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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길을 묻다

송동근 지음 | 정민미디어
리더에게 길을 묻다



송동근 지음

정민미디어 / 2014년 7월 / 272쪽 / 12,000원





시작하며_ 사람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



리더, 힘들고 외로운 자리

영어 단어 리더(leader)의 독일어 어원은 ‘외롭다, 견디다’라는 뜻이다. 리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외롭고 힘든 자리이다. 언뜻 필자가 처음 겪었던 리더 경험 두 가지가 떠오른다. 그 둘은 전혀 상반된 것이었지만 공통점은 역시 힘들고 외로웠다는 것이다.

직장생활 8년째 되던 해, 드디어 팀장이 되었다. 팀장으로 진급하면 설레고 뿌듯해야 하지만 필자는 그렇지 못했다. 우선 부서를 이동해서 영업팀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업부서를 한참 떠나 있었기 때문에 고객이 전혀 없었다. 당시는 팀장도 자기 몫을 해야 했다. 첫 한 달 동안 나의 실적은 팀원들 평균의 오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팀원들의 실적은 회사에서도 최상위 수준이었으므로 차이가 크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지점장은 회의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 “팀장이 잘해야 팀원들을 독려할 수 있지 않나? 팀장이 이렇게 헤매고 있으니 팀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제멋대로잖아.”

그러다 보니 가끔 팀에서 결정할 일이 있어도 팀장의 의견은 아무래도 뒷전이었다. 실적 좋은 팀원들 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지점장은 이렇게 말했다. “팀장이 팀원들한테 끌려다니는 꼴이 보기 좋다~.” 팀원들을 강하게 이끌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는 지점장은 더 답답했던가 보다. 나 역시 실적을 올려서 지점장에게 떳떳하고 싶었고 팀원들에게 가끔 큰소리도 치고 싶었지만, 한두 달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놈의 팀장 자리는 나에게 너무나 불편한 자리일 뿐이었다. 팀장 직책이 내게 주어졌지만 나는 힘을 쓸 수 없었다. 팀원들에게도 미안할 따름이었다. 지점장에게도 할 말이 없었다. 내가 팀장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내 자리도 없고 당연히 팀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었지만 이 일은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리더로서의 첫 경험은 정말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능력이 부족한 리더가 조직을 이끌면 팀에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본인 자신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당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외로움을 느꼈다. “외롭지 않으면 리더가 아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친구는 사라지고 적만 느는 게 권력의 속성이다.”라는 데스몬드 모리스라는 영국 학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 후 리더로서 나의 두 번째 경험은 사뭇 달랐다.

나는 한 외국계 회사로 자리를 옮겨서 딜링팀장을 맡았다. 국내 회사와 달리 그곳의 업무는 입체적이고 일의 차원도 매우 달랐다. 아주 복잡한 환경이었다. 긴장되었고 팀장으로서 잘 해내고 싶었다. 전 직장과 똑같은 상황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나는 딜링룸에서 원맨쇼를 하고 있었다. 의욕이 앞서서였을까. 팀원들이 내 의도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하길 원했고 팀원들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엄하게 문책했다. 딜링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나는 완벽하게 장악하고 싶었다.

우리 팀의 분위기를 어떻게 알았는지 한 동료 팀장이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날마다 직원들을 쥐 잡듯 하면 버티겠어? 풀어줄 줄도 알아야지.”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다행히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인정해 주었다. 아시아의 유력한 투자 저널은 우리 회사를 딜링 부문 1위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경력 딜러 한 명이 내게 왔다. “저…… 팀장님, 사정이 있어서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왜 그래, 이유가 뭐야?”라고 묻는 말에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만두겠습니다. 몸이 좋지 않습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상사에게 보고하자 그는 흔쾌히 대답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하지만 다음 날 상사는 나를 다시 불렀다. “어제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다른 딜러들과 면담을 했는데 다른 딜러 한 명도 그만둘 의사가 있는 듯 말했다네. 그 친구도 무슨 이유인지 상세히 말해 주지는 않았지만 딜링룸에 뭔가 말 못 할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 “예? 예?” “내 말 잘 듣게. 만일 그 팀원마저 그만두면 자네도 떠나 주게. 자네가 일을 잘하는 것은 알고 있네. 하지만 팀원이 없는데 팀장이 무슨 소용 있겠나. 그렇지 않은가?”

그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내 자리로 돌아와서 ‘나는 단지 잘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딜링룸을 이끌어 왔을 뿐인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하는 생각뿐이었다. 다음 날부터 나는 하루 종일 직원들 눈치만 보았다. 하루는 팀원들에게 저녁을 함께하자고 하였다. 예전 같으면 무서워서 핑계를 대고 빠져나갔을 테지만, 최근 눈에 띄게 이상해진 팀장의 모습 때문인지 모두 모였다. 그날 저녁 나는 팀원들에게 모처럼 예전 직장에서 편안했던 팀장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속으로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면서도 여전히 ‘이렇게 하면 이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는데.’ 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그 후 리더로서 나의 행동은 결국 이 둘 사이의 극단을 오고 갔다. 완전히 방임적이지도 그렇다고 팀원들을 옭아매지도 않았지만 여전히 쉽게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그것도 시간이 흘러 경력이 쌓이면서 조금은 나아지는 듯했다. 대부분 직장인은 언젠가 리더의 자리에 오른다. 리더가 되면 역할이 완전히 달라진다. 전에는 내 일만 하면 되었지만 이제부터 사람들을 움직여서 일을 해야 한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일이 리더의 역할이다.

또한 아무리 작은 조직에도 내부의 시기와 정치가 있다. 자신이 올라가지 못하면 내려가야 하는 것이 조직 특성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묵은 때처럼 덕지덕지 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그 문제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 한 가지 일을 해결하려 하면 실타래처럼 끌려 나오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일에는 내부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사연도 많다. 어떻게 손을 써 보기에는 이미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경우도 많다. 경영을 하라는 것인지 정리를 하라는 것인지, 도대체 회사가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어떻게 이토록 방치했는지 모르겠다는 경영자도 보았다. 모든 일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직원들과 ‘나는 이렇게 지내다 정년이 되면 사라질 테니 내버려 두세요.’ 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돌려세워 기꺼이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 경쟁자의 견제를 피해야 하고 조직의 터줏대감들과도 잘 지내야 한다.



STEP 1 먼저 한배에 태워라



목표를 중심으로 뭉쳐라

우리가 한 조직에 몸담고 함께 일하는 것은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서 모인 것이 바로 회사 조직이고 그 안의 작은 조직 역시 마찬가지이다. 팀워크를 살리고 싶다면 결론은 이것뿐이다. 즉 공동의 목표를 확실하게 제시하고 구성원들이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모두 일치된 모습으로 일한다면 그때 비로소 진정한 팀이 완성된다. 국가, 민족, 종교도 따지고 보면 그런 목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공유되어 그 밑으로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한때 업계 수위를 달리던 모 회사에 새로 부임한 S사장은 업계의 전설이다. 그는 CEO로서 최고의 실적과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나중에 그를 만날 기회가 있어서 그의 성공 비결을 물었다. 그는 처음 CEO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모든 부서장들과 함께 그들의 목표에 대해 하루 종일 자유토론을 하였다고 했다. 그들은 비난, 변명, 이렇게 되어버린 회사 상황 등을 주로 거론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의 명성에 비해 많이 쇠락한 회사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어서 더는 회사가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자조 섞인 말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때 그들은 “회사를 업계 1위로 복귀시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누가 들으면 업계 상위권 회사로서 별것 아닌 듯 생각하겠지만 중간 관리자인 부서장들이 신입 사원 시절 업계 최고였던 회사 생각을 하면서 울컥하는 감정이 있었음이 틀림없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자기가 속한 무리를 잘 지키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무리를 잘 만들기 위해 우선 노력하는 것이 이 무리 동물의 본능이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또 다른 본능이 있다. 그것은 각 개체마다 지닌 이기적인 생존 본능이다. 이러한 생존 본능은 늑대처럼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과 호랑이처럼 단독 생활을 하는 동물로 분화되기 전부터 이미 모든 생명체가 타고난 본능이다. 결국 ‘사람은 무리 생활에 적응하고 이를 추구하지만 자신의 이기심이 이를 앞선다.’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이 말은 조직이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확고한 목표와 비전을 전달하지 못하면 개인은 각자의 이기심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조직력은 곧 와해되고 만다는 의미이다.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설정하고, 그것이 개인의 목표와 비전에도 부합한다면 구성원들은 뭉쳐서 일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리더는 무엇보다도 팀의 구심점을 찾아 팀이 공동운명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팀이 결집되어야 모든 면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이 그렇듯 뭉쳐 있지 않고 흩어져 있는 것을 어떻게 쉽게 움직일 수 있겠는가.



STEP 2 자신감을 불어넣어라



당당하고 담담하라!

리더가 조금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도 그것을 바라보는 직원들은 몇 배 더 힘들어한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일을 하면 일은 더 어려워진다. 부정적인 상황은 쉽게 모두에게 전염된다. 부정적이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우연히라도 외부로 드러내 보이는 것은 리더에게 치명적이다. 가끔 부하들에게서 위로받고 싶어 하는 리더 역시 조직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곧 죽어도’ 부하들 앞에서는 늘 당당하고 담담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만 거만하게 보이지 말아야 한다.

처음으로 조직의 리더가 되었을 때 태도나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모두 자신만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일이 기대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의외의 악재가 닥치고 사고가 일어나 자신의 입지가 약화될 때 그 상황이 리더의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요즘 우리 본부장님 얼굴이 너무 안됐어. 뭔가 안 좋은 상황인가 봐.”라는 인상을 부지불식간에 보여 주기 쉽다. 찌푸리거나 피곤해 보이는 표정을 하고 고개를 숙이며 다니는 모습은 절대 피해야 한다. 역할을 올바로 수행하는 리더라면 표정관리를 해야 한다. 고객 만족 강사가 가르치는 대로 책상 앞에 작은 거울을 두고 매일 표정 연습을 하라. 웃으라는 말은 아니다.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내일 떠나는 한이 있어도 오늘은 당당하고 담담한 모습을 먼저 그들에게 보이라는 것이다. 뼛속까지 담담하지는 않더라도 그런 것처럼 표정을 연출하라. 자세와 태도가 좋으면 그것 역시 부하들에게 전염된다. 팀장 한 사람을 보고 매일 출근하는 그들이 있지 않은가.

언젠가 미국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회장이 갑자기 경질된 적이 있었다. 이유는 그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의 ‘상황이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경고성 멘트 때문이었다. 물론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해 그런 표현을 썼지만, 받아들이는 주주들로서는 회장이 회사경영에 자신 없어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위기감 조성’ 전략을 잘못 쓴 탓이었다.

사장이 직원들 앞에서 “우리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마도 틀림없이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직장을 찾아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회사 역시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리더라면 항상 회사의 미래나 일 자체에 자신감을 갖고 당당해야 한다. 비록 실적이 저조하여 그의 상사에게 심하게 혼난 일이 회사 내에 알려졌더라도 태연하게 행동하고 용감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남들이 숙덕거려도 떳떳하게 내 갈 길을 가야 한다. 그러면 부하들은 생각할 것이다. “이 사람은 좀 특이해. 확고한 소신이 있나 봐. 무언가 있는 사람이야.” 하며 안정을 찾거나, 미안해서라도 일에 몰두할 것이다.

9ㆍ11 테러 직후 미국의 한 언론은 부시 전 대통령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중 앞에서 그의 말수가 적어졌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엄청난 테러를 겪은 이후 추가 테러나 중동 전쟁 등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당시 그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국가 경제를 위해 국민들이 쇼핑도 많이 하고 여행도 가라고 했다. 하지만 근심에 찬 그의 표정을 보고 마음 편히 쉽게 돈을 쓸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국민들도 덩달아 걱정이 많아졌으니 말이다.

문제는 상황이 그런데도 그렇지 않은 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리더는 당당하고 담담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매사 그런 태도를 선택하면 된다.



STEP 3 감성을 터치하라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라 - 스킨십 리더십

나와 인간적으로 얽혀 있는 사람은 나에게 남이 아니다. 일대일 면담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여러분이 임원이면 현장 실무자와 대화할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때 일대일 대화를 정례화하면 의외로 경영 아이디어나 조직 리더십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부서나 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도 파악할 수 있다. 어느 직원이, 어느 팀장이, 어느 부장이 어떤지 말의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다. 이런 대화를 통해 그들의 진정한 신상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퇴사하는 직원들과 식사를 하면서 알지 못했던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가족 동반 기획 행사를 한다: 우리나라 기업 문화에서 익숙하지는 않으나 요즈음 이런 행사를 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말 크리스마스 연회라든지 단체 영화 관람이라든지 부부 동반 저녁 식사 같은 회사의 기획 행사에 가족을 초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자리에서 만나는 가족들과도 친근하게 대화를 하면 그 직원에 대해 전혀 모르던 사실도 알고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 그럴수록 가족 사이에 더욱 끈끈한 정이 생기고 직원들 사이의 관계도 깊어진다. 외국 회사에서는 이런 가족 모임이 많아서 부하보다 부하 직원의 가족과 더 친해지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취미생활이나 다니는 학교, 친구들 이름까지 아는 정도가 되면 그 직원은 상사에게 더욱 충성하지 않을 수 없다.

임원 시절, 어떤 지점장으로부터 직원 한 명이 퇴사를 한다는 연락이 왔다. 이미 본부장과 면담을 하였으나 그래도 막무가내로 퇴사를 고집한다며 직원과 면담을 해서 붙잡아 달라는 것이었다.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지점장을 앞세워 그 직원의 집을 방문했다. 다소 무리라는 생각은 들었다. 집에 도착해 우리는 직원이 아닌 그의 부인을 설득하였다. 의외로 회사의 높은 사람들이 들이닥치니 적잖이 당황하고 또 회사가 성의를 보인 것에 감동해서인지 결과적으로 그를 잡을 수 있었다. 그 후 그 직원과 더 친해진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직원들과 일상사를 함께하라: 채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여직원 가운데 항상 얼굴이 어둡고 걱정이 있어 보이는 직원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도 별로 그런 일은 없다고 대답했다. 신상명세를 보니 청량리에서 부모님이 식당을 경영한다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하루는 물었다.

“부모님이 어떤 식당을 하시지?” “예, 작은 식당을 하십니다.” “다른 게 아니고 우리 부서 회식을 해야 하는데 부모님이 하시는 식당으로 갈까 싶어서. 가능할까?” “그럴 만큼 자리가 될는지 제가 전화해 보고 말씀 드리면 안 될까요?” 아주 조심스럽게 답을 했다. 결국 부서 회식을 그곳에서 했다. 부모님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지만 직원들은 매우 편하게 생각했다. 총각 사원 하나는 그 여직원이 마음에 들었는지 부모님에게 장인어른, 장모님 하고 부르기도 하니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식당이 썩 잘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그 직원의 얼굴이 평소 어두웠던 게 아닌가 싶었다. 그 후 그 여직원은 전에 없이 밝은 표정이 되었다. 그런 일로 어떤 직원은 이사님이 그 직원을 편애한다는 말도 하였다지만 다른 직원들에게도 그 정도의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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