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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직시하라

래리 보시디·램 차란 지음 | 21세기북스
1부 왜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가

가혹한 현실 속에서 : 존과 루 거스너의 이야기


존의 경우를 살펴보자. 존은 생산재 시장에 도료를 판매하는 5억 달러 규모의 부문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 그는 글로벌 경쟁으로 고객들의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보다 낮은 가격의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미국 내 네 개의 공장 중 하나를 폐쇄하고 유럽의 세 공장을 둘로 통합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었다. 그런데 신임 CFO(최고재정책임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제가 보기엔 방향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미국 내 공장을 폐쇄하고 유럽의 공장을 통합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몇 퍼센트 원가를 낮춰봐야 바뀌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부문 전체를 중국으로 옮기거나 중국 내 공급자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 것은 어떻습니까?"



존이 CFO에게 말했다. "우리 회사의 차별 점은 실무 능력에 있습니다. 이것을 누가 모방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한다면 이곳의 공장을 폐쇄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에서 들고 일어날 게 뻔하고 부문 전체의 사기가 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공장 이전 조치로 기대한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만약 실패한다면 지역사회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CFO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미국 동부의 시각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상황은 훨씬 더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글로벌 경제가 실시간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커다란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주기적인 변화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변화이지요. 이 변화는 아주 단순한 사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생산원가가 평준화되었다는 겁니다. 우리 제품이 얼마나 뛰어날지는 모르나, 더 이상 우리가 최저 원가를 제시하는 공급자는 될 수 없습니다."



일주일을 고민한 후 존은 원래 계획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CEO에게 전했고, 그리고 6주 후에 새로운 공장을 위한 계획과 예산안, 참여할 전문가의 명단과 미국 내 공장의 폐쇄 절차를 포함한 상세한 중국 이전 계획을 CEO에게 보고했다. 이번 결정으로 마음의 부담은 매우 컸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운 시각을 가진 CFO 덕분에 심란한 가운데서도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현실을 회피했다면 회사와 함께 추락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현실을 직시한 루 거스너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가 지휘권을 넘겨받았을 때 사내와 업계에는, IBM을 몇 개의 작은 회사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거스너는 IBM을 조각내자는 전략이 틀렸다고 확신했다. 그가 보기에 여러 공급자들로부터 각각 적합한 시스템을 구매하여 하나로 통합해 사용할 IT 관리자는 없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그건 너무 과정이 복잡하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결단을 내렸다. 회사를 분리하지 않고, 고객 입맛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한편 IBM은 몇 년 전에 탄생시킨 OS/2 운영시스템 개발에 여전히 수천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었다. IBM의 최고위층 경영자들은 1980년대의 결정(OS/2가 IBM의 PC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나, PC의 전망을 확실히 점칠 수 없었기 때문에,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도우 시스템을 그냥 사용하기로 결정)을 무효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운영시스템의 패권을 되찾으려고 거의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고 IBM 전체에 비현실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외부 현실과 내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은 IBM의 경우 말고도 비일비재하다. 흔히 기업인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원인은 6가지 습관 - 정보의 여과, 선택적 듣기, 희망적 해석, 두려움, 맹목적 헌신, 자본시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 -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을 회피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이고도 공통된 경향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현실주의와 비현실주의는 순전히 선택의 문제다.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의 리더는 현실적인 조직을 창출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그 힘을 발휘할 책임도 있다. 그러려면 열린 마음과 불타는 호기심, 복잡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 설득력, 그리고 무엇보다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런 자질이 부족한 사람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

대혼란 : 세계가 변하고 있는 배경

오늘날에는 모든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어 언제 어디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가 없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기적 변화와 구조적 변화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주기적 변화는 비즈니스의 자연스러운 흥망성쇠이며, 유능한 경영자라면 누구나 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반면 구조적 변화는 비즈니스의 기본이 근본적으로, 또 장기적인 수준에서 변화하는 것이다. 초기 단계에 둘을 구분해야 하지만, 그건 어려운 일이다. 또 차이가 확연히 드러날 즈음에는 대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후가 된다.



오늘날 글로벌 경쟁이 극도로 심화된 요인에는 세 가지의 구조적인 변화가 있다. 첫째,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광범위한 정보로 대변되는 인터넷으로, 이로 인해 비즈니스 환경은 경계를 초월하여 통합되고 있다. 둘째, 엄청난 대출 규모와 막대한 벤처 자본의 유입으로 가속화된 전세계적인 과잉투자 현상이다. 셋째, 힘의 중심이 자본의 소유자와 관리자에서 소비자와 대형 소매업체로 이동한, 이른바 글로벌 구매자 시장의 탄생이다. 이 외에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요인들도 있다. 때로 주위 여건에 상관없이 비현실에 빠진 기업도 있다. 1990년대에 얼라이드시그널(Allied Signal)처럼 이미 일상품이 되어버린 자사의 제품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제품으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그러하다.



1990년대 초 얼라이드시그널의 나일론 사업은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국내의 경쟁사들이 폴리프로필렌을 재료로 훨씬 저렴한 섬유를 개발하였다. 하지만 얼라이드시그널은 이를 열등한 제품으로 치부해버린 채 묵묵히 자사의 제품을 개선해나갔다. 그러나 주요 고객인 카펫 제조업체들은 폴리프로필렌 섬유로 재료를 바꾸었고, 나일론 판매는 꾸준히 떨어졌다. 적자로 돌아선 후에야 얼라이드시그널은 정신을 차렸지만,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제품에 이미 수백만 달러를 낭비한 후였다.

경쟁자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훨씬 더 폭넓은 시각이 요구된다. 주요 경쟁자 외의 다른 시장 참여자가 게임의 진행 방향을 결정할 여지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종 업계나 동일 가치사슬 내의 공급자와 협력자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관련 업계에도 있고, 어떤 업계에도 속하지 않는 정부나 자본시장 참여자도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카오스 이론의 나비효과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즉 중국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 한 번이 아이오와 주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는 시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당신의 수익성을 파괴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를 연구하고 적절한 행동방침을 계획하고 있어야 한다.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는 변화가 창출하는 기회를 잡기 위해 더욱 기민하고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혁신의 속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언제나 모방의 속도가 더 빠른 것이 문제다. 고객과 최종 사용자를 누구보다도 철저히 파악하고 그들의 니즈에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는 자가 승자가 된다. 따라서 언제라도 성장 전망이 어두운 시장을 떠나 다른 곳으로 향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자

구조적 변화가 있을 때는 필연적으로 경영이론과 관행도 변한다. 오늘날의 변화도 또 다른 경영 이론과 관행을 바꾸고 있다. 경쟁이 점점 심화되면서 기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오늘날 기본으로 돌아간다 함은 무엇보다도 비즈니스의 내재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다. 내재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외부 및 내부 현실과 재정적 목표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능력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주된 이유는, 앞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데 있다. 물론 밝은 성장 기회를 발견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이는 새로운 방식을 공격적으로 모색했을 때의 얘기다. 인수와 합병을 통해 성공을 이루려는 리더들은,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최근의 연구를 보면, 주로 인수를 통해 성장하는 기업은 유기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구조적 변화에 견뎌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합병을 해도 업계의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올바른 합병 동기는 오직 하나뿐이다. 기업에 내재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합병은 비즈니스 모델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는 현실감각을 갖춘 새로운 유형의 리더, 우리가 완벽한 비즈니스맨이라고 부르는 리더가 필요하다. 현장경영, 커뮤니케이션 기술, 설득력, 동기유발 능력처럼 과거에 고속 승진을 가능케 했던 리더십 자질만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다양한 시각과, 괴팍한 아이디어에 귀를 여는 태도와, 비즈니스 안목과 식을 줄 모르는 지적 욕구가 있어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2부 변화하는 현실을 포착하라

현실을 직시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


가치 있는 것에 투자하고 그것을 고객에게 판매하여 이익을 얻는 것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다. 우리가 개발한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와 미래 비즈니스의 건강과 수익성을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조명하는 방법이며 현실 세계의 변화를 알려주는 경고 시스템이기도 하고, 또 분명한 행동 기준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려면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세 그룹으로 묶어야 한다. 첫째는 기업이 활동하는 환경이다. 둘째는 재정적 목표다. 셋째는 전략 수립, 운영활동, 인력의 선발 및 배치와 개발,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와 같은 비즈니스 활동이다.



먼저 환경 관련하여 외부 현실을 현실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비즈니스 환경 분석, 업계와 참여 기업들의 재무 상황, 고객 기반, 근본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한편 재정적 목표를 설정하는 목적은 일정 기간에 대한 정확한 재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과 내부 활동의 변화가 재정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사업에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부 현실을 철저히 파헤치고 그것을 미리 설정한 재정적 목표에 연결시킨 후에야 전략과 운영활동, 인력 선발 및 개발, 조직 프로세스와 구조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고, 운영활동에는 원하는 재정적 목표를 달성하고 전략을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과 프로세스가 포함된다.



전략이 비즈니스 모델의 한 부분일 때, 즉 현실에 바탕을 둔 외부 환경 분석과 재정적 목표, 운영활동, 인력과 조직 프로세스에 연결되어 있을 때에만 희망적 사고와 지나친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올바른 결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은 역동적이다. 따라서 상황이 변할 때마다 다듬어줘야 한다. 다듬기란 조화로운 모델을 찾을 때까지 서로 다른 조각을 조합하고 점검하는 과정으로 흥정이 필요한 작업이다. 왜냐하면 원하는 대로 모두 얻을 수는 없는 것이 비즈니스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종 모델을 얻은 후에도 다듬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아울러 다듬기는 자신이 비즈니스의 현실성을 얼마나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계기도 된다. 다듬기가 현실적인 결과로 이어지려면 뛰어난 판단력, 냉정한 지성과 함께 불타는 열정이 필요하다.



현실에서 벗어나지 말라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활용한 실례를 살펴보자.



2000년, 마이클 위스브런은 KLM 항공화물 부문의 책임자로 임명되었는데, 그가 파악한 외부 현실은, 전략을 수립하는 이론가들의 운영기술이 부족했고, 재정적 목표에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그들이 내놓은 거창한 장기 물류 프로젝트는 오히려 성장을 가로막고 막대한 자원만 빨아먹고 있었다. 또 재정적 목표와 관련된 현금 흐름은 적자였고 자본수익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매출은 바닥을 기었으며 손익분기점을 맞추기에 급급했다. 내부 활동 상황은, 전략을 수립하는 아이디어맨들의 운영기술이 부족했고, 재정적 목표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이 장기적으로 계획한 대규모 물류 프로젝트는 성장으로 이어지기는커녕 자원만 탕진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 위스브런의 다듬기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세 요소의 올바른 조합을 찾는 과정에서 외부 전략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즉 외부 전략이 당시의 시장 현실과 전혀 맞지 않았고 계속해서 재정적 자원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 다듬기로 핵심 사업으로 돌아간다는 새 전략의 전망을 가늠했고, 인사 측면에서는 인력과 운영 프로세스에 꼭 필요한 변화를 함께 찾아내기 위한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했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경영진과 함께 현실적인 재정 목표를 수립했고, 그것이 다른 요소와 조화를 이루고 부문이 제대로 목표를 달성해나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경영진을 지도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 1년 내에 현금 흐름과 마진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에 이르러서 KLM 항공화물 부분은 높은 시장점유율로 세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되었다.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는 모두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에 두었다. 물론 최근까지만 해도 그들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것이 돈 냄새를 맡는 직감, 즉 사람들이 비즈니스 안목이라고 부르는 능력이라고 역설해왔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의 세 요소 사이의 올바른 조합을 찾고 그것을 직감과 다듬기를 통해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꿈으로써 고객과 소유주, 직원에게 가치를 돌려주는 능력이다. 끈기와 일관성만 있으면 누구라도 비즈니스 안목을 계발할 수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잘못되었다면 새로운 모델을 어떻게 개발할지 고려해야 한다. 또 비즈니스 모델은 좋은 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점검해야 한다.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을 때에만 미래의 무시무시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3부 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

EMC와 시스코는 했지만 선(Sun)은 하지 않은 일


높은 성장 전망에 근거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던 수많은 기업이 기술 붐의 몰락으로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서는 붐이 일어나는 동안 남다른 성공을 거두었던 세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그들은 모두 큰 충격을 받았지만 대처 방식은 다 달랐다. EMC의 조 투치는 현실을 재빨리 받아들이고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한 반면, 선의 스콧 맥닐리는 과거의 행로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런가 하면 시스코의 존 챔버스는 구조적 변화가 아닌 주기적 변화와 운영이 문제임을 직감하고, 회사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와중에도 비즈니스 모델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 먼저, EMC의 경우를 살펴보자.

조 투치가 COO(최고운영책임자)로 부임한 2000년, EMC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몰락은 찾아왔다. 2001년 1/4분기에 수익과 마진은 물론이고 매출까지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EMC의 고위 경영진과 엔지니어들은 V자 형의 일시적 하락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판매직원들도 현실을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치 역시 EMC가 주기적 슬럼프에 빠진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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