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인 최고의 거래, 최악의 거래 50가지
마이클 크레이그 지음 | 명진출판
세계를 움직인 최고의 거래, 최악의 거래 50가지
마이클 크레이그 지음/서민수 옮김
명진출판/2001년 5월/384쪽/12,000원
1. 자신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라
프리실라 프레슬리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부동산을 관리하여 몇억 달러를 벌어들인 사례를 보라. 프리실라는 스스로 아주 영리한 비즈니스 우먼인 동시에 훌륭한 조언자들을 옆에 두고 있었지만, 1979년 작고한 전 남편의 부동산 집행인이 됐을 때 처음부터 섣불리 일을 벌이지는 않았다. 그녀가 처음 한 일은 딸을 재정적으로 안정시키고, 엘비스의 유산 일부를 보존하는 것뿐이었다. 그녀는 딸이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그레이스랜드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국세청과 타협을 보고 난 뒤 남은 돈으로 낯선 비즈니스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대신 그레이스랜드를 관광 명소로 꾸미기 위해 부동산에서 벌어들인 돈을 모두 투자했다. 그녀는 엘비스의 매력을 알고 있었고, 조언자들의 자문에 따라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자본가에게 있어서 최고의 거래는 자신의 힘으로 대부분의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거래이다. 하지만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그런 변수들은 통제하기가 불가능해진다. 그러므로 자신이 그런 변수들에 대해 얼마나 정통해 있느냐는 모든 거래 당사자들이 성공의 가능성을 평가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차입 인수 전문업체인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는 차입 인수(LBO)를 실행하는 일에 역사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사용해 왔다. 그들의 방법은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지만, 언제나 효과를 발휘했다. KKR은 또한 세이프웨이와 듀라셀의 LBO에서도 그 공식을 성공적으로 사용했다.
KKR은 지난 25년간 비즈니스 거래에 전적으로 헌신해 온 매우 성공적인 업체이다. 이 회사도 물론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자신들에게 익숙하고 자신 있는 거래 방식 - 유능한 경영진을 발견하고, 금융 인센티브를 얻어내며, 비용을 줄이고, 바람직한 자산매각 방식을 교섭하는 방식 - 에서 이탈하게 되면 실수를 저지를 확률도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데니스를 비롯한 다른 레스토랑들의 모기업인 플랙스타의 자본을 재구성하는 데 3억 달러를 쏟아 부었을 땐, 낯선 터전으로 내몰려 부도를 내고 모든 투자금을 탕진하게 된 것이다.
산업계의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AT&T와 IBM의 이상한 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서로 상대편이 자신들의 고유 영역을 넘보지 않을까 염려한 나머지 상대편의 영역으로 선제 공격을 취했다. IBM은 비즈니스용 전화 시스템 제조업체인 롬을, AT&T는 컴퓨터 제조업체인 NCR을 각각 인수했다. 그 결과 IBM과 AT&T는 문화적 충돌을 경험하면서 상이한 사업 활동을 흡수하는 데 실패했다. 각기 인수한 기업을 가지고 상대편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려고 애를 먹다가, 결국 두 회사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고 전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AT&T는 아직 컴퓨터 제조업체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지만, 실적이 워낙 부진해서 일각에서는 AT&T의 NCR인수를 AT&T의 인력 감축을 위한 출혈 정도로 보고 있다.
거래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칙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열등한 능력과 계획으로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승리한다. 반면, 거래의 패배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손대지 않으면 더 좋았을 대상에 손을 댄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성공 확률이 희박한 낯선 분야에서 헤매는 사람들은 영락없이 실패자가 된다.
2.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라
무엇인가를 원할 때 그것을 줘 버리기 위해 안달이 난 사람을 찾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이처럼 필사적인 판매자를 찾아낸다면 자신에게 매우 유리한 거래를 맺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는 셈이다.
역사상 최초의 필사적인 판매자 거래는 루이지애나 구입일 것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서부의 국경선인 미시시피 강으로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만을 원했다. 그리하여 제퍼슨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로버트 리빙스턴과 제임스 몬로 장관이 미시시피 강 남부 지방의 일부를 200만 달러에 구매하겠다고 프랑스에 제의하자, 프랑스는 루이지애나 전 지역 - 현재 미국의 13개 주에 해당되는 땅 - 을 1,500만 달러에 팔겠다고 제의함으로써 미국의 장관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머리를 굴리거나 술수를 쓸 필요가 없다. 그저 상황이 변하기 전에 재빨리 계약을 끝내면 되는 것이다.
야구 역사상 최고의 거래 역시 필사적인 판매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보스턴 레드 삭스의 구단주이면서 연극제작자인 해리 프레이지는 부실한 극장 운영에서 생긴 빚과 레드 삭스 팀을 구매하면서 써 준 어음에 대한 채무이행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가 그 문제를 뉴욕 양키스 구단주들에게 털어놓자, 베이비 루스를 뉴욕에 팔아 넘기는 거래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산업 시대의 후예인 J.P. 모건은 우연히 자기 평생의 최대 거래를 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가 1907년 경제적 공황으로부터 미국 경제를 구하기 위해 영웅적인 노력을 펼치던 와중에 벌어진 아주 우연한 사건이었다. 모건은 은행, 증권중개업체, 신탁회사들의 예탁금 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은행가들과 대기업가들로 구성된 팀과 함께 몇 주에 걸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사태가 거의 진정될 무렵, 그는 또 다른 증권중개사가 부도를 내기 직전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로선 그 증권사의 채권을 정리할 경우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가 염려되어 함부로 시장에 공개할 수도 없었다. 결국 모건은 그 회사의 주요 자산을 매입하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대상은 바로 테네시 코울 앤드 아이언으로, U.S.스틸의 몇 안 남은 경쟁사 중 하나였던 것이다. 모건 또한 판매자의 절망적인 필요성에 근거하여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 거래에서 상대를 마음대로 고를 순 없다 하더라도 그들의 동기를 간파하는 것은 가능하다. 거래의 한쪽 당사자가 거래 성립에 목을 매고 있을 경우, 관찰력이 좋은 거래자라면 그런 상황을 눈치채고 거래 조건을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필사적인 판매자나 구매자는 거래 중단을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막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3.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발견하라
남보다 뭔가를 먼저 발견하면 상당한 이익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훌륭한 딜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나 교섭 대상의 가치에 대해 통달하고 있어야 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개발하는 법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경쟁에서 항상 승리해 왔다.
미국 제16대 대통령 링컨과 17대인 존슨 행정부 밑에서 국무장관직을 역임했던 월리엄 시워드는 알래스카에서 미개척지의 얼어붙은 황무지 이상의 것을 발견했다. 그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 동토의 끝까지 미국의 영토를 넓힌다면, 장차 조국의 안보가 훨씬 더 공고해지리라고 믿었다. 이후 역사의 흐름도 알래스카 영토화에 대한 시워드의 판단에 손을 들어주었다. 결국 그 땅에서 황금과 석유가 발견되었다. 러시아가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알래스카에 러시아군이 진치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알래스카의 매입은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던 것이다.
위렌 버펫은 처음 벤자민 그레이엄의 직원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내재적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나온 주식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늘 주식이 장부 가격 이하로, 혹은 아주 근소하게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되는 ‘투자자들의 눈 밖에 난’ 업체들과 자주 접촉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랜드명이라든가 경영 능력과 같이 대차대조표상에 나타나지 않는 기업 자산들을 ‘내재적 가치’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면서 가치에 대한 정의를 확장시켰다.
그 덕분에 그는 1988년 코카콜라 주식이 장부 가격이나 수익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됐을 때도 그 기업이 세계 최고의 브랜드명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간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코카콜라의 경영진이 그 내재적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데 정통해 있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그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매입한 13억 달러의 코카콜라의 지분은 2000년 8월 기준으로 12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4. 얻기 위해 매달리지 말라
무엇인가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고 확신한다면 그걸 얻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대가를 치를 확률도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딜 메이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아니오’이다. 그렇게 말할 수 없다면, 특히 판매자가 그 사실을 눈치챈다면 구매자는 판매자에게 덜미를 잡히는 꼴이 되는 것이다.
게임 쇼의 성공한 제작자이자 배급자인 머브 그리핀은 소액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리조트 인터내셔널의 경쟁입찰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그와 도널드 트럼프는 1988년 한 해 동안 거의 내내 그 회사를 놓고 개와 고양이처럼 싸웠다. 결국 그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리조트 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더욱이 미완의 타지마할 카지노를 트럼프에 매각하면서 타지마할이 안고 있던 거액의 부채를 짊어짐으로써 1년도 채 안 되어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적인 딜 메이커와 기업가의 경우에 전략적으로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파멸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퀘이커 오츠는 스내플 베버리지의 인수가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보기에 여러 해 전, 게토레이의 인수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퀘이커는 자사가 침체기에 빠졌다는 월가의 소문이 M&A의 위협으로 다가올까 봐 염려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들은 뭔가를 보여 주기로 작정했다. 하지만 스내플은 스토클리 - 반 캠프(게토레이를 소유했던 기업)와는 너무도 달랐다. 스내플의 지배 주주인 토마스 리는 끈덕지게 최고가를 주장했으며, 퀘이커는 속절없이 낚싯밥을 덥석 물고 말았다. 도중에 스내플의 수익이 75%나 떨어졌다는 소식도 교섭을 중단시키지 못했다. 결국 퀘이커는 3년에 걸쳐 15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 CEO까지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브론프만 가문의 족벌 경영이 지속되는 한 에드거 브론프만 주니어가 시그램의 사령탑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브론프만 주니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욕망을 갖고 있었다. 그는 MCA를 인수함으로써 훌륭한 음악 자산과 멋진 테마 공원을 얻었지만, 동시에 영화와 텔레비전의 엄청난 부담을 떠 안았다. 설상가상으로 인수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뒤퐁 그룹의 지분 24%를 매각해야 했다. 이로 인해 시그램은 향후 3년 간 주가 상승으로 발생할 100억 달러의 자본 이득을 스스로 걷어찬 꼴이 되고 말았다.
5. 혁신하라
독창적인 거래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면, 즉 자금 융통이나 판매 방법을 혁신한다면 놀라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리고 빈틈없는 생각과 확실한 계획 만한 것은 없지만. 거기에 특별한 요소를 첨가한다면 그만큼 특별한 이점을 얻을 수도 있다.
거래에 있어서 혁신은 그렇지 않았더라면 드러나지 않았을 새로운 가치를 밝혀 내거나 실현 가능하게 해 준다. 레이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로부터 프랜차이저 권리를 사들이면서 아주 불리한 계약을 맺었다. 맥도널드 형제의 사업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에 대한 그들의 동의를 받아 내는 데 너무나 급급한 나머지 턱없이 낮은 프랜차이징 수수료(가맹점들로부터 받는)와 과도한 제약에 동의했다. 크록이 딜 메이커가 아닌 비전문가였다는 점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다행히 그의 재무당담자인 해리 소네번은 부동산을 임차하거나 매입하여 그것을 가맹점주들에게 임대해 주는 수익성 있는 사업을 구상해냈다. 그 사업안이 너무나 혁신적이고 성공적이었기에,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의 권리를 다시 사들여야 할 처지가 됐지만 자금이 부족했다. 이때, 소네번은 다시금 맥도널드사의 수익성 있는 부동산 사업으로 투자가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여러 기금에서 자금을 빌려 올 수 있었다.
사상 최대의 부동산 거래 중 하나인 맨해튼 매입 역시 인디언들과 관련된 복잡하고 반복적인 문제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처리한 결과이다. 네덜란드인들은 다른 서양인들의 신대륙 개척사에서처럼 유혈 사태에 의존하기보다는 약소하지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땅을 얻었다. 덕분에 다른 인디언 거주지에선 숱한 유혈 사태가 빚어진 데 반해, 맨해튼의 개척민들은 별다른 싸움 없이 정착할 수 있었다.
혁신 정신이 부족하면 거래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연방 정부가 철도사업을 지나치게 규제하기만 한 것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주간상업위원회(ICC)는 철도업계에 대한 강압적인 규제로 유명했다. 그것이 결국 펜실베니아 철도와 뉴욕 센트럴 철도가 펜 센트럴로 합병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작용했다. ICC는 철도가 수송업계를 독점하던 과거의 시각으로 합병을 몇년간 늦추다가 파산한 철도업체를 떠넘기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결국 펜 센트럴은 합병된 지 2년만에 파산했고, 연방 정부는 그들을 대체할 공기업인 암트랙과 콘레일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데 수십 억 달러의 혈세를 쏟아 부어야 했다.
6. 약자에게 잘해 줘라
거래의 성립은 그 갖가지 복잡한 측면을 고려해 볼 때 가히 예술이라 할 만하지만, 거래의 목적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매입자나 매각자가 모종의 전리품을 얻으면 거래의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증가하지만, 결국 거래라는 모험은 당사자간의 실력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그런데 비즈니스의 속성상, 거래 후에는 새로운 문제들이 생긴다.
기업을 좋은 가격에 매입한다 해도 그것을 운영해야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따라서 좋은 거래든, 나쁜 거래든 결국엔 종업원들을 상대해야만 한다. 그런데 수많은 거래에서 종업원들은 엄청난 비용 항목으로 취급됐고, 대규모 정리해고가 긍정적인 선택, 즉 경비 절감의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KKR은 분명 그렇게 해서 세이프웨이로부터 수익을 거뒀지만, 그 대가도 치러야 했다. 그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KKR의 사업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었다.
그러나 사실, 그렇게 하지 않고 성공한 거래자들도 많다. 그들은 종업원들을 경비절감 항목으로 대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주인의식을 이용하여 경영을 개선했다. 고든 케인은 케미컬의 이름으로 7개의 석유화학업체를 인수하고, 지분을 전 사원에게 나눠주었다. 그 결과 종업원들은 케인이 비용을 대폭적으로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다시 석유화학의 주가가 상승했을 때 모두들 엄청난 이득을 보았다. 종업원들의 90% 이상이 ESOP(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종업원 지주제도)에 참여하여, 각기 1년 이내에 최소한 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다.
또한 거래는 종업원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상대하는 문제로 인해 실패할 수도 있다. 거대한 부채로 부동산제국을 건설 중이던 라이히만 가문은 자신들에게 200억 달러를 빌려 줄 은행들을 성심 성의껏 대해야 했다. 하지만 라이히만 형제는 성공에 도취하여 은행들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을 보였다. 물론 처음에는 은행들이 앞다투어 돈을 빌려주고자 했기에 그들에 대한 라이히만 형제의 태도 역시 고압적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런던 근교의 카나리 와프 재개발 사업을 시작하면서 런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을 때도 폴 라이히만의 태도가 변하지 않자, 은행들은 재개발 사업의 사령탑 자리에서 그를 쫓아내고 회사인 올림피아 앤드 요크를 파산시켰다.
7. 강하게 나가라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구하게.” 영화 <월스트리트>에서 고든 게코가 월가에서 버드 폭스에게 한 말이다. 빅 딜의 주인공들은 겉으론 대개 카메라 앞에서 환히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합동 기자 회견장에서 장밋빛 비전을 노래한다거나, 늙은 경비원에게 퇴직금을 후하게 주기로 약속하는 등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실상 거래에서의 성공은 비열한 술수를 의미할 수도 있다. 물론 친절한 존재가 됨으로써 거래의 목적을 최고로 달성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극소수에 속한다. 대개는 뭔가 교섭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 생겼을 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