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뺄셈의 리더십

김인수 지음 | 명태



뺄셈의 리더십

김인수 지음

명태 / 2015년 10월 / 320쪽 / 17,000원





1. 판단을 빼라 : 베스트 직원마저 망칠 텐가



최고의 직원이 최악의 직원으로

아무리 유능한 직원이라도 보스가 ‘일을 잘 못하는 직원’이라고 판단하게 되면 실제로 무능해지는 현상을 ‘필패 신드롬(set-up-to-fail syndrome)’이라고 한다. 필패 신드롬은 프랑스 인사이드 경영스쿨의 프랑수아 만조니 교수가 내놓은 개념이다. 만조니 교수는 나와의 인터뷰에서 “필패 신드롬이 조직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했다. 훌륭한 직원조차 최악의 직원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패 신드롬이 무서운 까닭은 보스의 선량한 의도가 직원을 망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통상적으로 직원을 최악으로 만들어 버리는 보스라고 하면 악질 보스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부하 직원을 이용만 하고 그의 공을 가로채는 악질 말이다. 그러나 필패 신드롬에 빠진 보스에게는 그런 악한 마음이 없다. 다만 부하 직원의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도와주려고 개입한 것이다.

필패 신드롬의 원인을 밝히기에 앞서 필패 신드롬의 발생 과정을 여섯 단계별로 살펴보자. 1단계는 발단으로 어떤 순간에 상사가 부하 직원의 능력을 의심하는 순간이다. 이런 발단은 대개 사소하다. 게다가 어떤 발단은 매우 주관적이다. 상사가 그저 부하 직원의 목소리, 말투를 싫어해서도 촉발될 수 있다. 2단계는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업무를 통제하기 시작하는 단계다. 물론 선량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다. 업무 능력이 조금 의심되는 부하 직원의 업무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니까 말이다. 3단계는 부하 직원의 반응이다. 부하 직원은 상사의 개입에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상사가 자신을 믿지 않는 것 같다고 의심하게 된다. 자신을 못 믿으니까 상사가 참견하고 통제하는 것 같다. 그 결과 업무 의욕이 감퇴하고, 당연히 일을 덜 하게 되거나, 실수가 늘어난다.

4단계는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업무에 더욱더 개입하고 통제하는 단계다. 3단계에서 부하 직원이 일을 덜 하고, 실수가 늘어나는 것을 인지한 상사는 부하 직원의 능력을 더욱더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상사는 역시 선량한 사람이다. 어떻게 해서든 부하 직원의 업무능력을 높이고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부하 직원의 업무에 간섭하게 된다. 5단계에 이르면 부하 직원은 점점 더 업무 의욕이 사라진다. 자신의 업무에 간섭하고 참견하는 상사에게 더욱더 화가 난다. 심지어는 반항까지 한다. 한때 조직에서 최고의 실적을 올렸던 ‘베스트 직원’의 실적은 어느새 곤두박질치고 만다. 마지막으로 6단계다.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좌절한다. 부하 직원의 업무 능력을 의심했던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부하 직원과 상사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어진다. 부하 직원은 상사로부터 무능력자로 낙인찍히게 된다.

만조니 교수는 필패 신드롬을 참으로 잔인한 사이클이라고 했다. 일단 사이클이 시작되면 상황은 계속 악화되기 때문이다. 보스가 직원의 행동을 고치기 위해 개입할수록 직원은 더욱더 업무에서 멀어지고 무능해진다. 그 결과 필패, 즉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그래서 ‘필패 신드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더욱 무서운 점은 필패 신드롬이 매우 사소하고 주관적인 계기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스가 나의 목소리, 나의 걸음걸이를 싫어해 필패 신드롬이 촉발된다면 정말 억울한 일이다. 그러나 보스는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부하 직원의 일하는 방식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래서 부하 직원의 업무 능력을 의심하는 자신을 정당화한다. “성과와 무관한 요인으로 필패 신드롬이 촉발되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지 않느냐?”는 내 질문에 대해 만조니 교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인생은 원래 불공평해요. 그런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어요. 보스와 부하 직원은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를 수 있어요. 야망이 다를 수 있고, 옷을 다르게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주관적인 요인들 때문에 서로를 충분히 존중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로 필패 신드롬이 시작된다는 것이 불공평하기는 하죠. 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결국 보스의 사소하고 주관적인 판단 하나가 필패 신드롬의 시작인 셈이다.

보스의 확증편향이 문제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필패 신드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아니,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업무 능력을 의심했다고 해서 부하 직원이 업무 의욕을 잃는다니, 그게 말이 돼? 부하 직원은 더 열심히 일해서 상사의 신뢰를 회복해야지.”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그다지 소용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처음에는 부하 직원도 상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상사가 부하 직원의 노력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게 문제다. 보스가 몰라주더라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인간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권력자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어릴 때는 부모가, 더 커서는 학교 선생님이, 직장에서는 보스가 자신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결국 보스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으면 직원은 어느 순간 업무 의욕을 잃게 된다.

만조니 교수에 따르면 보스에게 신뢰를 잃어 업무 의욕이 떨어진 직원들의 행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갈린다. 첫째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유형이다. 많은 직원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여기서 최악의 증상은 보스와 단절되는 것이다. 보스와 대화가 줄어들수록 보스는 부하 직원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게 된다. 두 번째 유형은 소수 직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격적인 태도다. 이들은 자신에 대한 보스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한다. 그래서 보스와 싸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오히려 ‘너는 일 못하는 직원’이라는 보스의 생각을 확고하게 만들 뿐이다.

그래도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보스는 열심히 일하는 부하 직원을 알아주지 않는 것일까? 이는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편견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부합되는 증거만을 보려는 편견이 있다. 이 같은 편견을 심리학에서는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보스가 직원 A의 성공을 기대한다면 A가 잘하는 것만 보게 된다. 반대로 직원 B가 실패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B가 실패하는 사례들만 찾게 된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그렇다. 보스 역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인 이상 확증편향이라는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확증편향에 빠진 보스는 종종 부하 직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 하나는 일을 잘하는 인그룹(in-group)이고 다른 하나는 일을 잘 못하는 아웃그룹(out-group)이다. 일단 보스 눈에 아웃그룹으로 분류되면 아무리 일 잘하는 직원도 필패 신드롬의 희생양이 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보스들이 스스로 그 같은 분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데 있다. 이는 무의식적,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고치는 게 더욱 어렵다.



2. 관리를 빼라 : 좀비 직원 만들 텐가



순응은 좀비 직원을 만든다

2014년 3월, 《조선일보》의 한 기사가 직장인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미국의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서 한국 대표기업들이 어떤 평판을 받고 있는지 소개한 기사였다. 기사에서는 미국인들이 한국 기업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좀비가 싫으면 도망가라!”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였다. 이유를 추측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군대처럼 명령에 따라 일한다”, “사생활이라곤 없다”, “일과 휴가 사이의 균형? 최악이다” 등등. 사생활 없이 종일 회사에 얽매여 상사의 명령대로 일하는 한국 직장인의 모습이 외국인 눈에는 ‘좀비’로 비쳐졌다.

이런 평가가 지나치다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좀비는 자기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못 하는 존재가 아닌가? 부두교 사제인 보커에게 영혼을 빼앗겨 오로지 보커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는 게 좀비다. 한국의 직장인을 이런 좀비에 비유하는 것은 모독이다. 보스의 지시대로 일하는 문화가 강하다고 해서 직원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못 하는 존재로 전락하지는 않는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보스의 지시에 순응해 일하다 보면 어떤 직장인이든 결국 좀비처럼 되고 만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상사의 지시가 옳은지 그른지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그저 무조건 따르는 사람이 좀비가 아니면 누가 좀비인가? 오늘날 대한민국 직장은 좀비 직원을 양산하고 있다.

한국의 직장인은 강고한 계층제 아래 보스의 지시에 복종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보스의 지시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보스의 눈 밖에 나고 승진과 보너스 산정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게다가 보스와 의견 충돌을 빚는 것은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한 일이다. 권력자인 보스의 심기를 해치지 않고 그가 왜 틀렸는지를 설명하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므로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한국 직장인들은 보스의 지시에 순응한다. 그리고 보스의 지시를 받는 순간, 그의 권위에 복종해 두뇌에서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영역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그러면서 직장인들은 점점 ‘좀비 직원’이 되어 간다.

신입직원이 힘들게 입사한 대기업을 떠나는 이유

신입직원들의 눈빛은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빨리 배워서 성장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빨리 한 사람 몫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다. 이들이 높은 수준으로 동기부여가 돼 있다는 것은 100퍼센트 확실하다. 그러나 신입직원들은 어느덧 업무 의욕을 잃는다. 일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동기가 사라진다. 이들 중 상당수는 회사에 사표를 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4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5.2퍼센트에 이르렀다. 대기업은 조금 상황이 낫지만 그래도 상당수가 입사 1년 이내에 회사를 떠난다. 청년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힘들게 입사한 대기업을 떠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며 용기를 낸다.

내가 인터뷰한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수전 파울러는 ‘ARC’에 바탕을 둔 인간관을 제시한다. A는 자율(Autonomy), R은 연결(Relatedness), C는 역량(Competence)을 뜻한다. ARC를 적용하면 신입들이 떠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신입에게 자율은 거의 없다. 부장이나 선배들이 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 그러니 A(자율)가 망가진다. 게다가 일부 고참들은 응당 자신이 해야 할 일, 심지어 개인적인 일까지 시킨다. 신입도 바보가 아니다. 조직과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 아니라 특정 개인을 위한 사적 노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R(연결)이 망가진다. 자율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일을 하니까, 배우는 것도 없는 것 같다. C(역량)가 충족될 리 없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 ‘인센티브’라는 당근을 주거나, 때로는 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난센스다. 동기부여를 파괴한 주체가 다름 아닌 그들 기업이기 때문이다. 명령과 지시, 복종과 통제를 강조하는 관료적인 기업문화가 직원들의 ARC를 훼손해 동기부여를 파괴했다. 그래 놓고는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한답시고 온갖 인센티브를 짜내는 상황이 오늘날 한국 기업의 현실이다.



3. 말을 빼라 : 보스가 입 닫아야 팀 성과가 높다



부하는 0.07초 안에 당신을 적으로 인식한다

때때로 어떤 이들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얘기’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문제에 봉착하고 있을 때, 보스에게 달려가 직언을 하지 않으면 조직 꼴이 뭐가 되겠느냐고 말이다. 물론 옳은 이야기이기는 하다.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장관이나 수석 비서관이 없다면 나라꼴이 망가질 것이고, CEO에게 직언하는 임원이 없다면 CEO는 ‘회사가 잘 굴러가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이런 나라, 이런 기업이 어떻게 성장하고 비전이 있을까 싶다. 인간의 두뇌는 이 같은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보스가 안전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한다. 다시 말해 그가 적인지 아닌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것이다. 크리에이팅위 연구소의 주디스 E. 글레이저 회장에 따르면 0.07초면 충분하다고 한다.

인간의 뇌는 선사시대부터 그렇게 작동하도록 진화돼 왔다. 예를 들어 B대리가 회의 중에 A부장에 면박을 당했다고 해보자. B대리의 원시 뇌는 A와 회의를 할 때 아이디어를 내는 게 안전하지 않다는 신호를 감지한다. 그러면 B의 뇌는 0.07초 안에 A를 적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뇌의 다른 부분으로 신경전달물질을 보내 A와의 공유와 협력을 중단시킨다. 그리고 입을 닫고 더는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 동시에 B의 뇌는 A와의 좋지 않았던 기억을 끄집어낸다. ‘이 사람은 지난번 회의 때에도 내게 면박을 줬어. 동료인 C에게도 그렇게 했지’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강조하건대, 부하 직원에게 불안감을 주지 마라. 그러는 순간 부하 직원의 두뇌는 0.07초 안에 당신을 적으로 인식할 것이다.



4. 자신감을 빼라 : 무지야말로 자신감의 원천



겸손 + 결의 = 최고의 리더

그렇다면 진짜 리더, 최고의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그저 ‘좋은 기업’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위대한 리더는 어떤 유형의 인물일까? 세계적인 경영 구루 짐 콜린스는 베스트셀러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최고의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 답을 제시했다. 짐 콜린스에 따르면 경영 능력은 다섯 단계로 나뉜다. 가장 낮은 1단계는 능력이 뛰어난 개인이다. 2단계는 합심하는 팀원, 3단계는 역량 있는 관리자, 4단계는 유능한 리더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단계 5의 경영자’는 어떤 유형의 리더일까?

단계 5의 리더들에 대한 짐 콜린스의 설명은 이렇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단계 5의) 리더들과 함께 일하거나 그들에 대해 글을 쓴 사람들은 ‘조용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조심스러운, 수줍어하는, 정중한, 부드러운, 나서기 싫어하는, 말수가 적은, 자신에 관한 기사를 믿지 않는’ 등의 단어나 표현을 계속 썼습니다.” 짐 콜린스가 단계 5의 리더들에게 “당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고 부탁했을 때 그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 아니에요.” “만약 이사회가 훌륭한 경영진을 선임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아마 오늘 나와 이야기할 일이 없었을 거예요.” “그 일(회사의 큰 성공)이 나와 큰 관련이 있나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은데요. 나는 그렇게 공을 세운 사람이 아니에요. 탁월한 사람들과 함께 일한 게 축복이었죠.” “나보다 내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이 회사에는 많아요.” 이들의 말을 종합해볼 때 ‘겸손’이야말로 단계 5의 리더가 갖춘 핵심 소양이었다.

물론 겸손만으로는 위대한 리더가 될 수는 없다. 겸손에 직업적 결의를 결합한 사람들이 단계 5의 리더가 된다고 짐 콜린스는 강조한다. 킴벌리 클라크의 다윈 E. 스미스 회장은 CEO로서 자신의 능력을 의심했으나 CEO로서의 직분에 충실하겠다는 ‘결의’는 누구보다 강했다. 그는 낡은 제지회사로서 하락일로를 걷던 회사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 수익성도 낮고 경쟁력은 떨어지는 기존 주력사업 ‘코팅 종이’는 포기하는 결단도 내렸다. 제지 공장도 팔아 넘겼다. 대신 P&G가 장악하고 있던 소비자용 종이 제품 산업으로 뛰어들어 하기스, 크리넥스 같은 브랜드를 잇달아 내놓는 승부수를 던졌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그의 결정을 비웃었지만, 그는 불굴의 의지로 회사를 도약시켰다. 이처럼 겸손과 결의의 융합이야말로 단계 5의 리더들이 그저 괜찮은 조직에 불과했던 회사를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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