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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MBA, 열정

서영훈, 강승욱, 김지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1. 정체성을 찾아서



12학점에 반기를 들다

"호영아, 이게 무슨 소리야?" "우리 이번 학기 12학점 이상은 신청 못한다는 이야기인가?" 수강 가능 학점에 대한 공지 이메일을 확인한 영훈이 물었다. "졸업할 때까지 54학점 채우려면 1학기에 15학점은 들어야 하는데? 계절 학기까지 들으라는 건가?" "안녕하세요. 전공 사무실이죠? 저는 MBA 1년 차 서영훈이라고 합니다. 공지를 보니 12학점만 수강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유가 있는 건가요?" "우선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공지했다시피 MBA 1학기 과목을 15학점 수강하시면 너무 힘들어서 어느 과목도 제대로 소화하시기 힘듭니다. 그동안 학생들과 교수님의 경험으로 인해 나온 결론이에요. 굳이 15학점을 원하신다면 전공 책임 교수님의 허락을 받으시면 되지만 별로 권하고 싶지 않네요."



카이스트 비즈니스 스쿨에는 학기 초 쇼핑이라는 것이 있다. 개강 이후 2주간의 수강신청 정정 기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수강 후보 과목을 다양하게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수강 과목을 확정하는 것이다. 쇼핑 기간 영훈의 첫 수업시간. 이회경 교수의 경영통계 시간이다. "반갑습니다. 이번 학기 여러분이 배울 경영통계 과목은 MBA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과목입니다. 이제 수업 시작합시다." "아니, 첫날부터 무슨 수업이야? 교수님 참 특이하시네." 수업 첫날이라 과정 소개 정도만 간단히 할 줄 알았는데 학생들의 기대는 완전히 어긋났다. 카이스트 MBA 모든 과목의 첫 시간은 간단한 강의소개로만 끝나지 않았다.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는 교수, 처음 MBA 과정을 경험하는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는 교수 등 첫 수업을 알차게 사용하는 교수가 대부분이다. 일단 개강하면 종강까지 단 한 번의 수업도 건너뛰지 않는 것이 카이스트 MBA의 전통인 것이다.



수업이 끝나자 영훈은 불만을 터뜨렸다. "첫날부터 심하지 않나? 정상 수업에다 숙제까지 내주다니." 15학점을 주장하며 제대로 공부 한번 해 보겠다던 영훈이었지만 첫날부터 모든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게요. 직장 생활하다 그만두고 학교에 와서 가뜩이나 적응 못하고 있는데." 승욱 역시 카이스트 비즈니스 스쿨의 전통이 낯설다는 듯 말했다. "이거 진짜 5과목 다 듣다가 이번 학기 우리 몸 부서지는 것 아냐?" 영훈과 호영, 승욱을 비롯한 모든 텔레콤 MBA 1년 차 학생들은 첫 학기 15학점을 신청했다. 또 대부분은 영어와 중국어까지 신청했기 때문에 모두 7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정이 무지에서 시작되었든 학습에 대한 열정에서 시작되었든 동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 앞에는 혹독한 카이스트 MBA 첫 학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논쟁의 시작

다들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놈의 마케팅 케이스는 영어 독해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승욱은 마지막 케이스에 대한 전략이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자 영어로 된 케이스를 탓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꼼꼼하고 성실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한민희 교수 앞에서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듯했다. 마케팅 수업은 MBA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산업의 경영 케이스 분석을 먼저 경험하게 해 주는 수업이다. MBA 1년 차들은 총 16주 동안 매주 하나의 케이스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한 학기 동안 각 팀은 3번의 발표를 소화해야 한다. 케이스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적어도 일주일에 2회 이상의 팀 미팅이 필수이다.

이번 학기 마지막 발표인 BMW 케이스 발표를 앞둔 팀원들은 마땅한 전략이 생각나지 않아 하늘만 쳐다볼 뿐이었다. 영훈, 승욱, 지수는 열심히 브레인스토밍을 했지만 머릿속에선 문제에 대한 초점조차 흐려지고 있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각자 입장이 너무 뚜렷하여 팀장인 영훈조차 팀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았다. 발표는 당장 이틀 후로 다가왔다.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졌고 오늘 밤 안으로 미팅이 끝나기 바랄 뿐이었다. "모르겠다. 영훈 형, 서점이라도 갔다 와 볼까? BMW에 대한 마케팅 책자가 있던 것 같은데?" "됐다. 시간도 없는데. 그 시간에 아이디어 한두 개 더 내는 것이 효율적일 듯싶다." "아, 머리 아파. 회사 다닐 때도 이렇게 안 했는데. 무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야. 그냥 다른 조랑 비슷하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승욱은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마케팅 케이스에 목숨을 거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이렇게 고생해야 나중에 기억에 오래 남지. 우리 처음 케이스 할 때를 생각해 봐. 그땐 정말 주먹구구식이었잖아.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것 자체도 방향성이 없었고 뭘 썼는지 모르게 말이야. 지금은 나름대로 분석틀도 있고 배운 것을 응용하기도 하잖아. 힘내자. 우리 조 케이스 발표인데. 알았지?" 영훈은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다시 한 번 파이팅을 외쳤다.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소위 말하는 개싸움이 시작되었다. 어떤 주장을 해도 좋으나 반드시 논리적 근거를 가져야 하고 서로 인정사정 봐주지 말고 치열하게 토론하라는 의미에서 명명한 이승규 교수만의 독특한 케이스 수업 스타일이다. "마지막으로 토론할 이슈는 아마존이 기존 수익원인 도서, 음반을 넘어서 판매 물품을 다각화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연선이가 제기한 아마존 사례는 일반 대중에게도 익숙한 사례이나 사업 확장에 대한 의사결정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지수가 입을 열었다. "오프라인에서 취급되는 모든 상품을 아마존에서 판매할 경우 대규모 인프라 구축비용과 운영의 복잡성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맞는 말씀입니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전략과의 정합성을 이루어 가는지가 될 것입니다." 승욱이가 토론의 방향성에 문제 제기를 했다. "e-business 기업의 특성상 취급 상품 확장은 당연히 선택해야 할 사항입니다." 연선이가 재차 입을 열면서 토론은 계속 진행되었다.



강의실 아랫단에 앉아 답답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이 교수가 입을 열었다.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로스쿨(Law school)을 졸업하면 법적 문제를 해결해 주고, 메디컬 스쿨(Medical school)을 졸업하면 아픈 사람 고쳐 주잖아. 그럼 비즈니스 스쿨 졸업하면 비즈니스에 대한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 주어야 할 거 아냐? 여러분, MBA는 비즈니스 문제 해결의 전문가죠? 그러려면 문제 정의부터 제대로 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거 아닌가?" 교수의 미간에 세 줄의 깊은 골이 패였다. "여러분이 수강하는 과목은 경영전략이 아니라 서비스 경영이라고. 그런데 서비스 경영 관점에서 문제를 생각해 본 사람이 하나도 없어." 교수의 한마디에 토론의 궤도가 재정비되고 서비스 경영 관점에서 토론이 이어졌지만 원론 수준을 넘어서는 구체적인 진단은 없었다. 벌써 개강 2개월이 지났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서비스 경영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여전히 모호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의가 끝난 후 이 교수가 준엄한 시선으로 학생들을 쳐다보았다. "여러분 이번 학기에 서비스 경영을 수강하고 남들이 물으면 서비스 경영에 대해 안다고 답하겠죠?"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라는 표정으로 학생들은 이 교수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대체 안다는 것이 뭐죠? 그냥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다. 수업 시간에 배운 적이 있다. 이러면 아는 것입니까? 안다는 것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여러분이 아는 지식으로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때 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함부로 안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하나를 알아도 똑바로 알고, 제대로 알아야지. 바로 그럴 때 여러분이 문제해결의 전문가로서 진정한 MBA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기 바랍니다."



이 교수가 떠난 후에도 멍하니 자리를 뜨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 교수의 문제제기는 한편으로는 겉멋만 든 MBA들에 대한 호된 질책이었고, 다른 측면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낀 부분을 한마디로 정리해 준 셈이었다. "승규 형님 지적이 맞지 않냐, 우리가 진짜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몇 가지나 될까? 전문용어 능숙하게 구사하는 데 빠져서 진지하게 생각하려는 노력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야." 강의실을 빠져나오면서 영훈이 입을 열었다. "진짜 우리한테 꼭 필요한 한 마디였어. 승규 형님 진짜 멋있는 것 같다." "그래, 나도 동감이야. 이러다 학교에 승규 형님 팬클럽 생기겠다."



2. 열정



맥킨지 수준으로 리포트하라

카이스트 MBA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과목은 김영걸 교수의 CRM(고객 관계 관리) 과목이다. 지난 학기 최우수 강의로 뽑힌 바 있는 CRM 수업의 명성으로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었다. "Welcome to the CRM class. I'm Young-gul Kim and I'm gonna give you the brief introduction about this course." 김영걸 교수 특유의 높은 톤의 목소리에는 상당한 흡입력이 있었다. "여러분은 16주 동안 총 15편의 논문과 10개의 케이스를 다룰 것입니다. 불시에 시험을 보므로 논문과 그 전 시간에 배운 내용은 세부 내용까지 숙지해야 합니다. 논문을 읽으라는 의미는 그 논문에 대해 강의할 수준으로 이해하라는 의미입니다. 비즈니스 케이스는 매 케이스마다 두 팀이 발표하되 한 팀은 컨설팅 회사 입장에서, 다른 한 팀은 고객 입장에서 논쟁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절반 정도의 케이스는 두 팀이 역할극 형식으로 발표하게 될 겁니다."



"두 팀 간의 논쟁과 역할 극 형식. 상당히 특이하네. 이걸 제대로 하려면 케이스의 세세한 내용까지 완전히 숙지해야겠는걸." 침묵하는 얼굴 표정 사이에 무언의 메시지가 공유되고 있었다. "케이스 리포트를 할 때는 케이스에서 다루는 산업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최소한 그 산업에 5년 정도 근무한 수준의 산업이해도를 가져야 하며 전문용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CRM 수업의 악명은 결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케이스 과제에 대한 품질요구 수준은 2년 차 MBA들조차 부담을 가질 수준이었다. 더불어 케이스 참여와 발표를 모두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도 부담이었다. "케이스 발표는 맥킨지 컨설턴트가 고객사의 사장 앞에서 최종 결과 보고를 하는 수준으로 발표해야 합니다. 맥킨지를 대충 골라서 언급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제가 2년간 일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수준을 잘 알고 있어요."

"여러분이 제가 원하는 수준만큼 수업에 참여하신다면 CRM에 대해서는 세상 그 어떤 사람과도 논쟁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할 것입니다. 또 하나 이번 학기 최우수 팀은 제 연구실 게시판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갑니다." 한 학기가 지나면 전문 컨설턴트와 대등한 수준에서 논쟁할 수 있다니 매력적인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그 유혹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CRM 수강을 결정짓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첫 번째 케이스 해결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각 팀 리포트에 코멘트와 채점을 했어요. 먼저 파워업 팀." 김 교수가 팀명을 호명하며 리포트를 돌려주었다. 영훈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리포트를 기다렸다. 첫 번째 케이스 해결을 위해 영훈이네는 12시간 정도를 투자할 정도로 힘을 쏟았다. 사실 김 교수의 케이스 리포트가 특별히 힘든 이유가 있다. 교수가 문제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 문제가 제시되면 그것을 중심으로 케이스를 분석하고 답을 마련하면 된다. 그러나 김 교수의 방식은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내고 답까지 만드는 시험이었다. 이런 방식의 문제점은 일단 문제를 잘못 만들면 그 뒤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난이도였다. 김 교수가 선택한 케이스들은 문제점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문제 진단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크레이지 CRM 팀." 드디어 김 교수가 영훈이네를 불렀다. 10점 만점에 7점. 생각보다 점수가 나쁘지 않았다. "이번 주 최우수 팀입니다. 사이버 컨설팅 팀 10점 만점에 7.5점." 학생들은 부러운 눈치였다. 이번 케이스 해결을 위해 팀마다 12~15시간을 투자한 것을 보면 부러워할 법도 했다. "이번에 1, 2, 3등 한 팀은 교과목 포럼에 리포트를 게시하세요. 다른 팀은 게시된 리포트를 벤치마킹하여 다음에는 좀더 진전을 보여 주세요." 케이스에 대한 코멘트를 마치고 수입을 시작했지만 학생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다. 리포트를 1등부터 꼴찌까지 역순으로 나누어 준 사실과 오직 상위 세 개 팀만 교과목 포럼에 리포트를 게시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는 사실은 많은 학생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첫 번째 케이스 과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학생들은 김 교수가 첫 시간에 한 얘기가 과장이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런 마음 한편에서는 상처 받은 자존심을 되찾고 기말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승부욕이 불타기 시작했다.



출사표를 던지다

"현대 홈쇼핑을 주제로 하는 건 어때? 현재 유통 시장에서 성장하는 산업이고 내가 홈쇼핑에서 근무했으니까 인터뷰를 하기도 쉬운데." "글쎄. 내가 생각한 기업은 STX 팬오션인데.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기업공개를 했고 지속적인 M&A로 성과를 올리는 한번 연구해 볼 만한 기업인 것 같아." 지수와 남훈은 서울대학교에서 개최하는 경영 사례 공모전 주제에 대해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 공모전은 논의해 볼 만한 이슈가 있는 기업을 선택, 이것을 케이스로 작성하여 향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MBA와 경영대학원에 출판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어느 공모전보다 주제 선택 부분이 승패의 70%를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STX 팬오션이라. 남훈 오빠가 그걸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뭔데." "요즘 경영계에서 이슈로 떠오르는 M&A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겠지. 무엇보다 이 케이스에서 당선된 작품은 해외에도 출판되는 거잖아. 그럼 외환위기 시절 어려움을 겪은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회생이 남기는 의미가 무엇인지 전달하는 것도 매력이 있지 않을까?" "남훈 오빠, 그런 M&A 과정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했는지, 내부적으로 무슨 갈등이 있는지 그런 자료를 구할 수 있어? 주제는 오빠 것이 더 나은 것 같지만 이 점이 좀 걱정이거든." "그래 좋아. STX로 하자. STX 홍보실과 연락을 한번 취해 볼게. 우리 의도를 밝히고 공개할 수 있는 자료를 부탁해 보지 뭐. 지수, 남훈은 다음 미팅 때까지 STX 관련 기사를 찾아봐. 얘들아, 이번 공모전은 정말 뭔가 될 거 같다!" 팀장인 영준이가 말했다.



MBA는 시간관리라고 했던가? 계획된 일정표를 바탕으로 세 명의 팀원은 차근차근 공모전을 준비했다. 세 명 모두 인턴과정까지 하느라 바빴지만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나갔다. 최선을 다해서 공모전을 준비했기 때문에 결과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준비과정을 통해 배움이 한 단계 성숙했지만 수상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과 발표일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지수는 수시로 홈페이지를 드나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승의 꿈이 현실이 되었다. MBA 마케팅실에서 전체 메일로 공지한 후 여기저기서 축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수는 지난 3개월의 노력이 한꺼번에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근데 지수야. 2등 역시 우리 학교다. 수철이랑, 경진이, 일민이도 공모전에 참가했더라고. 우리가 1등한 소식을 듣고 아주 이를 갈고 있던걸. 하하." 영준 또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역시 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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