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원칙의 승리
윤홍근 지음 | 중앙M&B
1.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 BBQ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장길이었다. 현지 교포가 닭고기 요리를 잘하는 레스토랑이 있다면서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하였다. "닭가슴살 요리가 예술입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예술이라는 소리를 듣는 걸까? 나는 예정된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그 레스토랑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겉보기엔 독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 손님들이 모두 닭고기를 먹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교포가 추천한 닭가슴살 요리를 주문했다. 맛이 예술이라는 명성을 듣는 요리를 먹을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맛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혀와 머리에 새겨 넣어야 한다. 천천히 씹고 또 씹고 맛과 향을 혀에 기억하고 머리에 저장했다. "향기가 독특합니다." "씹을수록 고소합니다." "목으로 넘어갈 때 전혀 퍽퍽하지 않습니다." 홍보실장이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를 조목조목 노트에 적었다. 우리는 각자 독일식 닭가슴살 요리 한 접시를 깨끗이 비웠다. 예술적인 맛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맛이었다. 귀국하자마자 나는 치킨대학 중앙연구소 박종수 소장을 불렀다. "내일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하세요. 거기에 예술적인 맛을 가진 닭가슴살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그 맛의 비법을 꼭 알아오세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 BBQ. 이것은 BBQ의 맛에 대한 도전적 선언이자 자신감이다. BBQ라는 상표 앞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이란 말을 붙인 이상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을 만들어 공급할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된 것이다. 그저 그런 치킨을 내놓는 것은 고객에 대한 범죄인 것이다. 나는 창사 이래 그 약속을 지켜왔다고 자부한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는 생닭까지 먹어 보았다. 왜? 신선한 닭의 느낌을 알기 위해서. 우리 치킨대학 중앙연구소 부소장도 수백 번 생닭 맛을 보았다. 가장 맛있는 치킨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은 그만큼 치열하다. 하나의 메뉴를 만들기 위해 6개월 동안 2천 마리 이상의 닭을 실험대상으로 조리하며,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면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20~30회의 테스트를 거친다. 모든 고객의 0.1%를 만족시켜 "정말 맛있어요!"라는 한 마디를 듣기 위해 5~6억 원을 기꺼이 지출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OK할 때까지 완벽한 맛을 찾는 것은 우리의 행복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닭고기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산 닭만으로는 공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치킨 업체들이 수입 닭고기에 의존한다. 수입 닭고기는 조각 낸 상태로 들여오는 냉동 닭이다. 냉동 닭은 맛이 30% 떨어지는 만큼 가격도 30% 떨어진다. 그러나 BBQ가 선택하는 닭은 100% 국산 닭이다. 신선도와 맛에 있어서 수입 닭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맛과 신선도는 연구원들이 생닭까지 먹어 보면서 실험할 정도로 탁월하다. BBQ의 맛은 원재료의 선택부터 완전히 다른 데서 출발하는 셈이다. 또한 BBQ는 닭을 한 마리씩 개별 포장해서 매일 냉장 상태로 배송한다. 이른바 콜드 체인 시스템(Cold chain system)이다. 다른 업체처럼 닭을 수십 마리씩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나르면 편리하고 비용도 절감된다. 그런데도 한 마리씩 개별 포장하고 냉장 상태를 고집하는 이유는 딱 하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지역 본부장들은 이렇게 하면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나는 맛에 관한 한 절대로 양보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원칙입니다. 아무리 물류비용이 많이 들어도 원칙대로 하십시오." 이 같은 물류 시스템 비용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은 가맹점이 200개가 넘어선 후였다.
내가 올리브유에 주목하게 된 것은 BBQ의 스페인 진출이 추진되던 2002년 11월쯤이었다. 올리브유가 유럽인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고 깜짝 놀란 나는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중앙연구소 소장을 불렀다. "튀김 기름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당장 프라잉 오일을 올리브유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세요." 내 말을 들은 소장의 얼굴이 하얘졌다. 식물성 기름보다 7배 이상 비싼 최상품 올리브유를 튀김 기름으로 사용하겠다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명품 치킨을 만드는 일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치킨은 180도 이상에서 튀겨야 하는데 올리브유는 160도만 되면 바로 타버리는 것이다. 몇 달에 걸친 실험 끝에 특수 장치를 개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올리브유 사용 가능성이 확인되자 2004년 2월 스페인 현지로 연구진이 날아갔다. 스페인산 올리브유로 치킨을 만들어 현지 고객의 반응을 테스트하기로 한 것이다. "와우, KFC보다 훨씬 맛있어요." 테스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음 문제는 어떤 올리브유를 사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최상급 엑스트라 버진을 주장했다. "안됩니다. 회장님 한 해에 추가부담 6백억 원이 발생합니다. 소비자들은 이 가격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엑스트라 버진으로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강적이 등장했다. 소비자 테스트에서 맛이 없다는 반응이 쏟아진 것이다. 비상이 걸린 개발팀은 20여 가지 성분을 혼합해서 천연양념과 파우더를 개발한 끝에 이전보다 더 고소한 맛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눈을 가리고 하는 관능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고객이 올리브유로 튀긴 치킨에 손을 들었다. 3년에 걸쳐 20억 원의 개발비와 2만 명의 고객을 상대로 테스트를 거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 BBQ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날다2006년 5월 BBQ는 일본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였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맥도날드나 KFC 등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해외 진출할 때 채택하는 방식이다. 본사는 제휴 대상자에게 브랜드 사업권과 사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실제 투자와 운영은 제휴 대상자가 책임지고 하는 것이다. 일본과의 계약조건은 이니셜 피(Fee) 1백만 달러 외에 BBQ 매장이 들어설 때마다 점포당 5천 달러를 받고 총 매출의 3.5%를 러닝 로열티로 받는 내용이다. 이 계약의 의미는 각별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외식산업의 최대 격전지인 일본에서 BBQ 치킨이란 브랜드로 외화를 벌어들이게 된 것이다. 2020년까지 전 세계 5만 개 가맹점을 개설해서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이 되겠다는 나의 꿈은 이렇게 큰 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계약식에서 일본의 투자 파트너(렉스)는 이렇게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브랜드를 떠나 그 맛에 놀라 투자를 결심했습니다. 또한 BBQ의 탁월한 기업가 정신과 고객제일주의 정신, 그리고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프랜차이즈 기본 정신이 워낙 철저해서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렉스사는 2006년 말까지 도쿄 시내에 10개의 가맹점 개설에 나서고 2020년까지 가맹점 4천 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국민 3만 명당 한 개 꼴로 지금의 맥도날드 점포수와 비슷하다.
일본과의 계약 이후 2006년 6월 미국 기업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과의 계약조건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의 기본조건을 토대로 점포 한 개 개설할 때마다 5천 달러, 러닝 로열티 3.5%의 조건이었다. 미국 파트너가 구상한 집중 공략 대상은 대학이었다. 대학이 틈새시장으로 분석된 이유는 저녁에 기숙사에 있으면서 피자 외에는 마땅한 먹을 것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BBQ 치킨을 판매하면 폭발적인 호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그들의 입맛을 길들이면 사회에 나가서도 여전히 BBQ의 팬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또한 미국의 대학은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유학을 와서 공부하는 곳이다. 따라서 BBQ의 맛을 기억하는 이들은 전 세계 각국으로 뻗어나가 있을 가맹점을 찾게 될 잠재고객인 셈이다. BBQ 치킨 맛을 세계로 확산하는 데 미국의 대학은 최고의 전략 요충지가 될 것이다.
나는 미국과 일본 진출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무형의 지식상품 수출 시대를 열었다고 자부한다. 음식문화의 연합체이자 무형의 지식산업인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은 21세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는 덩치 큰 기존 프랜차이즈 기업들과 달리 몸집을 가볍게 해서 고객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는 징기스칸식 경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맥도날드나 KFC처럼 200~300평 규모로 시작한다면 개설이나 운영이 어려울 뿐 아니라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철수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BBQ는 20~30평 정도의 매장이면 어디든지 낼 수 있다. 그야말로 나비처럼 가뿐하게 날아서 벌처럼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토종 브랜드 BBQ는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아이콘인 맥도널드를 꺾고 세계 프랜차이즈 1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것이 실현 가능한 이유는 BBQ의 맛과 자신감에 있다. 맥도날드는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BBQ는 재료나 배송 등 모든 것에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우리가 세운 원칙과 첫 마음을 지켜 나간다면 세계 고객들은 이를 알아볼 것이다.
내 비전과 목표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인 맥도날드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전략도 맥도날드의 완벽한 벤치마킹에 두었고, BBQ 치킨대학도 맥도날드의 햄버거 대학을 벤치마킹한 결과이다. 이제는 모방단계를 넘어 프랜차이즈의 신화적 존재인 맥도날드의 기록을 하나씩 깨뜨리고 있다. 200개의 가맹점을 내는 데 걸린 시간? 맥도날드 5년, BBQ 1년. 가맹점 1천개 돌파 시간? 맥도날드 14년 BBQ 4년. 세계시장에 진출하기까지 걸린 시간? 맥도날드 15년, BBQ 7년. 맥도날드는 창업 22년 만에 햄버거 대학을 세웠지만 BBQ는 창업 5년 만에 치킨대학을 설립했다. BBQ는 매 순간 맥도날드를 철저히 분석하고 벤치마킹 하면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진리를 잊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우리에게 최근접 국가이며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패권을 다투는 21세기 기회의 땅이다. 게다가 중국은 맛의 천국이다. 중국인의 입맛을 잡는 것은 곧 세계인의 입맛을 잡는 것이다. 이것이 BBQ가 해외진출의 첫 번째 국가로 중국을 택한 이유이다. 2001년 중국 내 KFC 합작회사인 화도그룹과 계약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면서 중국진출이 순조로워 보였다. 그런데 한국에서 BBQ의 절대 우위를 알고 있는 미국 KFC 본사가 압력을 가해 오면서 화도그룹과의 계약은 백지로 돌아갔다. 좌절을 겪은 우리는 중국의 가장 큰 민영기업인 둥팡시왕 그룹을 접촉했다. 중국으로 날아가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나서 한 달 뒤에 둥팡시왕 그룹의 류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BBQ 가맹점을 직접 방문하여 조리과정을 살피고 제품을 일일이 맛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치킨은 처음 먹어 봅니다. 적은 투자비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생계형 투자라는 것이 서민을 위하는 우리의 기업정신과 잘 맞는군요."
류 회장의 한국 방문 두 달 후, 한국의 제너시스와 중국의 둥팡시왕 그룹이 각각 250만 달러를 투자하여 상하이에 합작회사를 설립하였다. 중국 내 BBQ 브랜드는 비비커로 결정되었다. 드디어 중국 대륙을 날기 위한 BBQ의 날개짓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언론은 "류융싱 맥도날드에 도전한다"라는 제목으로 우리의 합작회사 설립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합작회사 설립의 진정한 의미는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이 최초로 중국에서 로열티를 받아 가며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는데 있다. 나는 기자회견에서 당당히 선언했다. "10년 내에 중국 전역에 1만 개의 매장을 개설하겠다. 미국 KFC가 주도하는 중국의 닭고기 패스트푸드 시장에 BBQ는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다."
스페인과 BBQ의 인연은 특별하게 시작되었다.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나는 스페인에서 우편물을 한 통 받았다. 발신인은 스페인 현지 한국인 사업가 문재근. 봉투 안에는 BBQ 스페인 사업계획서라는 제목의 서류가 들어 있었다. 그의 사업계획은 설득력이 있었다. 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되는 스페인어 사용 인구는 3억 명에 달한다. 또한 관광대국 스페인에는 유럽인을 중심으로 매년 6천만 명이 다녀간다. 따라서 스페인에서 성공하면 유럽과 남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우리는 꼼꼼한 시장조사를 거쳐 2004년 6월 마침내 자본금 200만 유로 규모의 BBQ 현지 법인을 스페인에 설립하였다. 그리고 현지인 5천 명을 대상으로 테스트 마케팅을 전개했다. 스페인 사람의 입맛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까지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2005년 6월 7일 마침내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번화가와 주택가에 BBQ 직영점 두 곳을 동시에 열었다. 매장에 들른 현지인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맛을 보고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최고의 맛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역발상의 경영철학: 위기는 기회다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을 만들어 세계 시장 진출을 시작한 나 역시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창립 11주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잊지 못할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그 위기를 발판으로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위기 때마다 높이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은 거꾸로 생각하기, 즉 역발상의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97년 중반 IMF 경제위기라는 초대형 경제 태풍이 전국을 초토화시켰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사료 값이 치솟았고 닭고기 값과 튀김기름 값이 오르면서 치킨 업계는 엄청난 원가 부담을 받고 있었다. 비용 부담이 커지고 매출이 떨어지자 가맹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위기돌파를 위해 환율 인상에 따른 원가 인상분 30%를 3자(BBQ 본사, 가맹점, 치킨 공급 업체)가 10%씩 분담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고통을 나눈 결과 우리는 반 년 이상 가격 인상 없이 버티어 나갈 수 있었다. 또 매달 매출 부진 점포를 10개 점 씩 선정해 100만 원씩 지원해 주었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경영이념을 입증한 것이다. 가맹점과의 관계가 해결된 후 나는 TV 광고를 계획했다. 다른 기업들은 IMF라고 광고를 줄이는 판인데 TV 광고를 하겠다고 하자 임원들이 하나 같이 반대의견을 내 놓았다. 하지만 내 의견은 달랐다. "비용 대비 효과를 보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TV 광고를 통한 공격 전략은 성공이었다. 경쟁 업체들을 따돌리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것이다. IMF 외환위기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 실직자와 퇴직자들이 BBQ 사업을 높이 평가하고 선택한 결과 가맹점이 대폭 늘었고, 이에 따라 본사의 매출과 수익도 더불어 올라갔다. 그리고 본사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TV 광고를 더욱 늘릴 수 있었다.
두 번째 위기는 1998년 일요일에 발생했다. 태풍이 몰려와서 BBQ에 닭을 공급하는 동두천 마니커 도계장을 덮친 것이었다. 피해가 심각해서 닭고기 생산은 한 달 후에나 가능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보고가 들어왔다. 한 달간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야 할 전국의 가맹점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침수로 인해 도로가 통제된 상황에서 현장에 도착하니 생명의 위협을 느낀 마니커 직원들은 모두 철수하고 우리 BBQ 직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양수기로 물을 퍼내고 있었다. 피해는 심각했다. 보관 중이던 가공 닭 수만 마리가 흙범벅이 되어 있었다. 밤새 복구 작업을 하고 나서 우리는 모두 상한 닭고기를 폐기 처분하는 일에 매달렸다. 5일 동안 상한 닭 냄새를 맡으면서 악취와 더위 속에 일하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