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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부처

오구리 도에이 지음 | 예문
CEO 부처

오구리 도에이 지음

예문 / 2010년 5월 / 239쪽 / 12,000원



제1장 성공의 열쇠는 '보살행'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

돌멩이 한 개를 던졌다가 운 좋게 새 두 마리를 잡았다. 이를 일석이조라 한다. 비슷한 말로 일거양득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한 가지 방법으로 두 가지 성과를 올리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세계의 경영자들은 '일석이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가 아니라 다섯 마리, 아니 열 마리도 잡을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불교 용어에 '이타자리'라는 말이 있다. 남의 이익이 되는 일을 하다보면 자신의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는 뜻이다. 그러나 진정한 경영인이라면 '자리이타'여야만 한다.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고 한 일이 자연스럽게 남의 이익이 되는 것이 자리이타이다. 유통경비를 아끼려고 상품을 전부 직판으로 돌리는 회사들이 많은데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래서는 도매점, 소매점이 타격을 받는다. 팔리지 않는 상품을 만드니 유통경비도 비싸지는 게 아닌가. 잘 팔리는 상품이라면 도매점이나 소매점 모두 수수료가 싸더라도 거래를 하려 할 것이다. 이타자리가 자리이타가 되도록 항상 모든 결정을 심사숙고하여 내리기 바란다. 그렇게 하면 새 한 마리 잡으려고 던진 돌멩이 하나에 새 열 마리가 잡힐 것이다.

경영은 전쟁이 아니라 '보살행'

기업의 수뇌, 그것도 영업부문의 수뇌인 분들은 전쟁이랄까 전쟁용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영업본부를 참모본부에 비유해서 영업본부장을 총지휘관이라고 부른다. 그곳에서는 지휘관을 중심으로 부장이라는 이름의 장교들이 작전을 짜낸다. 그렇게 세운 계획을 판매 전략이라 한다. 이 판매 전략이 영업부나 각지에 주둔하는 영업소나 출장소라고 하는 연대 또는 주둔부대에 전달된다. 그곳에서는 대대장을 중심으로 중대장, 소대장들이 판매 전략을 토대로 현지 사정에 맞는 판매 전술을 짜낸다. 구체적인 전술이 완성되면 과장, 주임이라는 이름의 하사관들이 영업사원인 병사들을 이끌고 출격하는 것이다. '승리하고 오겠다(주문을 따오겠다)며 용감하게 나라를 뒤로 했으니, 수훈을 올리지 않고는 돌아갈 수 없다'며 각개격파라든가, 융단폭격을 거듭한다. 그리고 적을 항복시킬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경영은 전쟁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고, 이익이 되는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알리기 위한 광고는 필요하다. 그러나 구매할 물건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인 것이다. 각개격파를 노리고 끈질기게 버티면 한 번 정도는 주문을 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상품이 소비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사지 않는다. 이런 식의 영업은 올바른 길이 아니다. 전쟁은 적을 공격하여 상대를 죽이고, 건물을 파괴한 후 그 재산을 약탈한다. 하지만 경영이란 고객이 보다 행복한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이를 알린 후 고객이 구입하여 더욱 편리한 삶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말한다. 경영과 전쟁은 이렇게 다르다. 그런데도 '혈투'라는 등, 왜 이렇게 전쟁에 비유하는 것일까? '경영은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보살행'이다. 이렇듯 진정한 경영을 하길 원한다면 전쟁에 비유하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

제2장 일을 한다는 것은 도리를 아는 것



사고팔고(四苦八苦)의 의미


석가모니는 "살아있는 것은 괴로움"이라 했다. 회사 경영을 예로 들자면 한 회사가 경영 부진에 빠졌다고 하자. 판매고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 사원은 의기소침해 있고 자금난도 심각하다. 그야말로 '사고팔고'의 상황이다. '사고팔고'는 원래 인생의 괴로움을 설명하는 불교 용어다. 네 가지 괴로움이란,

1. 태어남으로 인한 괴로움: 인간이 태어날 때 어머니의 태내에서 어둡고 좋은 산도를 통해 세상으로 나오는 괴로움은 아기에게 엄청난 고통이라고 한다. 또 어머니 역시 진통을 겪는다. 예전에는 출산을 할 때 그 고통을 견디도록 손에 대나무를 쥐어주고 입에는 손수건을 물려주었다고 한다.

2. 늙음으로 인한 괴로움: 하카타에 센가이라는 스님이 계셨다. 이 스님은 늙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주름이 지고, 검버섯이 생기고, 허리가 굽고, 머리는 벗겨지고, 머리카락은 새고, 손은 떨리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이는 빠지고, 귀는 멀어지고, 눈은 침침해진다. 한 말을 하고 또 하고, 성질이 급해지며, 불평불만이 많아지고, 마음이 좁아지고, 몸은 삐걱거린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죽음이 친구가 되고, 외로워지고, 잘난 척을 하려하고, 오지랖이 넓어진다." 이 중 한가지라도 비슷한 점이 있다면, 이 글을 읽고 당신도 늙어 가고 있는 것이다.

3. 병으로 인한 괴로움: 이건 말할 필요도 없다. 현재 사망 원인 중 1위는 암이다. 뇌졸중도 많다. 모두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는 병들이다. 자각증상이 없으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목숨을 앗아가게 되는 것이다. 보통 신체의 병은 의사와 약, 휴양으로 나을 수 있지만, 마음의 병은 불법과 올바른 신앙, 수양으로 치유해야 한다.

4. 죽음으로 인한 괴로움: 질병과 '죽음의 병'은 다르다. 죽음의 병이란 노환을 말하며, 나을 수 없는 병이다. 인간은 이 병에 걸리면 자신의 마지막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 그 자체보다도 사후의 세계를 생각하면 불안이 밀려온다. 그래서 괴롭다. 이를 단말마의 괴로움이라 한다. 이상이 생로병사로 인한 네 가지 괴로움이다.

5.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인한 괴로움: 아무리 서로 사랑하는 부부나 연인이라도, 또 귀여운 자녀와도, 살아서 헤어지든, 죽어서 헤어지든 언젠가는 헤어지게 된다. 이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괴로움이다.

6. 증오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괴로움: 원한이 뼈에 사무쳐 두 번 다시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은 사람과 엘리베이터에서 딱 마주쳤을 때 느끼는 괴로움, 또 증오하는 상대와 함께 일을 해야 하는 괴로움을 말한다. 이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의외로 많은 듯하다.

7.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 인간에게는 누구나 욕심이 있다. '하나를 얻으면, 둘, 셋, 넷, 다섯, 여섯까지 얻고 싶은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말도 있듯이 욕심에는 끝이 없다. 그리고 아무리 원해도 얻을 수 없는 괴로움을 '구불득고'라 한다.

8. 오온으로 인한 괴로움: 오온이란, 반야심경에 나오는 말로 색 · 수 · 상 · 행 · 식 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모여 인간을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이란 색깔이 있는 모든 사물과 감각과 감정, 의지 그리고 판단을 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피가 끓고 살이 떨린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육신에 정기가 많으면 여러 가지 번뇌가 생긴다. 활기가 넘치는 젊은 날에는 그로인한 괴로움도 많다.

이것이 팔고, 즉 여덟 가지 괴로움이다. 이 '사고팔고'의 근본 원인은 욕망이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백팔가지 번뇌가 있다고 한다. 섣달그믐날에 제야의 종을 백팔 번 친다. 이는 1년 동안 마음속에 일어난 번뇌의 괴로움 때문에 어두워져 있던 눈을 뜨게 하려는 것이다. 그 번뇌 중 가장 나쁜 것이 욕망하는 마음이다. 욕망을 갈애라고도 한다.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은 사람에게 물을 주면 마셔도 마셔도 그 갈증이 채워지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아무리 손에 넣어도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은 적당한 선에서 소멸시켜야만 한다.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올바른 길을 가야만 한다. 돈, 지위, 명예, 학문, 권력은 행복에 필요한 재료들이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이렇게 생활을 위한 재료를 만들고 모으고 하느라 평생을 허비한다. 이 재료들을 활용해서 살아가는 것, 즉 회사의 인재와 상품, 자금을 잘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욕심을 소멸시키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모르는 채 말이다

'여덟가지 올바른 길'이란

바르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대부분 그르지 않은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그르지 않기만 하면 다 바르다고 할 수 있을까? 도리에 따르는 것이야말로 바르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의 모든 괴로움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이 욕심은 야욕이라 하여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만 하면 된다는 자기중심적인 마음이다. 이 야욕에서 벗어나는 길은 여덟 가지라고 석가모니는 설파했다.

첫째는 정견, 즉 바르게 사물을 보는 것이다. 둘째는 정사유,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다. 셋째는 정어로 올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넷째는 정업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정명으로 올바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정정진으로 바르게 노력하고 힘쓰는 것이다. 일곱째는 정념으로 바르게 사물을 기억하고 올바른 기억을 가지는 것이다. 여덟째는 정정으로 바르고 침착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이 걸어야 할 '여덟 가지 올바른 길'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실천할 때 욕망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마음으로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일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 중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도리인지를 잘 관찰하도록 하자. 이렇게 침착하게 잘 살펴보면서 하나하나 실행해 가면 된다. 그렇게 하면 어느새 '올바른 여덟 가지의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옛날 중국에 도림선사라는 고승이 살았다. 백락천이라는 유명한 학자가 어느 날 이 스님을 찾아가 "불교의 진수는 무엇입니까?"이라고 대답했다. 백락천은 "그런 것은 세 살짜리 어린 애도 알고 있다"고 화를 내며 돌아갔다. 그러나 그 후 이 세 살짜리도 알고 있는 선사의 말을 실천하는 것은 예순 살이 되어도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루하루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을 알려주는 '반야심경'

요즘 서점에서 반야심경 해설서가 잘 팔리는 모양이다. 불경기 속에서 마음을 닦고, 다시 원점에서 출발해 보려는 경영자들이 많기 때문일지 모른다. 어찌되었든 반야심경은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불경이다. 서유기의 삼장법사도 기뻐하고 있을 것 같다. 반야심경은 600권에 이르는 대반야경의 진수를 262자로 요약하여 설명한 불경이다. 반야심경을 읽어보면 262자 중 '공'이라는 글자가 일곱 차례, '무'라는 글자가 스물 한 차례나 나온다. 여기에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원래 불경이란 그 제목을 보면 대체적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마가반야바라밀경'이란 제목에서도 커다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중요한 불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세음보살이 생각한 깨달음의 정의를 담고 있는 불경인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한다. 우리 몸도, 세상의 모든 생물과 사물도 지금은 존재하지만 언젠가는 사라진다. 이렇게 태어나서는 사라지는 것이 일곱 개의 '공'이다. 그렇기에 육체도 정신도 모든 사물도 원래 없었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괴로움도 고민도 없다. 이것이 스물 한 개의 '무'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불안도 두려움도 사라진다. 그 경지를 깨달음의 경지라 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사라질 육체지만 아직 지금 여기에 살아 있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라고 해도 내게는 아내가 있고, 자식도 있고, 회사도 있다.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사실 이 '무'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우주는 공이고, 나는 우주의 멋진 에너지를 받고 태어난 존재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서 살아가자.'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이나 어리석은 생각들을 버리고 '무심'을 실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아침, 반야심경을 외우며 마음을 닦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행동을 한다면 관자재보살이 될 수 있다.

제3장 비즈니스맨은 보살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무통 장사꾼'의 선견지명

일본에는 '바람이 불면 나무통 장사꾼이 돈을 번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왜 바람이 분다고 나무통 장사가 돈을 버는 것일까? 이 속담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그 논리를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자. ① 바람이 불면 먼지가 인다. ② 먼지가 일면 눈에 먼지가 들어간다. ③ 눈에 먼지가 들어가면 장님이 늘어난다. ④ 장님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샤미센(일본식 가야금)이 많이 팔린다. ⑤ 샤미센은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기 때문에 샤미센이 많이 팔리면 고양이가 줄어든다. ⑥ 고양이가 줄어들면 쥐가 늘어난다. ⑦ 쥐가 늘어나면 나무통을 갉아먹는다. ⑧ 구멍 난 나무통이 늘어나면 나무통 수요가 늘어나서 나무통 장사꾼이 돈을 번다. 시시한 이야기지만 그럴싸하다. 그러나 이런 논리를 궤변이라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경영자는 선견지명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수집한 전 세계의 정보를 토대로 최첨단 과학기술을 구사하여 해석하는 내일의 일기예보조차도 틀릴 때가 많다. 옛날 어부들은 아침 일찍 바닷가에 나가 구름의 움직임이나 바람의 방향을 보기만 해도 그날 날씨를 정확하게 맞췄다고 한다. 요즘 젊은 어부들은 레이더에 의존하기만 하지 구름을 봐도 전혀 날씨는 모른다고 한다. 매년 연초에 경영학자나 경제평론가들이 그해의 경기전망을 발표하지만 지금껏 이 전망이 들어맞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보가 한정적이었던 옛날 어부들은 자신의 판단에 목숨이 걸려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최대한 정신을 집중시키고 마음을 자연과 동화시켜 자연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신문기자들과의 전화 인터뷰에 대수롭지 않은 기분으로 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대답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고 한다면 경기 전망도 훨씬 잘 맞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만약 당신이 나무통 장사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돈을 벌려면 어떤 방도를 강구해야 할까? 쥐를 늘리면 된다. 그러려면 고양이를 줄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샤미센이 우선 많이 팔려야 한다. 또 샤미센을 많이 팔려면 장님이 늘어나야 하고, 그러려면 먼지가 많아져야 하고, 그러려면 바람이 불어야 하고, 이런 식으로 소급하여 생각해야 한다. 단, 이것이 궤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자연의 움직임 속에 자신의 마음을 놓고 마음을 비운 채 판단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한 필연적인 요소들을 유추한 후, 그에 근거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정확한 선견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옛날 어부들처럼 마음을 비우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그러면 바람이 불자마자 바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나무통 장사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을 분별하는 눈

'인연이란 묘한 것'이라는 말도 있듯이, 인연이란 정말로 신기한 것이다. "두 사람은 좋은 인연으로 맺어져 오늘 이렇게 화촉을 밝히게 되었습니다…"라는 축복의 말을 들으며 결혼한 한 쌍이 한 달 후에 이혼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결국 이 두 사람은 인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인연 없는 중생은 구제할 수 없다"고 석가모니도 말씀하셨다. 석가모니가 아무리 부처의 길로 인도하려고 애를 쓰며 설법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아직 '설교를 들을 때'가 되지 않은 것이다. 즉, 아직 인연이 아닌 것이다. 인연이란 옷자락과 같은 것이요, 집으로 치면 툇마루 같은 것이다. 별 것 아닌 사소한 계기가 바로 인연이다. 불교에는 '인, 연, 과, 보 의 법칙'이 있다. '인연'이라는 말도, '인과'라는 말도 다 여기서 생겨났다.

인과관계라고들 하지만 원인이 있고,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인연이 작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한 톨의 보리를 땅에 뿌렸다고 하자. 이것이 인이다. 태양이 비치고, 비가 내린다. 이것이 연이다. 이 연을 통해 보리는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이것이 과이다. 이렇게 한 톨의 보리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좋은 인연이 있었으면 풍년이지만 가뭄이나 태풍처럼 나쁜 인연을 만난 해는 흉년이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역시 인연에 의한 것이다. 이 인연에도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이 있지만 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에게는 자아라고 하는 집착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고위 관료 출신이나 대기업 중역이었던 사람을 자기 회사 전무로 앉히곤 하는 경영자가 있다. 처음에는 순조롭다가도 이 전무가 내리는 결정마다 나쁜 결과를 초래하여 회사 경영에 타격을 주게 된다. 또 중요한 고객사의 소개라서 어쩔 수 없이 입사시킨 직원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하는 일마다 클레임이 걸린다. 이런 사람을 속된 말로 역귀라고 한다. "나쁜 인연이라도 내 운이 좋으면 좋은 인연으로 바꿀 수 있다"라며 자신만만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처음부터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쁜 인연은 절대로 좋은 인연이 될 수 없다. 또 좋은 인연은 나쁜 인연이 되지 않는다. 만약 주위에 나쁜 인연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다. 석가모니가 말씀하신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벗은 나쁜 인연이다. 나쁜 인연인 사람은 선업을 쌓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좋은 인연과 기회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고 조용히 기다리다 보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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