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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 성과주의 리포트

조 시게유키 지음 | 들녘
후지쯔의 신화가 무너지다



성과주의(performance-based pay system)란 무엇인가? 이 제도의 도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러한 기본적인 숙고도 없이 일본에서 성과주의가 시작되었다. 후지쯔가 이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1993년은 거품 경제의 붕괴로 인한 후유증이 전혀 가시지 않을 때였고, 일본식 경영의 부정적 측면들이 한층 강조되던 시기였다. 후지쯔는 1992년 처음으로 경영 적자를 기록했다. 이것을 우려한 경영진은 해마다 규모가 축소되어가는 컴퓨터와 그 주변환경의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실리콘 밸리에 사찰단을 파견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일본인 기술자보다 더 맹렬하게 일하는 엔지니어들과 그들의 높은 노동 의욕을 지탱하는 성과급이라는 시스템을 보았다. 업적 악화에 고뇌하던 경영진은 이것을 미국형 시스템이라고 오해하였고, 일본형 시스템에서 미국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믿어버렸다.



후지쯔의 성과주의는 1993년, 우선 관리직의 연봉제에서 시작되어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견 사원 이상까지 확대되었고, 이듬해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그것은 기존의 일본 기업의 직원 평가제도와는 다른 '목표관리'라는 객관적인 지표에 의한 디지털 평가였다. 그래서 급여는 경우에 따라서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었다. 나이나 서열보다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참신한 발상이었다. 이 시스템이 다른 기업에게 준 충격은 대단했다. 후지쯔는 성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되자 경력자 채용 비율을 높였고, 지금도 그 비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일본에서 채용 대상이라고 하면 대학 신규 졸업자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경력자 채용이라는 거대한 인재 시장이 형성되어 전직이 많아졌다. 이제 더 이상 '일단 회사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평생 근무하고, 나이와 함께 급여도 올라가는' 사회가 아니다.



내가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후지쯔에 입사했을 때 이미 성과주의가 실험적으로 실시되고 있었고, 회사는 그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후지쯔에서는 일하면 일한 만큼 보답을 받습니다", "후지쯔는 당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회사입니다."라는 문구는 회사 설명회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후지쯔에 들어가면 지금까지의 일본 기업과는 다르게 '실력으로 미래를 펼쳐나갈 수 있다'고 믿고 후지쯔에 입사했다. 후지쯔의 성과주의는 일본에서 성과주의형 인사제도의 대표적인 스타일로 정착해버렸다. 현재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의 70퍼센트가 어떠한 형태로든 목표관리형 평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이 제도의 일반적인 개념을 다음의 세 가지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① '부문별로 목표를 작성하고 개인별로 할당'이라는 것은 현재 많은 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는 목표관리제도다. 즉, 반기(半期) 별로 목표를 설정하고 기말에 평가하는 것이다. 당연히 목표는 각 평가 대상자들 간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같은 높이로 설정해야 하며, 설정할 때는 자신의 평가자인 상사와 면접을 실시해야 한다. 또 그 목표는 부서가 담당하는 업무와 맞아야 하며, 일정한 난이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 의무다. 평가가 낮더라도 목표관리제도에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명확하게 나온다.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더 열심히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가 명시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떻게 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면 창가에 앉아 꾸벅꾸벅 졸던 직원도 분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공평하고 효과적인 제도는 아마 없을 것이다.



노동의 대가로 보수가 있다면 그 보수는 성과에 상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성과주의는 보수의 차이를 낳는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어떻게 해서 생기는 것일까? 이것이 ②의 '평가 결과를 상여금 및 승급 금액에 반영한다'이다. 성과주의라는 신제도를 도입한 후 후지쯔에서는 최대 열 배에 가까운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연간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면 연 수입은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른다. 이는 안정적인 생활에 익숙한 직원들에게 상대에 대한 경쟁심을 불타오르게 할 수 있고, 성과에 대한 욕심을 자극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회사의 업적은 자연히 상승하게 된다. 이 차이는 입사 3년째부터 커지기 시작하므로 예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일찍부터 경쟁 체제가 마련되는 것이다.



성과주의는 이제까지의 업무 형태도 변화시켰다. 샐러리맨이라면 당연한 9시에서 5시까지의 근무는 이제 옛이야기가 돼버렸다. 바로 ③의 '재량노동제 도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재량노동제라는 것은 '노동 시간'에 대한 대가에서 '성과'에 대한 대가로 발상을 전환한 결과 탄생한 신제도다. 재량노동제에는 시간외근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출퇴근 시간도 고정돼 있지 않으며, 탄력 근무제처럼 월 최저 필요 노동 시간도 설정하지 않는다. 이런 근무 형태에서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오직 목표를 달성하는 것, 즉 성과다. 재량노동제의 장점은 근무 형태의 자유로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재량노동제 종사자에게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통상적인 기본 상여금에 성과에 따른 상여금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일반 근무자와 비교하면 수십 만 엔에서 100만 엔까지 차이가 났다.

"회사를 실제로 이끌어가는 건 전 직원의 단 10퍼센트"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우수한 10퍼센트(슈퍼 퍼포머)에게 극진한 대접을 해주면 누구나 그 10퍼센트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전체적인 퍼포먼스는 자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 후지쯔의 성과주의가 널리 알려지자 일본 기업 전체에 적지 않는 파장이 퍼져가기 시작했다. 직원의 입장이든 경영자의 입장이든 대기업 인사제도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이 변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리쿠르트와 같이 예전부터 종신고용에 구애받지 않는 대기업이 있었고, 벤처 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연봉제나 스톡옵션 등 성과형 보수제도를 실행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고도 성장기를 이끌어온 대기업에서는 이런 개혁이 미진한 상태였다. 그래서 후지쯔의 성과주의 도입은 일본 사회의 변화와 전통적인 가치관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자 후지쯔의 성장 속도는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시속 150킬로미터로 가던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 같았다. 높은 의욕으로 가득 차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야 할 직원들이 오히려 예전보다 못한 성과에 머물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사심이 넘치던 직원들이 각종 잡지나 인터넷에서 회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직원들의 이직률 증가였다. 슈퍼 퍼포머를 목표로 일을 해야 할 우수한 인재일수록 회사를 떠나는 일이 잦아졌다. 후지쯔는 해마다 100명 단위로 타사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반면, 그 이상의 후지쯔 토박이들이 전직했다.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을까?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성과주의가 문제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성과주의 자체가 나쁘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후지쯔의 성과주의는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직원들, 의욕을 상실하다



후지쯔의 성과주의(통칭 신인사제도)는 1998년부터 제도상의 결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반년마다 직속 상사인 과장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의 목표 달성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된다. 목표를 달성했으면 당연히 'A', 그 이상이면 'SA'가 된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흐름이지만, 그 후에 '평가위원회'라는 회의가 열린다. 그런데 놀랍게도 SA에서 E까지의 각 평가는 사전에 인사부가 결정한 분포 비율에 따라 할당돼 있었다. 이것은 목표관리제도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었다. 만약 직원 모두가 각자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도 결국은 다른 부원들과의 '상대평가'로 순위가 매겨졌다. 미리 정해진 틀을 넘어서면 SA에서 A로, A에서 B로, 평가 점수가 떨어져 버렸다. 당연히 하향 조정된 직원들은 이 결과를 납득할 수 없었다.



"이 점은 좋았지만 이 점이 모자란다", "이 개선책은 이 방법이 더 낫지 않겠는가" 등의 피드백이 가능해야 목표관리의 절차가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래야 평가에 불만이 있어도 자신에게 돌아온 의견서를 보면서 납득할 수 있는 것이다. 본래 목표 설정이나 평가는 모두 평가자와 직원의 면담을 통해 서로 확인한 후 실시돼야 하는데 얼굴조차 모르는 부장들이 평가를 내리니 누가 봐도 합리적인 제도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젊은 직원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처음부터 나는 패자입니다. 목표를 향해 아무리 노력해도, 피드백 받은 나의 부족한 점을 개선한다 해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돈벌이가 안 되는 발판 부서에 있는 직원들은 결국 뭘 해도 안 되는 거죠. 동료들은 열심히 해도 아무 보상도 받을 수 없는 현실에 지쳐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변화가 심한 IT 업계에서 6개월 후의 계획을 세우고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사 처음에 완벽한 목표를 세웠다고 해도 그것이 6개월 후에도 유효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업계의 동향, 라이벌 기업의 움직임, 또 시장의 상황에 따라 목표는 변한다. 처음부터 확정된 목표를 세워버리면 이 움직임에 대응할 수 없다. 목표라는 것은 세우기 전과 후에 반드시 '차이'가 발생하는 법이다. "이제 아무도 이 차이를 메우려 하지 않아. 당연히 품질 체크도 소홀해졌지. 정말이지 성과주의에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어." 어느 중견사원은 이렇게 말을 끝냈다. 전기 제조업체의 기반은 기술자의 질과 의식이다. 특히 기술자는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때, 항상 높은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이것을 잃으면 기술자는 단순 오퍼레이터로 전락한다.



후지쯔 직원들에게 평판이 안 좋았던 것 중에는 재량노동제도 있다. 원래 이 제도는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 반면, 시간급을 기본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외근무수당이라는 것이 없다. 불경기 때 기업들은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애쓴다. 후지쯔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이 제도를 운용하는 방법이 너무 노골적이었다. 후지쯔의 인사부에서 말하는 절도 있는 운용이란 '정시 출근, 정시 퇴근, 초과근무 금지'였다. 이것은 재량노동제의 목적인 '담당 업무에 맞춘 근무 형태의 자유로운 운용'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회사는 "재량노동제 적용자는, 시간외근무수당은 받을 수 없지만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재량노동제는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라고 설명하며 조합에 실질적인 임금 삭감을 승인받았다. 그러면서 '아침에 정시 출근, 시간외근무'를 암암리에 강요했으니 조직적인 사기라고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다.



회사 내부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한 곳은 인사부였다. 그들이 매달 작성하는 통계에 젊은 직원의 높은 이직률과 20퍼센트에 가까운 인건비 상승이 기록되었다. 처음에는 단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2년이 지나자 그 숫자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났다. 인건비 증가만이라면 눈을 감아버리면 된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가 남아 있었다. 아래 직원에 대한 상사의 불만 그리고 상사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직장이 전쟁터가 돼버린 것이다. 관리직에는 이미 연봉제가 도입돼 시간외 근무수당이 없었다. 그러니 관리자 입장에서는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재량노동제를 선택하지 않은 직원들을 일이나 질질 끌며 시간외근무수당만 벌려고 하는 사람들로 볼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재량노동제를 선택한 직원들은 회사와 자신을 위해 '멸사봉공'하는 사람들이었다. 재량노동제를 선택하지 않은 직원들은 최고 평가인 SA를 거의 받을 수 없었다.

불평분자들이 증가하자 회사는 당연한 것처럼 '평가의 할당'을 폐지했다.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꾼 것이다. 이것은 성과주의를 도입한 이후 인사부에서 취한 몇 안 되는 개선책이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자 인사부의 이 무의미한 개선책은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드러냈다. 첫 번째는, 각 사업부별로 격차가 넓어져 직원들의 사기가 현저히 떨어졌다. 본부장의 의향에 의해 평가가 실시되자 사업부 별로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즉,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서와 그렇지 않은 부서의 차이에 따라 처음부터 평가의 우열이 결정돼버렸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발생한 두 번째 부작용은 평가 자체의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그래서 발판 부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A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성과주의는 후지쯔를 좀먹었다. 아니, 후지쯔 직원들의 마음을 좀먹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왜 성과주의는 직원들의 의욕을 높이지 못했을까? 후지쯔의 신인사제도는 처음부터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었다. 사람이 일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기업 내로 한정하여 어떻게 '의욕=동기 부여'가 되는지를 생각하면, 그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강등에 대한 공포'와 '승진에 대한 기대'. 후지쯔 성과주의의 결함을 들자면 끝도 없겠지만 무엇보다 최대 결함은 '강등제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성과급이라는 포상[賞]만 있고 강등[罰]이 없으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만약 인간의 본질이 '선'이 아니라 '악'이라면 틀림없이 게을러질 것이다. 이미 출세를 포기했지만 그런대로 상당한 직위에 오른 직원들, 3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이 사람들은 무리해서 높은 평가를 받으려고도, 강등을 인정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 불안 요소가 해결되자, 그들은 다시 안일한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일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린 것은 중년층 이상의 직원들만이 아니었다. 실은 성과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아야 할 젊은층까지 의욕을 상실해버렸다. 성과주의는 젊은 직원들에게 승급이나 승진은 물론, 어학이나 자격 연수까지 상당히 높은 목표를 요구했다. 그런데 자신들의 능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아무런 장애도 넘지 않은 상사들이라는 모순에 부딪혔다. 예전의 연공서열 시스템에서 현재의 직위에까지 오른 상사들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젊은 직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거기다가 강등제도가 폐지되면서 그들보다 회사 공헌도가 낮은 선배들의 위치는 더 확고해졌다. 그들은 일상적인 업무만 수행하며 자기 몸보신 외에는 관심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현실이 젊은 세대들의 이직을 자극했다. 여기서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그리고 후지쯔와 같은 성과주의를 적용하고 있는 대기업의 샐러리맨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당신 회사의 상황이 후지쯔와 다릅니까?"

문화가 다르면 방법도 달라야 한다



파벌사회라는 말이 우리 회사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후지쯔의 사례를 들어보면 마음을 깊이 찌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후지쯔라고 하면 대부분이 '자유롭고 선진적인 회사'를 연상한다. 그러나 그건 정말 오해다. 실제로는 철저히 연공서열적이며 보수적인 파벌 조직이다. 그것도 다른 대기업에 비해 훨씬 심하다. 나도 어느새 회사 분위기에 물들어 별로 의식하지 못했지만 다른 기업의 인사 담당자나 경력 채용자들과 얘기를 해보면 후지쯔의 놀라운 구식 풍토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어쨌든 후지쯔의 전통적인 파벌이 성과주의를 붕괴시킨 것만은 틀림없다. 물론 성과주의 자체에도 결함이 있었지만, 후지쯔에 파벌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비참한 일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파벌사회라는 것은 '닫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개방을 전제로 하는 성과주의와는 공존할 수 없다.



후지쯔라는 파벌사회에는 봉건제도가 농후하게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우수한 후지쯔 직원은 대부분 매년 봄에 주어지는 연차휴가를 소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연차휴가는 회사가 호의로 준 것이다", "병가 등의 이유가 아니면 절대 쓰지 마라" 등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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