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1
김언수 지음 | 시그마인사이트
최근 들어 부쩍 부각되는, 자신이 속한 기업에 대한 충성심의 붕괴와 경쟁사 간의 잦은 인력 이동, 이 둘을 합하면 온갖 종류의 정보가 여기저기로 흘러 다니게 된다. 문제는 산업스파이 노릇을 하다가 어쩌다 걸려도 법이 무겁지 않은 반면, 걸리지만 않고 한 건 하면 돌아오는 것이 엄청나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들을 유혹한다는 것이다.
회사의 경우도 다른 회사의 기밀에 해당하는 기술을 빼내서 제품을 출시하고 그것이 발각된 경우, 궁극적인 판정이 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며, 혹시 벌금 판정을 받더라도 훔친 기술로 거둔 막대한 수익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여기에는 또 그 훔친 기술을 응용하여 다른 제품들까지 만들어낸 경우 거둬들이는 수익은 포함되지도 않은 것이다.
경쟁사가 어떤 사람들을 채용하는지를 잘 모니터링 하는 것도 경쟁자의 의도를 짚을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신문이나 다른 대중매체 기사들도 잘 검색할 필요가 있다. 새롭게 채용된 인물, 새로운 설비나 공장의 증설 등과 같은 이벤트 등은 보통 공개적으로 발표가 된다. 이런 것들이 그 회사가 어디로 가려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구매 부서 직원들은 공급자나 거래선을 항상 접촉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사람들은 우리뿐만 아니라 경쟁사와도 거래할 확률이 높으므로 소문으로부터 시작하여 갖가지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항상 접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하위직원이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라 정보원으로 잘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경쟁사에 전화 한 통화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전에 e-business가 한창 뜨거울 때 한 가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른 것이 보안문제였는데, 중요한 패스워드라든가 하는 정보들이 복잡한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그냥 회사로 전화해서 '나 회사 직원 누구인데 패스워드를 까먹었으니 좀 알려 주라' 이런 식의 요청에 쉽게 정보를 내줬다고 한다.전쟁을 하려면 일단 가진 게 있어야 한다는 것의 보충설명인데, '그렇다고 꼭 엄청나게 쌓아놓고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주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물자가 풍부한 군대가, 자원이 풍부한 회사가 항상 이기게 된다는 말이 되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항이고, 어느 정도의 물자는 꼭 필요하지만 그 다음부터 필요한 물자는 내 주머니가 아닌 상대방의 주머니에서 조달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회사들의 M&A 과정을 보면, 능력 있는 회사는 경쟁사를 없애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경쟁사의 가장 능력 있는 인력들을 흡수하여, 그 회사의 강점(인적자원과 조직적 자원에서 나오는)을 사장시키지 않고 자신이 가질 줄 아는 회사이다.전쟁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우리와 적을 다음 일곱 가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어 야 한다. 첫째, 어느 쪽의 명분이 더 강한가? 둘째, 어느 지휘관이 더 능력이 있는가? 셋 째, 어느 쪽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가? 넷째, 어느 쪽이 전략을 더 잘 실행할 수 있는가? 다섯째, 어느 쪽 무기가 더 우수한가? 여섯째, 어느 쪽 병사들이 잘 훈련되어 있 는가? 일곱째, 어느 쪽이 상벌에 대해 더 엄격하고 공정한가?
- 『손자병법』 본문한 가지 중요한 점은 '어떻게 이길지 안다고 해서 실제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얘기다. 즉, 전략은 'thinking process'이고 전술은 'execution'인 것이다. 전술은 실제 맞붙어서 싸우는 과정이므로,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살 빼는 방법을 잘 안다고 해서 저절로 살이 빠지나? 실제로 먹는 걸 조절하고 운동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략과 전술은 어떻게 구별을 해야 할까. 일단은 서로 상대적인 것이라 부하의 전략은 상사의 전술인 관계이지만, 결정적인 구분요소는 바로 'contact(접촉)'라고 한다. 전쟁의 경우는 적과의 직접적인 contact, 비즈니스의 경우는 경쟁자나 고객과의 contact를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략은 회사본사의 출입구에서 멈춘다고 볼 수 있고, 전술은 경쟁자 혹은 고객과 대면하는 순간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이 말은 너무 장기적인 성과만을 생각하고 단기적인 성과를 소홀히 할 때 사람들이 지치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speed'에 관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웬만한 병서에는 전쟁은 최악의 상황이 아니면 시작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에 전쟁을 하게 된다면, 되도록 단기간에 끝내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쟁과 비즈니스 모든 분야에서 스피드는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나폴레옹의 군대는 상대방 군대가 1분당 70보 정도를 이동하는 데 비해, 분당 120보의 빠른 속도로 이동을 했다고 한다. 즉, 적군보다 거의 2배 빠른 속도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점이 대단한 경쟁우위로 작용을 했고, 그러한 경쟁우위를 이용하여 전 유럽을 장악하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스타벅스가 정신 없이 빠른 속도로 확장을 해서(매일 하루 평균 한 개의 가게 오픈) 시장을 빠른 시간에 장악한 것이나, 아마존이 초기에 이윤을 포기하고 들어오는 돈을 모두 사업을 확장하는 데 투자하여 브랜드 네임을 구축한 것, 델 컴퓨터가 경쟁력의 기본을 주문으로부터 배달에 이르기까지의 신속함을 무기로 한 것 등등이 모두 스피드를 전략적으로 이용한 것이다.강점과 약점의 분석 및 활용에 대하여(虛實篇)지형 및 외부환경에 대하여(地形篇)싸우지 않고 이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것은 비즈니스의 경우 경쟁자와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고 아무도 없는 곳, 혹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비즈니스 컨셉트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남들도 다 하는 것을 '더 빨리, 더 잘, 더 싸게' 하는 경쟁은 여기서 우수한 전략이 아니다. 전략은 고객에게 정말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 주어야 하며, 정면대결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투는 최소로 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전략의 초점이라고 보면 되겠다.
예를 들어 지난 몇 년간 히트를 쳤던 닷컴들 중 아마존, 이베이, 그리고 전통적인 산업에서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지 않은 시골 지역을 공략한 월마트, 메이저 호텔 체인들과 직접 경쟁을 피하고 사람들이 많이 여행하는 주요 고속도로 근처를 공략한 Holiday Inn 체인, 뉴스의 CNN, 음악의 MTV 등이 있다. 다른 기업들이 서로 같은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로 누가 더 리엔지니어링, ERP, TQM, 6시그마 등을 잘 하는가를 경쟁하는 사이에, 완전히 새롭고 우수한 모델로 등장하는 회사가 판도를 뒤바꿔버리는 사례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다.가장 상위의 방법은 적의 전략을 공격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좋은 방법은 외교적인 루트 를 통해 적의 동맹국을 치는 것이며, 그 다음 방법이 전장에서 적의 군대를 공격하는 것 이다. 가장 나쁜 선택은 바로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뛰어난 장군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 략적인 우월성을 통해 어떤 것도 상하지 않은 채 모두 우리 것으로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공(謀攻), 계략을 써서 공격하는 법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패 배의 위험 없이 이길 수 있다. 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나에 대해서는 안다면, 확률 은 반반이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면, 모든 전투에서 확실하게 패배할 것이다. - 『손자병법』 본문마지막 부분에서 한 가지 가짓수가 빠졌다. 즉, 적에 대해서는 잘 아는데 나를 모를 때는? 그런 경우가 현실적으로는 상당히 많이 발생하는데 왜 손자가 그걸 빠트렸는지 모르겠다. 그 결과가 어떨 것 같은가? 반반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손자병법』하면 생각나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구절이 나오는 것이 바로 이 모공편이다.화공법(火攻篇)'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깊이 음미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비즈니스에서도 모두 다 잘 하기 위해서 애를 쓰는데, 일단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조직, 사람을 제대로 뽑고 배치하고 보상해 주는 것 등 소위 말하는 교과서적인 것들이 우선 제대로만 되어 있으면 성공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인프라는 제대로 관리를 안 하면서 제품 제조나 영업 등에만 치중하면서 '왜 우리는 안 되지?' 하고 푸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에서 진정한 전략적 우위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얻어질 수 있다. 첫째, 제품이나 서비스가 너무나 명백하게 독특하고 타깃이 잘 돼 있어서 경쟁이 아예 없는 경우. 둘째, 사업 아이디어가 너무나 완벽하게 연구되고 검증되어서 더 이상 다른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 없는 경우이다.
Procter & Gamble은 비누, 치약, 시리얼에서 주방용품, 아기 기저귀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소비재를 만들어 내는 회사이다. 그 제품들 중 세제로는 단연 타이드(Tide)가 부동의 시장리더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Tide가 어떻게 브랜드 네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얻을 수 있었을까?
자동세탁기가 처음으로 시장에 선을 보였을 때, 세탁기 제조회사들의 한 가지 걱정거리는 자동세탁기에 비누를 쓰면 얼룩이 남기 때문에 비누가 아닌 세제를 쓰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기회를 재빨리 이용, P&G는 주요 세탁기 제조회사들에게 접근하여 모든 자동세탁기를 포장할 때 Tide 한 박스씩을 공짜로 패키지에 포함시키도록 하였다. 제조회사들은 고객들에게 세제를 쓰도록 유도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P&G는 자연스럽게 브랜드 네임을 정착시키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경쟁자와 피 터지는 싸움은 하지도 않았으니, 이것이 바로 손자병법을 실천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기업의 경영전략을 보면 네 가지 전략유형을 볼 수 있다. 공격형, 방어형, 분석형, 반응형이다. 『손자병법』에서는 특히 공격형과 반응형을 비교한 것으로 보인다. 뭔가 문제가 일어나고서야 움직이는 반응형은 항상 가장 낮은 성과를 가져다 준다. 사실 반응형은 전략이 부재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 피해야 할 것 같은 방어형도 상당한 전략적 마인드와 역량이 필요한 전략이다.
그러나 요즘의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고려할 때 굳이 4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한다면, 회사들 나름대로의 상황에 따라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되도록이면 공격형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진정한 공격형 전략을 구사하는 회사는 없다고 본다. 삼성전자조차도 분석형에 가깝다. 반도체, LCD, 핸드폰 모두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들이 시작하는 것을 보고 달려들어 1위 자리를 따라잡는 전략을 써온 것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텔은 전형적인 공격형이다. R&D뿐만 아니라, 산업체 처음으로 'Intel Inside'의 브랜드 네임 캠페인을 벌인 것도 지속적으로 이니셔티브를 확보한 예라고 볼 수 있다. 3M도 전형적인 공격형 회사. 제품의 1/3∼1/4은 반드시 4년 내에 소개된 신제품으로 구성하는 전략을 쓰고 있으며, 한 해 동안 미국 특허를 5백 개 이상 받은 적도 있다.
이니셔티브를 잡는다는 것은 먼저 전략적인 마인드와 계획을 세우고, 그 다음에 전술적인 액션을 통해서 가능하다. 먼저 움직임으로써 행동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다. 적이 먼저 움직이게 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반응하는 것뿐이니까. 그렇게 보면, 공격은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성공적인 주도권을 쥐는 공격은 정보, 준비, 실행능력 등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따라서 적이 쉬고 있으면 지치게 만들어라. 배불리 먹고 있으면 주리게 만들어라. 편안하 게 있으면 움직이게 만들어라. 이런 것들이 가능한 것은 적이 서둘러 방어할 수밖에 없는 지점에 우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 『손자병법』 본문리델 하트는 전략의 중요한 목적이 저항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저항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항의 가능성을 줄이려면 두 가지 요소를 잘 이해하고 이용해야 하는데 움직임과 의외성의 두 가지이다. 움직임은 물리적인 요소이고, 의외성은 심리적인 요소이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고 놀라게 하려면 일단은 민첩하게 움직여서 상대방의 계산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움직임'은 그 안에 시간의 계산과 수송능력 같은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리델 하트는 상대방의 저항의 가능성을 줄이는 둘째 요소인 의외성이 훨씬 중요하면서도 습득하기 어려운 요소라고 한다.
회사들이 어떤 새로운 계획을 마지막 순간에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것도 정보를 상대방에게 주지 않기 위한 것이고 상대방이 놀라도록 하여 의외성을 연출하고자 함이 목적이다. 샴페인 중에 가장 고급으로 알려진 돔 페리뇽은 그 회사나 제품에 대해서 뭘 물어 보면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 "우리는 돔 페리뇽 제품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돔 페리뇽의 신비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기동성 즉, 머뉴버링(Maneuvering)의 목적은 우리에게 유리한 위치(경쟁우위)를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에게는 우리와 경쟁하거나 따라오는 것을 까다롭게 만드는 장애요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FedEx 창업자인 프레드 스미드는 우체국을 통한 기존의 우편과 소포배달 시스템을 건너뛰는, 자체적인 비행기 군단과 트럭 운송 군단을 거느리고, 하루 내지 이틀, 정해진 시간 안에 서류나 물건을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사업화시켰다. FedEx는 기존의 우체국 이외에 다른 배달업체들이 있는 경쟁 환경에서 뭔가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업체들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을 취하면 '정면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들이 하지 않는 "굽은 길을 펴는 일", 즉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공략해야만 했다.
FedEx는 그 당시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미국 내 어디에서든 패키지를 하루(overnight) 만에 배달할 방법을 생각해 냈다. 미국 내 몇 군데에 '허브(Hub)'를 만들어 모든 우편물을 그 쪽으로 집중하고 자체적인 비행기와 트럭 네트워크를 통해 어디든 하루 만에 전달을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혼자만의 경쟁우위를 구축하자, 다른 경쟁자들이 금방 'overnight'라는 매력적인 시장에 뛰어 들었다.
FedEx는 다시 머뉴버링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면충돌로 가격경쟁체제로 들어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FedEx는 다시 'overnight'를 이제는 'before 10:30 AM'이라고 더 세부적인 시간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동시에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여 언제 물건이 나갔으며, 지금 어디에 있고, 언제 도착했는지, 누가 받았다는 사인을 했는지 등의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했다. 처음에는 수신자 부담 전화를 걸어 알아보게 했고, 나중에는 경쟁자들도 같은 시스템을 채용하자 PC를 이용한 시스템으로, 그리고 인터넷으로 계속 머뉴버링을 했다. 현재는 'overnight'의 정의가 'before 8 AM'으로 변했고 일요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