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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끄는 자의 통찰 - 더 리더

무위 지음 | 아틀라스북스



이끄는 자의 통찰 - 더 리더

무위 지음

아틀라스북스 / 2015년 5월 / 216쪽 / 12,000원





智_ Wisdom



좋은 의견을 얻고자 하면 양극단을 두들겨라

회의는 조직 문화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회의를 위한 회의’를 남발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기도 한다. 회의의 기본적인 목적은 여러 사람이 모여 특정 사안을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함으로써 최선의 안을 도출하는 데 있다. 그런데 간혹 회의가 리더의 독단적인 의견을 관철시키는 수단 내지는 책임을 정당하게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한마디로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해서 내 맘대로 결정하겠다’는 식이다.

세종世宗은 역사적으로 이러한 오류를 배제하고 회의를 통한 경영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한 대표적인 리더로 꼽을 수 있다. 그는 회의를 할 때 항상 의견이 서로 상반되는 관료들을 참여시켜 ‘끝장 토론’을 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치열한 토론 끝에 양측의 의견이 점차 좁혀지면 그것을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요즈음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대부분 특정 정책을 놓고 각 정당의 달변가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토론을 이어갈수록 의견이 좁혀지기는커녕 서로의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극과 극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진행하면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앞서 말했듯이 결국 리더의 의견에 수렴하거나, 다음 회의 일정만 공유한 채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마는 것이다.

세종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끝장 토론을 통해 좋은 정치를 실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유학자적인 면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학의 핵심 사상은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전해주었다는, 다음과 같은 치세의 비결에 잘 담겨 있다.

‘인심(人心, ego)은 위태롭고 도심(道心, 양심)은 미미하니 오로지 정밀하고 오로지 하나로 하여 그 중(中, 최선)을 잡아라.’

세종은 바로 이러한 ‘중中’의 개념을 회의에 적용했던 것이다. 박현모 교수가 지은 『세종처럼』이라는 책을 보면, 세종이 수령고소금지법(특별히 큰 죄를 짓지 않는 한 백성이 수령을 고소할 수 없도록 한 법)을 개정하자는 자신의 의견에 맞서는 재상 허조를 몇 번의 회의를 통해 결국 승복시켰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때 허조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신이 원한 바는 원억(원통한 누명을 써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장訴狀을 수리하지 말아서 상하의 구분을 전일專一하게 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나 두 번 아뢰어도 윤허를 얻지 못하였으니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이 교지를 반포하신다면 거의 중용中庸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보통 의견이 극단적으로 부딪치는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면 서로 감정싸움을 벌이거나, 아예 대화 자체를 거부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종은 오히려 까칠한 성격의 극보수주의자인 허조를 일부러 회의에 참석시켰다. 이를 통해 양극단의 의견들이 서로 부딪치게 함으로써 균형 잡힌 결론을 얻으려고 한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이러한 논의 방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내가 아는 것이 있겠는가?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물으면, 마음을 텅텅 빈 것 같게 하고, 나는 그 두 끝을 두들기는 것을 다할 뿐이다.”- 《논어》 자한(子罕) 편



공자는 대화에 임할 때에는 우선 마음을 비워 선입견을 제거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데 기본적인 덕목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글에서 ‘마음을 텅텅 빈 것 같게 한다’는 표현이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두 끝을 두들긴다’는 표현으로 서로 상반되는 의견이 부딪치게 함으로써 모두가 공감하는 최선의 안을 뽑아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많은 리더들이 회의를 통해 최대한 빨리 결론을 얻어야 한다는 조급함을 내비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설익은 결론을 채택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구성원을 교묘히 회의에서 배제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의 성장을 바라는 리더라면 그러한 조급함을 내려놓고 회의야말로 ‘조직이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박현모 교수가 다음과 같이 정리한 세종의 회의 방법을 참고하면, 그처럼 소중한 기회를 조직의 성과로 연결시키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ㆍ 서로 의견이 상반되는 관료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관점에서 정책을 논의하게 함으로써, 서로의 의견을 좁혀나가는 과정에서 최선의 안이 나오도록 했다.ㆍ 자신(리더)의 부족함과 자신이 처한 문제점을 사실 그대로 밝히고 관료들의 의견을 구한 후 귀를 열고 경청했다.ㆍ 관료들이 거리낌 없이 직언할 수 있도록 항상 소통의 경로를 열어놓았다.

ㆍ 스스로 결론을 짓지 않고, ‘나의 의견은 이런데 관료들의 생각은 어떤지’를 묻는 식으로 개방형 질문을 활용했다.ㆍ 극단적인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꾸짖었다.

ㆍ 토론의 의견이 정리되면 회의 참가자 중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권한을 일임했다.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일부 참석자만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할 뿐, 대다수 참석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회의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종의 회의 방법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들이 입을 열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게 하려면 리더가 먼저 귀를 열어 그 의견들을 경청할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생긴다

만일 리더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조직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먼 미래는커녕 한 시간 뒤의 일조차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경영학 분야에는 이러한 리더의 고민을 덜어주는 다양한 예측 기법들이 나와 있다. 특히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1960년대 후반 로열 더치 쉘(이하 쉘)이 시도한 시나리오 경영이다.

1950~1960년대는 전 세계 석유 기업들이 큰 호황을 누렸던 시기였다. 당시 메이저 석유 기업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쉘은 이들과는 다르게 행동했다. 쉘의 기획실에서는 향후 유가 변동을 초래할 만한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각각의 예상 시나리오를 구체적인 스토리로 작성했다. 이를 통해 경영자들이 그러한 변화들이 초래할 효과를 한눈에 들여다보고 사전에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당시에 결성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산유국들이 모여 결성한 OPEC이 결국에는 정치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판단은 들어맞았다. 1973년에 발발한 중동전쟁에서 서방 세계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나서자, 이에 반감을 가진 중동 국가들이 OPEC을 통해 석유 공급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순간에 석유 공급이 끊어지자 유가가 폭등하고, 석유 기업들이 줄지어 파산하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하지만 쉘만은 이러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미리 작성해둔 시나리오에 따라 사전에 석유 공급처를 중동 이외의 지역으로 다양화해놓았고, 석유 비축량을 늘려놓았으며, 산유국과의 관계도 우호적으로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쉘은 7위에 불과했던 업계 순위를 단번에 2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물론 시나리오 경영을 실행한다고 해서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리더가 항상 위기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작업은 생각처럼 어렵지 않다. 일단 머릿속에서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앞으로 어떤 변수들이 발생했을 때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을 세워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핀테크FinTech’의 발전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각 기업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보자. 참고로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바일을 통해 결제, 송금, 자산 관리 등이 이루어지는 IT 기반의 금융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온라인 금융ㆍ결제 서비스 기업으로는 미국의 페이팔Paypal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인 알리페이Alipay 등이 있다.

ㆍ 상황 : 알리페이(알리페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는 현재 카드 결제 기능뿐만 아니라 알리페이 계좌에 돈을 넣어놓으면 이자를 지급하는 수익 상품으로서의 기능까지 겸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알리페이의 은행업 진출을 기정사실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통 업체들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쇼핑객(요우커) 중 90%가 면세점에서 알리페이로 결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ㆍ 시나리오 1 : 향후 신용카드 결제 방식보다는 알리페이, 페이팔 등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방식이 일상화될 것이다. 이럴 경우 신용카드 업체나 은행 등은 심각한 정체성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알리페이, 페이팔, 카카오페이 등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고, 정부에서도 이들 업체의 금융 업무 규제를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ㆍ 시나리오 2 : 위기감을 느낀 업체나 은행 등이 적극적으로 규제를 해소하고 IT 기술을 보완한 후 자신들의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을 지켜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으므로 새로운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충분히 온라인 결제 업체들과의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IT 개발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 수 있도록 조직의 문화를 개방적으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ㆍ 시나리오 3 :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쟁자가 출현해서 업계의 판을 뒤엎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한 변수 중 하나가 바로 비트코인Bitcoin의 약진이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온라인 가상 화폐로 발행주체가 없고, P2P 형태로 전 세계에 분산되어 관리되기 때문에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발행이나 거래를 주도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비트코인은 전 세계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수익을 내야 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매우 저렴하다. 만약 향후 비트코인이 공식적으로 화폐로 인정받고,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행동 패턴이 정착된다면 결제 방식의 중심이 핀테크를 뛰어넘어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에는 가급적 ‘최상의 시나리오’부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를 다양하게 반영하는 것이 좋다. 특히 리더가 일을 추진할 때에는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사전에 대책을 세워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했다가 상황이 최악으로 흐를 경우 심각한 혼돈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 해 전 일부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이러한 오류에 빠져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큰돈을 벌고 있다는 자만에 빠져 스마트폰 보급의 영향으로 모바일 게임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우리도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보자’는 구성원의 제안을 조직 내부에서 ‘월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월 1억 원 매출도 올리기 어려운 사업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말로 막아선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채 3년도 지나기 전에 상황이 돌변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해진 반면, 월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모바일 게임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예측하지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불과 몇 년 사이에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리더가 조직의 미래를 대비하는 데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생긴다.”



德_ Virtue



함께 나누려는 마음을 놓치면 천하를 잃을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마음이 지나치면 ‘탐욕’이 된다. 이익을 대하는 생각에 더하기와 곱하기만 남고 빼기와 나누기의 개념은 희미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탐욕은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크기가 무한정 커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강태공은 주나라 문왕이 은나라의 폭군 주왕을 물리치고 천하를 평정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인물이다. 그는 문왕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나라를 세우고 민심을 모아야 천하가 따르겠습니까?” 하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천하는 군주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천하 사람들의 천하입니다. 그런 천하의 이익을 천하 사람들과 나누려는 마음을 가진 군주는 천하를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천하의 이익을 혼자 챙기려는 사람은 바로 천하를 잃을 것입니다. … 이 천하의 재산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조금도 사심이 없는 것을 인(仁, 사랑)이라고 합니다. 인이 있는 곳에 천하가 돌아가게 됩니다. 죽을 사람을 살려주고, 환난을 당한 사람을 도와주며, 급한 사람을 구제해주는 것을 덕(德)이라고 합니다. 덕이 있는 곳에 천하가 돌아가게 됩니다. 백성들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즐거워하며, 함께 좋아하고, 함께 미워하는 것을 일컬어 도(道)라고 합니다. 도가 있는 곳에 천하가 돌아가게 됩니다.”- 《육도삼략(六韜三略)》



이 말을 들은 문왕은 바로 강태공에게 절을 올리며 스승으로 모실 것을 다짐하고 그를 수레에 태우고 돌아가서 나라를 함께 다스렸다고 한다. 이익에 앞서 ‘나눔’과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서로의 마음이 통한 것이다. 리더가 조직에 기여한 만큼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강태공의 조언처럼 리더는 자신의 이익을 살피기에 앞서 주변을 살필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기업가라면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험난한 여정을 겪어왔는지를 생각하기에 앞서, 자신의 곁에서 도와준 사람이 없었다면 그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기에 앞서, 자신이 수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또한 그들의 인생을 책임지고 있다는 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조직에서 만든 부가가치를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것, 이것이 바로 리더 본연의 역할이며, 조직이 영속성을 갖는 근본이 된다. 이끄는 사람이 덕과 인, 도를 따랐을 때 천하가 돌아간다고 한 강태공의 말처럼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얻을 것을 정확히 저울질한다

이솝우화 중에 ‘여우와 신 포도’라는 이야기가 있다. 굶주린 여우가 포도나무에 매달린 포도를 따 먹으려고 애를 쓰다 결국 포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부족해서 못 먹는 게 아니야. 저 포도는 분명 시어 터져서 맛이 없을 거야.”

그런데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와 묘하게 일치하는 경영 이론이 하나 있다. 바로 동기부여 전문가인 빅터 브롬 교수가 주장한 ‘기대 이론Expectancy Theory’이 그것이다. 그는 이 이론을 통해 사람의 동기, 즉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생각은 먼저 특정 대상을 좋아하게 되고, 자신의 노력 정도에 따라 그 대상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을수록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을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했다.

ㆍ 동기의 크기 = 선호도 × 기대감(성과 자신감 × 보상 획득 기대감)



그럼 이 이론을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에 대입해보자. 굶주림에 지친 여우는 포도나무에 매달린 포도(대상)를 좋아했다. 처음에는 쉽게 따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기대감)에 동기부여가 되어 열심히 뜀뛰기를 해댔다. 그런데 점차 포도를 따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줄어들고 마침내 0이 되는 순간 동기는 사라지고 결국 포기하고 만 것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에 대한 동기부여 방식을 고민할 때 이 기대 이론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더가 구성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설계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인센티브의 기준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면 구성원들이 높은 곳에 매달린 포도라는 생각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인센티브의 내용 자체가 구성원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인센티브 제도의 효과를 높이려면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내용을 담고, 노력만 한다면 그것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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