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교양을 읽는다
박기찬ㆍ이윤철ㆍ이동현 지음 | 더난출판
프롤로그경영(management) 현상 자체는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할 정도로 오래된 것이지만 연구 대상으로서 경영을 논하기 시작한 것은 한 세기가 채 되지 않는다. 경영학은 인간과 조직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되었으며, 과거 경제학자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인간의 욕구와 모티베이션, 사회학자들이 놓친 집단 내의 비공식적 인간관계의 중요성, 그리고 문화인류학자들이 간과한 경영 현상의 일반성과 특유성을 밝혀내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조직을 위한 실천 학문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기업조직을 대상으로 발전해온 경영학은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짐으로써, 존재하는 모든 시스템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 사회에 대해서도 경영을 문제의 대상이자 가장 중요한 해결방안으로 간주하는 종합과학으로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세기의 산물인 경영학과 21세기에도 역시 산업사회의 주역을 담당하고 있는 경영자의 역할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람과 조직을 경영하고 다루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에 있는 연구자나 학생, 아니면 기업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경영자와 종업원을 불문하고 경영의 고전을 단 한 권이라도 정독하면서 저자의 철학과 논지를 음미해본 적이 있는 사람을 찾기란 사실 쉽지 않다. 변화의 시대와 혼돈의 시대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에는 바로 고전에 해결책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아이디어다."라는 필립 코틀러의 말처럼 어려움에 직면한 경영자일수록 고전에서 더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부 경영의 시대를 열다 1910~1960년대
과학적 관리법 | 프레더릭 테일러
The Principle of Scientific Management, Taylor, 1911『과학적 관리법 The Principle of Scientific Management』은 프레더릭 테일러가 스스로 결론 내린 바와 같이 결코 완전히 새로운 사실을 담은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나 사용되지 않았던 요소들을 분석하고 분류해, 새로운 법칙과 규칙을 만들어가면서 정립한 체계적인 과업관리의 과학을 담은 책이다. 과업관리의 과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와 노동자들의 역할 분담과 협력이 요구되며, 이를 통해 과학적 관리법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하루의 공정한 작업량을 과학적으로 정하고, 태업soldiering을 방지함으로써 고능률과 고임금을 동시에 보장하자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테일러는 아주 사소한 일이라 해도 주먹구구식 관행을 버리고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면 노사 양자에게 큰 이득이 돌아온다는 자신의 주장을 동작 연구 및 시간 연구의 결과를 통해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직종별로 수백 가지의 작업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나 수단은 결국 한 가지밖에 없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교육을 잘 받지 못했거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과학적 관리법을 숙지하고 있는 상급자로부터 지원과 지도를 받으면서 최선의 한 가지 작업방법을 찾아야 한다. 관리자와 노동자 간에 역할 분담이 분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논지는 바로 관리자에게는 과학적 관리법을 발전시키고 숙지해야 할 책임이, 그리고 노동자에게는 상사의 지도와 친절한 지원을 받아들여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테일러는 과업관리의 본질을 이와 같은 상사의 부하에 대한 지도와 부하의 상사에 대한 의존에 두고, 이를 관리자와 노동자 간에 친밀한 협력관계를 구축시키는 과학적 관리방식으로 보았다.
관리자에 의해 세밀한 학습과 지도를 받도록 하는 과학적 관리법은 흔히 "이러한 시설과 방법으로 우리를 마치 기계처럼 움직이는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스스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일하려 하면 반드시 누군가가 간섭하거나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해버린다."라는 불만에 부딪히게 된다. 테일러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외과의사가 선배들이 지금까지 해온 방식만 답습해 전문의가 되기보다는 과학적으로 표준화된 방법부터 배우면 훨씬 빨리 역량 있는 전문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즉, 과학적 관리법이라는 지식을 가르쳐주는 학교와 선생님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과학의 도움과 선생님의 지식 전수에 의해 학생(종업원)들이 상당한 지식을 갖추게 되면 보다 흥미롭고, 협력적이며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 관리법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주먹구구식 관리방식을 탈피하고자 작업방식의 표준화와 단순화, 그리고 숙련과 학습에 의한 전문화를 강조한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육체적 근로자가 대부분이었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 노동시장의 특성이었던 건장한 노동자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생겨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갈수록 세계적으로 경쟁격화 및 전문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테일러리즘으로 불리기도 하는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막스 베버의 관료제 방식이 그러하듯이 기업조직과 경영활동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하나의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기유발과 개인의 성격 | 아브라함 매슬로
Motivation and Personality, Maslow, 1954 인간의 본성을 규명하려는 심리학의 새로운 영역으로 매슬로는 인간이 고차원의 욕구를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인본주의적 세계관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바로 모든 학문 분야에서 인간의 직업과 인간이 형성하고 있는 사회제도를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직성과 순진성, 그리고 낙천성이 강한 사람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는 점과, 약탈과 절망, 그리고 더 강력한 보복이 이뤄지는 하급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사회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매슬로가 주장한 인간의 욕구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생리적 욕구. 인간의 욕구 중 가장 강한 욕구로서 유기체가 생리적 욕구의 지배를 받게 되면 다른 모든 욕구는 존재하지 않거나 뒤로 밀려나게 된다. 둘째, 안전 욕구.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 안전에 대한 욕구가 새롭게 생겨나게 된다. 건강한 사회에서 고용안정이나 예금 및 사회보장이 강화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셋째, 소속 및 애정 욕구.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가 만족되면 애정과 호의 및 소속감이 나타나며 친구나 애인, 아내와 자식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넷째, 자기존중의 욕구. 자기존중이 부족할 경우에는 열등감, 나약함,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다섯째, 자아실현의 욕구. 위와 같은 욕구가 모두 충족되더라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을 하지 않으면 불만과 불안이 새롭게 나타나게 된다. 궁극적으로 개인의 평화를 구하기 위해서 인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며 자신의 본성에 진실하도록 해야 한다.
[매슬로의 욕구단계] 그림
동기유발이론은 욕구의 좌절, 갈등 및 위협의 성질뿐만 아니라 정신병적 현상의 원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 욕구의 좌절은 단순히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결핍 현상과 아예 개인의 인생 목표나 자아실현이 위협받음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의 두 가지로 구분되어야 한다.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보채는 아이의 요구를 엄마가 거절할 경우, 그 아이는 단순히 아이스크림을 못 먹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능적 가치 외에 심리적 가치의 매개체로서 아이스크림의 상실을 엄마의 사랑을 상실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특히 정신건강이 취약한 아이일수록 쉽게 위협을 느끼게 된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아동을 원죄와 증오를 지닌 작은 악마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아동의 적대심은 본능이라기보다는 애정 결핍이나 위협 받는 생활에서 나오는 반동적, 도구적, 방어적 자세라고 봐야 한다. 어린아이가 새로 태어난 동생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엄마가 동시에 두 아이를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그 아이의 난폭한 행동은 동생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매슬로는 주변 동료와 학생 3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젊은층에게서 자아실현의 욕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러한 실험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자아실현가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즉, 자아실현자들은 추상적인 것, 중요하다고 인정된 것, 참신하고 의미 깊은 것을 남들보다 쉽게 구별해내며, 판에 박힌 삶보다는 진정한 자연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로서 문화적 집단의 이론과 신념에 의지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인지하는 '순진한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욕구야말로 인간이 지향해야 할 가장 바람직한 충동이라는 점을 강조한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은 다소 비현실적인 주장이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배려와 상위욕구를 중시하는 그의 인본주의적 접근방법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에 대한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는 다섯 가지 욕구가 구분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한 가지 이상의 욕구가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둘째는 생리적 욕구 이상의 상위욕구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또한 하위욕구가 만족되어야 상위욕구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 등이 오히려 오늘날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은 인본주의 심리학에 기반해 다소 규범적으로 인간의 동기를 유발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며 총체적 개인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의 욕구와 동기 및 충동성을 파헤친 점은 매우 가치가 있다.
경영의 실제 | 피터 드러커
The Practice of Management, Drucker, 1954 1954년에 출간된 『경영의 실제 The practice of Management』는 기업과 경영에 대한 드러커의 위대한 저작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첫째는 사업관리에 관한 것이다. 그는 이 주제를 통해 경영자에게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이어야만 하는가?"라는 가장 기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드러커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둘째는 경영자 관리에 관한 것이다. 특히 드러커는 이 책에서 목표에 의한 경영이라는 개념을 소개했고, 이를 통해 경영자가 담당해야 할 임무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셋째는 근로자의 관리에 대한 것이다. 인적자원 관리의 목표는 각 개인이 갖고 있는 특유의 강점을 생산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만일 어떤 근로자가 업무 수행에 필요한 강점을 갖추고 있다면 나머지 다른 능력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현대 기업의 모습은 20세기 초에 정립된 후로 오랜 기간 동안 끊임없이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대기업의 경우 기업 내부의 구성원조차도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자들에게 "기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드러커는 기업의 목적이 기업 외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사회의 한 기관이므로 기업의 목적은 사회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기업 목적에 관한 타당한 정의는 오직 단 하나,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 기업이 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활동이 정리된다. 하나는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발견하는 마케팅이며, 다른 하나는 고객들이 깨닫지 못하는 욕구를 찾아내는 혁신이다.
마케팅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발견하는 활동이다. 판매와 마케팅은 동의어가 아니며 서로 보완적이지도 않다. 따라서 이상적인 마케팅이란 판매활동을 필요없도록 만든다. 진정한 마케팅은 "우리가 팔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이 구입하려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할 것을 요구한다. 반면에 혁신은 고객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활동이다. 즉,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경제적 만족을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혁신의 결과는 새롭고도 남다른 제품, 새로운 용도 또는 새로운 욕구의 발견일 수도 있다. 그리고 기존제품이나 서비스일지라도 새로운 용도를 찾아낸다면 이 역시 혁신이다. 사실 혁신은 기술적인 개념이 아니라 경제적인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기업활동이란 마케팅과 혁신을 통해 고객과 시장을 창조하는 일이다.
경영자들은 기업 목표달성을 위해 자신에게 기대되는 성과가 무엇인지 알고 또 이해해야 한다. 기업 전체의 목표달성에 필요한 이러한 요구들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경영자들이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경영자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지도 모른다. 경영자가 자신의 성과를 스스로 관리하는 데 있어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자신이 창출한 성과와 결과를 스스로의 목표와 비교해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요 영역을 평가하기 위한 공동의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평가 기준은 반드시 숫자화 되어야 하거나 정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평가 기준들은 분명하고, 단순하고, 또한 합리적이어야 한다.
경영에 있어서 수행해야 할 중요한 과업은 조직이 행하는 작업의 생산성과 그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성취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인사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직무의 내용을 철저하게 고려해야 한다. 승진 인사에 있어 실패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승진을 한 사람이 새로운 직무가 요구하는 바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경영자가 그렇게 하도록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경영자에게 있어 인사관리에 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은 조직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궁극적인 수단이다. 또한 인사관리에 대한 의사결정은 경영자가 얼마나 유능한지, 그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그가 자신의 직무를 얼마나 진지하게 수행하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공정한 인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영자는 조직에 큰 해를 끼칠 것이다.
2부 경영의 전략을 발견하다 1970~1980년대
기업 전략의 본질 | 케네스 앤드루스
The Concept of Corporate Strategy, Andrews, 1971앤드루스 교수는 경영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반 경영자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즉, 1960년까지 기업 현장이나 경영 교육에 만연했던 전문가 육성에 대한 보완책으로 제너럴리스트의 육성을 강조했다. 생산이나 영업과 같이 고유한 전문 영역을 담당하는 전문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기업 경영의 문제가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 전반을 이해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육성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예컨대, 전통적으로 생산관리를 담당하는 경영자는 '표준화'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반면에 영업을 책임지는 경영자는 '차별화'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이렇듯 전문 영역을 담당하는 경영자들은 전체 기업의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맡은 좁은 전문 분야 수준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기업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상대자에는 경쟁 기업뿐 아니라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거시 환경 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