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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경영학

김영수 지음 | 원앤원북스
사기의 경영학

김영수 지음

원앤원북스 / 2009년 7월 / 332쪽 / 15,000원



제1장 전략 없는 전쟁은 필패다 : 경영전략




전략이 모든 것을 이끈다 / 소진과 장의가 주도한 천하판도

오늘날 중국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국가이자 종족은 기원전 1천46년에 건국된 주왕조였다. 기원전 770년 평왕이 수도를 지금의 서안에서 낙양으로 옮기면서 주나라 왕실의 권위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었다. 사마천도 『사기』 전체 130권 중 30권에 이르는 「세가」를 통해 춘추전국 시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춘추천국 시대는 중국 역사상 최대의 혼란기인 동시에 최고의 황금기로 기원전 770년에서 기원전 221년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까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재 유동의 시대이자 기회의 시대였다. 각국의 생사존망이 걸린 실제 상황에서 국제 외교전문 로비스트인 유세가들의 전성기였다. 7국으로 압축된 당시 국제정세를 각국의 이해관계에 입각해 철두철미하게 파악하며 약육강식으로 대변되는 살벌한 상황에 놓인 인간의 심리상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가 병행되었던 시기였다.

기원전 4세기 말에서 3세기 초 서방의 진나라로 판세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면서 1강 6약으로 진나라에 의한 천하통일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소진은 이런 시대적 배경을 안고 국제 외교무대에 등장했다. 진나라의 혜왕을 만나 진나라가 6국을 각개 격파해 최종적으로 천하를 통일한다는 '연횡'을 유세했으나 두 번 좌절되면서 6약이 1강 진나라에 맞서 독립성을 유지한 채 생존하려면 서로 연합하는 수밖에 없다는 '합종'의 전략을 내세워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로 6국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소진의 유세법은 오늘날 경영에 있어 거대 기업에 맞선 다자간 협약이나 컨소시엄 등을 체결하려 할 때 참고할 만하다. 소진의 유세는 먼저 복잡한 사물 간의 관계 속에서 나머지는 버리고 한 부분만을 강조한 다음, 이를 기초로 가설과 함의를 전제로 내세우고, 이를 정당화·합리화하기 위해 기민하게 여러 가지 심리적 자극술 등을 운용한 것이 특징이다. 합종은 1강 독주 체제를 막기 위한 전략이지만, 나머지 6국이 기본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예측불허의 변수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와해될 수 있는 심각한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장의의 연횡은 철두철미하게 합종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6국의 동맹을 와해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했고 특히 6약 중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제나라와 초나라의 동맹을 와해시키면서 4국의 동맹이 도미노 현상으로 무너지게 했다. 소진의 합종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상적인 요소가 적지 않은 데 비해, 장의의 연횡은 철저하게 현실의 이해관계만을 고려한 가운데 소진의 합종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함으로써 증폭된 공포심을 누그러뜨리고, 불안해하는 각국 군주의 심기를 달랜 다음 연횡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강조한다. 두 사람은 천하대세를 정확하게 읽었고, 그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어도 대세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각자 합종과 연횡이라는 상반된 전략을 앞세워 경쟁했다. 그러면서도 암묵적으로 서로의 전략을 인정하고 이용했으며, 나아가서는 철저하게 무너뜨림으로써 결국 통일이라는 대세를 창출했다.

경영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경쟁 기업의 경영전략을 분석하는 일은 경영의 필수가 아닌가? 이때 경영자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일은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전략을 선도적으로 만들어낼 것이냐, 아니면 경쟁 기업의 전략이 나온 다음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것으로 경제 전반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느냐다. 다만 전국 시대 유세가들이 철저하게 이해관계와 힘의 논리에 입각해 상대의 소멸을 최종 목표로 해 피도 눈물도 없는 살벌한 논리를 폈다면, 지금은 공생과 대동이라는 보다 차원 높은 가치관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상부상조의 전략이 더욱더 필요하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승부수는 치밀한 투자전략에서 나온다 / 장사꾼 여불위의 천하를 건 승부수

장사꾼의 신분으로 천하경영을 꿈꾼 여불위는 치밀한 투자전략을 통해 보잘것없던 몰락한 왕족 자초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킨 다음, 최고의 리더 자리에 앉힘으로써 천하경영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룬다. 진나라에 인질로 잡혀온 자초를 언젠가는 큰 돈이 될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자초를 둘러싼 보다 상세한 정보를 입수했는데 진나라의 다음 왕위 계승자인 태자 안국군의 총애하는 화양부인에게 아들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화양부인의 언니를 중간에 넣는 고도의 상술로 자초를 화양부인의 양자로 삼게 만든다. 화양부인을 이용해 왕위 계승자인 안국군에게 자초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게 되지만 자초를 귀국시키는 일이 현재 왕인 소양왕의 냉랭한 반응에 어려워졌다. 여불위는 이런 큰 거래는 최선을 다하는 투자뿐만 아니라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보고, 새로운 상황이 출현한 만큼 영업전략과 수단의 변화를 꾀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장사꾼의 생명은 누구에게 물건을 팔아야 할지를 정확하게 아는 감각으로 공략할 상대를 정확하게 선택해 자초 한 사람의 관심사와 문제를 공동의 관심사로 확대 심화시켜 공동의 이해관계로 엮는 수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수였다. 또한 그 사이사이 절묘하게 중개인을 개입시켜 자초의 상품 가치를 교묘하게 키우는 수단도 대단했다. 자기 상품의 함량을 높이고, 이윤 획득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는데 여불위는 놀랍게도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아끼는 첩 조희를 자초에게 넘기는 기상천외한 모험을 감행함으로써 자초의 몸집을 더 불리고, 자신이 더욱더 쉽게 조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여불위는 초나라 출신인 화양부인의 심기를 고려해 자초에게 초나라 복장을 입혀 화양부인을 만나게 했다. 고향의 복장을 하고 나타난 자초를 본 화양부인은 격한 감정을 참지 못하고 "내 아들아!"라며 소리치며 환영하게 되었는데 그 순간부터 여불위에게 자초라는 상품이 엄청난 수익을 내며 팔리는 신호였다. 기원전 251년 가을, 연로한 소양왕이 세상을 떠나고 안국군이 효문왕이 되었는데 소양왕이 상을 마치기도 전에 효문왕 역시 갑자기 세상을 뜨는 돌발상황이 터져 자초가 장양왕으로 즉위를 했다. 여불위는 승상이 되어 문신후에 봉해졌고, 낙양 땅 10만 호가 봉지로 따라왔다. 일생 최대의 투자가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여기에다가 장양왕이 3년 만에 죽고, 조희의 뱃속에 있던 여불위의 씨 영정이 13세 나이로 왕이 되는 덤을 얻었다.

장사꾼이 상술을 운용해 정치경영에 나선 것 자체부터 여불위가 보통 상인이 아니었음을 의미하는데 천하를 상대로 도박을 감행해 대성공을 거두는 전무후무한 사례를 남겼다. 그는 이 과정에서 천부적인 상인의 감각을 비롯해 안목, 수단, 그리고 지혜를 종합적으로 이용했다. 투자 대상을 고를 줄 알았고, 투자 시기도 정확하게 예측했다. 변수가 발생하면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려해 제2·제3의 투자 대상도 정확하게 골라냈다. 만약을 위한 대비책에도 소홀하지 않았으며, 위기는 과감하게 돌파했다. 이 모든 것이 철저한 준비의 결과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준비된 사람에게는 위기도 기회로 전환되어 성공을 앞당기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며, 행운도 준비된 사람만이 감지할 수 있다. 천하를 건 여불위의 도박은 이미 준비에서부터 판가름이 난 것이다.쇠퇴기에 필요한 경영전략은 따로 있다 / 난세를 이기는 삼상공 안영의 완숙한 지혜

성세의 리더십과 난세의 리더십이 다를 수밖에 없으며, 어떤 면에서는 난세에 발휘되는 리더십이 더욱 값질 수 있다. 어려울 때 그 난관과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쇠락의 대세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이 난세의 리더십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쇠퇴기에 접어든 나라를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정치가가 있는데 사마천은 "그를 위해서라면 마부가 되어 채찍 드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가 바로 기원전 6세기 제나라를 이끌었던 삼상공 안영이란 정치가다. 쇠퇴기에 접어든 제나라의 정국을 약 반세기 가까이 이끌면서 나라가 어려울 때 지도자가 어떤 모범을 보여야 되는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등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세 명의 임금을 모셨고, 확고한 원칙과 고결한 인품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아 중국 역사상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재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계에 입문한 안영은 근검절약과 청렴결백으로 대변되는 철저한 자기수양과 원칙, 지혜, 균형 잡힌 정치적 감각으로 제나라 조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으며 내정과 관련해서는 백성들에게 가능한 부담을 주지 않는 정치를 추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치욕을 당하지 않고 주권을 지키며 외교 정책을 펼쳤는데 어떤 경우든 먼저 나서서 상대방을 압도하거나 모욕을 주는 언행은 하지 않았고 늘 유머와 기지로 상대의 수와 반응을 보고, 기분 나쁘지 않게 하면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통치자에 대한 충고로는 "충성은 죽음도 거역하지 않으며, 간언은 어떤 죄를 뒤집어써도 겁내지 않는다"고 말한 것처럼 충고가 필요할 때면 결코 물러서거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았다.

안영의 정치 철학은 '위민', 즉 백성을 위하는 것으로 집약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통치자와 지도층이 불화해서는 안 된다. 특히 통치자는 늘 눈과 귀를 열고, 현상을 직시하며, 충고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도층이 근검절약과 청렴결백의 자세로 나라를 위해 충성해야 백성들의 삶도 풍요로워진다. 또한 유능한 인재를 잘 대접해 마음 놓고 자기 일을 해나갈 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 안영은 이 모든 것을 행동으로 보여줬지만, 역사상 이 평범한 원칙을 제대로 실행한 사람은 거의 없다.

제2장 사람이 모든 것이다 : 인재경영



성공과 실패로 영웅을 논하지 않는다 / 사마천의 깨어 있는 인재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원칙이자 진리에 가까운 명제는 인재가 조직은 물론 나라의 성공과 실패, 흥성과 멸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사기』 130권을 남긴 사마천은 전체의 86%에 해당하는 112편을 사람에 대한 기록에 안배할 정도로 인간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과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 "나라의 안위는 군주가 어떤 명령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고, 나라의 존망은 인재의 등용에 달려 있다"는 이 대목을 2번이나 반복해 언급했다. 또한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재가 필요한 이유에 관해서는 "집안이 어지러워지면 양처가 생각나고,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충신이 생각난다"는 말도 남겼다.

사마천은 인재란 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간 각자의 역할에 눈길을 돌렸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성공과 실패로 영웅을 논하지 않는다'는 '불이성패논영웅'이란 인재관이 탄생했고, 이로써 인재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인식하는 공정한 문이 활짝 열렸다. 인재를 얻은 자가 천하를 얻을 수 있고, 인재를 제대로 기용하는 자가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즉, 인재가 성공과 실패, 흥성과 멸망을 결정한다.

다만 이 명제는 조건이 따르는데 인재를 얻고, 그를 대접하고 격려해 조직과 나라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생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실수와 실패에 연연해 인재를 중도에 버리거나 놓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 사마천이 그 결과만 놓고 영웅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천하나 조직의 대세에 영향을 미쳤던 인물들을 높이 평가한 것은 인재에 대한 깊은 심려가 그 이면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기질이 운명을 결정한다 / 성격과 기질에서 비롯된 항우의 실패

항우는 거록 전투를 계기로 단숨에 천하의 패권을 움켜쥐었고 실질적인 최고 통치자 노릇을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부터 그의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와 결점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공적의 크고 작음에 따라 알맞은 상을 주는 논공행상과 제후들에 대한 분봉은 가장 정치적인 행위요 모든 리더들에게 가장 골치 아프고 예민한 대목이지만 정치적 두뇌가 발달하지 않은 항우는 자신의 싫고 좋음에 따라 왕국을 안배했다. 또한 수도 선정과 관련해서도 채생이란 학자가 전국을 통제하기 적합한 지리적 위치와 전략적 요충지인 함양을 건의했으나 항우는 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부귀를 고향으로 돌려주지 않는 것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것이나 같다"고 했다. 항우가 팽성을 도읍으로 정한 목적은 자기 고향 사람들에게 부귀를 뽐내기 위해서였다. 상식에서조차 벗어난 항우의 논공행상은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불거져 나왔을 때 사태를 충분히 수습할 만한 실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를 수습하지 못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거느리고 있던 인재들인 한신, 진평, 경포 등이 그의 곁을 떠나 맞수 유방에게로 달려가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항우의 패인에 대한 정밀 분석으로 그의 성격과 기질이 문제였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항우는 자신의 패배를 '하늘 탓'으로 돌렸다. 사마천은 이런 무책임한 변명을 신랄하게 질타했다. 항우의 강한 자존심과 낭만적 기질로 볼 때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또한 항우는 급하고 잔인한 기질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격으로 자기 곁에 있던 인재들마저 놓쳤고, 범증 한 사람마저 믿지 못하고 내치는 치명적 결함을 보였다. 항우의 리더십은 '신뢰 후 기용'이라는 순서에 집착해 부하를 믿고 포용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즉, 정치적 두뇌의 결여와 인재 기용의 요인이 끝내 그를 실패자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항우의 실패 원인을 보자면 유별난 집착이었는데 고향을 팽성으로 고집한 것이나 마지막 전투까지 애첩 우희를 대동한 것, 죽는 순간에도 체면을 차리려 한 것 등 이것은 단순한 집착이 아님을 보여준다. 기질은 순간적인 부분이 많아 바꾸기 어려워 기질을 발휘할 방향과 궤도를 수정하는 지혜가 필요한데, 항우에게는 이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어쩌면 그 지혜를 터득할 시간이 절대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나보다 나은 인재를 기용하라 / 인재가 있어 가능했던 유방의 역전승

유방은 진나라 말기에 난국을 수습하고 한왕조를 개국했다. 그는 농민의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농사일은 물론 변변한 밥벌이도 하지 않은 채 시정잡배들과 어울리며 술 마시고 여자나 밝히던 건달이었다. 이런 그가 기원전 209년 얼떨결에 봉기군의 수령으로 추대된 이후 불과 7년 만에 황제로 등극했다. 이 7년 중 5년은 항우와 천하의 패권을 놓고 다툰 '초한쟁패' 기간이었다. 그는 당초 2대 8의 절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끝내 항우를 물리치는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유방은 밑바닥 건달 생활에서 출발해 황제가 되기까지 7년 동안 천하 정세를 파악하고, 천하를 얻기 위해 단점들을 자신의 장점 속에다 녹이고, 나아가서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 자신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쪽으로 적극 발전시켰다. 여시종이 발을 씻기면서 삐딱하게 앉아 자신을 맞이한 오만한 유방의 모습을 본 역이기가 "그런 자세로 장자를 맞이해서야 어찌 천하를 다스리겠냐"고 나무라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옷을 여미며 사과했다. 옳고 그른 것을 지적하고 충고하면 바로 받아들일 줄 알았고 이런 성격에 참모들의 충고와 지적을 흔쾌히 수용해 잘못을 그때그때 바로잡아가면서 자신의 리더십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유방은 건달 생활을 청산하고 자신을 따르는 자들을 이끌고 진나라에 저항한 이후 줄곧 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인재들을 받아들여 자신의 조직과 세력을 강화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유방의 성공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유방의 공신들은 같은 고향 출신의 인재, 항우 밑에 있다가 귀의한 인재, 그 외의 타지역 출신의 인재의 비중이 약 30% 정도로 거의 비슷한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유방이 인재를 고루 발탁해 안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가장 중요한 점은 출신, 직업, 귀천 등을 따지지 않고 각자의 재능에 맞게 안쟈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되, 권한을 위임해 믿고 맡겼다는 사실이다. 유방은 인재의 중요성을 잘 알았을 뿐만 아니라, 인재를 어디다 어떻게 써야 하고, 또한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리더였다. 리더로서 적지 않은 단점을 가졌던 유방이었지만, 자신의 장점인 아량과 넓은 가슴을 극대화해 많은 인재들을 끌어들였는데 약 2천 200년 전의 유방에게서 21세기 성공할 수 있는 리더의 원형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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