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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바톤터치

박진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리더십 바톤터치

박진석 지음

비전과리더십 / 2008년 12월 / 244쪽 / 12,000원

PART 1 - 리더십은 진화해야 한다



리더십은 계주경기


리더십은 계주 경기(Relay Race)라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이 계주와 같다는 것은 리더의 리더십은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 진정한 리더는 팀워크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 리더가 붙들고 있는 바톤(핵심 과업, 핵심 사명)을 다음 리더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이 관건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말에 러버메이드(Rubbermaid)사는 무명의 회사에서 《포춘》지의 '미국이 가장 칭송하는 회사' 연간 리스트 1순위에 오를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회사 성장의 중심에는 탁월한 CEO인 스탠리 골트(Staney Gault)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러나 스탠리 골트는 전형적인 자기중심적 리더였다. 그는 그의 리더십 바톤을 넘겨줄 후계자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던 인물이었으며, 그가 CEO의 자리에서 물러난 후 러버메이드사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정 반대의 경우도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인 P&G의 경우, CEO 쿠버 프록터는 1909년에 입사한 리처드 듀프리(Richard Deupree)라는 인물을 장래의 CEO 후계자로 주의 깊게 준비시켰다. 듀프리 역시 닐 매켈로이(Neil Mcelory)를 그의 후계자로 준비시킴으로써 P&G사는 지속적인 번영을 구가했던 것이다.

리더십 계승은 그저 리더십의 바톤을 후임자에게 넘겨주는 정도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전임자가 못다 한 비전을 후임자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전임자의 영향을 조직에 영원히 남길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십 계승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의 핵심적인 직책에 대해 리더십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후임자를 사전에 발굴하거나 선정하고, 나아가 필요한 자질을 개발하는 체계적인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리더 발굴 및 개발 계획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단순히 후임자를 지명해 두었다가 유사시에 전임자를 대신하여 직책을 맡게 하는 단순한 리더 대체 계획과는 차별화되는 보다 종합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계승 관리 프로그램은 리더십을 개인 리더의 독주가 아니라 팀워크에 기초한 계주 경기로 이해할 때만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끝마무리를 잘하는 리더

존 맥스월(John Maxwell)은 리더가 자신이 이끌던 조직을 떠나야 할 시간이 오면, 계승자에게 자신의 일을 맡기고 단호히 조직에서 멀어지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리더가 리더의 자리에서 떠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한 보직의 이동이 아니라 은퇴의 경우에 리더들은 훨씬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리더들은 은퇴하는 순간 마치 자신의 인생이 사라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기도 한다.



2008년 6월 27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회장직에서 사임하고 은퇴한 빌 게이츠는 800명의 주요 임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당신이 분신처럼 아끼던 회사를 떠나는 지금의 소감이 어떠합니까?" 그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의 부재는 다른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나는 이제 물러나야 하며, 뭔가 새로운 일이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은퇴한 리더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절묘한 끝마무리 작업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은퇴 자체가 가져오는 충격과 아픔을 창조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통해서 '은퇴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헨리 나우웬(Henry Nowen)은 '희미해지는 훈련(Disciple of Obscurity)'을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훈련은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작아지는 훈련이다. 보잘것없는 일들을 해보기도 하고 약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한 자리에도 가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숨는 훈련이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섬기고 봉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약해지는 훈련이다. 이제 은퇴를 준비하는 리더는 더 이상 파워가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약함에 대한 성숙한 이해를 필요로 하며, 약함 속에 있는 놀라운 축복을 발견해야 한다.

명예롭고 당당한 은퇴는 리더십 계승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때 그 가치가 한층 더 빛나게 된다. 그러므로 리더십 계승의 중요성은 리더의 은퇴에 있어서 가장 절실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성경 속의 모세는 좋은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멘토로서 자신의 후계자가 될 여호수아를 오랫동안 멘토링했다는 것. 둘째, 후임자가 리더십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도왔다는 것. 셋째, 그의 퇴장은 적절한 타이밍에 미련 없이 이루어졌다는 것. 넷째,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과 율법의 법칙들을 책으로 남겨서 리더십의 지침서가 되게 했다는 것이다.



준비된 후임자가 되라

후임자가 새로운 조직의 리더가 되면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리더십 계승의 과정에는 저항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계승의 과정 자체가 전임자와 후임자, 또는 전임자를 지지하는 세력과 후임자를 지지하는 세력 간의 파워 게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윈-윈(Win-Win)으로 이어지는 싸움이라기보다는 루즈-루즈(Lose-Lose)의 싸움으로 끝날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만일 저항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후임자 계승은 조직의 재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저항에 대한 분석과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 윈-윈(Win-Win)의 결과가 나타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음에 경험하게 되는 일은 전임자와 비교되는 일이다. 후임자는 이와 같은 경우에, 지나친 비교의식에 사로잡혀 자신의 고유성과 스타일, 그리고 후임자로서의 정확한 역할과 책임을 망각하면 안 된다. 이러한 때에 명심해야 할 것은 전임자와 후임자는 다르다는 점이다. 후임자는 자신의 고유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현재의 조직이 처한 상황과 리더로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핵심적인 과업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후임자는 리더가 되는 순간 전임자가 남긴 수많은 문제들과 미완의 과제들을 고스란히 이어받게 되며, 전임자가 이룩한 소중한 성취와 축복도 물려받는다. 그러나 후임자가 물려받게 되는 풍성한 업무 환경과 축복이 오히려 후임자의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축복이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축복이 역기능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많기 때문이다. '금융재벌가문'인 로스차일드(Rothchild)가는 일찌감치 가문의 차세대 리더들에게 조기 경제 교육을 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실제로 가문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그의 친척들이 잇달아 호텔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하거나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요절하는 일이 발생했다. 250년간 지속되어 온 가문의 부를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후계자의 자리가 그만큼 과부하로 작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로 지목받은 인물은 35세의 너대니얼 로스차일드인데 그의 리더십은 관찰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Arnold Toinbee)는 국가나 기관의 쇠퇴가 일어나는 요인은 언제나 그 체제 안에 있고 그것을 유지, 관리하는 인간 정신의 내면에 있음을 강조한다. 탁월한 후임자가 되기 위해서 고도의 리더십과 전문 지식이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정신적인 무장과 인격적인 자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축복을 관리해야만 하는 후임자에게 가장 중요한 인격적 덕목은 겸손과 성실이라고 생각한다. 겸손과 성실이야말로 축복 속에 감춰진 독소를 해독하는 가장 요긴한 해독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2 - 리더십계승의 펀더멘털



타임 스케줄을 세워라


리더십 계승은 3단계의 과정을 밟는다. 리더십 준비 과정(Before Succession), 리더십 계승 과정(During Succession), 리더십 계승 후 과정(After Succession)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단계는 계주 경기에서 바톤터치의 순간뿐만 아니라 바톤터치 전후의 레이스가 포함되는 것과 같다.



계승의 준비 과정에는 전임자의 사임, 리더십 공백기에 대한 대책, 리더십 계승과 관련된 기본적인 원칙들에 대한 합의, 조직의 사명과 상황에 대한 정리 등이 필요하다. 이런 준비 과정을 통하여 실질적인 리더십 계승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이 시기에는 후임자 선정 주체 구성(후임자 인선 위원회 구성), 후임자 선정을 위한 기준 설정, 후보자 조사 및 면접, 후임자 선정 및 최종 인준을 위한 의사 결정, 후임자 취임식 등이 포함된다. 후임자가 선정되어 공식적으로 취임했다고 해서 리더십 계승이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적어도 후임자의 리더십이 정착되고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때까지 리더십 계승 후 과정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계승 후 과정에서는 후임자의 리더십 정착을 적극적으로 돕는 역할은 새로운 팀을 구성하기보다는 후임자 인선 위원회와 같은 계승의 과정에서 참여했던 핵심 리더들이 적극적으로 후임자를 자문하는 것이 보다 용이할 것이다.



리더십 계승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계승의 타이밍을 찾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오랫동안 잘 준비된 리더십 계승의 상황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전임자를 포함하여 조직의 핵심 리더들은 조직의 미래를 위하여 언제가 가장 적합한 리더십 계승의 타이밍인지에 대하여 어느 정도 합의를 해 둘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리더십 계승을 이루었다고 평가되는 스타벅스의 경우, 2000년 CEO로 선임된 오린 스미스는 CEO로 선임되자마자 2005년에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이사회 의장이었던 설립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과 함께 차기 CEO로 패스마크(Pathmark)라는 청과회사의 CEO였던 짐 도널드를 지목했다. 그 후 그에게 스타벅스의 주요 사업을 맡기는 등, 체계적인 후계자 수업을 받게 했고, 2005년에는 결국 성공적인 계승을 이루게 된다.



리더 후보자들이 자라게 하라

잠재적인 리더를 찾아내는 데 천재로 알려진 앤드류 카네기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을 개발하는 것은 금을 캐내는 것과 같다. 1온스의 금을 얻기 위해서는 1톤의 돌을 치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리더는 선발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잠재적인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시켜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 오랜 기간 동안 탁월성을 보여주는 조직들의 특징이 있다면 처음부터 잘 준비된 사람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는 조직의 방향과 사명에 부합되는 문제 해결형 인재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인재 개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바른 철학에 기초한 리더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와 노력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인재 양성 시스템을 통하여 수많은 인재의 풀(Pool)을 갖고 있는 조직의 경우에는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리더십 승계 계획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콜린스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탁월한 기업들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이들 기업에 강력한 순수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영웅적 리더보다는 오히려 순수 카리스마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부드럽고 온화하고 평범해 보이는 리더들이 더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리더는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강력한 순수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들을 발굴하여 영웅적 리더를 배출하려는 이상과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세계적인 유통회사인 월마트(Wal-Mart)의 경우는 조직 내에 인재 개발과 관련한 독특한 기업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그들은 인간 존중의 기본 이념을 바탕으로 한 종업원 중시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특별히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강조한다. 월마트의 경우 리더는 마땅히 부하들의 성장을 위하여 헌신해야 하며, 부하들의 개인적 · 정신적 · 업무적 성장을 위하여 다양한 기회와 의무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풍토야말로 훌륭한 리더 후보들이 자라는 적정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의 수명 주기를 고려하라

어떤 조직이든지 새로운 후임 리더를 세우려 할 때 가장 먼저 조직의 현재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조직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을까? 특별히 리더십 계승과 관련한 조직 진단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이론이 아디즈(Ichak Adize)의 기업 수명주기 이론(Corporate Life Cycle Theory)이다.



먼저 조직 성장기의 리더십 계승에 대해 알아본다. 첫째, 구혼의 단계(Courtship). 이 시기는 아직 아기가 태어나지 않은 상태처럼 조직이 실제적으로 탄생하지 않은 준비 상태다. 비전을 향한 강렬한 열망과 확신이 이 구혼의 단계에 요청되는 가장 중요한 리더의 자질이다. 둘째, 유아기 단계(Infancy). 아이디어만으로 존재하던 조직이 창업 멤버들의 헌신과 모험을 통하여 실제로 탄생하게 되면 조직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모험적이고 진취적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위험 감수형 리더가 필요하다. 셋째, 계속 전진 단계(Go-Go). 이 단계는 마치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기와 같다. 이 단계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체계와 관리 시스템을 큰 부작용 없이 개발해 낼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이다.



넷째, 사춘기 단계(Adolescence). 사춘기 단계는 정서적인 출생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리더십 스타일에 큰 변화가 요구된다. 개척적인 사업가(Entrepreneurship)형 스타일에서 전문적인 관리자형의 스타일이 요청되는 시기다. 다섯째, 최적 단계(Prime). 이 단계는 조직의 수명 주기에서 최적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통제성과 유연함을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는 균형 감각이다.



다음은 조직 노화기의 리더십 계승에 대해 알아본다. 첫째, 안정기 단계(Stable). 이 단계는 조직이 노화되어 갈 때 가장 먼저 직면하는 단계다. 이러한 단계에서는 구조 조정과 활력을 불어넣어 줄 혁신형 리더를 필요로 한다. 둘째, 귀족화 단계(Aristocracy). 이 단계에서는 격식이 기능적 효율성을 압도한다. 이 단계에서는 조직에 부임하는 후임 리더는 전통과 품격에 집착하는 조직 내 낭비 요소들을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 초기관료화 단계(Early Bereaucracy). 초기 관료화 단계에서는 조직의 영광스러운 과거에 기여했던 핵심 특권층들, 일등 공신들이 사라지고 조직 내에서 본격적인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이러한 단계의 리더는 고도의 정치 감각과 함께 조직의 본질적 사명을 끈질기게 추구할 수 있는 지구력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 넷째, 관료화 단계와 죽음(Bereaucracy and Deth). 이 단계는 조직이 효과적으로 잘 기능하는 것에서 존재의 정당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서 존재의 정당성을 찾는다. 천재적인 리더가 아니라면 이러한 단계의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리더는 스스로 지쳐서 조직에 동화되어 가거나 조직과 함께 소멸해 갈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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