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클래스
샘 워커 지음 | 더봄
캡틴 클래스
샘 워커 지음
더봄 / 2019년 7월 / 376쪽 / 18,000원
괴물팀의 탄생_ 위대함과 그 기원
우두머리 사자들 -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팀 선별하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팀의 리스트를 추리기 위해 나는 세계 어디서든 그런 리스트가 발표되었다면 몽땅 모으는 것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리스트는 90개 정도였다. 그런데 리스트를 늘어놓고 분석을 해보니, 어떤 리스트들은 아예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견을 근거로 결론을 내렸고, 수치를 사용한 리스트도 통계적으로 모호하기 일쑤였다. 또 어떤 리스트에는 선택 편향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래서 적절한 리스트를 작성하려면 다른 모든 이들을 무시하고 나 자신의 추측까지 철저히 차단하여 새롭게 시작해야 했다. 첫 단계는 호주에서 우루과이까지 프로나 국제스포츠 모든 스포츠리그, 협회, 연맹, 연례 토너먼트에 대한 신뢰할 만한 누적 기록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요 타이틀이나 트로피를 획득하거나 극히 예외적인 우승가도를 달린 모든 팀을 뽑아내야 했다. 몇 달에 걸친 이 과정에서 수천 팀의 후보군을 선별했다. 그리고 나는 이 연구에 일정한 매개변수를 설정하여 이 집단을 더 관리하기 쉬운 개수로 걸러내기 위해 세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시작했다.
질문 1 팀의 자격은 무엇인가?: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3가지 기준을 완벽히 충족하는 경우에만 팀으로 간주하기로 결정했다. ⓐ 팀원이 다섯 명 이상이다 ⓑ 팀원들이 상대편과 상호작용한다 ⓒ 팀원들이 협동한다.
질문 2 알곡과 쭉정이를 어떻게 골라내나?: 나는 가장 자격 있는 팀들만 추려내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적용했다 ⓐ 팀이 ‘주요’ 스포츠 종목에 출전했다 ⓑ 팀이 세계 최고의 경쟁자들과 대결했다 ⓒ 팀의 패권이 수년간 이어졌다.
질문 3 괴물팀의 자격은 어떤 것인가?: [질문 1]과 [질문 2]를 적용하고 나니 122개 팀만 남았는데, 이 그룹을 ‘최종 후보’라고 부르겠다. 다음 과제는 괴물팀을 흔해빠진 왕조들과 구별하는 것이었다. 세계의 여러 리그, 협회, 컵,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틀어 팀을 판정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각각의 포맷과 득점 메커니즘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한 비교 포인트가 될 통계를 찾기가 어렵다. 참고로 한 팀의 승리 능력을 구분하는 최적의 통계는 엘로 평점 시스템(Elo rating system)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밥 런얀이 스포츠 분야에 최초로 적용했는데, 런얀이 자신의 연구를 공개한 뒤로 엘로 방식은 진취적인 스포츠 통계학자들 대부분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들은 이 시스템을 NFL에서 크리켓까지 수십 개 스포츠 종목에서 팀 순위를 매기는 데 적용했다.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나는 판단하기 애매한 몇 개의 경우에 이 척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통계를 참고용으로만 쓰기로 했다. 엘로 평점 시스템 같은 방법들이 유용할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척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었다. 122개의 최종 후보 중에서 진정한 괴물을 골라내려면 더 전체론적인 방식을 취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최종 리스트를 결정하기 위해, 어떤 팀이든 실제로 사상 최고의 팀이라면 충족해야 할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간단한 조건을 정했다.
조건 1 자신을 증명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 모든 최종 후보 팀은 그 종목을 막론하고 예외적인 왕조였다. 하지만 한 팀의 경쟁 이력에는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경기를 펼친 시대, 리그의 포맷, 심지어 가끔씩 벌어지는 정치 개입 등 이 모두가 한 팀의 패권을 증명할 기회를 제약하여 그 팀의 성과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 이 시험에서 122개의 최종 후보 중 28개가 탈락했다.
조건 2 팀의 기록이 독보적이어야 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들 중 하나라면, 그 성공을 특별히 오래 지속시켰거나 집중적으로 폭발시켰어야 한다. 성공은 누적 승수나 타이틀 개수로 정의할 수 있으며, 동일 종목의 다른 모든 팀이 이룬 성취를 넘어선 것이어야 한다. 달리 말해 독보적인 성취를 이루었어야 하는데, 이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남은 최종 후보 94개 중 66개를 제외했다.
세계 최고의 엘리트 팀들: 내가 모든 팀을 평가한 후, 8개의 질문과 테스트, 하위 테스트, 원칙, 통과 조건을 모두 충족한 팀은 16개뿐이었는데, 그들이 속한 그룹을 나는 ‘1등급’이라고 부르겠다. 앞의 여러 기준 중 하나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한 106개의 다른 최종 후보는 ‘2등급’으로 분류했다. 2등급에 들었다고 수치스러운 것은 아니다. 근소한 차이로 1등급 문턱에서 멈춘 팀이 많다. 틀림없이 그들도 1등급 팀만큼 인상적이었을 것이며, 1등급 팀의 특징을 모두는 아닐지라도 대부분 갖고 있었다.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이런 등급 지정이 뜨거운 스포츠 논쟁에 불을 지피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나의 추정 결과가 이 주제의 최종 결론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나의 유일한 목표는 가능한 한 가장 순수한 실험 표본을 만드는 것이었다. 실제로 온갖 결점들이 가장 적었던 괴물팀들을 골라내어, 나의 진정한 연구 주제를 탐구하는 데 편하게 이용하려는 것이었는데, 그 주제는 바로 “역사상 가장 압도적이었던 팀들이 가진 공통점은 무엇인가?”이다.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① 콜링우드 맥파이스, 오스트레일리안 풋볼(1927~1930) ② 뉴욕 양키스, 메이저리그 야구(1949~1953) ③ 헝가리, 국제 남자축구(1950~1955) ④ 몬트리올 캐나디언스, NHL(1955~1960) ⑤ 보스턴 셀틱스, NBA(1956~1969) ⑥ 브라질, 국제 남자축구(1958~1962) ⑦ 피츠버그 스틸러스, NFL(1974~1980) ⑧ 소련, 국제 남자 아이스하키(1980~1984) ⑨ 뉴질랜드 올 블랙스, 국제 럭비 유니언(1986~1990) ⑩ 쿠바, 국제 여자배구(1991~2000) ⑪ 호주, 국제 여자 필드하키(1993~2000) ⑫ 미국, 국제 여자축구(1996~1999) ⑬ 샌안토니오 스퍼스, NBA(1997~2016) ⑭ FC 바르셀로나, 프로축구(2008~2013) ⑮ 프랑스, 국제 남자핸드볼(2008~2015) ? 뉴질랜드 올 블랙스, 국제 럭비 유니언(2011~2015). 16개의 괴물팀 리스트를 확정하고 나서, 나는 이 책의 궁극적인 질문으로 돌아갔다. 이 엘리트 팀들에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코치는 중요한가? - 빈스 롬바르디 효과
나는 타당한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엘리트 팀의 탄생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사람은 바로 캡틴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유년기에 배우는 첫 번째 교훈 중 하나는 권위를 존중하는 것이다. 우리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특별한 힘을 가진 존재로 여긴다. 그들이 우리를 빚어낸다고 믿는 것이다. 스포츠팬들은 이런 생각을 코치들에게 투사한다. 한 팀의 성공에는 그 배후에 코치가 있을 거라는 것이다. 말인즉슨, 마법 같은 능력을 가진 코치들이 있어 그들의 능력이 전술적 혁신으로 게임의 프레임을 바꾸고, 그 어떤 개인보다 강력한 문화를 구축하고, 말이나 자신의 의지력으로 사람들이 훌륭한 일을 하도록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그 코치들은 경기장에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있을 때에만 위대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즉, 이 파트너십의 다른 절반이 바로 캡틴이었다.
캡틴의 자격_ 엘리트 캡틴들의 일곱 가지 리더십 특징
1등급 팀 캡틴들은 해당 종목의 맥락에서 보면 우리가 상상하는 무결점 리더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전기를 수집하면서 전혀 다른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서로 너무나도 닮았다. 소름끼칠 만큼 그들의 행동과 신념, 일에 대한 접근 방식이 비슷했다. 충동적이고 무모한 데다 얼핏 자멸처럼 보였던 행동은, 사실은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의도된 것이었다. 그들의 이상하고 겉보기에는 낙제감인 개인적 특성이 실은 팀원들에게 피해를 주기는커녕 그들이 경기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뛰게 해주었다. 결국 1등급 팀 캡틴들은 일탈적인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잊혀진 부족의 일원이었다. 그들 모두가 공유한 일곱 가지 자질은 다음과 같다. ① 극도의 근성 및 시합에 대한 몰두 ② 룰의 경계를 건드리는 공격적 플레이 ③ 생색 내지 않고 기꺼이 허드렛일을 하는 태도 ④ 저자세의 실질적이고 민주적인 소통 스타일 ⑤ 열정적인 비언어적 소통을 통한 동기 부여 ⑥ 강한 신념과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용기 ⑦ 철저한 감정 통제. 각 자질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들은 계속 돌진한다 - 근성과 그에 따른 이득
2000년 바르셀로나: 10월 하순, 바르셀로나의 캄프누 경기장에는 10만 관중이 들어찼다. 순간 FC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피구가 눈에 띄자 홈팬들은 큰 소리를 질러댔다. 휘파람을 불고 “창녀”라고 외치거나 혹은 침대보에 ‘배신자’, ‘거짓말쟁이’, ‘유다’라고 갈겨써서 만든 깃발을 휘둘렀다. 참고로 피구는 대처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크고 강하며 빠른 데다 공에 대한 집중력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FC 바르셀로나의 신임 감독 페레르는 피구에게 전담 ‘마크맨’을 붙이기로 하고 며칠 동안 고심했다. 언론에서는 페레르가 미카엘 라이지거를 선택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팀 내에서 가장 빠르고 노련한 우측 수비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레르가 시합 당일 아침에 부른 이름은 카를레스 푸욜이라는 검증 되지 않은 스물세 살짜리 선수였다.
FC 바르셀로나 팬들은 푸욜을 잘 알지 못했다. 푸욜은 스타도 아니었고 자리 잡은 수비수도 아닌 데다, 이번이 1군에서 맞은 두 번째 시즌이었다. 푸욜이 FC 바르셀로나에서 장래가 촉망받든 받지 않든, 페레르는 그의 반사 신경이 빠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지난 시즌 연습 경기에서 푸욜이 피구를 수비한 적이 있었는데, 한 수 위에 있는 상대에게 그다지 압도당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푸욜에게는 엄청난 장점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절박함이었다. 아무튼 시작 휘슬이 울렸을 때부터 카를레스 푸욜은 루이스 피구를 앞뒤로, 오른쪽 윙부터 왼쪽 윙까지 쫓아다니며 꽁꽁 묶어놓았다.
최종 점수는 FC 바르셀로나 2점, 레알 마드리드 0점이었다. 페레르는 경기 후 기자들에게 푸욜이 ‘뛰어난 수준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팬들이 그를 더 좋아하게 된 계기는 푸욜이 자기 역할이 별것 아니었다고 말한 경기 후 인터뷰였다. 임무를 받고 그걸 해냈을 뿐이니 상 같은 걸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피구를 마크했던 그날부터 FC 바르셀로나에서 인정받게 되었다고 푸욜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이겼고, 그게 제일 중요한 겁니다.”
코치가 선수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 중 하나는 그 선수가 계속 돌진한다는 것, 즉 근성이 있다는 말이다. 모든 스타가 이런 자질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1등급 팀 캡틴들 중에서는 이런 자질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빌 러셀의 콜먼 플레이, 벅 셸퍼드가 낭트에서 펼친 활약, 피구에 대한 푸욜의 철벽방어 등이 눈에 띄지만, 이는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몬트리올 캐나디언스의 모리스 리샤르는 1952년 플레이오프 경기 도중 뇌진탕에 걸리고 이마에 깊은 상처가 나서 링크 밖으로 나갔지만, 3피리어드에는 피가 나는 상처를 붕대로 동여매고 되돌아와 세 명의 보스턴 수비수를 제치고 결승 득점을 올렸다.
푸욜의 커리어는 ‘피구 게임’ 후로 절정에 달했다. 선수로서뿐 아니라 리더로서의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빠르게 FC 바르셀로나 수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4년 뒤 캡틴으로 선출되었다. 또 2000년에는 스페인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나중에는 부캡틴 자리를 꿰찼다. FC 바르셀로나가 프로축구를 지배하고 있을 무렵, FC 바르셀로나 선수들로 채워진 스페인 대표팀 또한 세계를 지배했다. 유럽 타이틀 두 개를 획득하고 2010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 내내, 푸욜의 플레이에는 피땀 흘리는 노력이 있었다. 팀 동료들이 아름답고 리드미컬하며 섬세한 축구를 선보이는 동안, 푸욜은 경기장 여기저기에 몸을 내던지며 동료들 뒤치다꺼리를 했다. 날카로운 슈팅을 온몸으로 가로막곤 해서, 광대뼈가 부서져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를 뛴 적도 있다. 또 푸욜은 철저한 컨디션 관리로도 유명했다. 훈련장에서 가장 늦게까지 남았고, 훈련을 마치면 필라테스나 요가를 하러 갔다. 세 시즌 동안에는 골키퍼를 제외한 어떤 선수보다 많은 시간을 출전했다.
푸욜이 캡틴을 맡고 나서 네 시즌 만에 FC 바르셀로나는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팀이 되어 라리가 우승 2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기록했다. 그러나 절정기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다섯 시즌 동안이었다. 리그 경기의 92%에서 승리 또는 무승부를 기록했고, 라리가 우승 4회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비롯하여 숱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클럽팀 사상 최고의 엘로 평점을 기록했다. 푸욜의 은퇴식에서 바르토메우 회장은 푸욜을 FC 바르셀로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캡틴이라고 불렀다.
지능적 반칙 - 룰의 한계선까지 밀어붙이기
스포츠에서 가장 보편적인 전통은 스포츠맨십이다. 우리는 승리하는 과정에는 올바른 방법과 그릇된 방법이 있고, 한 사람의 인격은 그의 도덕성이 시험 받는 순간 드러난다고 믿는다. 스포츠팀의 경우, 다른 누구보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선수가 캡틴이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위대한 16개 팀에서 캡틴들은 거리낌 없이 룰의 한계 지점까지 밀어붙였다. 그들은 매우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관해서, 사람들은 그 당사자에게 심리적ㆍ영적 결함이 있다는 견해를 고집하고, 모든 공격성이 똑같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공격성에는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를 가진 ‘호전적’ 형태와,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적’ 형태가 있다. 1등급 팀 캡틴들은 자주 험악하게 행동했지만, 스포츠 룰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며 작전을 수행했다. 스포츠맨십 원칙을 항상 지키는 캡틴과 그 원칙을 한계 지점까지 확장시키는 캡틴의 차이는 후자가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승리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허드렛일 하기 - 뒤에서 팀을 이끄는 비장의 기술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축구 천재는 브라질의 펠레였다. 1956년 데뷔하여 1977년 은퇴할 때까지 펠레는 월드컵 3회 우승, 클럽팀 산투스에서 20회 이상의 타이틀 획득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나는 당연히 펠레가 브라질 대표팀의 캡틴이었을 거라고 짐작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펠레가 10대에 불과했던 1958년, 브라질의 캡틴은 이우데라우드 루이스 벨리니였다. 벨리니는 위력적인 중앙 수비수로서, 경기장에서 보인 굳건하고 듬직한 존재감 때문에 황소라는 별명을 얻었다. 벨리니의 임무는 필드 중앙을 지키면서 상대팀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마크하는 것이었다. 벨리니는 공격수의 스파이크에 다리를 찍혀 피를 흘리며 경기장을 떠날 때가 많았다. 한번은 무릎이 부러졌고, 한번은 광대뼈가 부러졌다.
10년간의 국가대표 기간 동안, 벨리니는 단 한 골도 넣지 않았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 결승전에 앞서 브라질 국민들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결승전 상대는 홈팀 스웨덴이었다. 스웨덴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브라질을 압도했고 4분 만에 선취점을 얻었다. 스웨덴 선수들이 골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브라질 캡틴 벨리니는 결연하게 상대편 골대로 가서 공을 주워 올렸다. 그는 젊은 브라질팀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킥오프를 담당한 미드필더 디디에게 공을 건네며 엄중한 지시를 내렸다. “선수들을 꽉 잡아.” 디디는 캡틴의 조언을 따랐다. 그는 옆구리에 공을 낀 채 미드필드 쪽으로 느리고 당당하게 걸어가면서,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이제는 “이 외국놈들”과 싸울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 뒤로 브라질은 살아나 5:2 승리를 거두어, 첫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결국 그들의 우월한 재능이 승리한 것이다. 그러나 승리의 근간을 마련한 것은 벨리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