는 원점을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플랫폼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이 서비스나 제품은 언제,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늘 구체적으로 지속해야 한다.
그러면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이베이의 성장 전략을 통해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이베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옥션 회사로, 1999년 페이팔이라는 결제 서비스 회사를 인수하면서 사용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매우 간편한 방법으로 금전 거래를 할 수 있는 페이팔 덕분에 옥션의 판매자와 구매자는 인터넷상에서도 안전하고 쉽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플랫폼의 진화가 훌륭하게 이루어진 좋은 예라 하겠다.
하지만 실패도 있었다. 2005년 이베이는 인터넷으로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스카이프 시스템을 인수했다. 이베이는 그룹 간의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해 '옥션을 하는 사람끼리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생각은 역효과를 불러왔다. 만약 당신이 옥션을 통해 자신의 물건을 빨리 비싸게 팔고 싶은데, 구입을 할지 어떨지도 모르는 사람과 몇 번씩 영상 통화를 해가며 이야기하고 싶겠는가. 다시 말해, 가능한 한 비싸게 팔고 싶은 사람과 가능한 한 싸게 사고 싶은 사람은 직접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 추호도 없다. 이것은 인간의 솔직한 감정에 반하는 시스템은 실패로 끝났고 이베이는 결국 인수한 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스카이프를 매각했다.
이상의 9가지 전략을 잘 활용하면 당신 회사의 플랫폼이 성공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또한 플랫폼 전략은 하나의 기업이 취하는 전략과는 다르기 때문에 자사의 수익 목표 설정이나 관리뿐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 전체의 프로젝트가 이룩해야 할 목표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감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손익 관리, 조직 체계, 평가 기준의 재검토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수익 모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며 경쟁사의 플랫폼도 반드시 생겨날 것이므로 새로운 투자까지 고려한 수익성을 주도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3장 플랫폼의 횡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플랫폼의 횡포플랫폼에 참가하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다. 잘만 이용하면 효율화를 꾀할 수 있고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구글에 광고를 실으면 적은 비용으로도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전략 없이 플랫폼에 참가하면 회사는 플랫폼의 확대에만 기여할 뿐, 순식간에 플랫폼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면서 고객 컨트롤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같은 플랫폼 안의 경쟁 상대에 대해 차별화를 꾀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사전에 아무런 전략도 없이 안이한 자세로 플랫폼에 참가하고 있고 그 결과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범하게 된다.
성공한 플랫폼은 과거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점차 횡포를 부리게 되어 있다. 플랫폼을 개시할 당시만 해도 개방적이고 참여 비용도 저렴했지만 플랫폼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점점 자신의 이익과 영역을 확대해가려고 한다. 따라서 '트로이의 목마'가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늘 인식해야 한다.
애플의 음악 파일 다운로드 서비스인 아이튠즈와 제휴한 레코드 레이블 회사는 파일 공유 서비스의 대두에 위협을 느꼈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2001년 애플이 제공하는 플랫폼에 참가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수익성 높은 음악재생 단말기의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고 음악 사업이 창출하는 수익의 반 이상을 거둬들이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음악 팬과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 레코드 레이블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아이팟 등의 하드웨어로 충분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애플은 '콘텐츠는 가능한 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콘텐츠 제공자와는 정 반대의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플랫폼의 횡포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플랫폼에 참가하기 전에 우선 자사의 플랫폼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만약 당신의 회사가 이미 어떤 플랫폼에 참가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전략을 구축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플랫폼에서 탈퇴하거나 스스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플랫폼의 횡포의 전형적인 양상은 다음의 세 가지로 나타난다.
1. 이용료의 인상
2. 플랫포머에 의한 수직 통합
3. 플랫포머가 고객과의 관계를 약화시킨다
토이저러스와 아마존의 진흙탕 싸움
2000년 미국의 유명 완구 소매업체인 토이저러스는 아마존과 10년간의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토이저러tm는 직접 온라인 사업을 하기 위해 악전고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완구 부문에서 독점판매가 가능하다면 아마존의 회원 수, 수주처리, 결제 등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에 아마존에 점포를 내기로 결정했다. 그러고는 아마존 사이트에 토이저러스 온라인 숍 구축과 운영을 의뢰하고 연간 5천만 달러와 매상에 따른 수익(매상 연동 수수료)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4년 후 토이저러스는 아마존에 2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다. 왜 그랬을까.
아마존은 토이저러스와 독점계약을 맺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토이저러스가 들어주지 못하는, 혹은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던 고객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다른 소매업자의 완구나 게임을 판매했다. 즉 토이저러스가 판매하고 있지 않은 완구를 다른 소매업자가 아마존을 통해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약 2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법원은 토이저러스가 청구한 손해배상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아마존의 계약 위반은 인정했고, 이로서 계약 해지가 성립되었다. 과연 토이저러스의 실패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2000년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토이저러스는 미국 최고의 완구 판매업자였고 아마존보다 훨씬 더 우위의 입장에 있었다. 그래서 안이한 자세로 계약에 임했던 것이다.
우선 아마존의 플랫폼 전략에 대해 생각해보자. 아마존의 성공은 모든 카테고리에 모든 제품을 갖추어놓는 '롱 테일' 전략에 의한 것이다. 즉 인기 상품만 팔던 기존의 소매점과는 달리 잘 팔리지 않는 제품도 다양하게 준비하는 차별화로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토이저러스의 성공은 완구의 '쇼트 테일' 전략에 의한 것이다. 즉 잘 팔리는 상품에 주력하여 이루어낸 성공이다. 따라서 계약 시에 아마존의 전략을 주의 깊게 살폈다면 롱 테일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것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계약서에는 독점 판매에 관한 것만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계약 위반을 당하자 계약 해지, 손해배상 청구라는 수단밖에는 취할 도리가 없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한 비용과 기회비용을 치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