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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지

최익성 지음 | 플랜비디자인


커리지

최익성 지음

플랜비디자인 / 2023년 8월 / 236쪽 / 17,000원





1부 관계에 대한 용기



해내는 용기 | 시키는 대로 해내는 것이 먼저다


영국 특수부대 UKSF(United Kingdom Special Forces)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해군특수부대에 근무했고, 현재 특수보안 및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님이 하는 특별 강연에서였습니다. 인사관리를 위해 대한민국 해군특수부대인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라는 특수조직의 노하우와 특징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해군특수부대에서 근무하고 지금은 특수보안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 대표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한국 이외에 미국과 영국의 부대에서 활동하며 간접적으로 그들의 삶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국 특수부대 UKSF에 대한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UKSF는 매년 소수 인원을 선발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이 훈련을 통과한 이들에게만 소정의 자격을 줍니다. 그렇게 매년 40명에서 많아야 50명 정도의 최정예 요원이 탄생하는 것이죠. 그런데 한 명도 선발하지 못한 기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례적으로 훈련생 전원이 탈락했습니다. 정식 요원이 되기 위해 매 기수별로 6개월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습니다. 보통 사람은 견디기 힘든 훈련에서 문제해결 능력, 협동심, 타인을 대하는 태도 등을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흙 뻘을 걷고 뜁니다. 진흙에서의 질주가 끝나면 용기를 내 모든 미션을 해낸 것에 대해 서로를 칭찬하면서 모처럼 편안한 밤을 보냅니다. 다음 날 성공을 축하하며 정식 자격을 부여받습니다. 별일 없다면 해피엔딩입니다.

모든 훈련병이 탈락한 기수는 왜 해피엔딩을 맞지 못했을까요? 진흙에서의 훈련을 마치고 막사로 돌아왔을 때 교관이 절대 신발을 벗지 말라고 명령한 뒤 나갔습니다. 진흙뻘에서 구르다시피 걷고 뛰면 군화 안으로 진흙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발이 불편하죠. 먼지처럼 작은 돌멩이라도 신발 안에 있으면 발가락이며 뒤꿈치를 쑤셔대니까요. 절대 하지 말라고 했지만 누군가 생각합니다. ‘잠깐 벗고 진흙을 털어낸 뒤 다시 신으면 되잖아.’ 그는 동료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모든 동료가 찬성합니다. 신발을 절대로 벗지 말라는 명령을 ‘다시 돌아왔을 때 신발을 신은 모습이어야 한다’고 왜곡해서 이해한 것이죠. 그들은 별생각 없이 진흙을 털어냈고, 다음 날 임관하지 못했습니다. 그것까지가 미션이었던 거죠. 마지막 참을성, 인내력, 명령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

강의장에서 이 이야기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마치 자신들이 임관하지 못한 것처럼요. 안타까운 마음을 참지 못하고 어떤 분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 “법정 소송으로 갈 일 아닌가요? 6개월 동안 모든 정신력과 체력을 끌어모아 훈련을 잘 끝냈는데, 고작 전투화 한번 벗었다고, 아니 벗어서 진흙을 털고 다시 신었다고 임관이 취소되는 건 너무한 처사 아닐까요.”그러자 강연자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조직은 규칙을 지키는 게 기본입니다. 전시에 규칙을 지키지 않고 개인행동을 한다는 건 동료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죠.”“전쟁 중에도 상황 판단이 중요하지 않나요? 상사의 명령대로 해서 불리할 때 그 상황에 맞는 방식을 선택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요?”“어떤 상사도 자신의 구성원이 죽기를 바라면서 전략을 짜지 않습니다. 모든 상황을 염두하고 아군에게 가장 유리하고 희생이 덜한 쪽을 선택하죠. 그래서 전략인 겁니다. 오히려 그 전략을 믿지 않고 개인행동을 해서 팀이 무너지거나 죽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까 지시한 걸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최선인 것이죠.”

이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수용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또한 매우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겁니다. 아무리 조직의 수장, 윗사람의 전략이라고 해도 내가 이걸 무조건 따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니까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문제를 대할 때 비판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시키는 대로 한다는 것은 상대를 믿고 그가 원하는 것에 응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자주 저희 멤버들에게 말합니다. “시키는 대로 할게요”라고 말이죠. 사실 어느 순간부터 ‘시키는 대로 한다’라는 말이 부정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스스로 수동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때문인지 이 말을 불편해하죠.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서 행해준다고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당신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시키는 대로 하기를 바라는 상대의 마음을 나쁘게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일도 업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용기는 무조건적인 복종이 아닙니다.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가는 사람들끼리 더 빠르게 길을 찾아가는 현명한 방법이죠.

또 하나,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문장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도 하죠. 구성원들의 충분한 합의가 있었다면, 구성원들이 필요로 한다면 수장도 시키는 대로 할 용기를 내야 합니다. 이 용기는 서로 오고 갈 때 더 큰 시너지로 발현됩니다. 내가 어느 위치에 있든 동료를 믿고 시키는 대로 해보세요. 조금 더 빨리 결승골을 넣을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은 시키는 대로 해낼 수 있는 용기와 실력을 가진 어른인가요?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거절하는 용기 | 거절하는 것도 배려이다.


컨설팅 펌의 일은 선박회사와 비슷합니다. 배를 만든다는 건 엄청난 공이 드는 일이고 또 필요에 따라, 승객 인원에 따라, 여러 용도와 쓰임에 따라 설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배를 만드는 회사는 누군가의 의뢰가 있어야 비로소 자신들의 능력을 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박회사는 수주를 한 후 배가 필요한 곳의 니즈에 맞게 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서로 피드백이 오고 가지요. 선박회사의 직원들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멋진 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마침내 튼튼한 배를 만들어냅니다.

컨설팅도 마찬가지입니다. 혁신적인 HR, 현명한 리더십, 아무리 좋은 연구를 하고 멋진 프로그램을 짜더라도 그에 맞는 조직이 없다면 무용지물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만들어놨으니 필요하면 사라는 마케팅이 먹히지 않습니다. 컨설팅은 오직 하나의 화살을 하나의 과녁에 맞춰야 합니다. 니즈가 없다면 출발도 없죠. 조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니즈가 있고 관련해 필요한 부분을 의뢰받았을 때 비로소 그에 맞춰 컨설팅을 할 수 있는 것이죠. 필요한 적재적소에 맞춤 솔루션을 주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원하는 사람이 없다면 아예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특정 요청이 있을 때 개발하고 연구하고 결과물을 내야 하는 비즈니스의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거절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요청이 있어야만 일이 진행되는데 그 요청을 거절한다는 건 아주 큰 결심을 해야 하는 것이죠. 단 한 번의 거절로 영원히 요청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따르니까요.

저는 현재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이면서 한편으로 리더십, 팀, 문화 등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죠. 이 또한 니즈가 있어야 강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요청을 거절하기 쉽지 않죠. 한때 저는 무조건 YES였습니다. NO라는 말이 몰고 올 파장이 염려됐거든요. 너무 냉정하게 보이는 것은 아닐지, 실망을 안겨주진 않을지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스케줄이 가득 찼는데도, 장시간 가야 하는 지역의 강연도 맡았고, 아주 적은 금액의 강연료를 받고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야 하는 줄 알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일을 즐기고 있지 못한 저를 발견했습니다. 들어오는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했고, 요청받은 일을 하느라 꼭 해야만 하는 일을 놓치기 일쑤였고요. 시간이나 마음이 여유가 있어야 새로운 생각도 하는데 눈앞의 일을 하는 데에만 급급했죠. 그 와중에도 강의 자료를 최고의 퀄리티로 만들려다 보니 항상 쫓기는 마음으로 살았어요.

어느 날 강의를 들었던 분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인원이 작은 회사의 경영자이셨는데, 강의 요청을 해오셨어요. 강의료는 많이 줄 수 없지만 시간은 무조건 저에게 맞추겠다고 하셨습니다. 강의 장소는 꽤 많이 이동해야 하는 거리였고요. 습관처럼 ‘YES’라고 승낙하려던 저는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잠깐 스케줄표를 확인했습니다. 컨설팅 업무와 강의 그리고 여타 개인적인 일들로 빼곡했죠. 내 시간에 맞춰준다고 했으니 그 안에 새로운 스케줄을 넣을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것이 효율적인지 고민했습니다. 그 빈 시간은 제가 어렵게 확보한 개인 휴식 시간이었거든요.

고민 끝에 저는 그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기준을 정했어요. 한 달에 딱 세 번만 강의하자.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이 원칙을 깨지 말자. 회사 일, 집안일,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개인적인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최선을 다해 제대로 강의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에 세 번이다. 지금까지 그 기준은 제법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인간이다 보니 돈의 유혹도 생깁니다. 네 번, 다섯 번 한다고 누가 아는 것도 아닌데 돈을 더 준다는 데 좀 더 해볼까 싶을 때도 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컨설팅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주를 받았다고 해서 끌려다니며 일하지 않습니다. 배를 만든다는 건 전문성을 가지고 역량을 펼치는 일이니까요. 클라이언트의 부당한 요구나 비전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한 의견이 있다면 거절해야 합니다. 거절하지 못해 계속 끌려다니면 일의 효율과 결과가 엉망이 되기 쉽습니다. 경영학의 그루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합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폐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쓸데없는 곳에 단 1분도 쓰지 말아라.”

관계에서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 거절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거절의 관계적 속성을 끊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큰 일, 더 제대로 된 일, 서로에게 더 만족스러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거절한다는 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용기를 내 거절할 줄 알아야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거절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이 또 없습니다. “그에게 절대로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할 거야.” 영화 <대부 1>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거절하지 못하는 제안은 없습니다. 거절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을 뿐이지요. 당신은 오늘 무엇을 거절하셨나요?

생각을 낮추는 용기 |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내가 하는 말은 옳으면서 옳지 않다.” 말장난 같지만 깊은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의견을 낼 때 제가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하고요. 내 말은 옳습니다. 하지만 옳지 않기도 하죠. 내가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는 옳습니다. 내가 가진 경험, 지식, 정보 중 가장 좋은 얘기를 전달하니까요. 내 안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말을 밖으로 선보이겠죠. 옳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옳지 않습니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경험을 해보지 않았고, 모든 지식을 습득하지 못했으며,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다른 경험을 한 누군가에게 내 말은 옳지 않은 것일 수도 있죠. 이 두 가지를 늘 기억합니다. 이 둘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내가 옳다고만 생각하면 독선이 되고 옳지 않다고만 생각하면 주눅이 듭니다. 둘 다 삶에서 없으면 좋을 것들이니 기억하며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귀를 열어야 합니다. 대부분 나의 옳음을 주장하느라 입을 열고 귀를 닫다가 균형을 잃거든요. 귀를 열어 경청한다는 건 내 생각을 낮추겠다는 용기의 시작입니다. 경청은 마지막에 말하는 법을 연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에 판단하고, 마지막에 말할 줄 안다면 인생의 실수를 80퍼센트는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대기업의 대표이사를 하시고, 국내에서 가장 큰 연구개발조직을 이끌었던 분이 계십니다. 제가 정말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분은 용기를 실천하며 사시는 분입니다. 주말이면 아침 일찍 아내분과 꼭 교외 나들이를 나가신다는데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온전히 쉬는 용기에 대해 많이 배웁니다.

사장님과 저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점은 질문을 많이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말하기에 앞서 관련 사안에 대해 꼭 먼저 질문을 하셨습니다. 상대의 생각을 먼저 묻는 것이죠. 사람들의 의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시고, 자신의 의견과 판단은 늘 제일 나중이었습니다. 그 판단도 위계적 지시가 아니라 질문에 가까웠어요. 예를 들어 “나는 이렇게 생각하네”가 아니라 “이런 생각이 드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였죠.

어느 자리에서건 사장님의 발언점유율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조직에서 높은 사람들과 동석했을 때 발언점유율 80퍼센트 이상은 가장 높은 직급의 사람인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 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옳다고 확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과거의 데이터로 현재를 재단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의견을 나눈다는 건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일이 되어야 합니다. 사장님은 자주 질문을 던지십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면서요. “차 한잔하면서 얘기해줄 수 있을까요?” 정중히 부탁도 하시고요. 아마도 그렇게 해서 살아 움직이는 최신 정보를 얻으셨을 겁니다.

여러 책에서 말하는 리더에게 필요한 첫 번째 요건은 ‘상대와 나를 대등한 관계로 보는 것’입니다. 저는 생각을 낮추는 용기가 있어야 대등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회사를 꾸리고 몇 년 지나 저는 제 리더십에 큰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회식 자리에 가도 상석이 자연스럽게 제 자리로 비워져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우리가 대등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았어요. 편의를 봐주고 일하기 편한 제도를 만들고, 호칭을 편하게 이름으로 부르면서 서로 대등한 관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죠. 호칭만 대등할 뿐, 여전히 저는 많은 것에 관여하고 대신 나서고 있었어요. 구성원을 보호해야 할 대상,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죠. 결국 전혀 대등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때 멤버들과 나 사이에 위계가 있으니 수평을 이루려면 나를 낮춰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를 낮추는 건 손해 보는 일이 아닙니다. 위에서 얻을 수 없는 더 생생한 경험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양질의 판단을 내릴 수 있고요. 좋은 미래를 꿈꾼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자신을 낮추기를 권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낮추는 것이 균형 잡힌 조직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에게는 물론이고 말이죠.



2부 결과에 대한 용기



끝맺는 용기 |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한다


인생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미움받을 용기》라고 말합니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책 중 또 좋아하는 책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입니다. 심리학자 아들러의 생각을 설명하는 강연을 엮은 것입니다. 제목부터 제 마음을 자극한 이 책에서 특별히 제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라는 것과 ‘불안해서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불안한 감정을 지어낸 것이다’라는 것이었고요.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무릎을 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 그래! 그동안 내가 성장하지 못했던 건 행동하지 않아서였어! 자, 이제 뭐라도 시작해보자!’ 뜨겁게 피가 끓고 앞으로 성장할 스스로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새로운 일을 도모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새로운 제도나 정책을 건의하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위한 설계를 시작합니다. 넘치는 의욕과 세상이 자신을 위해 열린 것 같은 기분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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